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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오백년가 (漢陽五百年歌) ◈
◇ 3 ◇
카탈로그   목차 (총 : 13권)     이전 3권 다음
1913년
사공수
1
세조 대왕 거동 보소.
2
反正하고 들어 앉아
3
만조백관 朝會하나
4
열두 신하 아니오니,
5
세조 대왕 대로하사
6
鞫廳을 배설하고,
7
차례로 잡아다가
8
엄형 중벌 하는구나.
 
9
여섯 신하 하는 말이
10
여섯 신하 죽어 보자.
11
復位는 어려우나
12
우리들이 죽으라고,
13
여섯 신하 잡아다가
14
復位를 하여보세.
15
그 여섯이 하는 말이,
16
우리들은 못할 거니
17
그 여섯이 復位하고
18
우리들이 죽으리라.
19
열두 신하 서로 앉아
20
죽기만 爭鬪하니,
 
21
朴彭年 成三問과
22
河緯地 兪應孚와
23
李淸甫 柳誠源은ᅟᅟᅟ(淸甫 : 李塏의 자)
24
죽으러 들어가고,
25
金時習 李孟專과
26
趙漁溪 南秋江과ᅟᅟᅟ(漁溪:趙旅의 호, 秋江:南孝溫의 호)
27
成文斗 元觀瀾은ᅟᅟᅟ(文斗:成聃壽의 호, 觀瀾:元昊의 호)
28
그 길로 달아나서,
29
팔송정에 모여 앉아
30
밤낮으로 의논한들,
31
운수가 다했으니
32
의논해도 쓸 데 없네.
 
33
成三問 잡아들여
34
세조 대왕 하는 말이,
35
백관이 조회하는데
36
너희들은 조회 없나?
37
成三問 대답하되,
38
不事二君 충신 일을
39
평생에 지키다가,
40
내 섬기든 그 임금이
41
死地에 계셨으니,
42
내 임금 쫒아가서
43
지하에 가 섬기리니,
44
누굴 보고 조회하리!
 
45
세조 대왕 그 말 듯고
46
분기가 탱천하여,
47
成三問 아들 삼 형제를
48
일시에 잡아들여
49
맏아들 목을 베며,
50
이러해도 항복 않나?
51
成三問 하는 말이,
52
자식이 놀라우냐?
53
둘째 아들 베이면서,
54
이러해도 항복 않나?
55
成三問 하는 말이,
56
삼족을 멸한대도
57
평생에 먹은 마음
58
추호나 변할쏘냐!
59
세 살 먹은 셋째 아들
60
전정 앞에 박살하니,
61
成三問 거동 보소.
62
눈물이 비치거늘
63
세조 대왕 하신 말씀,
64
어린 자식 죽는 데는
65
네가 이놈 눈물 내니
66
그것은 무슨 일인가?
67
成三問 하는 말이,
68
장성한 두 아들은
69
죽을만한 일인 줄을
70
제가 알고 죽거니와,
71
세 살 먹은 어린 자식
72
무슨 일에 죽는 줄을
73
제가 어찌 알고 죽나?
74
그러므로 울었노라.
75
세조 대왕 분을 내어
76
成三問 부모들을
77
星火같이 잡아들여
78
전정에 꿇려놓고,
79
지성으로 이른 말씀,
80
너도 항복 못하겠나?
81
成三問 부모 말씀,
82
죽이면 죽이지
83
무슨 욕설 그리할까?
 
84
세조 대왕 분을 내어
85
일시에 다 죽인 후
86
四肢를 각각 뜯어
87
車裂而巡하는구나.
 
88
朴彭年 잡아들여
89
소비배철 불에 달궈
90
전신을 단근질하니,
91
朴彭年 하는 말이
92
오히려 쇠가 차니
93
다시 달궈 가져오라.
94
세조 대왕 하신 말씀,
95
종묘제사 그날 밤에
96
너 독한 줄 내 알았다.
97
朴彭年 하는 말이,
98
향로 쇠 달군 줄을
99
네 짓인 줄 내 알았다.
100
손톱 밑에 기름 냄은
101
너 보라고 내었도다.
102
朴彭年 자식 잡아
103
일시에 죽일 적에,
104
宮官이 내려와서
105
眷屬을 사살하니,
106
朴彭年宅 종 어미가
107
이 말을 얼핏 듣고,
108
제 자식을 대신 주고
109
상전 아기 데려다가,
110
젖 먹여 길러내어
111
상전댁을 이어내니,
112
장할시고, 이런 종은
113
萬古忠婢 이 아닌가?
 
