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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하(大河) ◈
◇ 대하(大河) 3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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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김남천
 

1.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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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寶富)는 사촌 오래비 되는 강선루 앞, 정영근(鄭永根)네 집에서 하룻밤을 잤다. 윗방에는 오래비 되는 정영근이가 큰아들을 데리고 자고, 아랫방에는 올케가 작은아들과 젖 붙이아이를 끼고 아랫목에서 잤다. 비록 사촌 오빠네 집이라도 이렇게 제 집을 나와서 딴 곳에 서자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영근은 진위대에 장교로 다니다가, 그것이 없어진 뒤엔 학교에 체육 교사로 있다. 새벽에 일어나면 일곱에 난 아들을 깨워가지고, 비류강에 가서 낯을 닦고 강변으로 다니면서 나팔을 불었다. 그는 학도들에게 나팔도 배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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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서 오므라져서 자던 잠이 헌뜻 깨니, 아랫방에서는 아직 모두 새벽잠에 취하여 있다. 먼저 천장을 보고, 바람벽에 걸린 것을 휘 둘러보고, 이것이 내집이 아니라, 사촌 오래 비네 집 아랫방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동시에 제가 어젯밤 올케와 함께 강선루 뒤, 자 복사 골목을 지나서 물 옆길로 이곳까지 온 것을 연상한다. 처음 언뜻은 그가 어째서 이 리로 와서 난생 처음 딴 집에서 밤을 새지 아니 하면 안 되었는가를 생각지 못한다. 그러나 어젯밤 이곳까지 와서 아랫목에서 자라고 권하는 것을 기어코 윗목에다 자리를 잡던 것과, 불을 끄고 자리 속에 들어서 모두 숨소리를 높이고, 또는 코를 골면서 잠에 깊이 취하도록, 자기는 두 눈이 새록새록한 채 잠이 오지 않던 것과 구름 같은 생가과, 또 생각에 따르는 까닭 모를 가슴의 심한 동기와, 약간 잠이 들면 꿈이나 가위에 눌리어 이불만 뒤채던 모든 것을 두루 두루 생각하고는, 비로소 훤하게 밝아오는 오늘이 자기에게 있어 일생에 가장 큰 날이라는 것을 의식하는 것이었다. 오늘, 열 아홉 살 맞는 처녀 정보부는, 여태껏 자랑으로 삼아 왔던 삼단 같은 긴 머리를 끌러서 틀어 올리고 연두 회장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고, 생전 처음 보지도 못한 남의 집 총각과 더불어 앞으로 아득하게 벌어질 생활의 광야를 향하여 처 음 그의 열쇠를 열어젖히려는 것이다. 오늘 하룻밤 동안에 운명의 신이 가져다주는 열쇠를 그가 두 손으로 꽉 바로 잡는가 못 잡는가로써, 그의 일생의 행복은 결정이 된다. 그의 가슴이 두근거려 거의 엎은 이불을 올리 듯하고, 그의 머리가 천근인 양 무거운 채 지척을 가늘 수 없는 건, 모두, 이 긴박하고 재릿재릿한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여, 당연히 가져야 할 순결한 육체와 정신의 피할 수 없는 자세인 것이었다. 호기심과 초조와 알지 못할 환희와, 감격과 흥분이 함께 뒤엉켜서 장마 때의 성난 비류강처럼, 마지막에는 묵직한, 공포의 한 줄기 흐름이, 옥같이 맑고도 돌같이 딴딴한 그의 야무진 탄력 있는 육체를 스치고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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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어떠한 사람일런가. 이런 생각도 가끔 머리에 떠오르지 않음이 아니었다. 아버지 어머니와 웃어른들께서 오죽이나 자기를 위하여 잘 택하여놓았으랴만은, 그럴수록 자꾸만 생각키는 것도 남편될 사람의 얼굴 모습과 몸가집이었다. 안 생각하려고 해도, 그리고 이런 걸 생각하는 건 자식된 도리로서나, 또는 이무 백 년을 같이 늙게 마련이 된 그이를 위하 여서나, 그릇된 행위인 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기도 모르게 꿈결같이 사나이의 얼굴이 빙그레 웃으며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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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젊은 총각의 얼굴이, 박참봉, 박성권의 둘째 아들, 박형선이의 틀림없는 얼굴인지는 알 길이 없고, 또 사진도 아니고, 초상화도 아니고, 머리에 떠올랐다가는 구름같이 사라지는 하나의 환영이매, 누구를 붙들고 물어볼 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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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저녁에 행길로 난 부엌문 챙 바자 안에서 구정물을 내버리려는데, 영근이 오빠와 또 한 총각이 나팔들을 끼고 위쪽으로 올라간다. 이화정이나 천주봉 앞으로 나팔 연습을 가는 모양이었다. 영근이 오빠와 또 따라가는 총각은 검정 두루마기에 머리채는 따아 늘인 채 삼포를 썼는데, 콧날이 세고, 눈이 이글이글하고 웃을 때는 옥 같은 흰 이빨이 가지런히 나타났었다. 활개를 치면서 영근이에게 무슨 말을 하면서, 언뜻 보부가 있는 쪽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지나간다. 물론 잘게 수숫대로 엮은 바자 안에 있는 이가 젊은인지 늙은인지, 밖에서는 거의 여잔지 남자인지도 분간치 못하였을 것이되, 처녀의 마음은 무슨 죄될 일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부엌 안으로 옹패기를 들고 뛰어 들어왔다. 놀랜 비둘기의 심장처럼, 그의 가슴은 발딱발딱 뛴다. 그는 부끄러워, 종에게 그대로 부엌 일을 맡겨버리고, 어머니가 있는 방으로 올라와버렸다. 조금 지나더니, 위쪽 강가에서, 따따따따하는 쌍나팔 소리가 산을 울리며 그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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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꿰매고 앉았는 삼성 버선에, 볼을 받느라고 무릎 앞에 다가 앉아보나, 유랑 한 나팔 소리가 일으키는 심장의 고동은 머물려고 하지 않았다. 저 나팔 소리는 오빠의 것인가, 총각의 것인가. 아마 먼저 가르치듯이 거침없이 조자(가락)가 맞아 떨어지는 것은 오빠의 것이리라. 그리고 좀 서투르게 이따금 동떨어진 큰소리를 내는 것은 혈기가 가슴에 넘쳐있는 총각의 것이리라, 다시 함께 어우러져서 쌍나팔이 맞은 산에 우렁차게 반항이 될 때엔, 어느 것이 뉘의 소린지 분간할 수가 없고, 이상스럽게 가슴만 두근거렸다. 가끔 나팔 소리는 멎고 조용해진다. 벌써 다 불었는가---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장옷도 쓰지 않고 영근네 언니가 왔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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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바니는 이제 누군가하고 나팔 끼구 위쪽으로 가시드라." 하고 넌지시 알려 대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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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박참봉네 작은아들하구 나팔 불레 가시는가부든." 하고 올케도 천연히 대답한다. 그래 그 적에 본 키 크고, 눈이 으글으글하고, 웃으면 흰니가 새 하얗게 내보여지는 총각이, 박참봉네 작은아들인 것을 비로소 알았고 이따금 언뜻 그 얼 굴이 그의 눈앞을 지나가곤 하였다. 그 뒤 얼마 지나서 박참봉네 둘째 아들과 보부의 혼담이, 정식으로 벌어지려 할 때, 밤 깊어 남들이 이무 잠들었을 때, 혼자 총각의 얼굴을 생각해내려 했으나, 여태껏 무시로 나타나던 그 얼굴이, 머리에서만 아물거리고 도시 눈앞에 떠오르지를 않았다. 그는 이것이 무슨 조화의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른아른 나타날 듯 나타날 듯하다가도, 바람에 불려서 흩어지는 안개처럼 휙 산지 사방으로 날아가버리곤 한다. 귀신에 흘린 거나 같아, 밤새껏 안타까워한적이 있었는데, 또 그 뒤엔 무슨 일을 할 때 같은 때, 생각도 안 하는데, 마름질하던 옷감이나, 아궁이에 이글이글 하게 타오르는 불길 가운데, 그 얼굴이 뻔히 떠오르는 때도 가끔 있었다. 그는 자기와 혼사가 된 박참봉의 둘째 아들 박형선이는 그때의 총각인 줄 확신하였다. 연세로 따져보아도 그러하고 학교의 학급으로 생각해보아도 틀림없는 그 총각이었다. 그는 은근히 만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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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신랑이 장가 오는 날은, 색시될 처녀가 집에 있으면 안된다고, 이렇게 하룻밤을 사촌 오빠 집에서 지내고, 아침---그에게 있어서는 다시 두 번 올 수 없는, 이 거룩한 아침을 이불 속에서 맞이하면서, 적지 않이 흥분과 감격을 맛보아가며 그의 눈앞에 문득 그려 보곤 하는 사나이도 또한 나팔을 끼고 사촌 오빠와 웃으며 지나가던 억세게 생긴 그 총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도 어느 결엔가 박참봉은 연세가 같은 아들을, 하나는 큰댁의 소생으로, 또 하나는 작은댁의 소생으로, 갖고 있다는 소리는 들은 법도 하건만, 이 경우에, 그때에 본 총각이 혹은 작은댁 몸에서 난 서자는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가져볼 여유는 없었고, 통 히 그런 것을 기억조차 하고 있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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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분지로 얼굴을 단장하고, 녹의홍상에 칠보 족두리를 한뒤에 신랑방에 들어가서내리 깔은 곁눈으로 홀낏 새서방의 얼굴을 볼때까지, 이런 환영을 품은 채로 있었다면, 그는 졸지에 사람이 바뀌인 거나처럼 놀래서, 기절을 하였을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그에게 끝까지 짓궂지는 않았다. 