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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미처(都彌妻) 기담(奇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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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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都彌妻[도미처] 奇談[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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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百濟[백제] 都彌妻[도미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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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濟[백제]의 蓋鹵王(개로왕) 시절이니까 백제의 도읍이 아직 漢城[한성]에 있을 때 일이라 도성 근처에 살던 백성이겠지요. 도미라는 이가 있어 아무 지위는 없을 법하되 제법 의리를 알고, 그 妻[처]가 미인에다가 節行[절행]을 겸하여 一世[일세]의 칭송을 받았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도미를 불러다가 이 말 저 말 하다가 일러 가로되, 부인의 德[덕]이 비록 정결을 숭상한다 하지마는, 아무도 모르는 으늑 침침한 속에 있어서 달착지근한 말로 꾀면 마음을 움직이지 아니할 이가 아마 없겠지 한대, 도미가 대답하여 가로되, 다른 사람의 일이야 알겠읍니까마는 至若小臣[지약소신]의 妻[처]하여는 설사 죽더라도 요개가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왕이 어디 시험하리라 하고, 무슨 핑게로써 도미를 구류해 놓고 一近臣[일근신]으로 하여금 왕의 의복을 입고 타는 것과 데리고 가는 사람을 죄다 나라님 기구대로 하고 밤중에 그 집으로 가서,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왕이 행차하신다는 路文[노문]을 놓고 들어가서 그 지어미에게 일러 가로되, 내가 너의 잘났음을 들은 지 오래더니, 도미로 더불어 내기 노름을 하여 너를 앗았기로 내일은 너를 궁중으로 데려가리라, 네 몸이 나의 소유니라 하고 그대로 희롱하려 한대, 그 지어미가 가로되, 상감께서 거짓말씀 하실 리는 없으니 제가 어찌 순종치 않으오리까, 예 어서 방으로 듭시면 옷을 갈아입고 들어가 모시오리이다 하고, 물러나와서 一稗子[일패자]를 꾸며 대신 들여보내었다. 왕이 후에 속은 줄을 알고 대로하여 도미를 죄로 얽어서 두 눈을 빼고, 그대로 끌어내어다가 小船[소선]을 태워서 江上[강상]에 띄우고. 그 지어미를 잡아 들여다가 겁탈하려 한대 지어미가 가로되, 시방 당하여는 남편을 여의고 單獨一身[단독일신]이 의지하여 지낼 수가 없사온데, 뜻밖에 상감을 모시는 몸이 된다하오니 감히 어길 리가 있으오리까. 다만 마침 월경으로 하여 몸이 죄다 더러운 중이오니, 다른날 깨끗이 씻고 와서 몸을 바치오리다 하거늘, 왕이 믿고 허락하였다. 지어미가 그 길로 도망하여 江口[강구]로 이르러 건너는 수가 없어 하늘을 부르며 통곡하다가, 홀연 孤舟[고주]가 둥실둥실 떠 오는 것을 보고, 잡아 타고 泉城島[천성도]에 이르러 그 지아비의 죽지 아니한 것을 만나서, 草根[초근]을 캐어 먹어 주림을 면하고 드디어 한 배를 타고 고구려의 蒜山下[산산하]에 이르니, 麗人[여인]이 불쌍히 여겨 의식으로써 도와 주어 겨우겨우 살다가 그 곳에서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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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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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蓋鹵王[개로왕] 시절은 고구려가 새로 반도 南下[남하]의 國策[국책]을 정하고 도읍을 鴨綠江畔[압록강반]으로부터 시방 평양으로 옮겨 온 長壽王[장수왕]을 對手[대수]로 하여, 한강·대동강의 사이에 兩雄[양웅]의 爭鬪戰[쟁투전]이 한참 천지를 뒤흔들던 때거니와, 이 一烈婦[일열부]의 사실도 무대를 兩國[양국]에 걸친 것이 또한 세세의 片影[편영]을 반영한 듯 하여 이미 재미있읍니다. 백제의 漢城[한성]에 都彌妻[도미처]라는 열녀가 사실로 있었다 할지라도, 시방〈삼국사기〉에 전하는 列傳[열전]의 文[문]은 매우 희곡화된 一文藝的[일문예적] 작품임이 의심 없겠지요. 왕의 목적이 기어이 그를 흑책질함에 있고, 또 좀처럼 하여서는 휠 수 없음을 한 번 경험도 하였는데, 월경 운운의 얕은 꾀에 떨어져서 놓쳐 보낸다는 것이 우선 어설프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것을 一篇[일편]의 이야기로 볼진대, 支那[지나]의 列女傳[열녀전]은 고사하려니와, 설사 Boccaccio (一三一三[일삼일삼]∼一三七五[일삼칠오])의〈Decameron〉이나 Chaucer (一三四○[일삼사○]경∼一四[일사]○○)의〈The Canterbury Tales〉의 속에 집어넣어도 단연히 특수한 광채를 발할 주옥적 작품이 될 수 있읍니다. 같은 반도 같은 호남 지방에서 생긴 후대의〈春香傳[춘향전]〉도 그 作意[작의]의 중첩하고 변화의 淸新[청신]하기로는 도저히 都彌妻奇談[도미처기담]의 敵[적]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서슴지 않고 백제 문학, 특히 그 소설의 滄海遺珠[창해유주]로 이것을 사랑하여 보고 또 보기를 말지 아니하는 터입니다.
【원문】도미처(都彌妻) 기담(奇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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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