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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더워서 저녁밥이나 어이고 나면 퍼더 버리고 지나네 그래도 獨房[독방]이 내 自由[자유]의 全領域[전영역]일세 금년 여름은 집에서 나볼랴네. 몸에 거리끼지 않을만큼 工夫[공부]도 하고 그러고 누이가 이왕 세상에서 나서볼 예정을 하는 모양이니 特別注入敎育[특별주입교육]을 좀 시켜야겠네 누구를 무엇을 가르칠랴고 나서 보면 敎材[교재]를 全部[전부] 스사로 편찬하고 싶네 몹슬 버릇인가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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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 ― 벨」의 婦人論[부인론]을 같이 읽는다고 하는데 내게도 工夫[공부]가 될 모양일세 詩[시]도 추려서 읽혀주네. コムミユナアル煙管[연관]도 에르테르의 슬픔도 읽혓네 今年[금년]에는 내가 되려 詩人[시인]이 된 셈인가 兄[형]의 激勵[격려]까지 받고 보니 英雄篇[영웅편]도 좀 더 느려야겠는데 이거 또한 못된 노릇으로 한번그 목을 넘기면 끝이 이여지질 않는단 말이야 될 수 잇는대로 쉬 어떻게 해보지 그 대신 굉장한 걸 披瀝[피력]하지 요전에 漢詩[한시]이야기할 때 내가 빗을 졌다고 했지 하도 졸리기에 時調形[시조형]으로 빗을 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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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맘 고은맘을 받드는맘 떨리나니 (此行[차행]뜻이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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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어리운사랑이야 말슴▣ 되여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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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하로 아츰에 빚었으니 戀愛詩人[연애시인]도 넉넉하지만 明眸皓齒[명모호치]의 對象[대상]이 具體的[구체적]이 아니라그런지 어찌 槪念的[개념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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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總作[한시총작]이 열 首[수]야 밑천이 짤를 듯 해서 一先[일선]づ 切上[절상]げる했지 할 말한 자리 없든 것도 韻字[운자]를 눈앞에 펴 놓고 한 時間[시간] 쯤 맛보랐기하면 그래도 네 句中[구중]에 그럴듯한 소리가 한 자리쯤은 있어 오늘 喜雨詩[희우시]의 첫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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닙은옷 비마져보져 (非常[비상]に明[명]るい氣持[기지]になつて雨[우]に濡[유]れて見[견]たい樣[양]な)꽃빛 산틋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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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늘어놓았으니 자네에게서 좀 더 긴 놈을 要求[요구]하여도 괜찮을 듯 하여. 애로 데리고 짝짝궁이나 많이 하고 고은 색시 생각은 자그만치하면어떠료 喜雨[희우]의 비가 온 듯하지도 않어서 벌서 개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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詞[사]은 이라고 할까! ▣ 그런데 啄木[탁목]의 dedication에 보니까 金田一京助[금전일경조]가 花明[화명]이드만 그러나 저편이 無名[무명]이니 관게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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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 雜誌[잡지] 받고 곧 좀 쓰려든 것이 그러저럭 잊어버렸어 요새 우리 동생들하고 노너라고. 그럭저럭. 향철이가 올제 부탁을 했더니 童謠選集[동요선집]을 가지고 왔겠지 그런데 나는 지용이에게 갈수록 호려지는 셈일세 “해바라기씨”라 하고 이런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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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밝은 유머가 있어서 유쾌해 그 外[외]에 無名二三人[무명이삼인]에 혹 좀 才分[재분]이 뵈는 듯도 한게 더구나 七五調[칠오조]에 가서는 字數[자수] 마치느라고 아니해도 할 말을 작고 느려서 골이 아퍼. 