졸지에 환영을 갈기갈기 부숴버려서, 처녀의 가슴을 대번에 몽땅 구렁텅이로 차 던져버리지는 않고, 먼저 그에게 자그마한 암시를 보내서 처녀의 굳은 가슴속을 헝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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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가까워서 신랑의 일행이 권마성 소리와 말방울 소리를 울리면서, 영근네 집 앞을 지나갈 때까지도, 보부는 영창에 구멍을 뚫고 잠깐 남몰래 행길 쪽을 내다보기는 하였으나, 아무 것도 그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지는 못하였었다. 방안에 아무도 없는 것에 용기를 얻어 떨리는 손으로 그 짓을 하기는 했으나, 강아지가 떨렁거리는 소리를 사람의 발소린 줄알고 엉겁결에 아랫목에 와서 두 손으로 머리를 괴고 앉아버렸고, 그 짧은 순간 손가락으로 뚫은 작은 구멍으로 한 눈갈을 감고 내다본 것은, 벌써 담장 옆을 올라가는 신랑의 잔등 뿐이었고, 무어 이상한 거, 가끔 영근이 오빠도 쓰는 국자보신가를 쓰고 개화경을 낀 삼십 줄난 자개 수염만 옆얼굴로 보았을 뿐이었다. 그러니 신랑이 얼굴 같은 건 통히 새롭게 문제가 될 이유조차 없었다. 그러던 것이 그만 늙은 종이 점심인가를 가져오느라고, 대낮이 훨씬 기울어 부엌문으로 들어와 펼쳐놓은 일장 보고가, 의문을 던져 주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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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참 샛시방두 곱기는 한걸, 키는 자그마한 이가, 얼굴이 갤숨하구, 눈이 또 자그마하니, 생글생글한 게, 퍽 정지가 있고 상냥하실게라구 말씀이 많습데다. 거저 복받으시는 집안 덜은, 사위를 맞이두, 고렇게 얌전한 이만 쏙쏙 뽑아다가 삼으신단 말이에요. 자, 어서 마음 놓구 원반이나 좀 잡수아보시굴랑, 인제 아마 누가 초벌 단장시키러 오실 개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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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도 그대로 어리벙벙하니 지나쳐버렸으면 좋을 것을, 무슨 혼으론지, 그만 정신 이 별똥같이 말똥말똥해서 처음 몇 마디를 놓치지 않고 귀담아 들어버린 것이, 약이라면 약 이요 탈이라면 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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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자그마하고, 얼굴이 갤숨하고, 눈이 또 자그마하니 생글생글 하다.---이 늙은이 의하는 말을 몽땅 그대로 귀담아 듣는 것도 안 될 말이지만 보부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는 너무도 뒤틀리는 형용이었다. 아무리 늙은 눈이기로서니, 어금비금한 건 몰라도, 이렇게 정반대의 것을 보았을 리야 있을 텐가. 두어 술 떠먹고, 또다시 음식을 권하며 수선을 피우려 드는 것을, '어서 가서 우리 오레미를 보내라’고 부탁해서 노파는 쫓아버렸다. 그를 보낸 뒤에 방안에 혼자 앉아서 다시 제가 기억하고 있는 총각의 얼굴과, 늙은 종의 한 말을 대조 해서 이리저리 되새겨가며 생각해본다. 아무리 새기고 되새겨보아도 도무지 통하질 않는 말이었다. 고얀 년의 늙은 것이 나를 놀려 먹느라고, 조작의 말을 가지고 씩둑거린 것이나 아닐까, 그래서 일부러 생김새와는 정반대의 형상을 그려서, 나를 깜박 속이든가, 밤에 신랑 방에서 어리둥절한 채 흠빡 흠쌀을 맞히려던 거나 아닐까. 정녕 그럴 것이다. 그년의 늙은 것이 나를 골릴 양으로다 심술궂게…… 하고 픽 웃으려던 때에 문득 번개처럼 생가키는 것이 있다. 박참봉 성권이 나이 비등비등한, 아니 동감 연세의 아들을 둘을 두었다는 말, 그 중의 하나는 큰댁의 소생이요, 또 하나는 작은댁의 소생이라던 말, 쌍둥이같이 자라나지만 불과 한 달의 차이라는 것, 그러고서 새겨보니 아우가 형보다도 훨씬 크고 장대하다던 말까지 언젠가 귓등으로 들은 법하다. 아뿔싸, 자기는 어째서, 여태껏 이것을 까막하니 잊고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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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눈 앞에 나타내여보고, 남 몰래 가슴속에 품어보던, 나팔 들은 키 크고, 눈이 이글이글하고, 웃으면 가지런한 이빨이 새하얗게 내뵈는 총각은, 오늘밤 에두군 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면서, 백 년 앞날의 첫 열쇠를 같이 더듬어 찾을 남편될 사람이 아니었고 야속스럽게도 시동생이 될 사나이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바로 시동생이 될 사나이, 그를 남편과 바꾸어서 남몰래 사모해왔다는 것은, 이 어이 이렇도록이나 야속할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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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럼이 일시에 솟구쳐 오른다. 이런 변도 세상에 있을 거냐. 사연이 확실히 드러나진 않았더라도, 보부가 사람을 바꾸어 생각했던 것만은 틀림없는 일이라 확신해버리는 것이다. 아니, 확신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는 이 이상 더 이 자리에 머물러서, 저 억세게 생긴 나팔 든 총각을 눈앞에 그려보며, 마음을 즐겁게, 또는 안타깝게 향락해볼 수는 없었다.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원망스런 환영을 가루가 되도록 부숴버리고, 그 가루를 다시 안개처럼 날려 없애일, 새로운 또 한 개의 환영을 급작히 붙들어 세워야만 한다. 여태껏 사나이다운 얼굴이라고 생각하던 총각의 얼굴은, 지금 이 시각부터 당장에, 징그럽고, 추잡하고, 망칙하고, 해괴하고, 더러운 얼굴이라는 것을, 억지로라도 제 마음에 타일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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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도 보여서는 아니 된다. 머리에 떠올라도 아니 된다. 마음속에 숨어 들어서는 더욱 아니 된다. 웃거든 침을 뱉어야 하고 가까이 오거든 밀치고 윽박 질러야하고, 뭐라고 말이라도 건넬 듯이 입술을 벌름거리거든, 주먹을 부르쥐고 볼편을 후려치든가, 코와 입술 있는데를 각재고 쥐어뜯고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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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체 자기는 그 원망스런 총각 대신에, 어떠한 새로운 환영을 그려보아야 한단 말인다. 키가 작다고 한다. 아니 자그마하다 했으니 채 작다는 것과는 다르다. 눈도 자그마하다고 말했다. 얼굴은 개르스럼하고---그러나 이런 것만으로는 도무지 사람의 형상을 그려 볼 재주가 없다. 밤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면 밤이 될 때까지 몇시간을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백지 상태를 유지해갈 수가 있다는 말일까. 이왕에 아무 일도 없다면야, 앞으로 아무 것도 생각지 않으며, 1년도 2년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마음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있던, 총각의 환영을 들어내기 위하여는, 그것에 대신할 새로운것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귀신 당지기를 들어내려면은, 성경책과 예수가 필요하지 않았던가. 보부는 제 마음을 도무지 가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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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가 번개같이 이곳에 생각이 미쳤을 때, 귀밑과 얼굴에 솟구쳐 오른 것은, 부끄럼으로 밖에는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여러 갈래 복잡한 생각이, 일시에 머릿속을 향하여 몰아쳐 쏟아지는 바람에, 가슴은 물차관처럼 설레이고 폭포처럼 쿵덩시여 한참은 정신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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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하여 부끄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운 생각, 남편으로 작정된 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 아뿔싸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하는 마지막 판국에 항용 사람들이 가지는 일종의 낙심, 그리고 확실히 그 어디엔가, 여태껏 마음속에 그리고 있던 사나이를 놓쳐버리는 데서 오는 가벼운 미련과, 거기에 따르는 실망에 가까운 심리, 다시 마지막으론 그 총각이 다른 사람 아닌 제 시동생 될 사람 이라는데서 오는 망칙스런 생각, 이런 것이 뒤범벅을 개는 가운데를, 설령 아무도 알 리 없고, 또 누구 하나 본 이도, 엿들은 이도 없다손치더라도, 그의 마음에 오랫동안 품고 지냈던 것 이 사실이 므로, 마치 몸을 간음당한 때나처럼 줄기찬 자책과 회오리가 등골을 스치고 지나가지 않지는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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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 다리를 ㅅ운 가운데로 얼굴을 푹 파묻고 오랫동안 낯을이지 못하였다. 두 눈과 코와 볼편을, 함께 쳐받치고 있는 손가락 사이로 어느 새엔가 눈물이 쯔르르 젖어 흐른다. 