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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성대(帝星臺) ◈
◇ 낙화암(落花岩) 삼백년(三百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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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5-1939.4
김동인
1
제성대(帝星臺)
2
落花岩[낙화암] 三百年[삼백년]
 
 
3
"이백칠 십년 이로소이다. 오늘 신라 임금을 영전에 대령하였읍니다. 얼마나 기다리셨읍니까."
 
4
이궁 대청에 제단을 뭇고, 이번의 필승을 예기하고 본국서부터 모시고 나온 의자왕(義慈王)과 융 태자(隆太子)의 위패를 모시고 그 앞에 허리를 굽히고 절하는 사람은 견훤왕이었다.
 
5
아직껏 사람의 앞에 숙여 본 일이 없는 반백의 머리를 숙이고 견훤왕은 잠시를 영전에 오늘의 경사를 봉고하였다.
 
6
이윽고 제사가 끝난 뒤에 견훤왕은 피어오르는 향로 뒤에 안치하였던 품칼(護身刀[호신도])을 도로 들고 의자에 돌아와 앉았다. 앉으면서 고즈너기 품칼을 뽑아 보았다. 중추(仲秋) 명랑한 일기 아래서 찬연히 빛나는 그 품칼. 삼백 년 전에 견훤왕은 당신의 조상 - 백제 최후의 태자 융(隆)의 원한에 사무친 선혈을 발라 본 이래, 지금껏 고이고이 비장되어 오던 이 유서 깊은 명도는, 지금 삼백 년을 지나서 다시 한 개의 피를 보려 한다. 과거 에이 칼을 권한 사람의 삼백 년 뒤 후계자에게, 과거 이 칼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삼백 년 후 후손에게 옛날과 정반대의 입장으로 이 칼을 권하려 하는것이다. 피를 피로 삼백 년간 쌓이고 쌓인 원한을 바야흐로 갚으려는 것이다.
 
7
명랑한 일기 아래 찬연히 빛나는 명도를 잠시 굽어볼 동안, 이 임금의 얼굴에는 과거 육십 년간을 나타내 본 일이 없는 감격에 사무친 표정이 나타나 있었다.
 
8
만감이 뒤섞이어 가슴에 일었다. 아득한 옛날, 아홉 살의 소년 때에, 두 가지의 커다란 맹서를 아버님께 여쭙고 집을 떠난 이 임금이었다.
 
9
일, 백제국을 재건할 것.
 
10
일, 피를 피로 - 의자왕과 융 태자의 피의 희생을 피로 갚고, 낙화암의 욕을 꼭 그와 같은 방식으로 욕으로 갚을 것.
 
11
이런 두 가지의 큰 목적 아래, 사람으로서의 온갖 환락과 즐거움과 안일을 피하고 행동한 지 오십여 년, 그 첫째 목적인 백제 재건은 벌써 수십 년 전에 성공하였지만, 아직껏 적당한 기회를 못 잡았던 제이의 목적 - 복수도 바야흐로 눈앞에 전개되려는 것이다.
 
12
단지 신라 왕실을 둘러엎고 신라국을 없이하기나 하려면 과거에도 그맛 기회는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그 기회를 매번 피하여 왔던 것이다.
 
13
피는 피로 - 삼백 년 전에 견훤왕의 조상 융 태자가 신라와 당나라의 임금이며 장졸 앞에 포로의 몸으로 끌리어 나아가서 무수한 곤욕을 본 뒤에, 그들의 강박 아래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자기의 칼로 끊은 전대미문의 치욕과, 백제 삼천 궁녀가 신라와 당나라의 굶주린 장졸들에게 사람이 받지 못 할 욕을 보고 사자수에 몸을 던져서 자결한 이 두 가지의 비극을 충분히 저쪽에서 다시 인식시키고 보복하리라는 생각으로, 다른 평범한 기회는 모두 그냥 내버려둔 것이었다.
 
14
한참을 감개무량한 얼굴로 칼을 굽어보고 있다가 견훤왕은 칼을 집에 꽂아서 앞의 호상에 놓고 눈을 들었다.
 