日本童謠集[일본동요집]에서 西條八十其他[서조팔십기타]의 七五七[칠오칠]을 읽어보면 七五[칠오]▣을 모르고 自然[자연]스럽게 읽을만한데 우리 七五調[칠오조]는 어찌 그리 잡어 느린게 뵐까 맨도는사람의 솜씨의不足[부족]인가 우리말은 바침이 드려가니까 같은 音節數[음절수]라도 time이 기러서 그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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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長煥君[고장환군]이 實際編輯[실제편집]인 모양인데 自作[자작]에 별로 取[취]할 게 없고 韓晶東[한정동]에게 좀 더 dot띠고 쌈박한 게 있을 줄 알었더니 별로 없어 그런데 내 아오(열살된)가 있지 않은가 첫날 徐德出[서덕출]의 것을 하나의 이라고 그리다가 그럭저럭 좀 더 많이의여 보일 생각이 있어서 童詩集[동시집](나는 이 말을 더 좋아하네)을 選編[선편]하랴다가 우리 童謠集[동요집]만 가지고는 不滿[불만]해서 日本童謠集[일본동요집]에서 約二十篇[약이십편] 번역해서 한 四十篇[사십편] 한 권을 맨드러 주었네 從弟[종제] 하나와 둘이의 이는데 재미나게 의어는 모양이야. 島本赤彦[도본적언]에서 셋을 譯[역]했는데 유모어가 있어서 아히들이 좋아하데 白秋[백추]건 모두 모두 같어서 어느 걸추릴 줄 모르겠데그려 너무 싱겁기에 나도 하나 있어야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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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段三行[이단삼행]이 잘 붙지를 않고 一二段[일이단]과 三段[삼단]이 좀 석그러서 三段[삼단]을 獨立[독립]한 詩篇[시편]을 만드러야 할까 한번 죽 써버리면 더 整齊[정제]된 形[형]으로 쌓기 爲[위]해서 努力[노력]한 根氣[근기]가 없네 이 根氣問題[근기문제]가 큰 문제일세 글씨를 한줄만 써도 좀 힘드려 쓰면 처음과 나종이 체가 달러지데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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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한 材料[재료]의 程度[정도]에 벗지않었지만은 무릎쓰고 적는 것은 兄[형]에게 答禮[답례]의 意味[의미]와 또 하나는 무어랄까 兄[형]의 潔癖[결벽]이랄가에 對[대]한 抗議[항의] 한번 推敲[퇴고]를 하면 그 前形[전형]이 남에게 남어 있는 것도 不滿[불만]히 여기면 自己筐中[자기광중]의 舊稿[구고]까지라도 燒却[소각]해 버리는. 나는 지난번 康津[강진] 갔을 때 兄[형]의 舊稿[구고]에 對[대]한 興味[흥미]를 많이 가지고 갔다 실상 실망했네 지금의 整齊[정제]된 詩形[시형] 전의 オモカゲ를 接[접]하야 닦어지기 전 흙 묻은 寶石[보석]의 形態[형태]를 살피고 또 거기서 이제로 整頓[정돈]되여 나오는 詩態發展[시태발전]을 내딴엔 硏究[연구]겸 좀 보려든 것인데, 그사 衣冠[의관]을 整頓[정돈]한 뒤에 비로소 外人[외인]을 대하는 것은 우리 東方君子[동방군자]의 禮道[예도]이지마는 그러지 않어도 괜챦은 ウチワ同士[동사]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김에 ボロ를 좀 더 내놔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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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百年[오백년] 풍유으스림 하다는 모래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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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여 흐르는 노래를 걷어잡아 무삼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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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詩外[서시외]의 十餘首[십여수]는 되여야할 터인데 이걸 하로 저녁해 놓고는 그만일세 마음이 계속되지를 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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梁柱東君[양주동군]의 文藝公論[문예공론]을 平壤[평양]서 發刊[발간]한다고 말하면 이에 妨害[방해]가 될 듯 싶네 그러나 通俗爲主[통속위주]일게고 敎授品位[교수품위]를 發揮[발휘]할 모양인가 보니 길이 다르이 何如間[하여간] 芝溶[지용] 樹州中得其一[수주중득기일]이면 始作[시작]하지 劉玄德[유현덕]이가 伏龍鳳雛[복룡봉추]에 得其一[득기일]이면 天下可定[천하가정]이라더니 나는 지용이가 더 좋으이. 文藝公論[문예공론]과 特別[특별]한 關係[관계]나 맺지않었는지 몰르지 서울 거름은 해 보아야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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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誌表裝愛誦[잡지표장애송] 그대로 따다해도 좋겠는데 袒方[단방]에 近代風景[근대풍경]의 無修飾[무수식]도 アツサリ하지마는 愛誦[애송]의 頭飾[두식]은 나도 取[취]하네. 