이 눈물이 어이된 것인지, 무슨 영문으로 흘러 내리는 것인지 그것은 보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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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얼마를 지내니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음과 머리가 가뿐하다. 구름은 지나가고, 햇빛이 환하니 그의 가슴을 비추는 것같다. 가장 중대하고 거룩한 시각을 앞둔, 처녀의 마지막 감상인 것처럼 눈물은 그의 마음에 있던 모든 협잡물을 맑히 씻어가지고 깨끗하니 흘러가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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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가 늙은이를 한 분 데리고 초벌 단장을 시키러 온 것은 마침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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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저는 쉬 저녁 때는 됐으니, 어서어서 서둘러서 몸을 닦고 단장을 하자’는 게다. 목욕은 어젯밤 집에서 하고 왔으니, 지금 다시 할 필요도 없고 또 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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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는 젖먹이를 아이에게 업히어 밖으로 내몰더니 부엌으로 가서 물을 끓여왔다.웃옷을 벗고 속정상만 입으니, 가슴이 구능처럼 부풀어서 앞이 잘 여미어지지 않는다. 곡 집어 허리띠에 꽂아놓으나, 꺼끕 서면 흰 가슴이 팡파짐하니 엿보여서 부인네들끼리지만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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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시켜주는 늙은이는 옛날에 기생으로 있던 이다. 항용 불러 평양집 어머니라고 한다. 빗접고비와 분합과 분첩을 내놓고, 다시 족집게와 실꾸리를 꺼내어 대야 옆에 펼쳐놓는다. 명주실을 가늘게 비벼서, 이것으로 얼굴에 아직도 보르르한 솜털을 밀어버렸다. 배배 비벼서 상에다 대고, 쭉 밀면서 끌어 젖히면, 눈물이 폭폭 쏟아지게 때끔때끔하다. 다른 곳은 그런 대로 참을 수 있겠는데, 이마의 관자놀이와 목덜미를 밀 때는 , 땀이 바지바지 솟아나는것이 노상이 참을 수가 없었다. 입을 다물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평양집의 손이 떨어질 때엔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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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근하웨니. 체니루 색시되기가 엔간한 줄 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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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늙은이는 비수까지 먹이며 암팍스럽게 털을 밀었다. 낯이 술 먹은 사람처럼 후끈 후끈하다. 이것이 끝나면 족집게를 들고 눈썹과 이마를 지었다. 이것은 때끔때끔하여 누선( 淚線)을 직접 건드리는지, 눈물과 콧물이 연해 흐르기는 하지만, 아까 것에 비하면 한결 덜아 팠다. 우선 이렇게 해놓고는 펴양집은 가버렸다. 나머지 두발 화장은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서 신랑방에 들어가지 전에 마저 하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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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구러 긴 이른 봄날도 갔다. 비류강 위에는 산산한 찬바람이 움직이지 않는 물 위에서 잔잔한 물결을 희롱하고 있다. 움이 트일락말락한 나뭇가지들이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포르르 하니 떨었다. 십이봉 화줏머리 위에 낫 같은 뾰족한 달이 파랗게 질려서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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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영락없는 밤이다. 자복사 골목을 올케와 함께 올라가서 살그머니 뒷문으로 들어가는데 개가 뿌르르 쫓아 나오며, 앞발을 들고 쿵쿵 냄새를 맡느라곤지 코 끝을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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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이, 이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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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가 회청백이신으로 개를 뿌리치며 가는 것을, 보부는 나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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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아 월아." 하며 손을 내두르며 따라갔다. 하루 종일 안 보았다고 개일망정 반가워하는 것이다. 오늘 집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졌었는데 보부, 너는 어데 갔다가 해가 지고 바람이 찰 때에 뒷문으로 찾아 들어오느냐고 짐승은 수상스레 생각하지는 않는가. 부엌으로 들어가니 모두들 큰 방에 들어가고, 넓은 부엌엔 등잔불이 하나 부뚜막과, 찬장과, 돌상과, 토방 위에 지저분한 음식 그릇을 , 간들간들 졸며 비추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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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이편 2칸 방으로 보부는 올케를 따라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머니와 언니와 평양 집이있을 따름이다. 모두 그를 쳐다보며 해족하니, 벌심하니, 또는 바륵바륵하니 웃었으나, 보부는 이내 눈을  낯을 돌려버렸다. 마음이 어딘가 설뚱하다. 발치 구석에는 단장하고 입  고을 옷과, 머리에 지니고, 옷고름에 찰 패물이, 혹은 보퉁이에 싼채, 혹은 상자에 든 채 채 근 채 근 히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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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윗통을 벗어 붙이고 목에서, 가슴에서, 겨드랑에서 얼굴에 이르기까지 한 번 더운 물로 씻어 내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단장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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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는 분을 뽀얗게 바르고, 볼편과 입술엔 약간 연지를 찍었다. 난생 처음 바르는 분이건만, 본시 살결이 고운 보부의 얼굴은 분첩으로 두어 번 두들기기가 무섭게 혹은 코에 혹은 볼편에 혹은 양미간과 이마에, 얼룩이 안 가게 골고루 퍼져서, 물을 뿌려놓은 흰 옥처럼 깨끗하고도 부드러웠다. 연지를 찍은 곳은 붉은 혈조가 떠오른 것처럼 귀여웁다. 입술은 본래 앵두보다도 빨갛다. 눈썹은 실낱같이 있는 듯만 듯하면서도, 정기차게 뻣뻣하니 여덟 팔 자를 그리며, 관자놀이께를 향하여 꼬리를 빼물고 뻗쳐 나갔다. 듬뿍한 숱진 머리칼은, 윤나고 향기 좋은 동백 기름을 함뿍이 머금고, 까만 공단처럼 반득거린다. 이것을 성 키 성 키 따서 뒤로 나지막하니 쪽을 짓고, 작은 비녀와 커다란 뚝절을 일직선으로 가로질렀다. 나래를 활짝 벌린 두 놈의 봉황이 입을 맞비비고 있는 장식이 노랗게 눈부시다. 칠보 족두리를 바르게 탄 흰 가리마 위에, 냉큼하니 가벼웁게 올려놓고 멀찌감치 눈을 떼어 바라보니, 그 밝지 않은 불빛에서도, 금, 은, 유리, 마노, 파려, 진주 등이 영롱하게 반짝거려,마치 하늘의 한 부분을 떠다 얹어 놓은 것 같다. 모두, 아무말이 없다. 평양집은 황홀히 바라보다가 혀를 한번 찬다. 말은 안 하여도, 과시 하늘에서 따온 선녀가 어찌 이럴 수 있으랴는 감탄 하는 표정이다. 어머니도 언니도, 올케도, 한가지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서, 이렇게 이쁘게 생겨날수 있는 것은 어느 신령님의 점지하시는 일인가시피, 그리고 자기네들도 젊었을 처녀 시절에 이렇도록이나 아름다웁고 이뻐본 적이 있었던가시피, 멍하니 보부의 단장한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다시 딸기처럼 빨간, 밤알만한 알에, 은실과 금실을 수놓은 두 알의 타니가, 얼굴보다도 더 하얀 두 귀밑에 매어달렸다. 목을 약간 움직이는 대로 타니는 풍경처럼 귀엽게 하늘하늘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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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하게 치뻗친 오뚝한 콧날의 동그스름하니 모가 죽은 봉우리가 팔신 무너지듯 하면서 콧구멍이 약간 발름발름하더니 드디어 한 입술이 발신하니 웃는다. 개름한 두 눈의 시올 이긴 속눈썹에 덮이어 까만 손톱자리같이 움직이지 아니한다. 둥그스름한 탐스런 얼굴이 만족하게 미소를 띠어보는 것이다. 그러나 인차 머리를 돌려서, 발치 구석에 놓은 옷 보퉁이를 어루만지듯 하여, 이 웃음은 아무개의 눈에도 띄지 아니하였다. 부리나케 웃음을 삼켜 버리고, 그대로 조심성 있시 일어나서 옷을 갈아 입는다. 연두회장 도리불수 저고리에 버선 바닥에까지 치렁치렁하는 노을처럼 붉은 홍치마다. 저고리 앞자락이 치마에 잇닿는 데서 부터, 노리개며, 장두며, 치통이며, 호랑이 발톱이며 하는 갖은 패물이 연달아 매어 달렸다.
 