15
"야. 이리 오너라."
 
16
시종을 불렀다.
 
17
시종이 달려와 당 아래 읍하고 섰다.
 
 
18
"장졸에게 후히 주효(酒肴)를 주었느냐?"
 
19
"분부대로 하왔읍니다."
 
20
"만취토록 먹여라. 또 이 나라 나랏님은 어디 모셨느냐."
 
21
"결박지어 광에 모시었읍니다."
 
22
임금은 손을 들었다. 손으로 자리를 가리켰다.
 
23
"여기, 이 대청 위에 돗자리를 하나 펴고, 나랏님과 왕비를 이리 모셔 오 너라. 음. 술과 큰 잔과 안주도 좀 가져오너라."
 
24
분부대로 자리가 되고 주안이 나온 뒤에, 신라 임금과 왕비가 결박진 채로 끄을 리어 왔다.
 
25
견훤왕은 신라 임금 내외분이 앞에 오기까지, 눈을 굳게 닫고 양팔을 겯고 머리를 푹 가슴에 묻고 있었다.
 
26
"대령하왔읍니다."
 
27
신라 왕 내외를 끌고 온 신종이 이렇게 여쭌 뒤에도 잠시를 더 있다가야 임금은 그의 커다란 얼굴을 들었다. 눈을 들어 건너보았다.
 
28
겨우 청년기에 든 젊은 신라 왕은 공포로써 결박진 몸을 우들우들 떨고 있었다. 신라 왕과 나란히 선 왕비도 다만 떨기만 하고 머리를 숙이고 서 있었다.
 
29
견훤왕은 처음 신라 왕을 보고, 그 뒤에, 한참을 왕비의 수그리고 있는 흰 이마와 흰 콧마루를 바라보았다.
 
30
"결박을 끌르고 너는 물러가거라."
 
31
시종에게의 명령이었다.
 
32
결박도 끌르고 시종도 물러간 뒤에 견훤왕은 비로소 몸을 좀 움직였다. 허리를 앞으로 펴며 손을 앞으로 내어밀었다. 다음 순간 양손을 앞으로 읍하고 서 있던 왕비는 그 두 손을 한꺼번에 견훤왕에게 잡히어 앞으로 끌려 왔다.
 
33
견훤왕은 왕비를 움켜당겨서 덜컥 하니 왕비를 자기의 무릎에 앉히었다.
 
34
그리고는 몸을 틀어서 와들와들 떠는 왕비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35
"신라 나랏님, 나약한 당신께는 넘치는 미녀외다. 자."
 
36
바싹 끌어당겼다. 터럭 많은 얼굴을 보드러운 뺨에 한 번 부비었다. 눈을 치뜨고 신라 왕을 보매, 공포와 분노로써 얼굴이 종잇장같이 희게 되어 와들와들 떨고 있는 것이었다.
 
37
견훤왕은 호상의 술잔을 집었다.
 
38
"자. 한 잔 따르시오."
 
39
그러나 왕비는 몸만 사시나무같이 떨고 있을 뿐이었다.
 
 
40
잠시 잔을 들고 기다리다가 견훤왕은 약간 얼굴빛을 고쳤다.
 
41
"자. 따르시오. 옛날 진성여왕도 나를 위해 술을 따랐소이다."
 
42
음성을 높인 바는 아니었으나 이 임금의 명령 구조에는 사람이 감히 거역 치 못할 힘이 있었다. 왕비는 마지못해 주전자를 들어 술을 따랐다.
 
43
견훤왕은 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그런 뒤에 이번은 잔을 신라 왕에게 내밀었다.
 
44
"당신 지아버님께도 한 잔 드리시우."
 
45
신라 왕도 한순간 주저하고 잔을 받아 왕비의 따르는 술을 받아 마셨다.
 
46
잔은 서너 번 견훤왕과 신라 왕과 왕비의 새에 왔다갔다 하였다. 당신네 들의 목전에 어떤 운명이 임박해 있는지 알지 못하는 신라 왕과 왕비는, 공포 가운데 서로 이 정복자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아서 장래의 안전을 도모 하려고, 그의 명령에 고요히 복종한 것이었다.
 