나도 二三[이삼] 생각해 보았는데 어떻든 몇 號[호] 내보았으면 싀원할까 誌名[지명] 丹弓[단궁](丹[단]을 赤[적]과 같이 불 사람도 있는가) 丹鳥[단조], 玄燈[현등](너머 神秘的[신비적]) 詩嶺[시령] (バルナシヤン의 련상이 좋달가궂달가) 우리말 單語[단어]가 좋은게 있었으면 제일 좋겠는데. 해바라기는 어떨는지 트집없기는 詩嶺[시령]이 나흔 것 같지만은 어느 것이고 感覺的[감각적]은 아니여서 산뜻하지는 못하겠지마는 오히려 트집적은 것이군 容性[용성]의 순데에서 낫지 않을가 丹字[단자]가 우연 마음에 드러서 내 論文署名[논문서명]을 丹弓[단궁]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네. 꾀꼬리의 幽美[유미]는 그만 두고라도 두견이 목놓아 울어서 조고만 시골이 깨질듯한 놈이라도 얽어보이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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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단 問題[문제]에 대해서는 본시 가지고 있든 感[감]じ와 사이에 어떤 관계로 고치랴고 하는지는 모르나 “실비단”이라는 名詞的形容[명사적형용]을 “보배론”이라고 明白[명백]히 形容詞[형용사]의 形態[형태]를 取[취]하는 게 더 낳을지 나는 모르겠데. 그 안에 오든지 동생 개학때 같이 오든지 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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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月二十六日[삼월이십육일] 龍兒[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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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前[일전] 편지받고 여지껏 분주해서 무엇에 분주하냐고 이것은 上京後準備行動期[상경후준비행동기]일세. 앞으로 進行[진행]할 것은 全[전]혀 無定見[무정견]일세 이전 冷洞生活[냉동생활]같은 것이 무엇 그리 시원할 것이 있으랴마는 집에서 나온 것만은 어떻든 大傑作[대걸작]이옵고 아즉도 工夫[공부]도 着手[착수] 못했네. 아모래나 事業[사업]도 事業[사업]이오 工夫[공부]도 工夫[공부]려니와 사람이란 즘생은 또한 질거움이 아주 없이는 목숨 부지하여 가기가 어려울 것 같네. 어떤 方畧[방략]으로 그 엔쪼이멘트를 취할까 또 享樂[향락]과 所謂事業[소위사업]이라는 것과의 比例配分[비례배분]을 어떻게 할가 이것들이 나의 當面問題[당면문제]라 그중에도 어떻게 取[취]할까가 코 앞에 일일세 날이나 더 다수워지면 책이나 몇 권 싸짊어지고 山水[산수]나 찾어갈가 그것이 우리 홀아비의 일일가 享雨[향우]를 맞나서 아들 자랑에 등쌀일세 너도 맞나서 딸 자랑은 자그만이 하기로 미리 分量契約[분량계약]을 하고 맞나세 속상하네 「애로」는 조곰 보드라우나 밉게 쓰면 愛奴[애노]라겠네 그것도 해롭지 않을까 나라는사람은 미천을 톡톡 떨어도 創作[창작]은 나올 곳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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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남의우름아니면 이대도록 다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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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건 다입내요 戰作[전작]일세 創[창]짜는 과하옵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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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稿 자네 詩를 될 수 있는대로 벗겨 보내게 創作家松岡先生[창작가송강선생] 推[추]천이라는 것이 아니꼽지만 다른 것이 없어서 獨特[독특]한 廣告術[광고술]을 發揮[발휘]하지!) 改造[개조]는 받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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允植[윤식]이 어떻게나 지내는가 矢張[시장]り そのヒヨロ長[장]い寂[적]しみの中[중]で 獨[독]り何[하]かを囁[섭]いてゐるのかヽ そして レコ ― ドに あこがれ ヰォロンに焦[초]れてゐるのか あゝ傷[상]しきかな 汝[여] 朝鮮[조선]の詩人[시인]なれば 允植[윤식]아 새해도 되었으니 나를 보아라 지난 가을과 겨울을 생각도 해보자 龍喆[용철]이가 한해 가을과 겨울을 그렇게 지냈대서야 보지않는 누가 고지드를 라구 참으로 우수운 세월도 보낸지고. 龍[용]の 墮落[타락]も 極[극]れるかな. 그 末期[말기]에 하로밤 누어 맨든 詩作[시작]이 있네 詩[시]야 되었건 않되었건 詩壇[시단]에 올리지 않는대야 상관있겠나 자네에게나 公開[공개]하지, 여러 해만의 作[작]일세. 傑作[걸작]이 寡作[과작]에 正比例[정비례]하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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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같이 옴겨가는 어듬없는 바람이로라.