39
밤은 얼마나 으슥했는가.파탈하고 아랫목에 탱그렁하니 앉아 있는 신랑의 방에는, 흰 쌀위에 세워놓은 촉대 위에서 붉은 홍촛불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사모와 단령은 모두 벗어서 놓고, 두루마기까지도 벗어서 뒤평풍 위에 걸어놓았다. 이야기하러 왔던 말동무들도 일 찌 감치 밤참을 먹고 물러간 뒤이다. 아랫방과, 뜰 안과, 사랑과, 건넌방과 부엌이 웅 성웅 성하건만 벌써 한참 동안이나, 형선이가 무료히, 그러나 적지 않이 긴장하여 홀로이 앉아있는 이 방안은 괴괴하다시피 고요한 분위기에 싸여 있다.
 
40
갑자기 밖이 요란스러어졌다. 이 급작스리 요란스러워진 동정 속에서, 신랑은 시각이 임박한 것을 알아차린다. 일어나서 올을 입을까 하다가 모른 척해버리는 것도 한 재미라고 언뜻 생각해본다. 그는 침착해지려고 애쓴다. 누군가 나직하나 똑똑히 들릴 수 있도록 ' 색시 잡아 넣는다’ 하는 소리를 지저귀며 마당을 건너간다. 방마다 문이 열리는 소리, 어스름 하던 뜰 안이 문마다 불빛을 배앝아 갑자기 새벽 먼동이 튼 것처럼 훤해진다. 누가 문밖에 와서 창문에 기댄다. 이어서 창구멍 뚫는 기척이 들리고,
 
