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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 ◈
◇ 톨스토이 2막 ◇
카탈로그   목차 (총 : 3권)     이전 2권 다음
1934년 11월
이무영
1
톨스토이·3막
 
2
제 2 막
 
 
3
4
제1막으로부터 4일 후, 11월 14일 오후 6시 경
5
6
러시아 아스타포 역 구내
7
사람
8
톨스토이
9
마코익키
10
이반 오리손(아스타포 역장)
11
차장
12
역부( 驛夫) 1
13
역부 2
14
독일 남객(男客)(상인,45,6세 되어 보이는)
15
남객 1 ( 노동자)
16
남객 2 ( 상인)
17
남객 3 (중년 신사)
18
남객 4 ( 땜장이)
19
여객( 女客) 1 ( 노파)
20
여객 2 (시골 처녀의 숙모,41세 가량)
21
여객 3 (시골 처녀,18세 가량)
22
농촌 청년(씩씩한 좀 횡포해 보이는 25세 전후의 청년)
23
기타 농촌 남녀 십수 명(장정, 노파, 늙은 농부 등)
 
24
무대
25
아스타포 한역(寒驛)의 대합실과 구내의 일부. 정면 조금 오른 편으로 개찰구 좌편에 사무실로 통하는 문. 오른손 끝으로 역전 광장이 일부 보인다. 정면에 대형 시계, 여섯시 오분 전. 막이 열리면 대합실에서는 남녀 객(客)이 몹시 수선하게 서성대고 있다. 혹은 시간표를 보는 사람, 시계를 꺼내 든 사람,화주(火酒)를 마시는 사람 등, 몹시 흐트러진 분위기다. 시골 처녀는 어쩔 줄을 모르는 모양. 독일 남객은 가방을 들었다 놓았다 어쩔 줄을 모른다. 가끔 커다란 시계를 꺼내 보고는 침을 퉤! 퉤! 뱉는다. "부득이하여 이번 모스크바행 열차는 약 십 분간 연착됩니다. 해량하십시오." 라는 게시가 붙었다.
 

 
26
남객 1 -   허 참, 이게 무슨 꼴이람.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놈들이 저자를 못 본다면 먹여살릴 작정인가. 십분이 몇십분이야.
 
27
남객 4 -   누가 아니라나. 저이들은 곶감 꼬치 빼먹듯이 또박또박 월급을 타 먹으니까 일 없지만 우리는 이게 무슨 재앙이야!
 
28
여객 1 -   (조그만 책보퉁이를 들고) 여보시유, 젊은 양반. 차 시간이 아직 두 안 됐나요?
 
29
남객 4 -   모르겠소.
 
30
여객 1 -   오늘은 차가 안 온다나요?
 
31
남객 1 -   (못 들은 체하고) 네 이놈들, 저자만 못 보게 해봐라! 내 손해배상을 안물리고 말 줄 알더냐?
 
32
남객 2 -   노형은 어데로 가기에 그러시오?
 
33
남객 1 -   저자 보러 가우. 오늘 다녀와야 내일 또 먹고 살죠.
 
34
남객 2 -   댁 사정은 딱하지만 난 이 길로 모스크바에 가는 길로 계약금을 치러야 할 텐데 시간만 넘기면 삼천 루블이 비행기를 타는 마당 이오!
 
35
남객 5 -   (남객 1의 옆구리를 꾹 찌르며) 얘, 그래두 그 살림은 풍 성풍 성하구나.
 
36
남객 4 -   뭘 그까짓 삼천 루블쯤이야 나두 있네!
 
37
남객 5 -   어, 어디 또 대포가 터지는군. (웃는다.)
 
38
남객 4 -   이 사람 녀석 보게나! 그래, 내가 그까짓 삼천 루블 없단 말인가? 흥, 모를 소리지. 지금이니까 땜통을 메고 다니지만 내가 죽는 날까지 버는 것을 모아봐라, 그까짓 삼천 루블쯤야! (남객 5 의 어깨를 탁 치며) 그렇잖은가, 이 사람. 먹구살려니까 그렇지 버는 대로 모아둬 봐라! (껄껄 웃으며 광장 쪽으로 나간다.)
 
39
시골처녀 -  (순하디순하게 생겼으나 자기딴에는 모양을 내느라고 차린 자취 가 보인다. 18세 가량. 누구한테 물어야 좋을지 모르는 눈치 더니 남객 1을 붙들고) 저, 여보세요. 차가 왜 안 옵니까?
 
40
남객 1 -   가만 있소. 내 있다가 차장이 오건 물어놨다 줄 게니.
 
