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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은 오히려 저프고 아픔에 고요히 떨려라
5.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보섭대일 땅이 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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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즈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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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었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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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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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가느른 길이 이어 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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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새벽 동무들 저 저혼자......산경(山耕)을 김매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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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높이 가득 자란 보리 밭, 밭고랑 위에 앉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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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꽃이 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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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무리들도 즐거운 노래, 노래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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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은혜여, 살아 있는 몸에는 넘치는 은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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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은근스러움이 우리의 맘 속을 차지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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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은 어디?자애의 하늘은 넓게도 뎦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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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태양을 바라보아라 날마다 날마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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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 새로운 환희를 지어내며, 늘 같은 땅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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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활기 있게 웃고 나서, 우리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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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나아가는 기쁨이여, 오오 생명의 향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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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소의 무리와 사람들은 돌아들고, 적적(寂寂)히 빈 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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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은 더욱 낫추, 먼 산(山)비탈길 어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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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우뚝한 드높은 나무, 잘 새도 깃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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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것을 아주 잊었어라, 깊은 밤 예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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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생각에 가볍고, 맘이 더 높이 떠오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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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단 두 몸이라. 밤 빛은 배여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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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봐, 우거진 나무 아래로 달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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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하며 걸었어라, 바람은 부는 대로.
103
등(燈)불 빛에 거리는 헤적여라, 희미(稀微)한 하느편(便)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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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도 가까힌, 풀밭에서 이슬이 번쩍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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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막 깊어, 사방(四方)은 고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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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먼 산(山). 산(山)절의 절 종(鍾)소리. 달빛은 지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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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창(窓)턱에 걸어앉아, 두 다리 늘이우고,
114
애처롭게도, 그대는 먼첨 혼자서 잠드누나.
115
내 몸은 생각에 잠잠할 때. 희미한 수풀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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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가(村家)의 액(厄)막이 제(祭)지내는 불빛은 새어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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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비난수도 머구 소리와 함께 잦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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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히 차오는 내 심령(心靈)은…… 하늘과 땅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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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심히 일어 걸어 그대의 잠든 몸 위에 기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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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 다시없이, 만뢰(萬籟)는 구적(俱寂)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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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이끌어라, 무한(無限)히 더 가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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