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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새벽 ◈
◇ 이미 정해진 분수 건만( 萬事分已定[만사분이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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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1.10~
채만식
1
아름다운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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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미 정해진 분수 건만(萬事分已定[만사분이정])
 
 
3
그 좋은 벌판을 심술 사나운 두더지처럼 함부로, 그 되 샅샅이 파 뒤집어놓았다. 평야 전면이 움푹움푹 파인 물웅덩이와 불쑥불쑥 솟은 소위 '벌 흙더미’ 투성이다. 심히 보기 싫은 꼬락서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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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어떤 한 곳의 벌흙더미 위에 가 장두식과 박덕대와(이가 용복 아버지 란 사람이다) 그리고 광주 되는 윤평과 이렇게 셋이 올라서서 공론이 분분하다. 대상은 바로 그 아래로 파뒤집히지 않고 성한 채 남아 있는 네댓 이랑 의 논이다.
 
5
장두식은 한 차례 설명을 듣고 나서 좀 미심하다는 듯이 이리 꺄웃 저리 꺄웃 거푸 고개를 꺄웃거린다.
 
6
아직 서른다섯밖에 안된 친구가 한 사십 먹은 사람처럼 몸태가 의젓 스럽다. 둔중(鈍重)에 가깝다.
 
7
배를 일부러 내밀고 내밀고 한 노력이 헛되지 않아, 아쉰 대로 뚜웅 나오기는 나왔으나 그 대신 허리가 잘록 들어가서 체적상(體積上) 득실이 상쇄 되었다는 비극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꽤 벗어진 빈대머리까지도 일부러(머리를 뽑아가며) 만든 건 아니다.
 
8
얼굴이 훤칠하고, 눈은 크고, 입도 크고, 음성도 크다. 보통 회화는 떠듬거려도 연설은 웅변이다. 그 좋은 신수로 연단에 올라서서, 그 큰 눈을 부리부리 주먹으로 탁자를 땅 치며 한마디
 
9
"여러분…… " 하고 지르면, 흡사히 호랑이가 어흥 하는 것 같아 청중은 꼼짝도 못한다. 이어서 현하(懸河)의 열변이, 터뜨린 물꼬처럼 쏟아져 나오고, 발 아래서는 박수 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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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세 살부터 공부를 시작하여 중등강습소 이 년은 경성서, 동 경서는 ×× 대학 전문부로 자초지종 고학으로 마쳤었다. 하되 그 고학이 호야 만두나 영신환을 팔아서, 또는 신문배달이나 구즈이를 하면서 한 것이 아니라 유지들에게 학자를 타가며 했던 것이다.
 
11
암만 돈에 굳다는 유지라도 한번 장두식의 씩씩하고도 곡진하고도 뜨건 언변을 만나면 몇십 원 혹은 돈 백 원씩 내놓지 않는 장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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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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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여름 방학을 기회로 전례에 좇아 여비 조달을 위하여 경성엘 와서 ××× 씨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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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욱 일장의 설변을 듣고 난 ×××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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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하나마 여비나 보태여 쓰시요." 하고 내놓는 것은 오원 지폐 한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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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방바닥의 오원 지폐 한 장으로부터 천천히 씨의 얼굴로 옮아온 장 두 식이 기색은 자못 범키 어려운 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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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이윽고 가만히 또박또박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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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씨는 어데 출입하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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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때에는 연단에서와 마찬가지로 결코 떠듬거리지 않는다. 또, 말도 억양만 영남 억양이지, 어휘나 발음은 단연 표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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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는 ×××당자를 대하여 ×××이 어데 출입했는가 물으니 기가 막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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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는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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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씨 앞에서 일보는 서사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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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이런 망신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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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에! …… 일찌기 보입지는 못했어도, 간접으로 듣던 바의 ××× 씨는 결단코 그런 분이 아니지요! …… 그 어룬으로서야 큰뜻을 품고 학업을 닦는 한 사람의 청년이 당신을 찾아와 약간의 학비를 청하는 마당에 과객이나 걸인 대접을 하실 리가 만무하지요! …… 만일 그러신 분이란다면 평소에 내가 존경하고 흠모한 것이 잘못 알고 한 것이지요! …… 절대로 ×××씨는 그렇지 않소이다! 당신은 정녕 이 댁 서산가 보이다! 이 다음 다시 와서 ×××씨를 보입기로 하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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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름히 그러면서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26
×××씨는 황망히 그의 소매를 잡아 만류하고 몰라보았노라 하면서 사과를 한 후 백 원을 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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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두식의 정열과 기개가(순수한 것일 시절에) 스무 살 이전의 소녀적 나미로 하여금 존경과 호의를 불소히 느끼게 했었던 것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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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으로 손잡이한 단장을 들어 앞을 가리키면서 장두식은 떼떼떼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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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하니 돌아가문서 죄외다 파묵고 예만 냉겨놨을 제는 별로 시언치 안 해 그런 게 아닌가?"
 