41
시골처녀 -  아이, 이를 어쩌나! (곧 울 듯, 그때 마침 땜통장수 땜통 짐을지고 광장쪽에 들어오자 그를 보고) 아이, 저 좀 보셔요! 차가 왜안 온대요?
 
42
남객 4 -   (오른쪽 벤치에서) 아… (하품을 한다.) 그것 참.
 
43
시골처녀 -  (발을 동동 구르듯) 아규, 차가 왜 안 오나, 어떻해!
 
44
남객 4 -   아가씨, 대단히 급하신 게구려?
 
45
시골처녀 -  급하다 뿐예요! 전 극진히 사랑하는 홈스키하구 모스크바에서만 나서 홈스키가 경영하는 농장으로 가야 한답니다. 이 차로 모스크바에 가는 길로 바로 정거장에서 보룩크 가는 차로 옮겨 타야 한답니다. 그 보록크가는 식당차 안에서 홈스키와 만나기로 했는데 이 차가 늦게 되면 어쩐 답니까?
 
46
남객 4 -   허, 그것 참 딱한 일이군! 그럼 그런 약속을 하잖을 걸 그랬군요.
 
47
시골처녀 -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나요.
 
48
남객 1 -   (남객 5 더러) 저런 쑥 좀 보겠나.
 
49
독일남객 -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에익! 이놈의 러시아 기차는 이래서 못 쓴단 말야! 생김생김이 안 그러면서도 이건 마치 굼벵이 가운데 토막처럼. 에잇! 화가 나서!
 
50
시골처녀 -  (발을 구르며) 아이, 이를 어쩌나! (곧 울상이다.) 홈스키가 혼자 가면 어떻해!
 
51
독일남객 -  (왔다갔다하며) 에잇! 퉤! 퉤! (침을 뱉는다.)
 
52
남객 4 -   상통 묘하다!
 
53
독일남객 -  에잉! 그러고도 입에 밥이 들어가는 수가 용하지!
 
54
남객 1 -   (뛰어나 모며) 뭐야, 이 자식아!
 
55
독일남객 -  (낭패한다.)
 
56
남객 1 -   이 자식! 다시 한마디 해봐라. 굼벵이 가운데 토막? 너희 놈들은 프로펠러 중간 토막이라 그렇게 날아다니니?
 
57
남객 5 -   앵겨줘라! 한 대!
 
58
남객 1 -   이 자식이 공연히 성님을 모르고 다시 한번 더 해봐! 이 프로펠러 중간 토막 같은 녀석아!
 
59
독일남객 -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60
남객 1 -   빌어라, 빌어!
 
61
독일남객 -  (머리를 꾸뻑하고) 잘못됐습니다.
 
62
남객 1 -   엎드려 빌어, 이 자식아!
 
63
독일남객 -  미안합니다.
 
64
남객 5 -   하하 하하. 자식 상통 묘 - 하다. 절하는 것도 아주 프로펠러 중간 토막 같구나!
 
65
남객 1 -   요런 고슴도치 같은 녀석 같으니, 다리 뼉다귀가 성해 가니 백성이 인심 좋은 줄 알아라.
 
66
역부 1 -   (개찰구에서 나와서 광장으로 가려 한다.)
 
67
남객 1 -   (붙들고) 여보! 차가 오는 게요, 안 오는 게요?
 
68
역부 1 -   옵니다. 안 올 리가 있습니까?
 
69
일동 -    오긴 언제 온다는 게야.
 
70
남객 1 -   내 이놈의 차 때문에 당장 내일 먹을 게 없으니 손해를 청장 해내시오.
 
71
역장 1 -   우린 그런 의무는 없습니다. 우리의 고의가 아니니까요.
 
72
역장 -    (나오다가 보고) 빨리! 빨리 갔다와!
 
73
역부 1 -   네 -, 역장이 오셨으니 말씀하십쇼. (달아나 간다.)
 
74
남객 3 -   (지금까지 점잖게 있다가 역장을 보고) 역장, 이것은 너무 과 하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75
역장 -    미안합니다.
 
76
남객 3 -   이런 불시의 연착으로 승객이 입는 타격에 대해서는 역장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77
역장 -    (싱그레 웃으며) 글쎄요.
 
78
남객 1 -   손해는 물어내야 합니다.
 
79
시골처녀 -  (역장에게 매달리듯) 네, 역장. 정말 저만 먼저 좀 보내주어요!
 
80
역장 -    가만히 계십시오.
 
81
시골처녀 -  정말예요. 전 사랑하는 홈스키와 보록크 가는 차 속에서 만나기로 됐답니다. (금방 울상으로)
 
82
역장 -    글쎄, 잠깐만 좀더 참으시오.
 