155
龍兒絶望篇[용아절망편]일세 이러한 心境[심경]에 오래 있어서야 죽지않고 살겠나만은 요새는 새해라 그런지 좀 希望[희망]도 생기고 어떻게 順風[순풍]이 불면 쉬 자네 손을 잡고 반길넌지도 몰르겠네 여보게 永郞[영랑] 어떻게 나도 글을 좀 써보았으면, 한 얼마동안 職業的[직업적]으로라도 붓들려서 써보았으면.
156
二九年一月八日[이구년일월팔일] 龍兒[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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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런 것을 써보았는데 나도 꿈같어서 도모지 好否[호부]를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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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쌀도 눈에익은 아 ― 사랑하든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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忌憚[기탄]없는 批評[비평]을 해보아주게 지난번 時調[시조]의 評[평]과 修正[수정]도 자네 意見[의견]을 따르네 再現說[재현설]과 情緖[정서]를 폭삭후라는 것도 알어드렀네 나는 이즘와서야 그것들을 차츰 깨달어 가네 좀 늦지만 어쩔 수 없지 느끼는 것이 없이 생각해 理解[이해]할랴니까. 그 前[전]에는 詩[시]를 (뿐만아니라 아무글이나) 짓는 技巧[기교] (골씨)만 있으면 거저 지을 셈 잡었단 말이야 그것을 이새와서야 속에 덩어리가 있어야 나오는 것을 깨달었으니 내 깜냥에 큰 發見[발견]이나 한 듯 可笑[가소]! 詩[시]를 한개의 存在[존재]로 보고 彫塑[조소]나 妻[처]와 같이 時間的延長[시간적연장]을 떠난 한낱 存在[존재]로 理解[이해](當然[당연]히 感[감]이라야 할 것)하고 거기 나와 있는 創作[창작]의 心態[심태] (이것은 創作品[창작품]에서 鑑賞者[감상자]가 받는 心態[심태]이지 創作家[창작가]가 갖었든 或[혹]은 나타내려 하든 心態[심태]와는 獨立[독립]한 것이지)를 解得[해득]하는데서 차츰 여기 이르렀단 말이야 그래서 가장 粗雜[조잡]하게 讀後[독후]의 統一的情緖[통일적정서]를 優美[우미] 哀傷[애상] 崇高等[숭고등] 抽象的[추상적] 形容詞[형용사]를 써서 輪廓[윤곽]을 定[정]할 수 있는 것이라 하거든 抽象的形容詞[추상적형용사]가 發達[발달]하야 數萬語[수만어]가 된다면 거진거진 가까히 갈 건 事實[사실]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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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論[시론]을 좀 해놀랴고 생각해 두었든 것이다 詩論[시론]을 展開[전개]시킴이 없으니 그만 두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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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자네가 부탁한 노릇은 Father is a Father 일세. 어느 F는그리 다른가 나는 兄[형]의 F가 自由[자유]스러워 보이고 兄[형]에게는 나의 F가 自由[자유]스러워 보이지, F가 아니므로 써지 그런소리를 듣고 거년 봄녀름 비슷한 기분이 되네 매임없는 行動[행동]을 하려다가도 우리의 경멸하는밧 者[자]에 매이는바 되니 自分自身[자분자신]가, 이야늬나루 所以[소이]다네 まあ 許[허]してく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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昭和五年九月五日[소화오년구월오일] 龍兒上[용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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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郞[영랑] 날새 안영한가 여름에 온 그렇게 많앗드란 말인가 나는 그래도 많기까지는 아니했는데 찬바람을 타서 좀 살아날 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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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물]わすれしたるが如[여]き心地[심지]よ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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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나두야간다」로는 料外[요외]로 好評[호평]을 얻어서! 