41
"샛시방이 아랫목에 반뜻이 앉아 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42
"두루마기 닙언?"
 
43
"다 파탈하구 그린 듯이 앉았다."
 
44
아뿔사, 이 소리는 어서 두루마기를 입으라는 말은 아닌가, 참말 신부를 처음 대하면서 아무리 사나이기로니 두루마기도 안 입는다는 것은 이치에 어그러지고, 예법에 뒤틀려도 한 방이 없는 소리다. 그는 갈팡질팡하는 자리잡지 못한 그의 두 다리를 의식하면서, 발딱 일어나서 두루마기를 평풍에서 집어 들었다.
 
45
두루마기를 들고 그것을 채 펼치지도 못했는네, 마루 위에 유난히 높은 비단 쓸리는 소리가 나고 이어 앞문이 방싯하니 열린다. 촛불이 한 번 활개를 치고 꾸풀꾸풀 뱀처럼 몸을 뒤 챈다. 두루마기를 입을 겨를도 없이 벙하니 들어오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데, 중 늙은이의 여인네가 앞서 들어오고, 이어서 찬란한 눈부시는 의상이 고요히 움직이며 방 가운데로 들어온다.
 
46
"머 안 닙으믄 맬 한가. 어서 벗은 채루 두시게." 하고 여인네가 인상 있게 웃으면서 두루마기를 손에서 빼앗듯 하여 다시 평풍에 건다. 색시는 무릎을 세우고 불을 향하여 신랑에겐 옆얼굴을 보이며 가만히 앉는다. 형선이는 비로소 새색시를 보았다. 붉은 치마가 아랫도리를 휘감고 꽃화분처럼 단장한 미인을 쳐받들고 있다. 이쁜 꽃화분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언뜻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기름을 발라 틀어 올리고, 명주실로 빤질빤질하게 밀어올린 얼굴이건만, 볼편에서 목과 귀밑으로 흐른 곡선 이 얼마나 부드러운 것인가를 겨우 인식한다. 그는 만족하였다. 그리고 아직도 연두 도리 불수의 비단이 반사하여 붉은 촛불과 어울려서, 아름다운 무지개가 뽀오얗게 품기는 색시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47
그 새에 데리고 들어온 여인네는--- 아마 이 집 친척 부인네로, 다복하고 팔자 좋으신 부인 넬 게다. 평풍을 한목으로 몰고 그 뒤엔 준비하여두었던 요와 이불을 내려다가, 아랫목에다 깔아놓는다. 이불을 들고 그의 옆을 지나가려 할 때에야, 비로소 신랑은 한참 동안이나 자기가 굶주린 사람처럼 색시의 얼굴을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던 것을 깨닫고, 부끄러운 김에 눈을 아랫목으로 돌리고 허성대어본다.
 
48
"자, 오늘은 곤할 텐데 어서덜 자리에 들으시게. 그러구 큰상에 놨던 사과하구 배하구 밤이 있으니, 다른 건 말구래두 이 사과 한 알만은 둘이서 나누어 먹으시게. 전해 오는 말 에이 걸 나누어 먹어야, 의좋게 아들 딸 낳구 잘 산다니, 자, 그럼 넌두." 하고 이번에는 색시를 향 하여,
 
49
"넌두 인제 딴 사람이 아니니 그렇게 앉었지만 말구. 자, 그럼 난 나갈게 첫날밤을 재미나게 덜 보내시게."
 
50
다시 한번 평풍 뒤를 살펴본다. 평풍 뒤는 두꺼운 바람벽밖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을 다시 한번 살핀 뒤에 두 젊은 남녀가, 하나는 자리 옆에 서 있고, 또 하나는 아까대로 불 있는 쪽을 향하여 그린 듯이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을 보면서, 절반은 뒷걸음을 치듯 사뿐히 앞문을 열고 나간다.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숨을 죽이고 방안에서 들려오는 말소리를 엿듣고 있었는지, 여인네가 문을 나서자 웅성웅성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말소리가 일어난다. 말소리는 인차 조용해졌으나, 이따금 키득거리는 소리와, 참았던 숨을 깊게 짚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아직도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은 모양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문밖을 떠나지 않는 풍속인 것을 방안에 있는 두 사람은 잘 알고 있다. 새로 이루어지는 침방을 지켜주는 것이 처음 이런 풍속의 근원이었는지 모르나, 그들은 호기심이 명령 하는대로 불을 끈 뒤에도 손가락으로 문풍지나 창호지를 뚫고, 귀나 눈을 들이대고, 방안에서나 는 소리와 눈에 띄는 광경을 보고 듣고 하며, 즐거워하는 것이었다. 한참 그대로 사진을 박으려는 사람들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신랑과 신부는 서 있다. 누가 먼저 뭐라고 할런가, 또 하여야 하는가, 이들은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것 같다.
 