83
시골처녀 -  역장, 거짓말이 아니예요. 저만 먼저 좀 보내주셔요, 네? 미 심다우시건 이걸 보세요. (조그만 손가방에서 편지를 꺼내 주면서) 거짓말은 왜 합니까. (읽어준다.) "사랑하는 에레나여! 나는 이번에는 그대가 약속을 이행할 줄 압니다. 내일 여섯시 차로 도망을 해서라도 떠나십시오! 만약 모스크바에서 내 차에 옮겨타시지 않 는다면 나는 당신을 버릴지도 모릅니다. " (갑자기 히스 테릭하게) 역장! 들으셨거든 좀 태워주셔요!
 
84
역장 -    허 참, 딱한 노릇이군. 글쎄, 차가 있어야 태워드리잖습니까?
 
85
남객 4 -   역장, 기관차 없는 객찻간에라도 좀 올려놔 주시구려.
 
86
시골처녀 -  이 양반이 누굴 놀리는 셈인가?
 
87
남객 1 -   생각이 달라서 그러는 게야. 알지도 못하구서 (개찰구 쪽으로 간다.)
 
88
시골처녀 -  (그래도 몸이 달아서) 여보셔요, 그러지 말고 좀 알켜주셔요. 기차 아니곤 홈스키가 탄 차에 못 오를까요.
 
89
남객 1 -   (저쪽에서) 여보, 아가씨. 홈스키고 위스키고 갈 것 없이 땜통 스케 하구 얼려 보구려.
 
90
남객 4 -   에이끼, 사람두,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땜장이하구 사랑을 주고받아 보란 말은 몰라도 얼려 보란다니! 상스럽게.
 
91
남객 1 -   그래두 당길 심은 있어서.
 
92
남객 4 -   아니다. 정말이지 홈스키인지 위스킨지 하는 애인도 못 만나게되 고 집에서는 어차피 달아났고… 그럴 바에야 나 같은 사람 한테라두 들어붙어야 들뜬 마음을 가라앉힐 거야. 그렇잖소, 아가씨? 사람이란 말하자면 다 마찬가지니까 말이지. 아니 되려 히뜩빼뜩하는 대처 사람보다도 아가씨네 스커트만 보아도 물고 노는 노총각의 맘이 탐탁할 게랍니다, 허허허.
 
93
시골처녀 -  나 온, 별꼴 다 보겠네. (개찰구 쪽으로 가서 차가 오나 하고 또 살핀다.)
 
94
남객 3 -   역장, 십분간 연착이라더니 다시 소식이 없습니까?
 
95
역장 -    아직 없습니다.
 
96
남객 3 -   기관의 고장은 아닌가요?
 
97
역장 -    글쎄요. 온, 아까 저 독일 사람이 러시아의 국민을 굼벵이 가운데 토막이라고 합디다. 하긴 그런 데가 없잖아 있습니다. 몇 해전 입니다만 독일 시찰을 가보니까 참 차 시각만은 정확합디다. 일분 이상 틀리는 일이 별로 없더군요.
 
98
시골처녀 -  아이 참, 웬일일까.
 
99
역부 2 -   (쫓아 나오며) 역장께 전화가 왔습니다.
 
100
역장 -    엉. (달려간다.)
 
101
남객 3 -   (역부더러) 차가 오는 모양입니까?
 
102
역부 2 -   어, 곧 떠난다고 그럽디다. 자세히는 몰라도 샤말디 승원에서 오 시는 어떤 귀족이 갑자기 열이 나서 연착이 된다는 것 같습니다.
 
103
남객 3 -   귀족 하나 때문에 대중의 교통기관이 막힌다?
 
104
남객 4 -   귀족이 어떤 녀석인지 저 색시한텐 못할 노릇을 시킨다. 저 를 어쩌나. 홈스킨지 위스킨지가 혼자 가버렸으면.
 
105
남객 3 -   그 귀족이란 누군가요?
 
106
역부 2 -   모르겠습니다. 지금 역장이 가셨으니까 인제 아시겠지요.
 
107
남객 1 -   오라, 귀족이면 더 좋지. 귀족이면 노동자 밥 굶게 할라구.
 
108
남객 3 -   여보시오. 그런 어리무던한 소리 마시오. 노형 생각엔 귀족이란 그런 사람들인 상싶소? 우리네 없는 사람들한테서 긁어가잖으면 어떻게 귀족이 되겠소? 생각해보구려. 그렇게 한만히 저자 못 보게 했다고 손해 물어주겠소? 이 러시아 전국에 흩어져 있는 귀족들이 다 뭘 먹구 사는 줄 아시우? 노형이 하루 몇 푼씩 벌어서 세금 바치는 것으로 고루거각을 짓고 고량진미를 사들이는 것이라우.
 