참 永郞[영랑]의 칭찬을 얻으면 安心[안심]도 할 만하지 나는 실상 내가 쓴 것에 對[대]해서는 確乎[확호]한 批評[비평]이 서지를 않네 그것은 지을 때의 經路[경로]로 보면 象徵[상징]의 本格[본격]을 간 것 같네 꿈같이드러누운데 어쩐지 눈물 흘리며 떠나가는 배가 보이데 그저 떠나가는 배일 뿐이야 그래 그대로 풀어놓은 것이 그 詩[시]가 되었네 잘잘못은 두고라도 成立[성립]의 過程[과정]은 象徵[상징]의 本格[본격]이야 그런데 象徵詩[상징시]가 所謂[소위] 「現階段[현계단]」에서 重要[중요]한파 ― ㅌ틀 못가지는 것도 事實[사실]인 모양이고 그러한 詩境[시경]을 내가 維持[유지]할 길도 없을 것 같네 「港[항]」은 트레르가 아니고 아 ― 시몬 것이지 矢野[시야]의 詩學[시학] 끝에 있었지 훨신 說明的[설명적]으로 된 것이었지 가을의 哀感[애감]을 「후굴근한 느낌」으로 나타낸 詩[시]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하면 르렌의 눈물 줄줄 흐르듯 하는 내가 쓴 것은 어쩐지 石像[석상]같이 凝固[응고]해 버리고 마네 눈물이 철철 흐르지도 않고 느낌이 움즉이지도 않고 지을 때의 態度[태도]가 드러 누어서 몸과 정신이 촥 굳어앉어버리고 거기서 한줄기 떠도는 놈에서 생기는 까닭인 것인가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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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자네 좀 맞났으면 하겠네만은 거기 간다는 것은 고만 두어야겠네 그리고 博覽會[박람회]도 아직 아무런 생각이 없네 싯그럽기만 하고 그러고 서울을 간다면 집에서 무슨 決定[결정]이 있고 가야 하겠으니깐 京城光州間旅客飛行[경성광주간여객비행]을 한다면 그 놈을 타고 서울을 가고 싶네 勇氣[용기] 무던하지. 자네는 九月二十五日[구월이십오일]에 간다면 좀 미리와서 날 좀 보고가는 것이 어떨고 그렇지 못하면 停車場[정거장]에서라도 잠깐 맞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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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요새 누구를 맞났더니 鄭芝鎔[정지용]이 이 가을부터 서울 徽文[휘문] 와서 있으리라고 하데 서울 가거든 한 번맞나보게. 詩誌[시지]에 對[대]한 計劃[계획]은 나는 抛棄[포기]하지 않네 또 자네 評[평]을 받으려 적네 이것은 아즉 칼자리가 선연하네 좀 억지로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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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은 만족에 바다같이 가라앉지도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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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行六節[사행육절]을 맨들고 싶은데 나는 한번 이지간이 얽은 다음에는 손을 잘못대는 버릇이 있네 또 하나 이야함세 今年[금년] 여름에 不快[불쾌]와 暗黑[암흑]의 氣分[기분]에 있다금 싸일때 그것을 어떻게 맨드러 보려는 野心[야심]을 먹었으나 着手[착수]를 못하고 만세음일세 구역이 나고 소름이기 끼는 무덤같은 暗黑[암흑] 腦[뇌] 속에서 分裂[분열]이 이러나는 듯한 이라다다시이 氣分[기분] 美[미]는 아닐지언정「구역」이라는 것은 나의 이루고 싶은 것의 하나일세 하나 또 무를 것 있네 자네 シヤトブリアン 말하지 않았나 에르테르에 꾀 ― 테 飜譯[번역] 외에 또 어디있든가 소식 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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昭和五年九月十五日[소화오년구월십오일] 龍兒[용아]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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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얼굴이라도 대할가했더니 그 기회도 늘어지는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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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글은 거푸 받았네 청명이란 命令[명령]은 대단 適切[적절]한 듯하시 우리가 한문에서 나온 것을 다 버릴 수 없을 것 같으니 音響[음향]이 語感[어감]에 맞기만 한다면 가을 아침 무어라 이름 지을 수없이 개완한 심사를 청명이라고 한 것만 해도 고마워이 감감의 넋인듯 모다 눈이오 입된 그청명 그놈을 조각像[상]같이 