114
사육신 여섯 사람 중
115
朴彭(年) 한 집이나
116
血孫으로 내려옴은
117
종의 덕을 입었도다.
 
118
河緯地를 잡아들여
119
말밤쇠(마름쇠)를 깔아놓고, 들어오라!
120
河緯地의 거동 보소.
121
두 버선 훨씬 벗고
122
버쩍버쩍 높이 들어
123
모레같이 밟아오니,
124
말밤쇠가 발 찔러서
125
발등을 뚫고 올라,
126
찔린 구멍에 피가 흘러
127
자국마다 뜯는구나.
128
세조 대왕 하신 말씀,
129
너도 항복 아니 하나?
130
河緯地 거동 보소.
131
仰天大笑 하는 말이,
132
충신을 욕 보여도
133
그 죄가 적지 않느니
134
사속히 죽여다오.
135
듣기도 나는 싫고
136
보기도 나는 싫다.
137
세조 대왕 분을 내어 타살하고,
138
兪應孚를 잡아들여
139
기름 솥에 삶을 적에,
140
가마 안에 부은 기름
141
굽이굽이 끓는구나.
142
세조 대왕 달랜 말이,
143
네가 하나 항복하면
144
좋은 벼슬 시킬 거니
145
항복을 못 하겠나?
146
兪應孚 거동 보소.
147
두 눈을 부릅뜨며
148
高聲大責 하는 말이,
149
倫紀 모른 네 소리는
150
충신 나는 고사하고
151
범인인들 듣기 싫지.
152
세조 대왕 하신 말씀.
153
역적놈 兪應孚야!
154
사속히 저 가마에
155
옷을 벗고 들어가라.
156
兪應孚 거동 보소.
157
상하 의복 훨훨 벗고
158
끓는 솥에 들어가길,
159
삼복 여름 더운 날에
160
도랑물에 들어가듯,
161
추호나 겁낼쏘냐!
 
162
李塏를 잡아들여
163
세조 대왕 하신 말씀.
164
李塏야, 네 듣거라.
165
自古及今 들어보라.
166
충신열사 자손 있나?
167
王子 比干 이름나도
168
자손은 끊어졌다.
169
伯夷叔齊 두고 보면
170
首陽山 깊은 골에
171
采薇하고 죽었으니
172
무엇이 쓸 데 있나?
173
伊尹같이 어진 이도
174
호사비군 전했으니,
175
너 어이 고집하여
176
伊尹을 본받지 않나?
177
단종이 내 조카라
178
삼촌 되고 못할쏘냐!
179
사적을 두고 보면
180
不事二君하였으나,
181
조카 位를 삼촌이 하니
182
二君이 어이 되리!
183
한 자손에 한 혈육에
184
분간이 별로 없다.
185
단종 섬긴 충성으로
186
나를 섬겨 충성하면
187
충성 이름 일반이라.
188
부디 한번 항복하라.
189
李塏의 거동 보소.
190
호령하여 하는 말이,
191
自古로 두고 본들
192
삼촌으로 조카 죽여
193
그 위를 뺏는 임금
194
누구누구 보았느냐?
195
伊尹이 섬긴 임금,
196
骨肉相爭 임금인가?
197
형의 뒤를 영영 끊고
198
네 욕심만 생각하니?
199
금수에 비할쏜가?
200
더러운 잔말 말고
201
사속히 죽여다오.
202
세조 대왕 분을 내어
203
이 칼로 네 죽어라.
204
李塏의 거동 보소.
205
三尺劍을 입에 물고
206
앞으로 엎어지니
207
저 칼끝이 뒤꼭지를 뚫고 있네.
 