109
남객 5 -   옳은 말씀이오!
 
110
남객 1 -   흥, 그렇다면 더 받아야지. 아, 내 몽리에 저놈들이 안 내고 견딜 줄 아시우? 어림없소! 내 그예 오늘 못 번 것을 찾아먹을걸!
 
111
남객 4 -   아무렴! 저 사람 몽리는 전 러시아가 다 알아주는데! 인저 그렇게 왈패를 부리면 담 높은 집에다 모셔다 두고 일평생 먹여 살릴 걸 그랴. 시꺼먼 빵에다.
 
112
남객 1 -   망할 자식! 저 녀석은 입이 저렇게 걸어!
 
113
남객 3 -   옳은 말이오. 섣불리 서둘다가는 감옥 가기가 십상팔구리다.
 
114
역장 -    (나오자 우-둘러싼다. 역부더러) 여보게, 빨리 가서 내 방을 좀 치우게. 깨끗하게. 귀하신 손님이 드실 방이니까!
 
115
역부 -    네 - (나간다.)
 
116
남객 4 -   역장! 차는 인제 자리를 떴답니까.
 
117
역장 -    네, 곧 옵니다. 니콜라이 백작께서 갑자기 신열이 나서 차가 중간에서 쉬었답니다.
 
118
시골처녀 -  차가 어디 오나요.
 
119
역장 -    곧 옵니다. 곧 와요.
 
120
남객 4 -   인저 위스키-만나겠다.
 
121
남객 1 -   역장! 그래, 백작만 제일이지 나 같은 놈이나 저런 땜장이는 사람 값으로두 안 간단 말요.
 
122
일동 -    바른 말이오! (공기가 좋지 못하다.)
 
123
남객 1 -   (기가 나서) 손해 난 것을랑은 역장이 그 뭔지 하는 귀족한테 받아내야 합니다. 그렇잖으면 이놈의 정거장에다 불을 퍽 질러 버릴테니 생각 잘 하시오.
 
124
남객 3 -   저런 궐자 좀 보아. 그래두 당길 심은 많아서 일평생 누워서 좀 먹겠다구, 흥!
 
125
남객 1 -   역장! 니콜라이 백작이라니 누구 말인가요?
 
126
역장 -    허, 이건 신사 체면이 안됐군. 그래, 러시아 백성이 레오 톨스토이 백작을 모른대서야 말이 되오?
 
127
남객 3 -   (깜짝 놀라서) 누구요? 톨스토이라구! (일동 우-모여든다. 제 가끔 "누구?" "톨스토이 백작?"하고 떠든다.)
 
128
역장 -    그렇습니다! 우리 러시아의 자랑인 레오 톨스토이 백작이 지금 위독하시답니다.
 
129
남객 1 -   (태도 돌변해서) 역장! 그것이 정말입니까? 톨스토이 할아버지가?
 
130
역장 -    사실입니다.
 
131
남객 1 -   (일동을 보고) 큰일이다.
 
132
남객 3 -   어디 여행중에 그렇게 되셨나요.
 
133
역장 -    그런 가봅니다.
 
134
남객 1 -   저런!
 
135
남객 3 -   딱하신 양반이야. 팔십이나 되신 어른이 여행은 웬 여행을 떠났을까. 어참, 그래, 지금 경과는 어떠하신 모양인가요?
 
136
역장 -    지금은 좀 진정되신 것 같습니다. 원래 여행을 목적으로 떠나신게 아니라 소피아 부인과의 사이가 순조롭지 못해서 탈출을 하신 모양 입니다. 톨스토이 백작하고는 나도 몇 번 만난 일이 있습니다마는 늘 사이가 좋지 못했지요.
 
137
독일남객 -  그러면 톨스토이 백작이 여기서 하차하십니까?
 
138
역장 -    그렇습니다.
 
139
독일남객 -  이건 참 좋은 기회올시다. 나는 한 번도 백작을 뵌 일이 없어서 늘 한 번 먼 빛으로라도 뵈었으면 했었는데… 이 차표로 내일 타도 좋겠지요?
 
140
역장 -    기일 안에는 상관없습니다.
 
141
역부 2 -   (들어온다.) 역장, 다 치웠습니다.
 
142
역장 -    그랬으면 사무실도 좀 말짱하게 치워주게.
 
143
역부 2 -   네. 그리고 지금 막 또 전화가 왔는데 될 수 있으면 큰 소음이나 노랫소리 같은 것을 절대로 금하라고 합니다.
 
144
남객 3 -   암, 그래야지! (역부 2"예. "하고 나간다.) 동리에 나가서도 그렇게 이르는 것이 좋잖겠습니까, 역장.
 
