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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文壇) 30년의 자취 ◈

◇ 取諦(취체)의 손 ◇

해설목차  서문  1권  2권  3권  4권  5권  6권  7권  8권  9권  10권  11권  12권  13권  14권  15권  16권  17권  18권  19권  20권  21권  22권  23권  24권  25권  26권  27권  28권  29권  30권  31권 32권  33권  34권  35권  36권  37권  38권  39권  1948.3~
김동인
1
1919년 2월 《창조》의 발간으로 발족한 ‘韓文學(한문학)’은 그 새 10년간의 공을 쌓아서 그 공에 대한 원만한 업적을 획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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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말로 순전히 그 당년부터 이 길에 종사한 몇몇 문사의 순전한 열서의 산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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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회의 지지도 없었다. 국가의 보호도 없었다. 아니, 그 반대로 온 국민은 문학을 천시 괄시하고 조선총독부 당국은 문학을 괄시, 학대, 탄압하는 가운데서 오직 우리 몇몇 사람의 끓는 열정만으로 건설하고 키워 오던 것이었다. 위정 당국(조선총독부 당국)과의 항쟁의 순서를 따라 보면 일본 해군대장 齋藤實(재등실)이 조선총독의 임무를 띠고, 남대문 정거장에서 姜字奎(강자규) 노인이 폭발탄 세례를 받으며 부임하여, 소위 문화정책 실시를 선언한 직후에 이 땅에 족출한 신문화 운동은 일견 적색 색채를 다분히 띤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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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 민족이 과거 10년간 일본 제국주의에게 학대받은 거기 대한 반항으로 권력자에게 반항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적색사상 포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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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한도 마치를 찬송하는 시를 쓰고 염상섭도 현재도 일부 사람에게는 중간파로 인정되어 있느니만치, 소위 ‘진보적’사상의 사람이었고 적색사상은 진보적 사상이라 하여 온 천하를 풍미하는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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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와 조선총독부에 반항심을 품은 우리나라 사람은 누구나 일본에 반항하기 위하여 붉은 사상이라도 용인하기를 사양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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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일본 제국주의의 출장소인 조선총독부 당국은 처음은 이 붉은 사상 취체에 전력을 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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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도 좌경하고 조선일보· 동아일보조차도 ‘진보적 사상’에 기울 동안, 우익의 진용을 견지한 자는 오직 신생 문단의 《창조》파 뿐이었다. 지주의 자제, 부자집 도령들로 조성된 《창조》만이 좌익을 떠난 생예술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10년ㅡ1930년경에는 이 땅에는 좌익사상이라는 것은 그 무서운 탄압에 견디지 못하여 소멸되거나 지하로 숨어 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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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자 취체 당국은 당연한 순서로 민족문학에게로 그의 총부리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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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껏 무풍지대에서 고요히 자라던 민족문학자의 위에 탄압과 제재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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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년, 내가 무슨 사건으로 囚人(수인)이 되어 법정에 서게 될 때 그때 나를 논고하던 현명한 검사가 말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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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민족주의 사상을 뿌리고 배양한 문학가 이광수, 金東仁(김동인) 두 사람 가운데 이광수는 전향하여 지금 충량한 천황의 적자가 되었지만, 이 金東仁(김동인)이는 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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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논고도 받았지만, 일개 이름 없는 검사에게까지 민족주의의 문학가로 이름 알리었더니만치 내 글에 대한 그들의 감시는 엄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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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취제가 좌익사상에서 민족주의 사상으로 옮자 과거 좌익사상에 대하여 탄압한 그 방식을 짐작하는지라 전전긍긍, 우리의 붓을 다시 깎아서 당국과 항쟁의 수단을 강구하였다. 우리는 문학의 수법의 이용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다 써서 우리 민족사상을 죽이지 않기로 노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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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에서 선전으로ㅡ 다시 변하여 암시 수법으로 이 민족사상만 주입해 두면 언제든 민족 해방의 날이 올 것을 굳게 믿고 암시 수법까지 이용하여 민족주의 사상만은 살려 보려고 노력하였다. 우리가 문학적 수법을 이용하여 이렇듯 당국의 취체를 피하려 하면 당국의 취체도 또한 우리의 뒤를 따라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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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무리 뜯어보아도 불온한 데를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러나 다 읽고 가만히 생각하면 은연중 불온한 사상이 숨어 있다. 