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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령(神靈) 전송(餞送)의 웅제(熊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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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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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靈[신령] 餞送[전송]의 熊祭[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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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다름 아니라, 동방 고대의 민족간에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나 다 똑같은 것이요, 다만 거죽에 뒤집어쓰는 껍질이 혹은 털가죽, 혹은 날갯죽지, 혹은 사람의 가죽처럼 서로 같지 아니할 뿐이며, 그리고 어떠한 동물이든지 그것이 다 一個[일개]의 神格[신격]으로 제각기 저희 국토를 가지고 있어서, 저희 국토에서는 우리 사람과 한가지의 생활을 하고, 다만 인간으로 나올 때에는 禽獸[금수] 蟲漁[충어]가 다 제각기 제 허물을 뒤집어 썼다가, 다시 저희 고장으로 돌아가면 일시의 가장을 벗어버리고 도로 사람의 형상으로 지낸다 하는 관념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에 있는 모든 동물은 다 저희 고향으로부터 잠시 놀러 온 손님이요, 그 형상과 및 겉껍질은 곧 나들이벌로 입고 온 복색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념은 인류학상에서 고대 西比利亞(시베리아) 種族[종족]이라 하는 동북 아시아의 여러 고대 遺民[유민] ─ 축치·길리악·오로코·아이누 등 여러 종족으로부터, 北米[북미] 대륙 알라스카 지방의 토인間[간]까지에 걸쳐서 시방도 오히려 보편히 존재하는 바로, 이를 증거하는 허다한 설화가 그네들의 사이에 유행하고 있읍니다. 가까운 일본 북해도에 사는 아이누 민족의 土俗[토속]으로 부터 적절한 실례를 들 수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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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누 연구가로 유명한 영국 선교사 배철러씨는 그 저술인 〈아이누인 및 그 설화〉 (中編[중편] 二二0頁[이이0혈] 以下[이하])에 이렇게 기록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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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누인은 蛇[사]가 스스로 허물을 벗는 까닭에 대하여, 蛇[사]는 더위를 견디지 못하므로 한여름 더위통에는 죄다 허물을 벗어 버림이라 하고, 蛇[사]의 허물 가는 것을 보면 말하기를 「에구 伏中[복중]이 되니까 풀밭(草田)에 사시는 신령님께서도 두루마기를 벗으셨군」 한다. 또 蛇族[사족]의 거주처에 대하여 이러한 관념을 가졌다. 蛇類[사류]는 항상 지하에 떼지어 사는데, 저희 窟穴[굴혈]에 있을 때에는 다 인류의 남녀와 똑같은 형상을 하고, 인류와 똑같은 가택 정원을 가지고, 다만 食物[식물]은 露水[로수]만을 먹는다 한다. 또 어떤 아이누는 말하기를, 蛇[사]가 지하의 저희 고장에 있어서 형상만이 사람과 같을 뿐 아니라, 개도 기르고 사냥질 고기잡이질 하는 연장도 가지고 온갖 생업에도 종사함이 다 사람과 같으며, 또 고유한 언어를 쓰고 사는 모양이 무엇으로나 사람과 틀림이 없지마는, 다만 성질과 心法[심법]은 흉악하여 마귀와 같으며, 지하로부터 上界[상계] 곧 인간으로 나올 때에만 蛇形[사형]을 쓰는데 上界[상계]에 나와서는 인간에 해를 끼치게 할 일만을 생각하느니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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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읍니다. 蛇[사]뿐만 아니라 어떠한 동물이든지 이렇게 특수한 껍질을 썼다 벗었다 하면서, 저희 고향으로부터 우리 인간으로 왔다갔다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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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 종족들의 사이에 행하는 熊祭[웅제](Bear - festival)라는 유명한 풍속 ─ 곧 새끼곰을 잡으면 이것을 곧 잡지 아니하고 집으로 데려다가 젖을 먹인다, 음식의 맛난 데를 골라 먹인다 해서, 갖은 우대를 다 하고, 우리도 잘하고 운동까지 시켜 가면서 곱게 곱게 키워서, 수삼 년 지내어 몸이 충실해진 뒤에 털이 배어지고 살이 한창 오르는 冬節[동절]을 기다려 장중한 의례를 갖추고 곰을 끌어내어 「이제는 보내드릴 때가 되었으니 곱게 고향으로 가시오」하는 축사를 외어 드리고, 공경스럽게 이것을 잡아서, 그 피와 고기를 나누어 먹으면서 歌舞[가무] 宴樂[연악]하는 일년 중의 大禮式[대례식]도 또한 동물이 고향으로부터 인간에 나왔던 것을 잘 대접해서 돌려보내려하는 의미로 생긴 것입니다. 이 熊祭[웅제]는 특히 아이누인의 間[간]에 크게 숭상되는데, 아이누어로 이것을 Kamui Omante라 함은 곧 「신령님 전송」이란 뜻입니다. 예전에 아이누의 이 풍속의 眞意[진의]를 잘 몰랐을 때에는, 支那[지나]나 유태의 희생 올리는 것 비슷이 짐작하여, 곰을 잡아서 天神[천신] 혹 幽神[유신]에게 고사 고기를 삼는다는 말을 했더니, 차차 알고 보니 아주 딴전의 의미이었읍니다. 아이누인의 관념에는 세계는 人[인]과 神[신]과의 합해 지내는 살림으로, 서로 위하고 서로 도와 주어야 할 관계라 하고, 또 禽獸[금수] 蟲漁[충어]가 죄다 한 신령님으로 고향에 계시다가 인간으로 나올 때면 한 가지씩 Hyaokke ─ 假裝[가장]을 하시는 것이 熊[웅]의 검은 服色[복색]과 狼[랑]의 흰 복색, 새짐승의 털옷이니 福力[복력] 있는 사람의 손에 잡혀서 그 假裝[가장]인 허물을 벗고 靈[영]으로 돌아가야 비로소 신령님 사는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므로, 사람에게 붙늘림은 그 사람을 골라서 이 소임을 보이려 함이라 하고, 그러므로 그네들은 동물이 잡히면 신령이 주시는 것이라 하여, 이것을 크게 공경하고 그 영혼을 큰 손님 삼아서 祠堂門[사당문]으로 해서 모셔 들여다가 폐백을 바친 뒤에 전송하는 예절을 행하는데, 이렇게 하면 신령님이 고향으로 돌아가셔서 다시 그 사람의 손에 잡히기를 바라고, 또 고향에 계셔도 인간을 보호하느니라고 합니다. 이러한 관념이 있기로 해서 곰의 어린 새끼를 잡으면 客神[객신]으로 고이고이 길러서 잘 가시라는 餞送宴[전송연]을 베푸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관념의 알맹이가 무엇이냐 하면, 곧 동물에는 고향이 있고, 또 그네는 껍질 하나로서 자유로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이라 함입니다.
【원문】신령(神靈) 전송(餞送)의 웅제(熊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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