145
역장 -    그러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역부가 어디를 가서.
 
146
남객 1 -   역장! 내가 가오리다!
 
147
남객 5 -   우리도 가지요!
 
148
역장 -    가 들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149
남객 1 -   우리 러시아의 자랑이요, 우리 농노들의 은인인 톨스토이 백작께서 위독하시어 아스타포 역에 정양하시니 우리 동민은 일체 가무를 엄금할 것-이렇게 외우고 다니지요. 네? 역장.
 
150
역장 -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크게는!
 
151
남객 1 -   뭘요, 그렇게 써 붙이시오. 자들 가세. (뛰어나간다. 남객 4·5 따라나 간다)
 
152
남객 3 -   과연 위인이군. 아까까지두들 귀족 욕을 퍼붓더니 저렇게들!
 
153
역장 -    사실이지요. 톨스토이 백작은 우리의 자랑입니다. 소피아 부인만 아니라면 백작은 좀더 위대한 일을 했을 겝니다. 이번에도 부인 몰래 밤에 달아나서 샤말디 승원으로 숨었던 모양이지요. 모르시겠지만 샤말디 승원의 암부로시 장로가 백작의 누님이 되시지요. 아마 그랬더니 소피아 부인이 갑자기 그리 찾아온다는 소식을 막내 따님이 알려서 거기서 또 달아나시다가 신열이 나며 혼도 하신 모양입니다.
154
(그때 멀리서 왝왝 하는 소리가 가까워온다.)
 
155
남객 3 -   무엇보다도 소음은 전폐해야 할 것입니다.
 
156
역장 -    정부에서도 톨스토이 백작이 아스타포 역에서 정양하는 동안에는 어떠한 기차든지 기적을 울리지 않을 것과 속력을 내지 않을것을 국법으로 명령한 것 같습니다. 원래 몹시 쇠약하였으니까요.
157
(그때 노랫소리가 점점 가까워온다. 북소리도 난다.)
 
158
남객 3 -   저런 소리도 금했으면 좋겠습니다.
 
159
역장 -    금하지요. (뛰어나간 지 얼마 안 되어 노랫소리는 그친다.)
 
160
시골처녀 -  (남객 3더러) 지금 오신다는 이가 톨스토이 백작이라죠?
 
161
남객 3 -   네, 그렇소.
 
162
시골처녀 -  그럼 차가 모스크바는 안 갑니까.
 
163
남객 3 -   안 가긴 왜, 인저 톨스토이 백작이 내리고 보면 더 빠르게 갈 게니까 차가 오건 곧 가 타시오.
 
164
시골처녀 -  (독일 남객더러) 참, 모스크바로 가신다지요. 저하구 좀 같이 가셔요, 네? 전 모스크바가 처음이라서 그래요.
 
165
독일남객 -  글쎄요. 이 차로 가려고 했더니 톨스토이 백작이 내리 신다니까 좀 뵙구가겠습니다, 난.
 
166
역장 -    (돌아온다.) 말을 할랬더니 저쪽으로 몰려가는군요. (시계를 내어 보고) 자, 인저 거반 차가 들어오겠군. 어쨌든 영광입니다. 내 방에 백작을 모신다는 것은!
 
167
역부 2 -   (목소리만) 역장! 차가 들어옵니다!
 
168
역장 -    어! 자,그럼. (뛰어서 개찰구로 들어간다.)
 
169
남객 1‧2‧4‧5 -  (들어온다.)
 
170
남객 2 -   (남객 2의 눈 한쪽은 감기었다.) 그래도 내가 귀인을 만 나볼 기회가 생기느라고 낮잠을 잤지!
 
171
남객 4 -   자네 딴엔 지금 잠이 깬 상싶은가? 난 암만해두 자네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네나. 그렇잖고야 저 눈 가지고 톨스토이 백작을 만 나볼 계제가 되나.
 
172
남객 2 -   옳은 말일세. 꿈인 상싶네.
 
173
남객 1 -   (3 더러) 어떻게 차가 온답디까.
 
174
남객 3 -   네, 곧 온답니다. (멀리서 소리 들린다.) 옳지, 오는군.
175
(그때 아까의 노랫소리 또 가까워져서 역 앞을 지나간다.) 여보시오, 저 사람들 좀 타일러 주시오.
 
176
남객 1 -   그러지요. 망할 놈들이 왜 해두 안 져서 깩깩 하고 다니는 게야. (광장에 서서) 보여! (그래도 안 그치니까) 여보!
 
177
소리 -    (소리를 그치고) 왜 그러오?
 