47
몇 잔의 술이 왔다갔다 한 뒤에 견훤왕은 잔을 놓았다. 그리고 당신의 무릎 위에 있는 신라 왕비를 가벼이 들어서 곁 걸상에 옮기어 놓았다.
 
48
"자아."
 
49
몸까지 일으켰다.
 
50
"여기 와서 절을 하시오."
 
51
가리키는 곳은 의자왕과 융 태자의 위패를 모신 제단이었다. 신라 왕이 그 까닭을 몰라서 주저할 때에 견훤왕은 사유를 설명하였다.
 
52
"신라 태종 무열왕께 비참한 최후를 보신 백제 최후의 임금 의자왕과 융태자의 위패외다. 신라 왕통의 승계자로 마땅히 사죄를 합시오."
 
53
이 한 마디로서 신라 왕은 당신의 몸 위에 이을 운명을 깨달은 모양 이었다. 잠시 멎었던 듯싶던 전율이 다시 시작되었다. 무릎조차 바로 세우기 힘들도록 와들와들 떨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덥석 주저앉아 버렸다. 돌아보매 왕비도 창백하게 되어 떨고 있었다.
 
54
견훤왕은 하릴없이 허리를 굽히고 팔을 펴서 신라 왕의 어깨를 움켜 집어 일으켰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왕비의 팔목을 잡았다.
 
55
"갑시다. 사죄를 합시오."
 
56
끌고 위패 앞에 이르렀다.
 
57
떨리는 몸으로 신라 왕 내외분이 간신히 백제 위패에 네 번 절하고 돌아설 때는 견훤왕은 오른손에 벌써 원한 큰 품칼을 뽑아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58
"자결을 합시오."
 
59
간신히 몸을 돌이키던 신라 왕 내외분은 다시 덜컥 주저앉았다.
 
60
"대왕님. 살려 줍시오."
 
61
모기 소리와 같은 떨리는 작은 소리가 나왔다.
 
62
그러나 그맛 애걸에 마음을 돌이킬 견훤왕이 아니었다.
 
63
"자결합시오. 거룩한 이 칼이 욕되지 않도록 깨끗이 자결합시오."
 
64
"살려 줍시오."
 
65
"에익, 더러운!"
 
66
견훤왕은 발을 울렸다. 쾅 하는 소리 아래서 견훤왕의 노호성이 들렸다.
 
67
"체면을 보아 군졸들의 창끝에 최후를 보지 않도록 대접해 주었거늘 살려 달라?"
 
68
견훤왕은 칼을 높이 들었다. 그 칼을 내려치매 칼은 퍽 소리를 내며 신라왕의 무릎 앞에 백였다.
 
69
"어서 깨끗이 자결을 합시오."
 
70
너른 뜰에 새 짐승 하나 얼른하지 않는데 대청 위에서는 신라 왕 내외분과 견훤왕의 새에 긴장된 비극은 전개되어 갔다.
 
71
절체 절명의 경우에서 신라 왕도 인제는 단념을 한 모양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칼을 뽑아들었다. 설명키 어려운 괴로운 표정으로 한순간 왕비를 돌아보았다. 그런 뒤에는 칼을 가슴에 대고 앞으로 거꾸러졌다.
 
72
견훤왕은 신라 왕이 마저 움직이지 않게 되기까지 고요히 굽어보고 있다가, 그 뒤에 눈을 구을려서 왕비 쪽을 보았다. 보면서 왕비를 어떻게 처치 할까 고 잠시 주저하였다.
 
73
그 주저하는 기색에 왕비는 일루의 희망을 붙인 모양이었다. 벌써 시체가 된 지아버님께 외면을 하고 눈을 굳게 닫고 있던 왕비가 그 눈을 떴다. 애원 하는 표정으로 견훤왕을 쳐다보았다.
 
74
견훤왕은 외면하였다. 몸을 떨었다.
 
75
"살아서 욕을 보이느니 지아버님의 뒤를 좇읍시오."
 
76
왕비가 다시 몸을 꼬으며 애원하였다.
 