30
"건 자네가 모르는 소리! …… "윤평이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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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먹을 줄 몰라 못 파먹은 게 아니라 저편 광구와 이편 광구와 경계 선을가지구 말썽이 생겼댔거든! 그래 저편에선 저기까지 파들어오다가던 못 팠구 이편에서두 못 파나가구 한 거야! 그러다가 나헌테루 광이 넘어오면서 이 자리가 이편에 따른 거루 탁방이 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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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문 몰라도…… "
 
33
장두 식은 옆에 섰는 박덕대를 돌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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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소 박덕대? …… 자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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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올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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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대란 부름이 실감나지 않을 만큼 촌 샌님 같다. 조금 들이껴 촌서당 방엘 가면, 여승 박덕대처럼 고루하고 얌전스런 훈장이 아랫목에 가앉아 있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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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덕대가 자신이 없어야, 어찌 맘놓고 돈을 내서 분광을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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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식은 동경서 돌아온 이후, 불과 사오 년에 맨주먹 바람으로, 뜬 돈을 돈 십만 원이나 착실히 잡았다. 담보와 모험으로 그랬었다.
 
39
그러나 십만 원을 잡고 난 뒤로는 모험을 삼가고 견실하게 나가는 방침으로 방침을 고쳤다. 그러므로 나미의 오래비인 윤평의 권념이 아니었다면, 제아 무리 성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금광 동업하잔 소리에 선뜻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었었다.
 
40
반승낙만 하고, 우선 성적을 시험키로 했었다. 광의 성적을 아는 데는 분광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41
윤평은 자진하여, 좋기로 소문 있어 오던 이 자리를 제공했다. 지주에게 무는 토지 사용료만 연상(連上 : 分鑛主[분광주])인 장두식이 부담 하기 로하고 분철(分鐵料[분철료] : 分鑛[분광])은 없이 했다.
 
42
이런 어수룩한 조건으로 장두식에게 분광을 주면서도 윤평은 도구(道具)의 여벌이 있었건만 빌려 준단 말을 일체 비치지 않았었다.
 
43
도구를 일습 새로 장만하자면 사오천 원은 든다. 사오천 원이나 들여서 도구까지 장만을 해가지고 분광을 시작한 터이매 가령 첫바닥에 약간의 손을 본다 치더라도 이내 그대로 물러서진 않을 것…… 몇 바닥 더 해보려고 덤빌 게 십상이요, 그러다 수를 잡든지 성적이 나든지 하면 그때는 동업 출자에도 응하리라는 생각으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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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대도 사람이 두고 보는 바 매우 착실타 하여 윤평이 박덕대를 뽑아서 장두식에서 천거한 것이었다.
 
45
박덕대는 덕대몫으로 이부(二分)를 받을 약속이었다.
 
46
이부쯤 푸달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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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도 성적 나름이다. 순이익이 만 원이 난다면 덕대 것이 이천원이다. 이삼만 원만 나면 사오천 원은 앞채인다. 사오 천이면 한밑천 그런대로 된다.
 
48
한밑천, 사오천 원…… 꿈은 박덕대의 가난스런 대망을 저버리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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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일을 장담이야 하겠 읍니까 마는…… "
 
50
박덕 대의 그 사람답게 겸손한 설명이다.
 
51
"제 소견 같어서는 이 자리가 무던할 상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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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한 거로 셈이 되오? 금싸래기가 들입다 쏟아져 나와야 하지!"
 
53
"바루 저 아래가 양금(兩金)이 났던 자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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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이 무어요?"
 
55
장두식은 금광 속에 들어서는 전혀 생내기였다.
 
56
"평당(坪當) 한냥쭝이란 뜻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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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에? …… 아니 그럼, 천 평이문 천냥쭝이라, 천 냥쭝이문 만 몸메? …… 만 몸메, 십오만 원 아니오?"
 
58
말을 하던 당자나, 듣고 있던 두 사람이나 다 같이 잠깐 황홀한다. 만 몸메의 금…… 십오만 원의 돈……이란 말 그것의 음향에서 마치, 언 몸에 뜨듯 한 국물을 마시는 것처럼, 속 푸근함을 느끼겠던 것이다. 현실 가능 여부의 판단이나, 그것의 나와의 이해 상관이 어떻다는 타산을 하기 전, 조그마한 순간의 행복이었다.
 
59
윤평은 과연 곧 미소가 싸늘하다.
 