208
柳誠源을 잡아들여
209
세조 대왕 하신 말씀.
210
다섯 놈은 무례하여
211
욕설하고 죽었으니
212
너는 욕설 못하리라.
213
이전 일을 생각하니
214
너와 나와 사이 있어
215
인정이 두터워라.
216
충신을 구할진대
217
孝子門에 구한다니,
218
네가 정녕 충신이면
219
효성이 있을 거니,
220
효성이란 그 자식이
221
부모를 생각하는 게 아닌가?
222
네 아비 살려낸 일,
223
너도 정녕 알 것이라.
224
柳誠源 대답하되
225
내 아비 살린 일이라.
226
내 先考를 생각했나?
227
네 身命을 생각했지.
228
내 선고는 그때 일을
229
죽기로 생각하니
230
그때에 못 죽어서
231
陋名을 들었으니,
232
은혜는 고사하고
233
네가 내게 원수로다.
234
세조 대왕 분을 내어
235
무사를 재촉하여
236
한 발 넘은 쇠 집게를
237
두 손으로 들어 벌여
238
柳誠源의 살점을
239
점점이 집어내니
240
유성원하는 말이
241
아무리 형벌을 해도
242
원수를 원수라 하지
243
恩情이라 내 할쏘냐!
244
네 형벌을 못 견뎌서
245
부모 원술 말하지 않을까?
 
246
장하도다, 사육신은
247
이렇듯이 말을 하고.
248
십이 신하 굳은 절개
249
어찌하면 다 그렇지?
250
죽은 신하 여섯이요,
251
산 신하 여섯이라.
252
사육신과 생육신이
253
이때에 나섰도다!
 
254
생육신 여섯 중의
255
다섯 신하 함께 가서
256
팔송정에 모여 앉아,
257
元昊는 혼자 가서
258
만학강 강물 위에
259
觀瀾亭을 지어 놓고,ᅟᅟᅟ(觀瀾은 元昊의 호이다)
260
단종 대왕 소식 몰라
261
편지 왕래 서로 할 제,
262
하인은 못 부리고
263
조그마한 표주박을,
264
만학강에 띄워놓고
265
편지 써서 담아주니,
266
저 표주박 거동 보소.
267
강물에 따라 흘러
268
조그마한 표주박이
269
君臣 편지 전해주네.
270
청령포서 觀瀾亭이
271
삼십오 리 相間이라.
272
삼십오리 江水上의
273
표주박이 왕래하니,
274
내려올 땐 順流되나
275
올라갈 땐 逆水되니,
276
順流는 쉽거니와
277
逆水는 어렵도다.
 
278
다섯 신하 同謀하고
279
한 신하 소식 알아,
280
옥체를 문안하니
281
그 아니 장할쏜가?
 
282
충성이 지극하면
283
하늘이 모르리오.
284
하늘이 알으시고
285
표주박이 逆水하네.
 
286
세조 대왕 거동 보소.
287
함 안 들여 등극하니
288
그 왕비는 뉘시던가?
289
파평윤씨 부인이오.
290
부원군은 누구던가?
291
파평 사람 尹璠이라.
292
임금 마음 不仁하여
293
억지로 등극하니,
294
왕비도 어질지 않고
295
부원군도 不測하다.
 
296
부원군 마음 보소.
297
세조에게 권한 말이,
298
달아난 생육신이
299
복위하자 경영이라.
300
단종을 그냥 두면
301
국가가 紛紛하지.
 
302
세조 대왕 마음 보소.
303
그 말을 옳게 듣고
304
藥器를 보내시니,
 
305
藥器 가진 使者 보소.
306
藥器를 가지고서
307
아무리 생각한들,
308
단종같이 어진 임금
309
나도 역시 舊臣이라.
310
藥器를 올릴쏘냐?
311
사육신은 못될망정
312
소인은 되지 마세.
313
仰天痛哭 슬피 울고
314
藥器를 번쩍 들어,
315
강물에 던지기를
316
돌같이 던져두고 생각하니,
317
왕명으로 내 왔다가
318
그대로 올라가서
319
물에 넣고 왔다하면,
320
엄혹하신 세조 대왕
321
육신같이 죽일 거니,
322
아서라 내 목숨은
323
내 손으로 죽으리라.
324
옷고름에 차인 칼을
325
한 손으로 얼른 빼어
326
목을 찔러 죽었으니,
327
이 사람도 충신일세.
 
328
藥器 使者 죽은 소식
329
時刻에 올라가네.
330
세조 대왕 대로하여
331
藥器 使者 또 보낸다.
332
세 번 使者 다 죽으니
 
333
단종 대왕 착한 마음,
334
使者 죽은 소문 듣고
335
百爾思之 생각해도,
336
박복한 날로 하여
337
무죄한 저 사람이
338
몇 사람이 죽을런지?
339
아무려나 내가 죽어
340
황천에 돌아가서
341
부모나 만나보자.
342
아무리 생각해도
343
죽을 일이 맹랑하다.
344
약 먹고 죽자 하니
345
약 업서 못 죽겠고,
346
칼로 죽자하니
347
칼 업서 못 죽겠다.
 