51
무료히 그럭하고 섰다가 무슨 결심이나 새로이 먹은 것처럼, 앉은 사람에게 시위하는 것 같은 심리 상태를 제 스스로도 의식하면서, 뚜벅뚜벅 신부의 앞을 지나간다. 그리고 촛불 앞에 가서 우뚝 선즉, 무슨 말을 할 것처럼 멍하니 서서 신부를 머리 위로부터 내려다본다.
 
52
"어서 옷을 벗기지 않구."
 
53
이런 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온다. 누가 구멍으로 엿보다가 안달증이 나서 하는 소린가, 그렇지 않으면 놀리는 소린가, 이 소리에 용기를 얻어서 신랑은 바른손을 약간 들었으나, 그 손으로 신부의 몸을 만지지 못하고, 훌적, 아직도 너펄거리는 촛불로 손을 가져간즉, 불 심지의 밑을 자르듯 하여 불을 꺼버린다. 방안은 캄캄해졌다. 신부는 사나이의 손이 몸에 닿을 것을 의식하고 마음 조려 하다가, 불이 껌뻑 꺼지는 바람에 등골에 냉수를 끼얹힌 듯한 놀래 임을 느끼고, 캄캄한 질식할 듯한 공기 속에서 비로소 푸 한숨을 나직이 짚었다.
 
54
조심성 있는 신랑은 신부의 앞을 걸어간다. 그는 잘못하여 신부의 발이나 손을 짚을까 저어 하는 것보다, 치마를 짓밟든가, 또 활기를 치다가 족두리나, 뚝절이나, 타니를 후려  구  지나 않을까를 마음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55
아랫목에 가더니 펄석 주저앉아, 대님을 풀고 제 조끼 단추를 끄른다. 캄캄한 데서 하는것을 볼 리야 있으랴마는, 밖에 사람들은 비단 쓸리는 소리로 이것을 분별 하였는지,
 
56
"샛시방두 원, 제 옷꼬름만 끌르지, 재미없다. 색신, 뭐, 꾸어온 보릿자룬가." 하는 실없는 부인네들 소리가 난다. 그러는데 누가 아마 신부의 어머니든가 친척되는 이의 목 소린지,
 
57
"인전 고만덜 보시소, 젊은 사람덜이 주름이나 좀 패라구, 이전 고만덜 두소." 하는 말소리가 뜰 가운데서 들려온다.
 
58
"그러잖아두 재미없어 고만두겠소다. 어린애덜두 아닌 나차른 색시 샛시방이, 이야기 덜이나 좀 하던가 하지 슴슴해서 어디 보갓쉥가."
 
59
문설주에서 두서넛 물러가는 소리가 난다. 그러고는
 
60
"그럼 안녕히들 주무시우, 난 내려가겠소다." 하는 인사의 말도 들려온다. 이제는 보는 사람이 없어졌을 게다. 설령 밑질긴 한두 사람이 보고 있다손치더라도, 어서 사나이 할 구실을 하고, 편히 쉬어야 되겠다고, 신랑은 생각 하면서, 그러나 역시 말로는 내지 못하고, 가만히 팔을 뻗쳐 신부의 손목을 더듬어 쥐었다. 따끈하고 포근하다. 그러나 아무 반응도 없이 잡히는 대로 가만 있다. 가만히 이쪽으로 이끄는듯 하니, 색시는 제 편에서 몸을 쳐들고 끌리는 쪽으로 쏠리듯 한다. 가만히 있었으나, 역시 조그만 인력으로도 움직여 동할 만한 준비는 되어 있었던 것이다.
 
61
보부는 삼촌댁에게 이끌리어 신랑의 방에 들어와서, 불이 꺼질 때까지 눈을 깔고, 땅 밑만 바라보았지 곁눈 하나 팔지 않았다. --- 이렇게 삼촌댁에게나, 신랑에게나, 또는 문구멍으로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게, 그는 재치 있게 꼭 한번 신랑을 쳐다본 적이 있었다. 얼굴이 잘생겼는가, 못생겼는가, 대채 눈은 어디에 붙었고 코는 어디로 솟아났는가 이런 것을 알기 위하여 사나이의 얼굴을 도적질해본 것은 아니었다. 내일 아침 문창이 훤히 밝아오면, 자는 얼굴을 제 얼굴 바로 밑에서 얼마든지 바라볼수 있을 것이요, 또 바라보고 그것이 어떻게 생겼든간에 이제 이렇게 그와 한자리에서 잠을 이루고, 그것을 예식을 갖추어 세상에 발표해논 뒤이니, 어떻게 할 도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부모가 작정했고, 세상에 발표했고, 그리고 오늘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축복을 받았다. 그가 절름발이라도 살아야 하고, 그가 애꾸눈이라도 모셔야 하고, 그가 곱사등이도 섬겨야 할 것을 보부는 잘 알고 있었다. 남이 수상히 생각하리만큼 눈아릉ㄹ 굴리며, 남편의 생김새를 물색하려 들만큼 조급하지도 않다.
 
62
그러나 그는 조심성 있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라도 해서, 그의 얼굴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보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다. 삼촌댁이 자리를 들고 아랫목으로 가고, 사나이의 타는 듯한 눈길이 자기의 얼굴에서 그쪽으로 쏠리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리깔았던 윗 눈시울이 피뜩하니 나래를 치면서 사나이의 얼굴을 날쌔게 보아놓았다. 비록 바로 보지는 않았을 때에도, 얼굴 앞에서 허청대는 사나이의 키가 대충 얼마나 하다는 것은 그림자처럼 눈어림으로 짐작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리 큰 키는 아니라는 생각을 가만히 품어볼 수는 있었으나 제 눈으로 비록 짧은 순간이나마 바라본 사나이는 예상과 같이 사촌 오빠와 나팔을 끼고, 언젠가 구중물을 쏟을 때에 행길을 지나, 이화정으로 올라가던 그 총각은 아니었다. 결코 놀래지는 않았다. 역시 '생각대로 그이는 아니었구나’ 하는 체념은 필시 가벼운 실망의 이면 인지도 모르기는 하지만, 어떻게도 할 수 없는 불행이 이제부너의 자기의 생활을 찾아올 것 같은, 그런 불길한 예감은 조금치도 들지 아니 하였다. 그러므로 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것을 확실한 인상으로 의식치 못하면서도---사실, 그는 그가 나팔 든 총각인가 아닌가를 직감적으로 분별하였을 뿐이지, 이 사나이의 얼굴이 어떤 인상을 주었는지 종 잡을수가 없었다. ---사나이가 손을 뻗쳐서 제 손을 더듬어 이끌 때에, 사나이의 입김 가까이 제 몸을 실릴 만한 마음의 여유는 가지고 있었다.
 