60
석혈(石穴 : 石金鑛[석금광])과도 달라 사금으로 그런 성적이란 좀처럼 쉽지가 못할뿐더러, 설혹 또 그와 같이 이 바닥 천 평에는 큰 금이 난다 치더라도 윤평으로서는 막상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61
십오만 원이 이 바닥 천 평에서 난다면 그 십오만 원으로 광을 개발할 자금이 넉넉하다. 십오만 원 잡은 김에 광일라컨 애를 써 개발하자고 들것이 없이 넌지시 뉘게다 팔아버려도 무방이다. 성적이 그쯤 크게 난 터이매 이삼십만 원 족히 받을 것이다. 은행의 퇴직금을 볼모하여 빚을 얻고 안 해의 돈을 옭아내고 해서 고작 일만삼천 원에 산 광이 아니었든가.
 
62
했던 것이 삼십만 원이면 안팎 곱쳐 근 오십만 원…… 하나님이 주신 횡재요 이상 더 바란대서야 천벌이 무서울 일이다.
 
63
문제의 천 평을 캐기엔 만 원 안짝의 작업비로 썼다 벗었다 할 터이다. 만원쯤이야 집이라도 뚜드려 팔고 몇 군데서 돈 천 원씩 취대하고 하면 무리한 대로 변통을 못할 것은 아니다.
 
64
그러니 정히 이 자리 천 평에서 십오만 원 ── 만 몸에 ── 천 냥쭝이나 기만 날 것이란다면, 약간 무리가 있더라도 만 원을 마련하여 직접 내가 캐지를 않고서 장두식에게 분광을 주기가 대단 억울한 노릇이었다.
 
65
항차, 장두식이 어떤 흉물이길래? '운명의 천 평’에서 십오만 원 거머 쥐고는
 
66
'예라, 이만하면 내 배는 불렀다!’ 고 나가 자빠진들 어따 대고 호소하리요. '발끈거사’가 발끈은 고사하고 '이 도적놈! …… 우리 나미를 주나 보아라!’ 하고 이를 갈아붙인댔자 소용이 무엇이리요.
 
67
정히 그러할진대 장두식에게 분광을 시킨다는 것이 매양 부질없은 짓이 아닐 수 없었다.
 
68
그러나 그런 생각은 잠시의 망상이요, 윤평은 역시 냉철한 사실주의자(事實主義者) 였다. 치밀한 계산가(計算家)였다.
 
69
윤평은 금광을 결코 천냥만냥판으로 알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계산에는 금광의 투기적 속성(投機的屬性)이 조금도 용납되어 있질 않았다. 그에게는 금광이란 마치 연초 소매상이 십전짜리 담배 한 갑을 팔면 칠 리가 남되(더도 덜도 아니요 반드시 칠 리가 남되, 칠 리는 반드시 남아, 열 갑이면 칠 전, 백 갑이면 칠십 전, 천 갑이면 칠 원이 생기는 묘리와 하등 다를 바가 없는 '장사’였다.
 
70
백만 평 가운데 소위 부광지대가 삼십만 평이다. 삼십만 평이라지만 실제로 채굴은 이십만 평만 잡아야 한다.
 
71
보링 기타의 시굴(試掘) 성적이, 평당 돈반(坪當一匁五分[평당 일 문 오분])이다. 금은 80 도(金[금]의 純粹度[순수도] 80퍼센트) 치고 최고 그 가격 이 대략 18원이다.
 
72
18원이면 광구세(鑛區稅), 토지 사용료를 비롯하여 채굴비는 물론이요 사무소의 인건비까지, 또는 광구대금 일만삼천 원의 금리(金利)까지, 전 비용을 합산해서 마침 수지상쇄가 된다. 금 나는 것을 가지고 전비용을 끌 수가 있는 것이다.
 
73
하고 나면 고스란히 떨어지는 것이 한돈쭝에 대하여 삼 원씩을 정부에서 내리는 산금장려금(産金獎勵金)이다. 이십만 평을 다만 산금시킨다면 그 장려 금이 자그만치 구십만 원이다.
 
74
윤평의 계산은 무릇 이러하다. 그리고 그것만을 그는 믿는다.
 
75
어떤 한 자리 천 평쯤이 바가지로 퍼담도록 싯누런 금싸라기가 깔려서 단손에 십오만 원이 생기고 어쩌고 한다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가령 그러한 사실이 당장 생겼다 하더라도 우연과 가외의 소득으로 돌릴지언정 당연한 것이라곤 생각지 않을 사람이다.
 
76
윤평은 저 자신뿐만이 아니라 동업자로 끄는 중인 장두식으로 하여금도 부질없이 투기적 사행심을 가지고 나서는 태도를 피하게 하고 싶었다.
 
77
그것을 알아듣도록 설명하기에 그는 힘이 쓰였다.
 
78
윤평과 장두식이 나란히 앞을 서고 박덕대는 뒤를 따르고, 같이 사무실로 향하여 가는 길이다.
 
