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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은보화(金銀寶貨)의 인형화(人形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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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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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銀寶貨[금은보화]의 人形化[인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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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유다른 예로는 <輟耕錄(철경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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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 元統[원통] 연간에 杭州[항주] 鹽倉[염창]에서 監納[감납]노릇하는 宋姓人[송성인]이 일찍 大都[대도](北京[북경])에 가서 求仕[구사]를 하다가, 일은 여의치 못하고 食價[식가] 출처도 없어서, 견디다 견디다 못하여 自死[자사]를 결심하고 齊化門[제화문] 밖으로 나가서, 깊은 소로 가서 풍덩 빠지려 할 참에 홀연 공중에서 사람의 소리로 「宋某[송모]야, 아직 壽限[수한]이 멀었으니 경망히 굴지 말라」 하거늘, 사방을 둘러보니 아무것도 없고, 이 때문에 기가 꺾여 고개를 숙이고 돌아오더니, 발길에 채이는 쪽지 하나를 집어 보니 하였으되, 「吏曹[이조] 아무 胥吏[서리]를 찾아가서 상의를 하면 자연 好道理[호도리]가 있으리라」 하였거늘, 이튿날 吏曹[이조]로 가서 탐문한즉 과연 그런 사람이 있고, 의논을 하매 일자리가 있어 우선 급한 일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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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쪽지를 얻으니 하였으되, 「아무 데를 가서 무슨 청을 하라」 하였거늘 그리한즉 되고, 이러기를 수십 번 하여 좋은 벼슬도 하고, 세간살이 늘리고, 장가들고, 첩 얻고 아들 낳고, 딸 기르기를 죄다 그 말대로 하여 居然[거연]히 富家習[부가습]이 되었는데, 평일에는 아무 형상이 보이지 않고 다만 조그만 그림자가 어른어른할 뿐이며, 다른 표적이 있으면 즉시 제물을 차려 치성을 드리고 부르기를 爺爺[야야](아버지)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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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 하루는 쪽지가 떨어지기를, 「金箔[금박] 몇 만장을 속히 대령하라」 하거늘, 여러 번 치성을 하여 간신히 모면하고, 인하여 묻기를 「金箔[금박]은 그렇게 많이 해서 무엇에 쓰십니까」 한대, 쪽지가 떨어지기를, 「오냐, 楊州[양주] 天寧寺[천영사]에 가서 큰 부처님 改金[개금]을 잡수려고 했더니라」 하며, 또 하룻밤에는 그 처의 金釵(금차) ․ 金釧(금천)이 간 곳이 없거늘, 급히 고한대 쪽지가 떨어지기를, 「네 어느 장 몇째 서랍에 있으니 찾아가라」 하며, 또, 하루는 羊皮[양피] 두루마기가 없어지고 쪽지에 하기를, 「내가 잠깐 차용하거니와 명일은 돌려보내리라」 하였더니, 다음날 一大[일대] 綿羊[면양]이 밖으로서 걸어 들어오는 등, 허다한 기이한 일은 이루 들어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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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宋[송]이 鹽倉[염창] 監納[감납]으로 오매 鬼[귀]도 역시 따라오니 宋[송]이 귀찮고 겁도 나서 龍虎山[용호산] 張天師[장천사]에게 가서 부적을 얻어다가 붙인즉, 금새 똑같은 부적 四〇[사공]장을 죄다 거꾸로 붙여서, 어느 것이 眞[진]이요 어느 것이 僞[위]임을 분간할 수 없으며, 유명하다는 法師僧[법사승]을 청해다가 道埸[도역]을 베푼즉, 壇[단]에 차려 놓은 위패들을 뒤죽박죽을 만들어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둔 일이 있으며, 이 뒤로는 견딜 수 없는 장난이 날로 심하여 두통으로 지내더니, 하루는 지나다가 들른 한 도사를 보고 전후 이야기를 하였더니, 도사의 말이, 「내가 그 귀신을 물리쳐 주리다」 하고 복숭아 나무의 동남으로 벋은 큰 가지를 베어서 말뚝 하나, 방망이 하나를 만들어서 말뚝을 東南隅[동남우] 지상에 꽂고 부탁하기를, 「每月[매월]에 五字[오자] 드는 날마다 다섯 번씩 내리치면 그 患[환]이 없어지리다」 하므로 그대로 한즉, 과연 아무 일이 없어지는데, 마침내 무슨 귀신임을 아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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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과 같은 것이 있읍니다. 