77
"대왕님. 소녀는 강박에 못이겨 신라 왕실에 출가했읍니다. 소녀는 -."
 
78
여자라는 무기를 이용하여 모진 생명을 도모하려는 이 태도에 견훤왕은 종내 분통이 터졌다.
 
79
"그럼 군졸들에게 내 맡길까?"
 
80
"대왕님."
 
81
"그렇잖으면 어서 지아버님의 뒤를 좇읍시오."
 
82
드디어 제이의 희생도 실행되었다.
 
83
피묻은 칼을 제단 위에 모시고 그 앞에 읍하고 설 때는 견훤왕은 오래 벼르던 일이 성취되었으매 당연히 기쁘고 통쾌할 것이지만, 그 반대로 도리어 무겁고 괴로운 감정이 그의 가슴을 덮었다.
 
84
두 희생자의 가슴에서 흐르는 피를 밟고 서서 잠시를 묵도를 한 뒤에 임금은 의자에 돌아와 앉았다. 그리고 스스로 어지럽고 무거운 감정을 삭이기 위하여, 몇 잔의 술을 거듭 마셨다.
 
85
"야아. 이리 오너라."
 
86
달려오는 시종.
 
87
"술을 가져오너라. 그리고 궁첩(宮妾)은 몇 명이나 붙들었느냐."
 
88
"열일곱 명이올시다."
 
89
"이리로 끌어 내라."
 
90
다시 술이 준비되고, 신라 왕실의 빈첩이며 궁녀들이 뜰 아래 결박진 채 등대 되었다. 그 가운데 한 궁녀를 결박을 끌러서 불러올려 술을 따르게 하였다.
 
91
또 부어라, 하여 열 잔 스무 잔 - 임금은 안주도 들지 않고 연해 술만 수십 배를 들이켰다.
 
92
이윽고 취기가 약간 돌게 된 때에 임금은 취안을 비로소 들었다. 가슴에 맺 혔던 덩어리를 한꺼번에 토하는 듯이 커다랗게 숨을 내어쉬었다.
 
93
계상에 자기네들의 임금과 왕비의 시체를 보고, 장차 자기네들 위에 어떤 운명이 내릴지 공포로 기다리고 있는 궁녀들을 잠시 굽어보았다. 굽어볼 동안에 이 임금의 얼굴에는 쓰디쓴 미소가 나타났다. 돌아보아 시종을 불렀다.
 
94
"야. 군졸들은 만취(滿醉)를 했느냐?"
 
95
"잘 먹었으니까 취하였을 줄 아옵니다."
 
96
"이 뜰로 불러들여라. 군졸 백 명에 계집 열일곱 - 짝맞지 않으나 마음껏 즐기란다고. 어떤 일이라도 무관하니 이 내 눈앞에서 행하라고. 알겠느냐?"
 
97
"네이. 알겠읍니다."
 
98
시종은 이 기괴한 분부에 미소하며 물러갔다. 임금은 지금껏 술을 붓고 있던 궁녀까지 끌어내리게 하였다.
 
99
이 뜰은 드디어 수라장이 되었다. 부르짖는 소리, 구원을 청하는 비명 그 가운데 굶주린 이리가 고기에 달려드는 듯한 신음성, 노호성, - 사람의 세상에서의 가장 비참하고 더러운 활극은 이 뜰에서 전개되었다.
 
100
임금은 이 어지러운 소리와 광경을 안주삼아 혼자서 연하여 술을 들이켰다. 삼백 년 전 부여의 백제 궁전에서 전개되었던 활극을 머리로 회상 하여 오늘날 당신의 손으로 빚어진 복수의 활극 앞에 비로소 차차 차차 통 쾌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101
"아아하하하하."
 
102
드디어 터져 나왔다. 음침한 얼굴 아래서 터지어 나온 이 홍소성.
 
103
"으아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
 
104
그것은 마치 심산의 맹수의 포함성과도 같은 우렁차고 음침한 홍 소성이, 뜰 안의 온갖 어지럽고 비참한 부르짖음을 누르며 그 위로 퍼져 나갔다. 오늘날을 얻기 위하여 그 새 수십 년간을 감추어 두었던 웃음 주머니를 탁 열어 헤친 듯이 그칠 줄을 모르고 뒤이어 뒤이어 폭발되었다.
 
