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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도일기(馬島日記) (1907년) ◈
◇ 마도일기(馬島日記) (1907년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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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환 의사
1
馬 島 日 記
 
 
2
1907년 10월
 
 
3
10월 1일 기미.
 
 
4
川上이 말하였다.
 
5
“금일은 우리나라가 전쟁에 죽은 사졸들을 제사하는 날입니다. 본영 대대장이 부대에 있으면 마땅히 이 제사를 지내지만 현재 대대의 군졸은 또한 취하여 배부르며 잔치하여 쉬고 대대장은 부하를 데리고 小倉으로 갔으니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대장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서 음력 본월 15일로 물려 정하여 행하기로 하였습니다.”
 
 
6
2일 경신.
 
 
7
藤戶朋藏이 와서 말하였다.
 
8
“제대가 가까운데 바라건대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말씀을 지어 주시면 매우 좋고 매우 좋겠습니다.”
 
9
응락하여 말하였다.
 
10
“그럽시다.”
 
11
내가 보건대 저 사람은 문학에 뜻이 있고 또 한국어ㆍ영어에 능통하고 여러 나라를 유람하여 환대와 냉대를 조정하였다. 일찍이 듣건대 그의 집에 사서오경이 있고 기타 전적도 수백이나 많다고 하였다. 그 재주를 아끼며 그 뜻을 아까워하여 한 마디 말을 주었는데 다음과 같다.
 
12
“쇠는 달구어야 그릇을 이루고 달구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한다. 나무는 먹줄을 쳐야 재목을 이루고 먹줄을 치지 않으면 재목을 이루지 못한다. 옥은 쪼아야 보물을 이루고 쪼지 않으면 보물을 이루지 못한다. 물은 합해야 바다를 이루고 합하지 않으면 바다를 이루지 못한다. 흙은 쌓아야 산을 이루고 쌓지 않으면 산을 이루지 못한다. 사람으로서 이와 같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보건대 藤戶는 글을 좋아하며 뜻이 있는 선비이다. 보초막에서도 학업을 하다가 기한이 다 되어 나에게 한 마디 말을 요청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응답하여 말하기를 쇠가 그릇을 이루는 것은 달구기 때문이고, 나무가 재목을 이루는 것은 먹줄을 치기 때문이고, 옥이 보물을 이루는 것은 쪼기 때문이고, 물이 바다를 이루는 것은 합하기 때문이고, 흙이 산을 이루는 것은 쌓기 때문이니, 거울로 삼지 않아서 되겠는가? 그 이별에 5개의 ‘이룬다’는 ‘成’이라는 글자를 주어 藤戶가 시종 이루는 날이 있게 한다.”
 
13
滄湖가 藤戶에게 주는 글에 말하였다.
 
14
“天理는 사람이 헤아리지 못하는 곳에서 정해지고 人情은 일이 이미 그렇게 된 것에 가려진다. 천리가 유래한 것을 말하면 진실로 멀어 오히려 미칠 수 없고, 인사가 이미 그러한 것을 말하면 또한 가깝다. 진실로 알 수 없는 것은 사람이 지혜로우며 어리석음이 같지 않음이다. 어째서인가? 지혜로운 자는 천리의 그렇게 되는 까닭에서 보아서 이치를 따르므로 복을 받고 상서로움을 누리며, 어리석은 자는 인사의 그렇게 되는 까닭에 어두워서 일을 이루므로 근심을 일으키며 재앙을 빚어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보건대 藤君은 나이가 30살이 되지 않았고 사방에 뜻을 두고 지난 세월에 遊學을 하여 여러 나라에서 터득한 것이 많다. 장차 기러기의 날개를 하늘에 떨치며 천리마의 다리를 넓은 거리에 펴서 능히 천리의 헤아리지 못하는 것에 지혜롭고 인사의 그렇게 되는 까닭에 어둡지 않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기한이 다 되어 제대하려 할 때 나에게 한 마디 말을 부탁하였으므로, 이것을 언급한다.”
 