63
나는 오늘부터 이 사람의 것이다. 이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통히 바쳐버린 사람이다. 아 니 그대로 속속들이 이 사나이에게 맡겨버려야 할 몸이다. 그러므로 여태껏, 자기의 마음 한 귀퉁이에서 어른거리던 나팔 들고 키 큰 총각의 환영은, 그것이 설령 자기의 시동생이 될 사람 이건, 누구이건, 1개의 마귀에 불과하였다. ---이리하여 그는, 여태껏 총각을 그리던 제 마음을 마귀가 가르친 사념(邪念)이라 생각하고, 더 일층 자기를 죄인으로 의식 하면서 미안한 마음으로 새로이 맞는 남편에 대한 깊은 애정을 인도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64
사나이의 손이 긴 뚝절을 더듬어 뽑고 있다. 침착하나, 더운 입김이 그의 귓바퀴에 와서 설레인다. 손은 약간 떨리는 듯하나, 실수 없이 그것을 머리에서 뽑는다. 다시 족두리를 내리인다. 사나이의 두 손이 앞 이마 위에서 간지럼을 피우듯 허청거릴 때, 색시는 손수 그 의손을 끌어다가 함께 족두리를 끌러 내리었다. 끌러놓은 것을 가만히 윗목 상 위에 옮겨놓고는 한참 아무말이 없이 앉아 있다. 족두리를 끄를 때에 손을 도왔으니, 이제는 제 스스로 옷고름을 끄르라는 것일까. 그러나 족두리나, 뚝절이나, 비녀와 달라, 어떻게 제가 제 손으로 옷고름이야 끄른단 말인가, 여태까지 속옷으로 감싸고, 허리띠로 동여 매고, 속적삼과 저고리, 바지와 치마로, 누가 볼세라 보일세라 감축하여둔 가슴과 배와 다리를 어떻게 대담하게, 버릇없게도 내 손으로 끄를 수 있단 말인가. 만일, 이대로 사나이가 내버려두고, 저 혼자 자릿속에 누워버린다면, 자기는 이대로 혼자, 요렇게 청승맞게 댕그런히 앉아서, 동녘이 훤 히 트이고, 창문에 해가 들도록 눈 깜박 안 하고 세워도 그만이다---이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나 사나이란 역시 다정하였다.
 
65
치마끈을 끄른다. 장난을 하느라고 여러 곱을 매어논 것이라, 한 매듭씩 끄르고 있다. 미안해서 그 다음은 제가 맡아서 끌렀다. 그랬더니 사나이는 저고리 고름을 끌러준다. 끌러줘야 되는 건 다 끌러주었다. 치마끈과 패물찬 끈을 끌렀으니, 바지나 속옷 끈은 제 스스로 어떻 게든지 할 게다. 저고리 고름도 끌러주었으니, 벗거나 말거나는 색시 제 마음에 달렸다. ---그래서 형선이는 제 해만 훌쩍 벗고 속옷만으로 자리에 들어가버렸다. 이 이상, 사나이기로 니 어떻게 뻔뻔스리, 추근추근하게, 손을 끌든가, 말을 붙이든가 할 수야 있을 것이냐.
 
66
그래 베개 위에 머리를 눕히고, 조용히 색시의 거동만 캄캄한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 조용하다. 형선이는 가슴이 둘럭둘럭하는 것이 들려진다.
 
67
보부는 사나이의 벗은 옷을 채국채국 접어 개킨다. 그러더니 그것을 윗목 평풍 밑에 사뿐히 올려 민다. 한참 또 가만히 앉아서 어떻게 할 바를 모른다. 아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빤히 알고 있으나, 그걸 내처할 용기가 더럭 나지 않는 것이다. 누가 말을 걸든가, 아까처럼 손목은 아니라도 바지 밑이라도 잠깐 잡아당기는 체해도, 그는 그걸로 언저리를 삼아 대담한 용기르 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안타까운 경우를 만들어놓은 사나이는 야속하게도 자기를 혼자 내버려 둔 채, 잠자리 속에서 까딱도 안 한다.
 
68
그러나 형선이 역시 그렇게 짓궂지는 않다. 제가 어떻게라도 손을 쓰지 않으면, 색시는 언제까지나 저렇게 끈을 끌러놓은 옷을 입은 채, 이부자리 옆에 앉아서 밥을 샐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을 생각지 못할 만큼 무정하지도 박절하지도, 또 등신도 아니다. 그래 성큼 일어나서, 저고리를 활 벗겨버리고, 치마도 훌훌 풀어버린 뒤에, 덥석 팔을 끌어다 긴 베개의 한옆에 머리를 배워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그렇게 왁살스런 행동도 할 수 없어, 그에게 행동의 디딤보가 될만한 구멍수만 터주는 것이다. 형선이는 낑 하고 기지개나 펴듯이, 한 다리로 이불의 절반을 둘러 감고 아랫목으로 돌아 뒤채어 누웠다. 이불소리가 와스 럭와서럭 나고, 사나이의 낑 하는 소리와, 가볍지 않은 몸집이 뒤채는 소리가 함께 엉켜서 뒤설릴 때에, 색시는 눈치 빠르게 치마와 윗저고리만을 벗어버리고 가만히 자리로 몸을 옮겨놓았다. 그러나 몸을 누이는 처럼만 하였으나, 살이 사나이에게 닿올세라, 얼굴이 베개에 닿을 세라, 이러노라니 다시 몸을 도사리고 댕그러니 앉아 있는 거나 같았다.
 
69
이때에야 나어린 사나이의 가슴엔 표범 같은 피가 꿀드럭하니 목구멍을 치받았다. 그는 비로소 성난 짐승처럼 몸을 뒤채면서 색시를 베개에 눕히고 또 다시 이불을 그의 몸 위에 덮어주었다.
 
70
모든 것이 끝났다. 이불 안이 몹시 더우나, 이젠 잠만 들면 그만이다.
 