178
남객 1 -   이리 좀 오! (한손엔 술병을 잔뜩 쥐었다.)
 
179
농촌청년 -  (광장으로 들어온다. 젊은 루바슈카 머리는 터부룩하다.) 왜 부르셨소?
 
180
남객 4 -   목청이 하두 고와서 반해 불렀다구 그러게나,이 사람아. 이쿠! 잔뜩 얼었구나.
 
181
남객 1 -   여보, 저기 써 붙인 것 못 보았소?
 
182
농촌청년 -  봤소.
 
183
남객 1 -   봤소?
 
184
농촌청년 -  그래, 봤소.
 
185
남객 1 -   애 이것 봐라, 봤다? … 그래, 봤으면 뭐라고 썼습디까?
 
186
농촌청년 -  뭐라구 썼더냐고? 읽으리까? "경애하는 아스타포 촌민 제군!" 더 읽어야 하오? (비틀비틀 다리를 잘 가누지 못한다.)
 
187
남객 4 -   난 혀는 안 돌아가도 옮기긴 하는걸.
 
188
남객 1 -   더 좀 읽어보우.
 
189
농촌청년 -  어렵잖지. "우리의 가장 존경하는 레오 톨스토이 백작이 여행중 갑자기 위중하여서 지금 아스타포 역에서 정양하고 계십니다. " 그러고 뭣이더라, 아 그래. "촌민 제군! 우리는 백작을 아끼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가무는 물론이려니와 일체 소음을 내지 않도록 근신하기를 절망합니다." 이렇던가? 어떻소, 많이 틀리잖았나요?
 
190
남객 4 -   난 콧구멍이 두 개니까.
 
191
남객 1 -   야, 맹랑한 친구 다 보겠다. 그래, 임자는 그것을 보고도 소리를 빽빽 질렀다는 그런 말이죠! 일테면?
 
192
농촌청년 -  일테면… 그런가보우.
 
193
남객 1 -   심심 치는 않아, 너 요 녀석! (멱살을 잡자 남객 3 달려와서 뗀다.)
 
194
남객 3 -   노형! 주정꾼 데리고 시비하는 것은 되려 일이 아니오. 자, 놓으시오. (뜯어말리고) 그러면 점점 더 요란키만 하지요, 참으시오. 그보다도 차가 들어오니 들어가 보시오.
 
195
남객 1 -   어디 있다가 좀 견디어봐라. (개찰구로 들어간다.)
 
196
남객 3 -   (청년 보고) 자, 그만 가시오. 여기 있으면 또 좋지 못할 게니.
 
197
농촌청년 -  가라면 가지. (나가며) 그까짓 톨스토이가 다 뭐에 말라 비틀어진 게냐. 끽해야 백작이지. 흥, 끽해야 곰팡내나는 인도주의자지. 옛, 퉤! (혼자 웅얼웅얼하며 말다. 그때 차가 천천히 들어오는 소리) 차가 들어오는 군. (독일 남객보고) 안 들어가 보시겠습니까.
 
198
독일남객 -  글쎄요… 난 여기서 뵙겠습니다. 구내는 번잡할걸요. (남객 3 들어가자 촌남 촌부 10여 명이 떠들어대며 몰려온다.)
 
199
촌남 1 -   나리 백작은 좀 어떠신가요.
 
200
독일남객 -  아직 안 내리셨으니까 모르겠습니다.
201
(촌남 촌부들은 광장 모퉁이에서 밀거니 밀리거니 하며 독일 사람이니 러시아 사람이니 수군대기도 하고 내렸느니 아니니, 주고받는다. 그때 구내에 차 닿는 소리 "아스타포 역"이라 외치는 역부 소리, 차와 도시락을 찾는 소리,군중의 떠드는 소리.)
 
202
촌부중(中) -  차가 들어왔지!
 
203
동 (同 ) -    어떻게 생겼소. 수염이 허옇다는데.
 
204
동 -    나리건 날 좀 알으켜 줘!
 
205
동 -    알아야 알켜주지 뭐. 그중에서 수염 허옇고 비영비영하는 노인만 찾으면 틀림없겠지.
 
206
촌부중 -   쉬- (잠깐 조용하다가 또 재잘재잘하는 소리 일어난다.)
 
207
촌부중 -   아이, 왜 이리 떠밀어!
 
208
동 -    밀지 말아요.
 
209
동 -    밀긴 누가 민다구 그래! (뒤에서 민다.)
 
210
동 -    아이 참, (소리를 지른다.) 밀지 말라니까 그래!
 