15
석양에 의관이 와서 滄湖의 병세를 진찰하고 갔다. 가루약을 보내와서 매일 세번 더운 물에 타서 먹으라고 하였다.
 
16
頭註: 본대 장병이 小倉에서 돌아온다고 한다.
 
 
17
3일 신유.
 
 
18
군인에게 들었는데 말하였다.
 
19
“금번 小倉의 연습한 장병은 합하여 1만 명인데, 일본 東京에서 명령하여 武官 수십 명을 보내어 정예인지 아닌지를 검열합니다. 군인은 먹는 것 이외에 매일 사람마다 1圓씩 내려주고 매일 1시간 반씩 연습합니다.”
 
20
頭註: 그 뒤에 비록 군인이 편리한대로 놀아 쉬더라도 곁에서 구경하는 자들은 매우 번화하다고 말하였다.
 
 
21
4일 임술.
 
 
22
川上이 아침에 들어왔다. 우리들이 滄湖의 병이 점점 심상치 않다고 말하자, 川上이 곧바로 醫院으로 나가 醫官을 청하여 왔다. 진맥한 뒤에 醫官이 말하였다.
 
23
“병이 위중하지 않으니 근심할 것이 없습니다.”
 
24
또 물었다.
 
25
“환자가 좋아하는 것은 계란입니까? 우유입니까?”
 
26
“우유입니다.”
 
27
의관이 의원으로 나가서 가루약을 보내오고 또 우유를 나누어주는 표를 平井(식사 제공인)에게 보내와서 오늘 저녁부터 우유를 먹이게 하였다. 思雲이 川上에게 말하였다.
 
28
“환자가 일어나기 전에 이 방의 화로를 消燈과 관계없이 허락하는 것이 밤을 지내는 데에 매우 좋겠습니다.”
 
29
“이미 司令에게 말하였으니 衛兵이 편의에 따라 해 줄 것입니다. 저녁밥 때에 작은 유리병에 우유를 담아서 보내겠습니다. 먼저 우유를 마시고 다음에 흰죽을 간장221)에 타서 먹는데 계란을 쪄서 반찬으로 하십시오.
 
 
30
5일 계해.
 
 
31
川上이 들어와서 말하였다.
 
32
“滄湖의 병이 밤사이 어떠하였습니까?”
 
33
“조금도 차도가 없었습니다.”
 
34
川上이 즉시 의원으로 가서 金鷄蠟丸을 가지고 와서 먹게 하였다. 공일이었기 때문에 낮을 틈타서 우거하는 자리로 나왔다. 寺尾供役人가 靜觀에게 병문안을 갔고, 滄湖 역시 공일이었기 때문에 즉시 그의 집으로 나갔다.
 
 
35
6일 갑자.
 
 
36
옛사람이 말하기를 ‘겨울 첫 번째 甲日에 비가 오면 소와 양이 얼어 죽는다.’고 하였는데 그러하지 않겠는가? 川上이 아침에 들어와서 말하였다.
 
37
“나는 좋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38
“어떤 좋은 소식이 있습니까?”
 
39
“내가 신문을 보니 대사면령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귀국하는 날이 반드시 멀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좋은 소식이 아닙니까?”
 
40
신문 한 章을 가슴에서 꺼내어 기록한 것을 보이면서 말하였다.
 
41
“이전에 일본 황태자가 한국으로 나가서 이미 한국 황제와 의논을 결정하였고 지금 명령을 내리려 하므로 미리 이 신문이 있어서 내외국 사람에게 알게 한 것입니다.”
 
42
“명령을 내기 이전에 어떻게 미리 알았습니까?”
 
43
“신문기사가 각국 각지방에 흩어져 있는 것은 어느 일이건 막론하고 듣는 대로 즉시 기록합니다. 그리고 만약 외국 매우 먼 곳의 신문 사건에 있어서는 국내 신문사에 전보하고 사장이 이 뜻으로 기재하여 널리 포고합니다. 만약 지금 대사면하면 칙서로 한국 경성신문사에 머물게 하여 미리 고시한 뒤에 그 죄인을 사면합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의 출발은 또한 이번 그믐을 넘지 않을 것입니다.”
 