348
中枋 밑을 뚫어내어
349
명주 줄을 걸어놓고,
350
宮奴 복득 불러내어,
351
복득아, 말 들어라.
352
어젯밤 찬 바람에
353
감기가 대단하니
354
구미가 절로 없어,
355
取汗할 것 생각하니
356
개밖에 또 있느냐?
357
개 한 마리 구했으나
358
내가 차마 잡을쏘냐?
359
명주 줄을 걸어주니
360
밖에서 당기다가
361
그만 커든 너 그쳐라.
362
복득이 놈 거동 보소.
363
두 발길로 문턱 밀고
364
명주 줄을 손에 잡고
365
힘대로 당기더니,
 
366
슬프다 이를 적의
367
단종 대왕 승하하셨네.
 
368
복득이 놈 거동 보소.
369
아무리 당기어도
370
그만 말씀 안 계시니,
371
복득이 생각하니
372
개는 정녕 죽었는데
373
어찌 말씀 안 계신고?
374
괴이하여 문을 여니
375
단종 대왕 모양 보소.
376
죽은 모양 말 하자니
377
애고 차마 말 못 할세.
 
378
복득이 놈 거동 봐라.
379
아무리 시킨 대도
380
제 손으로 당겼으니
381
제가 살까 보냐!
382
언덕 위에 높이 올라
383
一聲長號 통곡하고,
384
크게 외쳐 하는 말이,
385
영월 사람 들어 보소.
386
단종 대왕 승하하셨소.
 
387
백 길 넘은 높은 언덕
388
왈칵 뛰어 떨어지니,
389
복득이 죽는 모양
390
돌 한 덩이 구르듯이
391
궁글궁글 구르더니,
392
청령포 강가까지
393
구르며 내려올 제
394
그 모양 오죽할까?
395
頭骨이 깨어지고
396
手足이 부러졌네.
 
397
가련하다, 궁녀 보소.
398
단종 신체 안고 앉아
399
굿뱀같이 우는 모양,
400
九曲肝腸 다 녹인다.
401
명주 줄을 벗겨 놓고
402
목을 안고 우는 말이,
 
403
애고 답답 대왕님은
404
이것이 웬일이오?
405
죽을 작정 하신 것을
406
우리들이 알았으면,
407
우리들이 죽더라도
408
대왕님을 말려내지.
 
409
애고애고 우리 대왕,
410
이리 할 줄 몰랐었소.
411
어질고도 착한 임금,
412
십칠 세에 죽단 말까?
 
413
애고 답답 어찌할까?
414
세조 대왕 모질도다!
415
이 조카를 이리하고
416
무슨 복을 받고 살까?
 
417
거동이 참혹하고
418
경상이 가련하다.
 
419
저 궁녀 거동 보소.
420
목이 메여 못 울러라.
421
저 궁녀 하는 말이
422
아무리 아녀자나
423
심장조차 다를쏘냐!
424
어리고도 어진 임금
425
청령포로 오신 후로,
426
저 임금을 모시고서
427
두 해를 지냈으니,
428
인정인들 없을쏘냐!
429
君臣之間 그 이치가
430
남녀간에 다르리오.
431
슬프다, 우리들도
432
이럴 적에 함께 죽세.
433
지하에 돌아가서
434
단종 대왕 모셨으면
435
문종 뵈옵기도
436
부끄럽지 아니하지.
 
437
저 궁녀들 모두 나와
438
層巖絶壁 바위 위에,
439
綠衣紅裳 입은 채로
440
아주 펄펄 내려지니,
441
삼월 동풍 시냇가의
442
落花紛紛 이 아닌가?
443
이걸 두고 볼작시면
444
宮奴 하나 宮女 열이
445
忠臣烈女 이 아닌가?
446
그 후로 바위 이름
447
落花巖이 되었구나!
 
448
슬프고도 애달프다!
449
단종 왕비 송씨 부인,
450
단종 소문 들으시면
451
궁녀같이 아니 죽고,
452
무슨 영화 보려 하고
453
팔십 셋을 살았는가?
454
저 궁녀를 생각하니
455
송왕비가 부끄럽다.
456
참 실 같은 저 목숨을
457
알뜰히도 보전했네.
 