79
"아뭏든지 오군(吳君) 말만 믿고 하기는 하는데…… 지금은 그래 얼마 가든다 했지?"
 
80
"건 덕대허구 상의해 할 일이지만…… 박덕대 어떡허시료? 첫바닥을?"
 
81
"많어두 안되구 적어두 안되구 사백 평이 꼬옥 적당하겠지요."
 
82
"그 사백 평 비용은?"
 
83
장두식이 묻는다.
 
84
"세금비(洗金費) 알라 오천 원이면 됩니다."
 
85
"오천 원! 으음…… 그러고 그 밖에?"
 
86
"토지사용료 천 평어치 천 원을 한목에 치러야 허구요."
 
87
"우선 사백 평에치만 주믄 안 되오?"
 
88
"건, 안될걸요?"
 
89
"그럼, 육천 원하고…… 또?"
 
90
"그러군, 도구 장만하는 데 들 것이 오천 원 가량…… "
 
91
"그렇게 드나?"
 
92
"들구말구!"
 
93
윤평의 대답이다. 대답하면서 윤평을 속으로 '이렇게 버얼벌 떠니, 장차에 동업을 한다더라도 속 무던히 상하겠다!’ 고 뜨악했다.
 
94
"으음…… 도합 그럼, 일만천 원이라…… 근데? 작업은 언제쯤 시작케 되오?"
 
95
"도구를 말끔 갖추자면, 빨리 서둘러두 보름은 걸려야 합니다."
 
96
"그럼 삼월 들어서군?"
 
97
"그렇죠! 이럭저럭하면, 삼월 열흘께나 벽채를 걸게 되겠지요."
 
98
"그리구운……"
 
99
장두식은 두루 생각을 하면서 한동안 걷다가
 
100
"이렇게 하기로 하지 응? 오군?"
 
101
"응."
 
102
"오늘 밤차로 내가 내려가서…… "
 
103
"……… "
 
104
"나는 아무래도 노백이로 예만 와서 붙어 있을 수는 없고, 내 대신 볼 사람이 하나 있어야 않나?"
 
105
"그야 있어야 하겠지!"
 
106
"그러니, 사람도 올려보내고 그편에 돈도 보내고 하지…… 돈은 우선 토지 사용 룐가 그거하고 도구 장만할 거하고 육천 원만 먼첨에 보내문 되렷다?"
 
107
"쯧! …… "
 
108
"작업 비는 그리고 작업 시작하문서 내라도 가지고 오기로 하고?"
 
109
"아무리나!"
 
110
윤평은 장두식이 일일이 소심하게만 구는 것이 비위가 상하여 대답 소리가 제 풀에 범연하다.
 
111
그러다 생각하니 너무 노골하게 그런 내색을 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112
"그 돈이 한꺼번에 전부 필요한 건 아니니깐…… "하고 뒤를 풀어준다.
 
113
벌판을 다 지나 동네 앞 밭두덕으로 올라섰다.
 
114
밭에는 어느덧 파아란 보리순이 소복소복이 자랐다.
 
115
그런 밭에서 노란 저고리를 입고 흰 수건을 눈썹까지 쓴 촌 새악시가 나물을 캐고 있다.
 
116
새악시의 노란 저고리 위에도 밭이랑 동네랑 잔디 언덕에도 맑은 봄볕 이한결로 내린다. 포근한 봄볕이다. 어디서 낮닭이 홰를 치며 꼬꾜오 우는 소리라도 들리듯 하면서 조용만 하다. 졸립게 조용하다. 봄이 가만한 무엇을 마련 하기에 자지러졌느라고 깜박 아무 소리도 없나보다.
 
117
"건데, 냄이는 말이지…… "
 
118
장두식이 나물 캐는 새악시를 보니, 나미가 절로 생각이 나던 모양, 박덕대에게 들리지 않도록 음성을 낮추어
 
119
"시체 그 연애라 하는 걸 하는 눈치든가?"
 
120
"아니!"
 
121
"암만해도, 내게 하는 태도가 전과 달라!"
 
122
"그런 것두 아냐!"
 
123
"내야말로, 동네 새악시 믿다가 장가 못가지 않나? 사십 총각이! 허 어허 허허…… "
 
124
윤평도 빙긋이 같이 웃다가 속으로는 걱정이면서도 천연 히
 
125
"저두 소견이 있겠지, 설마…… 자넬 설마…… "
 
126
"아믛든 이번 내려간 기회에 내가 자주 섬에도 건너다니고 하문서, 적극적으로…… "
 
127
"거 참, 날만 졸라쌓지 말구서, 자네두 즉접 공셀 좀 취하두룩 하게나?"
【원문】이미 정해진 분수 건만( 萬事分已定[만사분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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