 
44
7일 을축.
 
 
45
寺尾가 책 하나를 가지고 와서 보였는데 이름을 女子雜誌라고 하였다. 일본은 여학교를 각국에 설립하였는데 한국, 청국, 몽고, 서양 각국, 서반아, 남미, 북미 등지에 그 나라 여자로 하여금 고향을 떠나 부모를 버리며 친척을 버리고 가까이로는 수천 리 멀리로는 수만 리에 參校를 모집하였다. 그러므로 각각 해당 지역에 있어서 그 정경과 풍미를 논의하는 것이고 여자로서 이러한 행실을 가질 수 있었다.
 
 
46
8일 병인.
 
 
47
9일 정묘.
 
 
48
滄湖의 병이 점점 소생하였다. 이는 학질 기운에 빌미를 받은 것인데 金鷄蠟을 수차 썼고 다른 가루약을 겸하여 써서 실로 그 효과를 얻었다. 그러나 눈이 어두운 것은 이전대로였다.
 
 
49
10일 무진.
 
 
50
11일 기사.
 
 
51
일본 육군 理事가 小倉에서 와서 감금실에 들어와서 우리들을 보고 갔다.
 
 
52
12일 경오.
 
 
53
식사 제공자 平井과 饋主 石田은 뜻이 맞지 않아 밖으로 나갔다. 石田이 그의 집에서 3시에 들어와서 음식을 제공하였는데 그 뜻이 꽤 애썼다.
 
 
54
13일 신미.
 
 
55
14일 임신.
 
 
56
靜觀의 아우 礪山 군수 李相天이 그의 형에게 엽서를 보냈는데 인삼 40근, 去蘆 10냥중과 신, 버선을 소포로 부쳐 보냈다고 하였다. 습한 가래 증상은 솔잎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그의 仲氏 仁瑞가 대마도에 들어와서 서로 만날 뜻을 가졌으나 노자[盤纏]의 어려움에 걸려 뜻대로 되지 않지만 마땅히 편의함을 틈타서 도모하겠다고 하였다.
 
 
57
15일 계유.
 
 
58
滄湖는 병이 아직도 남은 증세가 있어 쾌차되지 않았다. 醫院所에서 매일 약을 보내와서 3끼니마다 물에 타서 먹었다.
 
 
59
16일 갑술.
 
 
60
嚴原 우체소에서 靜觀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말하였다.
 
61
“인삼이 우편으로 부쳐진 것은 法禁에 관계되는데 그 뜻을 알지 못하겠고 인삼이 소포 속에 싸여 보내졌다. 지금 우체소에 금법에 걸리는 물건이 도착했는데 일반 물품의 예로 할 수 없어 그 벌금 4냥 5전을 징수한 뒤에 들여보낼 뜻이 있다.”
 
62
그러므로 정관이 통역에게 말하여 그 돈을 징수하게 하고 찾아왔다.
 
 
63
17일 을해.
 
 
64
서울 西湖의 姜火+暹ㆍ崔榮麟이 편지를 愼懼堂에게 보냈고 그 조카 秉曄의 편지가 돈20緡 受領票과 아울러 동시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姜火+暹의 편지에는 定山 長久洞 勉菴 댁에 자주 豪客火徒을 만난다고 하였다. 豪客의 못된 짓이 이 지경에 이르니 진실로 큰 한탄을 느꼈다.
 
 
65
18일 병자.
 
66
이 날은 양력 23일이다. 통역에게 물으니 일본의 新嘗祭 날인데 新嘗이라고 이름을 한 것은 그 해의 새 곡식을 처음 맛봄을 말하는 것이다. 그 임금이 새 곡식을 처음 맛보는데 먼저 받드는 신에게 薦新하므로 新嘗祭라고 한다. 나라의 신하와 서민 역시 그 임금보다 감히 앞서서 하지 않고 그 임금을 뒤에서 따라 맛을 보므로 이날은 일본의 명절이 되었다.
 
