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메인화면 (다빈치!지식놀이터) :: 다빈치!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한글  수정

◈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 南宮壁(남궁벽)의 죽음 ◇

해설목차  서문  1권  2권  3권  4권  5권  6권  7권  8권  9권  10권 11권  12권  13권  14권  15권  16권  17권  18권  19권  20권  21권  22권  23권  24권  25권  26권  27권  28권  29권  30권  31권  32권  33권  34권  35권  36권  37권  38권  39권  1948.3~
김동인
1
1921년에서 1922년에 걸친 문학 동면기에 있어서 가장 슬픈 일은 남궁벽의 죽음이었다.
 
2
남궁벽은 《폐허》 동인에서 가장 빛나는 또한 특이한 존재였다.
 
3
그의 남긴 시와 문예 비평, 에세이는 모두 散逸(산일)되어 오늘날은 찾아 볼 바이 없지만 상섭, 수주 아직 출세하지 못한 당년의 《폐허》에서는 남궁이 가장 빛나는 존재였다.
 
4
남궁은 《폐허》의 룸펜색을 싫어하여 단벌 옷이나마 늘 깨끗이 손질하고 다 림쳐 입고 날카로운 콧등에 안경을 쓰고 단장을 짚고 담배도 굶으면 굶었지 ‘해태’가 아니면 피지 않았고― 그런 사람이니만치 룸펜색 농후한 《폐허》당을 피하여 김찬영이나 나와 늘 짝지어 다녔다.
 
5
김찬영이나 내나 모두 평양 명문집 자제로서, 옷도(남궁처럼) 늘 손질은 못하지만 모자에서 신발까지 모두 최고급품을 여러 벌씩 가지고 있는지라 늘 깨끗하였고, 이런 점이 남궁의 뜻에 맞는 듯하여 내나 찬영이 서울 와 있으면 남궁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의 정숙인 패밀리 호텔에 와서 세월을 보냈다.
 
6
그다지 말이 없는 남궁이요, 그다지 말이 없는 내가 종일 한 마디의 이야기도 없이 마주 있다가 저녁때 내가 먼저 내 단장을 짚고 외투를 입으며 일어서면 남궁도 따라서 외투를 입고 단장을 짚고 일어선다.
 
7
(남궁은 그 외투의 엉덩이가 허옇게 닳은 것을 매우 마음 썼다. 그러나 자존심이 몹시 센 남궁은 그 자기의 외투의 초라함을 한 번도 하소연한 일이 없었다. 나는 여유있는 집안에 태어나서 여유있게 자란 만치, 옷같은 것도 감이 보이면 짓고 짓고 하여 옷이 남이 달라면 서슴지 않고 주고 하여 유지영 같은 사람은 내 옷을 꽤 여러 벌 얻어 입었지만, 남궁은 달라는 일도 일체 없었고 나도 또한 남궁에게는 차마 달라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아 마음으로는 한 벌 주고 싶으면서도 주지 못했던 것이다.) 호텔에서 나와서는 그때 남미창동 살던 유지영을 불러내어 가지고 이 일행 은 식도원으로 간다. 그때의 식도원은 우리 일행을 위하여 제7호실은 늘 비 워두는 것이다.
 
8
식도원에서는 새벽 서너 시까지 질탕치듯 놀아난다.
 
9
우리는 이런 허장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글과는 아주 절연하고.
 
10
그것은 광익서관 주인 고경상의 아버지의 환갑 전날이었다. 우리(김찬영, 남궁벽, 유지영, 나)는 또 식도원에서 놀았다. 그런데 노는 도중 건너편 방 손님과 기생 때문에 시비가 생겼다.
 
11
보이는 좌우편 다 괄시할 수 없는 손님들이라, 더 커지지 않도록 알선하느라고 삥삥 도는 동안 남궁은 이 시비통에 끼어들기를 피하여 음식만 연해 먹고 있었다. 이튿날 고경상 아버지의 환갑 잔치에 《창조》, 《폐허》의 재경 동인이 모두 축하하는데, 으례 올 남궁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 알아 보았더니 어제 먹은 음식이 체하여 몹시 앓는다는 것이다.
 
12
그 날 나는 어떤 동반자와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이 있었으므로 앓는 남궁 을 찾지 못하고 연석에서 몰래 빠져나와서 길을 떠났다.
 
13
평양서 2, 3일 지내서 목적했던 안동까지 이르니 안동 내 정숙인 원보관에는 전보 한 장과 편지 한 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4
서울 유지영에게서 온 전보와 편지였다. 전보는 남궁이 죽었다는 것을 알린 것이요, 편지는 남궁이 그 밤 먹은 음식에 체하여 종내 죽었다는 사인의 보도였다.
 
15
아직 미성품인 채 죽은 남궁이니, 남궁이 살았다면 조선문학에 어떤 업적을 남겼을는지는 미지수다.
 
16
그러나 그의 특이한 성격과 날카롭던 관찰안과 미성품인 채로 새벽 明星 (명성)같이 산뜻하던 詩風(시풍)은 그에게 壽(수)만 더 있었더면 어떤 문학 업적이 있었을 것을 넉넉히 단언할 수 있다.
【 】南宮壁(남궁벽)의 죽음
▣ 한줄평 (부가정보나 한줄평을 입력하는 코너입니다.)
전체 의견 0
“미게시작품”
▪ 전체 순위 : 113 위 (1등급)
(최근 3개월 조회수 : 937)
카달로그 로 가기
▣ 참조 카달로그
▣ 기본 정보
◈ 기본
 
김동인(金東仁) [저자]
 
1948년 [발표]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 기본
◈ 참조
 
▣ 구성 작품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백과사전 연결하기

  메인화면 (다빈치!지식놀이터) :: 다빈치!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해설목차  서문  1권  2권  3권  4권  5권  6권  7권  8권  9권  10권 11권  12권  13권  14권  15권  16권  17권  18권  19권  20권  21권  22권  23권  24권  25권  26권  27권  28권  29권  30권  31권  32권  33권  34권  35권  36권  37권  38권  39권  한글  수정

◈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2004 General Libraries

페이지 최종 수정일: 2004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