211
촌부중 -   쉬-
 
212
동 -    쉬-
213
(그때 떠들썩하며 톨스토이 일행이 개찰구 앞으로 나온다. 역장 오리 손과 마코익키가 톨스토이를 양쪽에서 부축했다. 군중 일제 히 머리를 숙인다. 뒤에는 승객, 역부, 남객 1 ‧ 2 ‧ 4 ‧ 5 등 따라 나온다. 톨스토이는 겨우 한 걸음씩 떼어놓는다.)
 
214
촌부중 -   저이다! 저이!
 
215
촌부중 -   어디 어디, 응? 글쎄, 어디?
 
216
촌부중 -   아이, 밀지 말아요.
 
217
촌부중 -   쉬-
 
218
촌부중 -   저 앞에 허연 수염 있는 노인이 백작이다. 그렇지?
 
219
촌부중 -   아이, 밀지 말아요!
220
(그때 촌부들을 떠밀치고 아까의 농촌 청년이 뛰어들어온다. 톨스토이는 개찰구에 기대어 다리를 쉴 때다.)
 
221
농촌청년 -  허허허허, 꼴 좋다! 저게 톨스토이야! 허허허허.
222
("저놈을 잡아내라."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더니 역장과 마코익키, 남객1 ‧ 2 ‧ 3 등 톨스토이를 지나서 나오려고 할 제)
 
223
톨스토이 -  (팔을 벌려 막으며) 가만히 계시오. 아무라도 저 청년의 몸에 손을 대서는 안 되오. (군중 소리) 쉬- (죽은 듯 고요해진다.)
 
224
농촌청년 -  (비틀비틀하며) 헛헛헛헛, 과연 인도주의자라 달라! 적이 너의 바른 뺨을 때리거든 왼뺨을 내놓아라! … 주의라는 게지, 저 것이… 흥.
 
225
촌부중 -   안드레이! 아, 저런! 안드레이!
 
226
톨스토이 -  쉬- (톨스토이는 그 움쑥 들어간 눈으로 청년을 뚫어지게 응시 한다. 부동의 자세로 그것은 마치 신선같이 엄숙해 보인다.) 저 청년의 언어와 행동을 막지 말아 주시오. 아무도!
 
227
농촌청년 -  참 잘한다. 이 어리석은 백성들아! 그까짓 곰팡내나는 인도주의에 취해서, 아서라. (비쓸거린다.)
 
228
촌부중 -   아, 안드레이! 안드레이? (곧 울 듯한 소리로) 안드레이!
 
229
톨스토이 -  쉬-, 조용히 해주시오. 그것이 나의 소원이오.
 
230
농촌청년 -  헛헛헛, 여보, 털보 영감님! 허허허. 그래, 그까짓 값싼 인도주의가 우리 무산 대중을 구원할 줄 아시오? 아내하고 싸우고 쫓겨나오기만 하면 일은 다 되는 줄 아시오? 자기 하나만 구두를 기우러 다닌다고 그것이 이사회제도를 바루잡는 것이라고 생각 하시오? 그것이 개인 행락이란 게지, 극도의 개인주의야. 살생을 않는다고? 육식을 않는다고? 아내하고 싸운다고? 신을 기우러 다닌다고? 흥, 모두가 제 양심이 부끄러우니까, 괴로우니까, 헛헛헛. 그러니까 아내한테 쫓겨다니는 게지?
 
231
남객 1 -   (비호처럼 뛰어나와 머리를 잡아나꾸어 끌고 나간다. 갑자기 군중이 흩어진다.) 가자! 이놈아!
 
232
농촌청년 -  (끌려나가며) 봐라! 이것도, 핫핫핫핫.
 
233
톨스토이 -  (그대로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
 
234
역장 -    백작! 곧 가서 누우시도록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점점 멀어지는 발악 소리)
 
235
톨스토이 -  (부동. 농촌 청년이 나간 곳을 응시할 뿐이다. 화석 된 것 같다.)
 
236
역장 -    (팔에 손을 대고) 자, 가시지요.
 
237
마코익키 -  그만 들어가 쉬시게 하십시오. 미친놈의 말을 들으시고 흥분하셔 서는 안 됩니다.
 
238
톨스토이 -  (부통)
 
239
마코익키 -  흥분하시는것은… 무엇보다도 해로우십니다.
 
240
톨스토이 -  (그래도 부동한다. 약 3분간 그는 공간을 응시하고 있다. 무대에는 군중이 있으나 바삭 소리 하나 안 난다. 그러다가 천천히 머리를 돌려) 오리손 군, 그것이 누굽니까.
 
241
역장 -    죄송합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로.
 
242
톨스토이 -  아니, 그 안드레이라는 청년을 지금 내게 좀 데려다 주시오.
 
243
마코익키 -  백작! 미친 자의 말을 왜 그리 탄하십니까?
 