458
가엾고도 한심하다.
459
이리하여 생각하니
460
팔송정에 모여있는 신하,
461
복위한다 하였으나
462
복위는 못 하고서,
463
다만 몇 해 더 살 것을
464
목숨을 재촉했네.
 
465
단종 대왕 혼령 보소.
466
백마 한 필 타고
467
복득이 놈 征馬 들여
468
영월을 지나갈 제,
469
영월 백성 문안 말이
470
대왕 행차 어이 했소?
471
대왕님 대답하되
472
태백산 구경 간다.
 
473
대왕님 승하하신 소문
474
한양 성중 들어가니,
475
세조 대왕 이 말 듣고
476
영월에 關子하되,
477
단종 신체 거둔 놈은
478
三族을 멸하리라.
479
이 말을 들은 후에
480
어느 네가 거두리오.
481
제 몸 하나 죽는 것도
482
범같이 겁내거든,
483
하물며 三族이야
484
말하여 무엇 하리.
485
단종 대왕 돌아가신 저 신체가
486
청령포 삼 칸 집에
487
사오 일을 거저 있네.
 
488
장할씨고!
489
嚴興道의 충성이여!
490
嚴興道는 누구던가?
491
영월 호장 아전이라.
492
이런 충신 또 있는가?
493
三族 형벌 겁 안내고
494
대답하고 하는 말이,
495
臣民되고 그저 있나?
496
壽衣服과 殮布 등을
497
낱낱이 갖춰두고,
498
관가에 들어가서
499
員에게 고한 말씀.
500
단종 대왕 저 신체를
501
어이하여 옳으리까?
 
502
영월 부사 거동 보소.
503
黙黙不答하고 앉아
504
눈물만 흘리고서
505
대답이 없었거늘,
506
엄충신 하는 말이
507
소인이 치우러 가오.
508
九族을 멸한대도
509
臣民 道理 어찌 하리!
 
510
하직하고 일어서니
511
영월 부사 거동 보소.
512
버선발로 내려와서
513
엄호장의 손을 잡고
514
치하하고 하는 말이,
 
515
장하도다, 엄호장아!
516
자네 어찌 호장으로
517
충신 열사 마음 가져,
518
내 못할 일 자네가 하나?
519
놀랍도다, 엄충신아!
520
佩印官 되는 마음
521
자네 보기 부끄럽네.
522
충신 열사 효자 열녀
523
지체 상관 없는 것이.
524
충신 충신 엄충신아!
525
부디 부디 조심하여
526
靑山一丘 아무데나
527
안장이나 잘하시오.
 
528
엄충신의 거동 보소.
529
殮襲等物 등에 지고
530
청령포 배를 건너,
531
절벽으로 올라가서
532
신체 방을 들어가니,
533
참혹하고 가엾도다!
 
534
엄충신 충성 보소.
535
두 주먹을 불끈 쥐고
536
문턱을 땅땅 치며,
 
537
애고애고 대왕님요
538
이것이 웬일이오.
539
무슨 허물 계시던가?
540
주검도 망측하다.
541
나 혼자 볼 것이지,
542
여러 사람 못 보겠네.
 
543
애고애고 대왕님요,
544
춘추가 십칠 세에,
545
구중궁궐 좋은 집을
546
어느 뉘께 傳掌하고,
547
청령포 절벽 상의
548
삼칸 집에 홀로 계셔,
549
두 해를 고생타가
550
이 지경을 하였으니,
551
이 것이 웬일이오.
 
552
문종 대왕 계실 때의
553
천하에 없는 귀한 아들,
554
이 지경이 되실 줄을
555
문종 대왕 몰랐던가?
556
권대비님 살았을 때
557
조선에 없는 중한 아들,
558
이 지경이 되실 줄을
559
권왕비님 모르신가?
 
560
애답구나 세조 대왕,
561
그 형을 보더라도
562
조카 하나 이리할까?
563
우리야 아전이되
564
叔姪間에 이렇지 않소.
 
565
어허어허 참혹하다.
566
볼수록 참혹하고
567
볼수록 가련하다.
568
구중궁궐 대궐 안에
569
평안히 계시다가,
570
팔구십을 산다 해도
571
돌아갈 땐 가련커든,
572
하물며 단종님은
573
事事이 생각하니,
574
기가 막혀 내 죽겠네.
 