67
眉湖의 아들 台鉉ㆍ禹鉉이 그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올렸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68
“흉년을 만나서 사람들의 생활이 매우 가난합니다. 예전 빚을 갚기 위하여 논 두어 마지기를 팔았습니다. 돈 40냥 受領票를 동봉한 편지 안에 보내오니 객지 생활에 쓰이는 비용으로 하십시오.”
 
 
69
19일 정축.
 
 
70
상등위병 柳原은 사람됨이 꼼꼼하며 밝고 웃음 띠어 말하며 공손하였다. 또 듣건대 영어에 능통하고 세계를 살펴보려는 뜻이 있었다. 매번 한 마디 말을 요청하여 思雲에게 미쳤으므로, 내가 그 기량을 아껴서 기록하여 다음과 같이 한다.
 
71
“세상에 나아가는 데에는 기미를 아는 것 만한 것이 없고 사람을 사귐은 마음을 아는 것 만한 것이 없다. 기미를 알지 못하고 세상에 나아가면 반드시 위태롭고 마음을 알지 못하고 사람을 사귀면 몸이 반드시 욕되니, 아는 것이 어렵지 않은가? 기미를 남이 능히 보지 못하는 데에서 능히 보며 사람을 세상이 능히 사귀지 못하는 데에서 능히 사귀면 앎이 밝은 것이 아니겠는가? 세상일의 변화는 天道의 循環에 있고 交情의 결합은 人心의 感興에 있다. 그 이치를 궁구하면 거의 터득할 수 있다. 天은 理일 뿐이고 人은 義일 뿐이다. 天의 命은 强弱으로 하지 않고 그 是非를 보아서 베푼다. 人의 情은 勢利로 하지 않고 그 厚薄을 살펴서 허여하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愚者는 형세가 이미 그렇게 된 것에 미혹되고 이치에 그러하지 않은 것에 어두우므로, 세상에 나아가서 헤아릴 수 없는 위험함을 밟아 그 위태로움을 밟고 智者는 이치에 장차 그러할 것에 통달하고 형세에 그러하지 않을 것에 통하므로, 세상에 나아가서 사람에게 없었던 경사에 들어가 그 영화로움을 받으니 이는 기미를 아는 자가 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용렬한 자는 이익에 이미 그러한 것에 걸리고 의리에 그러하지 않은 것에 막히므로, 사람을 사귀는 데에 잗달은 지경에 빠져서 그 훼손을 받는다. 밝은 자는 의리에 장차 그러할 것에서 살피고 이익에 그러하지 않을 것에서 관찰하므로, 사람을 사귀는 데에 넓디넓은 경지에 노닐어 그 명예를 입으니, 이는 마음을 아는 자가 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병사 柳原은 몸에 材器가 있으며 마음이 화평하고 세계를 살펴보는 데에 뜻이 있으므로, 내가 이것을 언급한다.”
 
 
72
20일 무인.
 
 
73
鷄知 사령관이 와서 만기 제대할 병사의 무기를 익히는 예를 다시 검열하는데, 하루는 操練場 위에서 하고 하루는 산 어구 험난한 곳에서 하고 하루는 해안의 습지를 따라 한 뒤에 각각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74
21일 을묘.
 
 
75
우리 서울 大寺洞宮 柱聯의 벽에 걸린 시가 신문에 실렸으므로 기록한다.
 