그래서 이 글은 삭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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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체 당국은 마지막에는 이러한 막연한 이유를 붙여서 ‘암시’에까지 취체의 손을 뻗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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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 건설과 민족주의 사상 유지의 두 가지 큰 명예를 멘 우리 문학도 들은 온 국민의 무시와 당국의 철저한 탄압 가운데서도 용하게 그냥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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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만약 우리가 기운에 지쳐서 어느 편으로든 넘어졌더면, 지금쯤은 이 땅은 소련의 한 연방이 되었거나 일본의 한 지방으로 화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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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그 가여운 노력이 그래도 얼마간의 효력을 나타내어 8·15 이후에 대한민국이 이루어진 것을 볼 때에 우리는 과거의 가여운 노력이 오늘날에 위대한 성과에 기쁨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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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년에 내가 쓴 글 가운데 위험한 사실이 암시되어 있다고 인정받은 자는 죄 총독부 검열 당국에 압수되어 지금은 알아볼 바도 못 되지만, 그 지독한 검열의 눈까지 피하여 새어나온 글이 오늘날에 민족정신 보존의 일조라도 되었는가 하면, 문학의 위대한 선전력에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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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연전 나를 구형하던 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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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전력 많은 민족주의 문학가의 전언행을 엄중히 취체 제재(약)할 필요상, 피고를 1년 징역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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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논고하던 일이 상기되어 스스로 고소를 금치 못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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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은 나하고 ‘발가락’문제를 일으킨 이래, 한동안 당시 적을 두었던 조선일보를 물러나와서 두문불출하고 있다가 육당 최남선의 알선으로 《매일 신보》 사회부장의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한자리에 1년간을 앉아 있지 못하 는 그의 버릇을 따라서 《매일신보》도 집어치우고 만주로 뛰었다. 만주서도 몇 번 자리를 옮기면서 지내다가 국가 해방의 날을 맞아서 귀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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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지라, 그는 그 모진 조선총독부 검열의 시달림은 겪지 않고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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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본 군부가 만주사변을 일으킨 이래 조선총독부의 검열 방침은 더욱 기괴하게 발달되어, 암시 ‘취체’의 눈에까지 거리지 않는 선전방침에는 당국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어서 덮어놓고 문학이라는 것은 박멸하려고 그 취체방침은 나날이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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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연대를 기록하면 절대로 명치든가, 대정, 소화 등의 연대를 기록하 지, 서력 몇 해라고는 쓰지 못하리라, 만주의 일을 쓰려면 꼭 ‘國(국)’자 를 놓아서 ‘滿洲國’(만주국)이라고 해야 하느니라, 등등. 한 글자에 대해 서까지 일일이 간섭이 가해지며, 가령 무슨 글에 ‘황량한 만주에도 겨울이 이르러서’란 글이 있으면 검열 당국에서는 ‘만주국’이라고 고치라는 주 서를 달아 내보내서 ‘황량한 만주국에도 겨울이 이르러서’라 인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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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에 아무개 ‘씨’라 하면 ‘씨’자를 삭제해 버리며 등등은 고사하고, 흔히 글의 원작자를 도서과에 불러서 원작품을 전부 개작해 가지고, 이러이러하게 발표를 하라는 따위의 강요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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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검열이 강화된 시절에 발표된 작품이란 것은 원작자와 검열관과와 합작물이 적지 않다. 어떤 시인은 시집을 검열받았는데 하도 많이 합작과 개작 부면이 많아서 남의 시를 개작하면 어쩌느냐고 분개하고 그 개작된 시집을 그냥 삭여 버린 일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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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 당국은 온갖 수단을 다 써서 민족사상 전파를 막으려 했지만, 그래도 그 틈새를 꿰어 그냥 퍼져나가는 민족사상에 최후 탄압수단으로서 南次郞 (남차랑) 총독 시절에 그만 朝鮮語使用(조선어사용) 禁止令(금지령)까지 내 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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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탄압과 금지를 뚫고, 그래도 우리 문학이 윤곽을 세우고, 민족사상의 뿌리를 그냥 박아둔 당년의 문학가의 훈공을 크게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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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앉아서 30년간 우리가 걸어온 가시밭을 돌아볼 때에 , 숱한 고초는 겪었을망정, 결코 우리의 걸어온 발자국이 헛되지 않았노라는 긍지를 느끼는 동시에 4천 년간 문화로 육성된 이 거룩한 땅에 唯物史觀的(유물사관적) 사상을 뿌려보려는 헛된 노력을 하는 일부인에게 대한 연민의 정을 또한 금할 수가 없었다.
【 】取諦(취체)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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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金東仁) [저자]
 
194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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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04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