244
톨스토이 -  아니오. 사람은 미쳐야 바른말을 하는 것이오. 그 청년을 내게 좀 안내 하시오.
 
245
마코익키 -  안 됩니다. 만나시더라도 좀 쉬신 후로 하십시오. 그러고 그 청년은 몹시 취했습니다. 레오 니콜라이비치, 당신도 진정하시고 그 청년도 술이 깬 후에 조용히 만나보십시오.
 
246
톨스토이 -  (다시 화석 된 듯 공간을 응시한다.)
 
247
역장 -    백작 각하! 저의 불찰을 용서하시고 들어가 주십시오. (와들와들 떤다.)
 
248
톨스토이 -  아니오. 그보다도 그 청년을 만나게 해준다는 약속을 내게 해주시오, 오리손 군. 무엇보다도 그것이 나의 소원이오.
 
249
역장 -    그것은 굳게 약속하겠습니다.
 
250
톨스토이 -  약속을 해준다면 나도 들어가지요.
251
(천천히 발을 떼놓는다. 오리손, 마코익키 부축하나 가끔 가다가 역시 공간을 약 10초씩이나 응시하고 나가기까지 서 있다. 톨스토이 일행이 들어가자 무대에선 군중이 수군댄다.)
 
252
독일남객 -  (생각 깊은 낯으로 왔다갔다한다.) 톨스토이를 조롱하는 청년 이 러시아에 있다. 더구나 새파란 애송이 청년이… 이러고 나면 러시아의 사회 구조도 그리 먼 것은 아닐 테지!
253
(오랜 침묵 후에 역장, 역부를 데리고 나온다.)
 
254
역장 -    (몹시 흥분했다.) 지금 바로 그 청년을 잡아다가 경찰에 넘겨주게.
 
255
역부 2 -   네!
 
256
역장 -    언제든지 우리 손의 말이 있기까지는 내어놓아서는 안 된다는것을 단단히 일러두어야 하네.
 
257
역부 2 -   네…
 
258
역장 -    그러고 게시판에다 백작이 정양하고 계신 동안에 일반이 주의 할 사항을 써다 붙여주게.
 
259
역부 2 -   네… (역장은 사무실 입구로 역부는 광장으로 뛰어간다. 역장이 들어 오자 촌민 (村民) 들 대합실로 20여 명 몰려들어와서 빼 끔히 사무실 쪽을 들여다보고 수군거린다. 그때 다시 역장 백지 (白紙) 만 것을 들고 와서 게시판에 붙인다.)
 
 
260
공고
261
누역(陋驛)에 정양중이신 레오 니콜라이비치 톨스토이 백작은 이제 겨우 소강(小康)을 회복하시었다.
262
1. 우협통(右脇痛)이 계시고 폐렴을 겸하시었다.
263
1. 체온 39도 8분. '아스타포 역장 백’
 
 
264
촌 남중 -  삼십구도 팔분! 위험하시지는 않을까요.
 
265
역장 -    기침이 더 심하시지만 않으면 되겠는데…
 
266
촌 노파 -  (목기에 달걀을 소복히 담아들고 들어온다.) 역장님, 백작께서 어디 계십까.
 
267
역장 -    저 안에 누우셨습니다. 왜 그러시나요.
 
268
촌노파 -   (머뭇머뭇하다가 달걀을 내주며) 백작께 이것이라도 좀 올렸으면 해서 가져왔는데!
 
269
역장 -    고맙습니다. 받아두었다가 정신이 드시면 그런 말씀 전 하겠습니다. (역부 인사를 하고) 절대로 소리를 내서는 안 됩니다.
 
270
역부 2 -   (황급히 나와서) 역장! 속히 들어오시랍니다!
 
271
역장 -    어… (뛰어들어간다.)
 
272
독일남객 -  (역부더러) 다시 열이 나셨나요.
 
273
역부 2 -   그렇습니다. 그런데 자꾸 헛소리를 하시는데 그 청년을 불러 달라고 그러십니다.
 
274
독일남객 -  (거닐며) 그 청년을! 그 청년을!
 
275
소리 -    (안에서) 센도코푸, 빨리빨리.
 
276
역부 2 -   네… (뛰어들어간다. 또 군중이 서성댄다.)
 
277
독일남객 -  그 청년을… 그 청년을… 톨스토이가 그 청년을 만나서 뭣을 할겐가. (거닌다.) 그렇지! 러시아도 아직 젊고나… (묵묵히 거닐다가 가끔 톨스토이가 들어가 쪽을 응시하고 다시 거닌다.)
 
278
-막-
【원문】톨스토이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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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무영(李無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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