76
첫째
 
77
春和寺洞鳥聲滑  봄이 온화한 사동에 새 소리 매끄럽고
78
日麗宮園花欲舒  햇빛 고운 궁전 동산에는 꽃이 피려 하는구나
 
 
79
둘째
 
80
箕裘事業輝金色  대물린 사업은 황금 빛으로 빛나고
81
鐘鼎家聲振玉堂  번성한 집안 명성은 화려한 대청에 떨치네
 
 
82
셋째
 
83
寬和處世常安吉  너그럽고 화합하는 처세는 한상 편하며 길하고
84
孝友傳家最久長  효도와 우애를 전하는 집안은 가장 오래가누나
 
 
85
넷째
 
86
積德天將增福算  덕을 쌓으면 하늘이 장차 복을 늘려 주겠고
87
著書人自愛春華  글을 지으면 사람이 절로 봄 빛을 아끼누나
 
 
88
다섯째
 
89
一勤天下無難事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고
90
百忍堂中有太和  백번 참는 집 속에는 크게 화합함이 있도다
 
 
91
22일 경진.
 
 
92
川上의 형은 조선 함경도 元山港에 있고 그 理事廳의 통역을 지내면서 편지를 川上에게 보냈다. 그 땅 근처는 이 달 12일부터 눈이 산야에 두루 내려 추위를 견디기 어렵다고 하였는데, 대마도는 삼엄한 서리가 처음 내려 눈의 흔적을 보지 못하였다. 지난 겨울로 보건대 혹은 눈이 날리는 날이 있었으나 그 땅은 녹았고 끝내 새 발자국이 찍힌 흔적도 없었다. 산은 혹 눈이 있었으나 또한 며칠에 불과하였다. 하늘이 더위와 추위를 남과 북에 한계지은 것이 이와 같다. 이를 미루어 가면 남에는 火山이 있고 북에는 冰海가 있는 것이 더위와 추위를 극도로 하는 이치이다.
 
 
93
23일 신사.
 
 
94
상등병사 藤吉治將이 만기 제대하려 하면서 나에게 한 마디 말을 요청하였으므로 몇 자를 서술하여 언급한다.
 
95
“남이 나를 중시하는 것은 내가 선을 닦음에 말미암고 남이 나를 천시하는 것은 내가 불선을 함에 말미암는다. 선을 닦음은 무엇인가? 말이 성실하며 미덥고 행실이 돈독하며 경건할222) 뿐이다. 不善은 무엇인가? 말이 성실하며 미덥지 않고 행실이 돈독하며 경건하지 않을 뿐이다. 말과 행실을 얻은 자는 비록 천하더라도 남이 모두 중시하고 말과 행실을 그르친 자는 비록 귀하더라도 남이 모두 천시한다. 말과 행실은 사람이 되는 근본이다.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요청한 바가 있었으므로 이것으로 준다.”
 
 
96
24일 임오.
 
 
97
중대장 한 사람이 와서 우리 얼굴을 보았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통역에게 물으니 廣島에서 와서 이 부대에 직책이 충원된 자였다.
 
98
“지금 대사면령이 나면 이 땅의 監禁人이 역시 풀려나겠소? 안 되겠소?”
 
99
통역이 말하였다.
 
100
“아직 알 수 없습니만, 나 역시 바라는 바입니다.”
 
 
101
25일 계미.
 
 
102
저녁밥은 生菜에 식초를 섞어 반찬으로 하였다. 石田이 들어와서 말하였다.
 
103
“음식이 입에 맞지 않습니까?”
 
104
“먹을 만합니다.”
 
105
“지금 생선이 조금 드물고 값도 매우 비싸져서, 魴魚 한 마리 2자쯤 되는 것이면 값이 3圓1원은 10냥을 넘습니다.”
 
106
“그 사이에 먹은 것은 방어가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이미 입맛에 물려서 그 정결하며 편한 것을 취하여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107
石田은 “예, 예.”하고 물러갔다.
 
 
108
26일 갑신.
 
 
109
날씨가 추워서 찬 온돌에 거처하기는 점차 견디기가 어려워 늘 화로를 끼고 손을 쬐며 발을 쬘 뿐이었다. 이날 신병 1백여 명이 군영에 들어왔고 고참병 1백여 명이 군영을 나갔다고 한다. 소대장과 신병 한 부대가 감금실에 들어와서 ‘韓人이 수감된 곳’이라고 말하였다. 마루에는 올라오지 않고 다만 뜰에만 왔다가 나갔다.
 
