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신성(神聖)한 주물(呪物) 급(及) 호부(護符) ◈
카탈로그   본문  
미상
최남선
1
神聖[신성]한 呪物[주물][급] 護符[호부]
 
 
2
고대 일본에서 구슬을 얼마만큼이나 소중히 알았더냐 함은, 다른 것 말고 황실에서 皇祖[황조] 天照大神[천조대신]께 받자와서, 역대의 천황께서 세세로 전해 가면서 황위의 寶璽[보새]를 삼으시는, 이른바 三種神器[삼종신기]의 一[일]이 구슬임을 보아서 깊이 짐작함이 있을 것입니다. 三[삼]종의 神器[신기]란 것은 아시기도 하겠지마는, 八咫鏡[팔지경]·叢雲劒[총운검]·八尺瓊曲玉[팔척경곡옥]인데, 八咫鏡[팔지경]은 시방 伊勢神宮[이세신궁]에 天照大神[천조대신]의 「御魂代[어혼대]」로 봉안하여 있으며, 叢雲劒[총운검]은 名古屋[명고옥]의 熱田神宮[열전신궁]에 봉안되었으며, 궁중에는 八尺瓊曲玉[팔척경곡옥]과 모조한 神鏡[신경]· 神劒[신검]을 합해서 봉안하여, 이것도 三[삼]종 신기라고 일컫고, 그 중에 神鏡[신경]은 신문지상에 가끔 이름이 오르시는 「賢所[현소]」에 봉안하고, 神劒[신검]· 神璽[신새]는 항상 천황의 御身上[어신상]에서 떠나지 아니하여 황위 계승의 標信[표신]이 되는 것입니다.
 
3
[삼]종의 신기가 저마다 소중하심은 무론이지마는, 천황이 御身上[어신상]으로부터 말씀하면 神玉[신옥], 곧 구슬이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줄로 생각할 수도 있읍니다. 三[삼]종신기의 내력이나 그 의의를 간단히 말씀한달 수 없지요마는, 대모하게나마 고대에 있어서 구슬이 어떻게 신성한 의미를 가진 것임을 여기서 짐작하시기를 바랍니다.
 
4
고대 일본의 전설적 역사인 〈古事記[고사기]〉에 素戔鳴尊[소전명존]이라는 시방 경상도 건너쪽 일본해 연안 지방을 다스리시던 素戔鳴尊[소전명존]이라는 신령님이 天照大神[천조대신]의 나라로 위엄을 부리고 찾아가신즉, 天照大神[천조대신]께서 「아마 내 나라를 빼앗으러 온 것이지」 하시고 역시 여러 가지 위엄을 보이시는데, 그 在右[재우] 두 손에 드신 것은 「八尺勾()之五百津之美須麻流之珠[팔척구()지오백진지미수마유지주](ハャサノマガタマノイホツノミスマルノタマ(하야사노 마가타마노 이오쓰노 미스마루노타마))라는 구슬이었다 합니다. 이 八尺[팔척]이란 것이 긴 것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하기는 하지요마는, 구슬의 종류가 무기, 아니 무기 이상의 무기가 됨은, 곧 구슬에 신성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古事記[고사기]〉에는 火照命[화조명](ホテリノミコト(호데리노미코토))와 火遠理命[화원리명](ホオリノミコト(호오리노미코토))라는 형제신이 財數[재수] 다툼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여러 번 뒷각퀴를 치다가 나중에 아우인 火遠理命[화원리명]란 이가 용궁으로 들어가서 해중 용왕에게 鹽盈珠[염영주](シオミツタマ(시오미쓰타마)), 鹽乾珠[염건주](シオヒルタマ(시오히루타마))라는 구슬 한 쌍을 얻어 가지고 나와서 그 형이 괴롭게 덤빌 때에 「鹽盈珠[염영주]」를 내어 쓰면 금시에 조수가 밀어 들어와서 빠지고, 형이 제발 살려달라고 하면 「鹽乾珠[염건주]」를 내어서 조수를 물리치게 하여, 이렇게 여러번 하는 동안에 형이 잘못함을 깨닫고 아우에게 항복하였다는 대문이 있읍니다. 이것은 어떠한 구슬에는 조수를 밀게도 하고 써게도하는 조화가 들어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한 가지를 가지고 유추하여 보건대, 옛날 사람의 구슬 숭상에는 분명히 구슬에 무슨 조화가 들었다고 생각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읍니다.
 
5
대저 원시 미개한 인민들은 이 천지간에 일종 신비한 능력이 존재하여서 이 靈力[영력]이 온갖 조화를 부리는데, 이 영력은 어떠한 물체의 속에 들어가 寓接[우접]하여 있기를 잘하고, 이러한 물건을 가지면 그 속에 있는 조화를 빌어 쓸 수가 있다고 생각하였읍니다. 이러한 물건을 학문상에 Fetish = 번역해서 呪物[주물]이라고 이르고, 이 물건의 신앙을 Fetishism 주물 숭배라고 이릅니다. 한문 글자 原義[원의]로는 꼭 적당한 漢字[한자]가 될는지 마치 모르겠읍니다마는, 대체 무슨 신비한 능력이 들어 있어서, 자연의 법칙을 좌우하는 물건을 주물이라 이른다고 생각해 두시면 그만입니다. 신령스러운 것이라 하여 놓고서 기도 치성을 하는 물건이 그것입니다. Fetish란 말은 본래 葡萄牙人[포도아인]이 西亞弗利加[서아불리가]에 가서 그 토인들이 기이하게 생긴 돌· 막대기· 뼈다귀· 짐승의 발톱 중의 어느 것을 신령의 능력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여, 주워다가 위하는 것을 보고 葡語[포어]로 Feitico라고 이르던 것에 인하여, 학자가 모든 이 비슷한 종교적 태도를 이름지은 것입니다. 영어에 Charm fetish란 것도 이것입니다.
 
6
또 이러한 물건을 災禍[재화]를 물리치고 행복을 얻으리라는 신앙으로, 몸에 지니면 이것을 護符[호부]라고 이릅니다. 학문상에 Amulet 혹 Talisman이라고 하고, 근래에 외래어로 흔히 쓰는 Mascot라고 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주물이고 호부고 본래 일정한 표준이 있는 것 아니라, 어떠한 곡절로서든지 그렇게 생각되는 것을 집어다가 위하는 것이매, 거기 생물, 무생물에 걸쳐서의 종류가 심히 많지마는, 옛날부터 어느 민족의 사실을 보든지 조그마한 돌이나 동그란 알갱이의 이상스러운 것을 그렇게 위하는 일이 가장 많습니다.
 
7
문명국의 실례를 말씀할진대, 저 고대의 埃及[애급]·바빌론·앗시리아 等[등][국]에서 金龜子形[금귀자형]의 보석을 Scarab 이라 하여 몸에 지니던 것이며, 근대까지도 영국에서 부싯돌로 만든 矢鏃[시족]과 구멍 뚫린 돌을 몸에 붙이고다님 등이 그 좋은 예증일 것입니다. 조그맣고 동그랗고 보기에 예쁘고, 어떤 것은 이상한 광명조차 발하는 구슬이 고대의 조선·일본에서 무엇보다도 위대 신성한 주물 또 호부이었음이 결코 우연한 일 아닙니다.
【원문】신성(神聖)한 주물(呪物) 급(及) 호부(護符)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설화〕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16
- 전체 순위 : 2920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402 위 / 1791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1) 독서법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최남선(崔南善) [저자]
 
  설화(說話) [분류]
 
◈ 참조
  # 고사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신성(神聖)한 주물(呪物) 급(及) 호부(護符)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1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