575
애고애고 슬픈지고.
576
비 오듯이 흐르는 눈물
577
눈물 가려 염 못하겠네.
578
임금 옥체 殮襲하니
579
용포 없이 어이하리.
580
용포를 지으려 하니
581
法數 몰라 못 지었소.
 
582
貢緞 緋緞 어디 두고
583
무명베로 염습하며,
584
大輿 小輿 어디 두고
585
칠성판에 혼자 지네.
586
金鐙 玉鐙 어찌하고
587
竹散馬도 간 데 없다.
 
588
엄호장의 거동 보소.
589
육진 장포줄을 걸어
590
두 어깨에 혼자 지고,
591
청령포 절벽 길로
592
근근이 내려와서,
593
山谷으로 들어가니
 
594
이 때가 어느 때냐?
595
정축년(1457) 시월이라.
596
적설이 만산하니
597
어느 곳에 눈 없으리?
598
이리 가도 눈 구멍이요,
599
저리 가도 눈 천지라.
600
시신은 등에 지고
601
괭이는 손에 들고
602
뒷동산을 올라가니,
603
오금에 빠진 눈이
604
걸음을 지체한다.
605
한 자국을 떼어놓고
606
두 자국을 옮겨가니,
607
엄동설한 눈 구멍에
608
등에는 땀이 솟고
609
이마에는 서리 친다.
610
그려 그려 辛苦하여
611
능골 뒤를 올라가니,
612
하늘이 도우신지
613
산신령이 지시한지,
614
난데없는 노루 하나
615
그 곳에 누웠다가,
616
사람을 얼른 보고
617
벌떡 일어나 피해 가네.
 
618
호장의 거동 보소.
619
지고 오던 대왕 신체
620
눈 위에 벗어 놓고,
621
노루 누운 터를 보니
622
금잔디가 보이거늘,
623
그 터를 의지하여
624
괭이 들고 壙中하며,
625
신체를 모셔내어
626
옥체 하관 하올 적에,
627
分金 坐向 누가 보리.
628
봉분을 지을 적에
629
눈으로 어찌 하리!
630
눈 밑을 헤치고서
631
여기 파고 저기 파서,
632
한 삼태기 두 삼태길
633
개미가 뫼 내듯이
634
근근이 모아다가,
635
사발만치 모아내어
636
天水나 피케 함이
637
焚香이 옳게 되리.
 
638
묻은 일을 생각하니
639
그만해도 이상하다.
640
엄충신 아니더면
641
뉘 아들이 할 터인가?
642
아무래도 놀랍도다!
 
643
흙으로 成墳하니
644
몇 삼태기 긁은 흙을,
 
645
그 공을 의논하면
646
삼태기삼태기 충신이요
647
움큼움큼 고생이라.
 
648
그리그리 묻은 후에
649
집으로 돌아와서,
650
젊은 아내 어린 자식
651
업고 지고 앞세우고
652
不知去處 도망하니,
653
광대한 천지간에
654
어디 간들 못 살리오.
 
655
충성이 지극키로
656
하늘이 감동하사,
657
십사 대를 지나와서
658
숙종 대왕 등극 후에,
659
端宗史記 보시다가
660
탄식하고 하는 말이,
661
우리 국가 큰 폐단이
662
骨肉相爭 참혹하다.
663
영월관에 關子하여,
664
단종릉을 다시 하되
665
健元陵과 같이 하고,
666
대궐 짓고 참봉 내어
667
嘉辰마다 享禮하니,
668
영월 땅 사백 리의
669
莊陵이 그 능일세.
670
왕비 능은 어디던가?
671
양주 땅 사십 리의
672
思陵이 그 능이라.
 
673
장할씨고, 숙종 대왕!
674
嚴興道의 자손 찾아
675
莊陵 參奉 시켰구나!
676
좋은 돌을 가려다가
677
거울같이 갈아내어
678
朱紅字로 새겼는데,
679
朝鮮 忠臣 戶長公의
680
嚴興道의 忠烈碑라!
 
681
영월읍내 들어간 데
682
이렇듯이 세워 놓고
683
千戶에 有聲하니,
684
그 후로 嚴氏들이
685
자자손손 양반되어
686
지금까지 혁혁하니,
687
이런 일을 볼작시면,
 
688
장하도다 엄호장은
689
충심 하나 가졌다가,
690
그 자손의 시조되어
691
족보에 으뜸일세.
【원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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