 
110
27일 을유.
 
 
111
役者 寺尾가 주역을 보았는데 곁에 있으면서 한 권을 들어 잠깐 몇 줄을 보다가 그쳤다. 내가 물었다.
 
112
“그 뜻을 아시오?”
 
113
“알지 못합니다.”
 
114
“이 섬에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습니까?”
 
115
“간혹 있습니다.”
 
116
“학교 중에 있습니까?”
 
117
“없습니다.”
 
118
“어느 곳에 있습니까?”
 
119
“학교 이외의 여염 사이에 이따금 있습니다.”
 
120
“학교에서 익히는 것은 무엇입니까?”
 
121
“지금 서양 각국의 어학과 서양 서적, 서양 산수 및 開明世界 상에 전적으로 힘쓸 것입니다. 예컨대 전보ㆍ전차ㆍ전등ㆍ전화 등의 일 및 각국의 풍속과 상업 원리, 농업 등의 일이 모두 이것입니다.”
 
 
122
28일 병술.
 
 
123
滄湖의 집에서 편지가 왔는데 별로 전하는 것은 없었고 다만 모든 일이 손상됨이 없다는 것이었다. 즉시 답장을 써서 우편으로 부쳤다.
 
 
124
29일 정해.
 
 
125
신병이 연습하느라고 조련장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나아갔다 물러났다 하여 시일을 두고 게을리 하지 않았다. 통역에게 물어 말하였다.
 
126
“일본의 신병이 병영에 들어왔다가 복무를 마치는 것은 다른 곳은 모두 3년으로 기한을 두지만 대마도는 1년으로 기한을 두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127
“경비대가 있는 지역은 모두 1년인데 대마도 역시 경비영이기 때문에 1년을 복무하고 제대합니다.”
 
128
“어찌하여 경비영의 병사만 1년으로 합니까?”
 
129
“경비대는 섬의 要害處의 예비 장소입니다. 비록 섬이라도 요해지가 없으면 경비가 없습니다. 섬이라도 요해가 있은 연후에 경비대가 있습니다. 섬이 아니면서 육지이고 육지면서 요해이면 수비대가 있습니다. 육지에서 수비하면 3년이 경과한 뒤에 병역에서 벗어납니다. 섬에서 경비하면 1년이 경과하여 병역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섬의 요해지에 만일 뜻하지 않은 변고를 만나면 온 섬의 백성은 모두 죽을 곳의 목숨입니다. 목숨을 도망할 곳이 없으므로 각각 죽을 힘을 내어 외방 근심을 방어하는데, 근심을 받는 전일함이 텅 빈 육지보다 배나 됩니다. 또 섬은 별로 전답이 없어서 생업이 구차하며 어렵습니다. 자제가 된 이들이 병역을 3년 동안 오래하게 되면 그 부형을 봉양할 수 없으므로 다른 곳보다 병역을 2년 느긋이 합니다.”
 
130
“1년 병역을 하게 되면 뒷날 다시 병역이 없습니까?”
 
131
“혹은 3년 혹은 5년 사이에 다시 불려 병영에 들어가서 21일을 연습한 뒤에 물러나고 이 이후로는 다시 병역이 없습니다.”
 
132
“이 이후에는 나라에 큰 일이 있은 뒤에 모두 응모하여 병사를 삼습니다. 이는 모두 국가 병력의 일정 수효 이외이고, 이것을 일정 수효로 하지 않습니다.”
 
 
 

 
133
각주)
 
134
221)  원문 ‘淸漿’은 ‘淸醬’의 잘못이다.
135
222)  원문 ‘言忠信 行篤敬’은 「論語」(衛靈公)에 있는 말이다.
【원문】마도일기(馬島日記) (19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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