105
"으아하하하. 으아하하하하."
 
106
이 포함성 아래서 열일곱 명의 여인을 둘러싼 백 명의 군졸은 선후를 다투면서 자기네들의 취기(醉氣)를 마음껏 풀었다.
 
107
그날 밤을 임금은 백 명의 군졸과 함께 이궁에서 보냈다. 그리고 이튿날성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108
노변 좌우에서 부르짖는 백제 군졸들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신라 대궐에까지 이르러 보니 신라 대궐은 마치 백제 대궐인 듯이 백제의 기치가 번적이고 빈 용상은 백제 왕의 이르기를 기다리고 있고 좌우에는 백제 장수들이지 키고 있는 것이었다. 백제 장수들의 뒤에 절반 얼혼이 나가서 서 있던 신라 대신들은 마치 제 나라의 임금을 맞듯 견훤왕을 절하여 맞았다.
 
109
이 성내 보안의 책임을 맡았던 금강 왕자가 장수들 가운데서 나아와서 부왕께 절을 하였다.
 
110
"당부했던 일은 바로 되는 모양이냐?"
 
111
이 질문에 대하여 왕자는 복주하였다.
 
112
"네이. 신라 재상들과 어제 저녁 의논한 결과, 김씨(金氏) 종중에서 문성왕(文聖王)의 후손되는 이찬 김부(金傅)가 가장 덕이 있고 인망이 높아서 왕자(王者) 로서 일천 년 신라 종사를 받들기에 가합하다 하옵기로 그 분을 모셔오기로 했읍니다."
 
113
박씨 임금을 폐하고 김씨 임군을 다시 모셔오기로 한 것이다.
 
114
"그 밖에 별다른 일은 없었느냐."
 
115
"별다른 일은 없읍니다마는, 약간 귀찮은 일이 생길 듯하옵니다?"
 
116
"무에냐?"
 
117
"국군이 근품성(近品城)을 공략할 때에 고려 장군 공훤(公萱)이 일만 장병을 인솔하고 근품성을 구원할 차로 떠난 것은 이미 아시는 배옵지만, 이나라 선왕이 고려 왕께 구원병을 청한 그 군사가 불일 올 듯싶습니다."
 
 
118
임금은 잠시 머리를 숙이고 생각하였다.
 
119
"괜찮겠지. 근품성 싸움에 우리 군병의 사기(士氣)가 몹시 세었으니까 고려군 몇만 명이 온단들 염려없으리라."
 
120
"염려없을 줄은 아옵니다. 그렇지만 사기 왕성한 이 기회를 타서 고려군을 반격하면 저를 전멸시킬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읍니다."
 
121
"잘 생각해 보자."
 
122
그 수완과 역량을 믿는 왕자이매 여러가지 캐어물을 필요도 없이 일이 뜻대로 진척되었을 것으로 보았다.
 
123
견훤왕은 새로 신라 왕위에 오르게 된 신라 신왕을 위하여 당신은 백제 장졸들을 인솔하고 다른 곳을 행궁으로 정하고 그리로 나왔다.
 
124
수일간을 더 신라 서울에 묵었다. 백제의 손으로 신라 왕위에 올리게 된신 왕 김부의 즉위식도 거침없이 끝이 났다. 견훤왕은 적(敵)의 입장으로서가 아니요 우호국의 왕의 입장으로서 그 즉위식에도 참례하였다. 견훤왕은 신라 서울에 있을 동안의 모든 절차를 금강 왕자에게 일임하고 당신은 고요히 그것을 관찰하였다. 아직 혈기의 청년인 금강 왕자이었지만 모든 일 의지 휘하고 진척시킴에 일호의 착오며 실수도 없이 정확하고 정밀하게 처리 하여 나아가는 것이었다.
 
125
이 능수 있는 처리를 임금은 만족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원문】낙화암(落花岩) 삼백년(三百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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