이렇게 귀신을 사귀어서 부자가 되고 잘 살게 되는 투의 이야기는 내외지를 통틀어 퍽 많이 있고, 그 어느 것은 실재적 색채를 진하게 풍기는 것조차 없지 않아서, 세속에서 猝富(졸부)된 사람을 보면 「도깨비를 사귀었느냐」 하는 말을 함이 무론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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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보다도 이야기로 더 재미있고 설화학적 의미도 더 중요한 것은, 도깨비가 재물을 가져다가 주는 이야기보다 금은보화 그것이 인형으로 변화해 나갔다가 사람에게 들켜서 그것을 얻는 이가 부자되는 이야기입니다. 역시 조선에 있는 실례로부터 말씀할 것 같으면 <於于野談[어우야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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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紐[김류]란 이는 글을 잘 해서 徐居正[서거정]을 대신하여 大提學[대제학]이 된 이였다. 京城[경성]에 大家[대가]한 채가 있어 값이 五[오]천 냥이나 되는데, 요귀가 많아서 드는 이가 반드시 죽으므로 長安[장안]의 부자들도 무서워서 사는 이가 없더니, 紐[류]가 歇價(헐가)로써 사서 먼저 자기 몸으로 시험하기로 하고, 가속들은 다 그냥 두고 혼자 가서 잘새, 陪吏[배리]와 병졸들로 하여금 실외에서 대령케 하고 촛불을 밝히고 혼자 앉아 있었다. 한밤중쯤 되더니, 백의 입은 僧[승][칠]인이 지게문을 드윽 열고 들어오거늘, 기침을 칵 하니 七僧[칠승]이 다 도망하는지라, 창틈으로 내다보니 다 階上[계상] 죽림 중으로 들어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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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吏[서리]를 불러 등불을 돋우고 술을 데워다가 먹으면서 어둑하게 일어나서 여러 하인을 시켜 괭이와 부삽을 가지고 죽림 중을 파헤치니 銀佛[은불] 일곱이 나오는데, 크기가 어린아이만큼씩 하였다. 紐[류]가 가로되, 중난한 보화를 사사로 허비하지 못하려니와, 大內[대내]로 바치면 또한 임금께 아첨하는 셈이 되리니, 그 중 두개만을 나라에 바쳐 국용에 보태시게 하고, 그 나머지는 어려운 친구들이나 周濟[주제]하여 주리라 하여 그대로 하고 또 남은 것으로는 , 먼저 大宴[대연] 을 베풀어 친척 붕우를 대접하고, 그 나머지만으로 세간을 장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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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장안 안에 다른 大家[대가]가 귀신 있는 兇家[흉가]로 유명하여 드는 이가 없다는 말을 듣고 헐가로 사서 가서, 여러 해 두고 먼지가 겹겹이 앉아 발이 푹푹 빠지게 된 다락을 말끔하게 치우고 올라가 본즉, 그 위에 신주 셋이 있어 분칠 한 바닥에 글씨가 분명한고로 그 자손을 찾아서 주니, 이로부터 두 집에 다 귀신의 장난이 없어지고 재산이 장안에 居甲[거갑]이요, 벼슬이 卿相[경상]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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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같이 銀[은]이 정령이니까 백의를 입고, 부처님이니까 僧[승]의 모양으로 나와서 장난을 하다가, 장성 센 사람에게 눌려서 그 집 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그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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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조 五[오]백 년간 빈천한 사람으로 귀히 된 이의 대표와 같이 생각되는 壬辰亂[임진란]에 臨津江[임진강]에서 전사한 副元帥[부원수] 劉克良[류극량]의 사적 중에도 이러한 대문이 있읍니다.
【원문】금은보화(金銀寶貨)의 인형화(人形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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