조회우에올려앉히기는 兄[형]으로도 어려웠던가 兄[형]으로서는 兄[형]스스로의 氣分[기분]을 十分[십분] 나타내이지 못해 서운할 터이지마는 이 감각에 對[대]한 이만한 指示[지시]도 나로서는 多謝[다사] 兄[형]의 本式[본식]인 昇華體[승화체]가 아니고 내 사랑하는 동백닢 式[식]의 敍述體[서술체]가 이상했네 자네가 自由詩形[자유시형]이 되었다고 기뻐하는 심사는 짐작도 하겠네마는 청명 이놈은 그 本質氣分[본질기분]이 神經細胞[신경세포]의 묵금인 듯한 結晶[결정]하는 듯 冴[호]えた 感覺[감각]인 듯 하니 기회가 있거던 다시 한번 또렷이 오려주셨으면 싶으네 樹州[수주] 六堂[육당]의 時調[시조]에서 말도 막추리 듯이 입이오 눈이다, 자고깨인 어린애 모양, 나는 이 청명에도 주린다 그러고 참 셋째 節[절]이 좀 빠지는 것 같내 별똥 떨어진 뒷, ㄷ音[음]이 고요하고 못 어울리지 않을까 오’샨’은 자네가 언젠가 오’샨’같은 詩[시]를 쓰고 싶다고 한 것을 물어 본다는게 シヤトオブリアン이 잘못 나왔네 오샨은 나도 잘 모르네. 英國詩人[영국시인]이 제 詩集[시집]을 내면서 古人[고인] 오’샨’의 散佚[산일]한 作[작]을 모은 것이라고 해서 내 가지고 大好評[대호평]을 받어서 浪漫文學[낭만문학]의 先驅[선구]로 꾀테, シヤトオブリアン, 쉘리 等[등]에게 많은 影響[영향]을 주었는데 나종에 古人[고인]의 作[작]이 아닌 것이 나타나서 僞作間題[위작간제]로 名望[명망]이 떨어졌다고 英文學史[영문학사]에서 본 것 같으니 參考書[참고서]가 아모 것도 없으니까 더는모르겠네 우리가 오’샨’의 情熱[정열]을 欽仰[흠앙]하네 그려 그러나 우리의 쓰는 것은 그와 對蹠點[대척점]에 가까운 것이 되고마네 그려 거기 問題[문제]가 있지 マルクス的[적]으로 말하면 生活條件[생활조건]이 意識[의식]을 決定[결정]하고 沒落[몰락]하는 階級[계급]에 屬[속]하고 支配[지배]의 自信[자신]에서 생기는 意氣[의기]가 없고 적게 들어가 生活[생활]에 快適[쾌적]이 없고 사랑이 없고……자네듣고 반갑지않을 이런 수작을 낸들 늘어놓기 좋아하겠나마는 强烈[강렬]한 意慾[의욕]과 情熱[정열]을 주린 듯이 바라며 겨우「나두야간다」를 쓰는 自身[자신]이 실ㅅ증이 나지 않는다면 센티멘탈에 對[대]한 다른 意見[의견]이래야 너무 露骨[노골]에 기울지않는다면 題[제]를「탁가운 마음」이라고 하고 싶었네. 「가자니 아 ― 어디를 가잔말이냐」를 主調[주조]로 イラダタシイ 탁가움 腦自體內[뇌자체내]의 分裂[분열] 하염있는 自然[자연]에 Contrast를 自身[자신]의 安定[안정]못되는 마음을 세워볼랴던 것이네 對像[대상]의 定[정]함도 없이 다만 발사슴하는 慾求[욕구] 꿈에 한 자리에 서서 다름질하는 듯한 탁가움 一語[일어]로 탁가움 그것을 어떻게 成功[성공]스럽게 나타낼 수 있을가 渾然[혼연]한 調和[조화]는 勿論[물론] 求[구]해 보지도 못했네 末二行[말이행]에 너무 切迫[절박]한 것 事實[사실]이네마는 어쩐단 말인가 취하던 못해도 에 兄[형]의 意見[의견] 알아들었으나 어떻게 할 수가 있을넌지? 第二行[제이행]의 音響[음향]에 對[대]해서는 나의 exoticism에서 나왔네 미끔하게 만나가는데 反動[반동]으로 奇怪[기괴]에 가까운 律[율]을 써보려는 傾向[경향]일세 答辯[답변] 이만하고 舊作[구작]에 손댄 것 하나를 또 보내네 자네의 評[평]을 叅酌[참작]해서 舊作[구작](많지도 못한)까지를 좀 整理[정리]해볼까 하니 말을 애끼지 말게 四年前[사년전]에 이렇게 始作[시작]한 것 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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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사라저 넋이만 남은듯이 해파란 저달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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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병에 여윈뺨에 피어리어 싸늘한 이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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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쌓이여 무덤에 기대여 싸늘한 石像[석상]에 넋이 있다면 싶은 詩[시]가 이 篇[편]의 目標[목표]였지마는 四年[사년]을 묵혀도 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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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포기 싼꽃이라도 있으면 얼마나한 위로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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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느리면 무엇이 될 법도 하나 겨을 물건인 것 같네.