71
그런데 아뿔싸, 또 한 가지 잊은 것이 있다. 아까 여인네가 신신부탁하던 큰상에 놓았던 사과 한 알.---이것을 먼점 생각한 건 형선이었을는지도 모르나, 곧 몸을 일으켜 사발에서 사과를 집어온 건 오히려 보부였다. 이것을 잊어버린 채 사나이가 자버리면, 이거야말로 큰 낭패가 아니냐, 그는 속으로 행복되게 부귀를 누리면서 첫아들 낳고 잘 살아보기를 이렇도록 이나 저도 모르게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사과를 집어가지고 와서 다시 자리에 누웠다. 그러고는 용기를 내어 그것을 가만히 사나이의 얼굴 위에다 가져갔다. 사나이는 그것을 받아서 한 입 덜컥 깨물어 서벅서벅 씹으면서 그대로 색시에게 준다.
 
72
캄캄한 가운데서 비로소 해죽이 만족한 웃음을 웃어보며, 그리고 비로소 이불 속에서 사나이의 채취가 코로 풍기는 것을 취하듯이 느끼면서, 먹다가 준 사과를 입으로 가져간다.
 
73
그때이다. 바로 그때이다. 마루가 쿵하고 울리고 적지 않은 돌덩어리 같은 것이 꽝 하고 문 설주를 짓부신다. 덜컥 놀래었다. 사과는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았으나, 거의 기겁을 하여 색시는 사나이 가슴에 낮을 묻듯 하였다.
 
74
"아니 거 누구?"
 
75
뒤이어 문 여는 소리, 한, 둘, 셋, ---아랫방과 건넌방과 사랑방의 문이 어금비금하여 일시에 열린 것이다. 그러나 아무 소리도 없다. 개 짖는 소리가 난다.
 
76
농하고는 너무 심하다. ---이렇게 생각한 건 보부뿐만도 아니었다. 뜰 안이 소란해졌다.
 
77
누가 마루에 와서 그곳에 던진 큰 돌을 들어 내리는지,
 
78
"아니 이게 웬 돌이야. 적지 않게 큰데. 이런 원 망할 놈들이 안있나."
 
79
누가 대문 밖에 쫒아나가 보고 오는지,
 
80
"발세 강 있는 쪽으루 없어졌는데, 누군지 알 수 있나, 키는 훨씬 큰 놈 같은데……."
 
81
이 말에 보부는 가슴이 뚱하였다. 키 큰 사람 ---그것이 누구였을까. 만일 이것이 단 순 한농이나 장난이 아니라면, 두 사람의 결혼에 불만이나 불평을 갖고 있는 자의 행위라는 건, 언뜻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까닭인지, 뜰 안에서는 대문 닫는 소리만 이어서 나고는,
 
82
"거, 누가 농두 세게 한다."
 
83
정좌수의 일부러 신랑 들으란 듯이 하는 말을 마지막으로, 모두 제 방으로 들어가서 조용해지고 말았다. 자기 딸에게 마음을 두고 있던 놈의 행위라고 보는 게 누구나의 첫 짐작이니 만일 이야기가 벌어지는 때엔 결코 적지 아니한 문제로 될 것을 그들은 알아채고 있는것이다.
 
84
보부는 부모나 또는 새로 맞는 남편에게 자기가 오해를 받을까 두려웠따. 아무도 없었다. 실로 자기가 누구에게 손짓, 눈짓, 한번 해본 일도 없거니와, 또 어느 사나이한테선가 그런 걸 받아본 적도 없었다. 단 하나, 그러나 생각키는 당자도 결단코 모르게, 시동생이 될 나팔든 총각을, 지금 같이 누워 있는 남편인 줄 알고, 마음에 홀로 그려본 바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것을 알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물론 알고 모름이 문제가 아니리라. 그렇기 때문에, 돌 던지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나고, 이어서 키 큰 놈이 물가로 뛰더란 말을 듣고는, 보부 역시 그의 마음을 선뜻 두드리고 지나는 것이 없지 않진 못 했다. 키 큰 사람이 어찌 한 둘 일 것이냐. 그러나 키 큰 놈이 물가로 뛴다는 말과 함께 그의 가슴을 두드린 것은 역시 나팔 든 총각, 아니 자기의 남편과는 불과 달로 밖에 차이가 없는 시동생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그이는 아닐런가, ---자기 자신으로서도 수상하리만큼 이런 생각이 문뜩 난다. 만 일 그 이 라면 어째서 자기 형되는 사람의 장가 든 방에 와서 이런 행패를 할 것인가. 그가 나를 사모 할 리는 만무한 일, 자기가 그를 홀로 생각해온 것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가 자기를 자기처럼 이토록 생각해오지 않은 것만 사실이 아닐 거냐. 그렇다면 그가 오늘 우리들의 행복을 방해하거나 불만해 하거나 할리도 없을 것이요. 다시 이러한 행패질을 할 리도 만무한 일이 아니냐, 역시 그는 아니다. 그러면 대체 누구일가. 까마아득하다.
 
85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만일 남편이 자기를 의심하려 들면 얼마든지 의심할 수 있는 건덕지다. 애매한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사나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숨도 변변히 못 쉬며 처분만 기다릴 밖에 없다. 무슨 변명이 있을 것이냐, 아니 터무니 자기에게 알 수 없는 영문 모를 일에 대하여, 뭐라고 입을 떼서 이러니 저러니 할 수가 있을 것이냐. 매를 치면 매라도, 벌을 주면 벌이라도, 받아야 할 판국이다. 이렇게 생각 하면서 그대로 남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데,
 
86
"어서 사과나 마자 잡수."
 
87
이어서 사나이의 억센 팔이 그의 가슴을 둘러 감는다. 남편에게서 들은 첫 번 음성이고, 그에게서 받는 첫 번 포옹이다. 아니 어머니의 품을 떠나 나이 찬 이후, 고이고이 감축 해 두었던 제 몸에 다른 사람의 팔이 와 닿은 처음이다.
 
88
암렴, 역시 남편밖에는 없다. 그의 말 한마디의 한 번의 억센 포옹이 모든 것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을 지금 그는 감격과 함게 느끼고 있다. 이 남편을 무슨 일을 겪으면서도 섬겨야 한다. 아니 몸을 부숴서 가루를 만들어 모시고 섬겨도, 결코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을만큼 커다란 존재로 생각키었다. 그는 눈물이 풍풍 솟구쳐 오르는 것을 참지도 않으면서, 사나이 품에 안겨 그가 먹다 준 사과를 깨물었다. 눈물이 사과에 묻었는지 입맛이 짜다. 그는 한 입, 두 입, 덤성덤섬, 소리가 나게 씹고 있었다. 눈물은 사나이의 가슴에까지 번져 옮았다.
【원문】대하(大河)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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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하(大河)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5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