241
昭和五年九月二十五日[소화오년구월이십오일] 龍兒[용아]
242
ことこととわけもなく 事[사]なく 雨[우]が降[강]るぞよ.
244
龍爺[용야]가 부르짖네 하나님이여 게시옵거던 내 머리 속에 淸明[청명]을 불어넣어 주시옵소서 모든 살끝과 털끝이 눈이요 귀되게하여 주시옵소서 어쩌면 이놈의 腦[뇌]가 좀 나어진단 말인가 몸 낫기를 바라는 것은 뇌에 대한 手段[수단]으로서 일세 哲學[철학]에 倫理學[윤리학]에나오는 큰 일홈들인들 그리 부러우랴마는 무거운 것을 뒤집어 씨인듯한 머리 속, 실로 구역이 나고 오슬하고 메식거려지네 神聖[신성]한 구역을 써보았으면 구역을 하나 얽어보았더니 너무 바라저서 敬虔[경건]한 맛이 없게 되었어 내 몸도 내 몸이려니와 누이의 健康[건강]도 문제거릴세. 鐵原[철원]가 있다는 말을 자네더러 했던가 鐵原林貞姬[철원임정희]에게 가 있다네 조금도 改善[개선]의 希望[희망]이 없어 아즉은 貞姬[정희]와 通信[통신]을 하기로 하고 편지로 인사는 닦었네 그런데 편지 한장이 실로 어려워이 붓을 들면 어떻게 몇장 멍치지마는 시작할 때는 한 장을 쓸 것 같지를 않네.
249
밤은깊으고 바람은불고 二[이]름덮힌데.
289
六年冬[육년동]에 초잡힌 것을 이제야 맨들었네 3에서 부엉이우름 부엉이우름 해봤으나 統一[통일]시키는 것이 나을 듯해서 全部[전부]를「부엉이우름」으로도 해보고싶지마는 너무 切迫[절박]할 것 같네 poe의 鴉[아]는 naver more,에 Leonore 로 韻[운]을 마처서 恐怖[공포]의 効果[효과]를 얻었다고 하데마는 첫머리만 읽어본 일이 있으나 이 詩[시]를 맨들기 前[전]에 全部[전부]를 叅考[참고]할랴든게 이루지 못했네 村[촌]놈노릇도 어지간이 했으니 博覽會[박람회] 구경 쯤 가 보는게 어떨고 나는 가면 統計室[통계실]에 가서 한 열흘 工夫[공부]하고 싶은데 놀라지 말게 엉뚱한 생각이지.
290
車[차]가 꼭 좁을 바야 아니지마는 어떻게 좀 부비고 가보지 못할가 想涉君[상섭군]의 博覽會記[박람회기]를 가지고는 본 듯 싶지도 않고.
292
兄[형]의 요새 健康[건강]은 어떤가 여름의 심술구짐을 때워주는 바 있는가 나는 여러가지로 거의 모든 方向[방향]으로 食指[식지]가 움지기려고 하네 ― 려고 할 뿐일세. 健剛[건강]한 腦[뇌]만 갖는다면 우리에게 한놈의 小說家[소설가]가 없단 말인가.
293
아이반호 ― 빠저서 단숨에 읽었으나 곳곳이아름다우나 興味本位[흥미본위]이고 지금 놈이 그렇게 쓰면 트집 몬저 잡히렸다.
294
Sweet Dream to you 다.
295
昭和五年十月十三日[소화오년십월십삼일] 龍兒[용아]
296
永郞兄[영랑형] 너무 예사로 하는 일이 되여서 사과도 그만 두기로 하고. 兄[형]도 편지로 살피면 너무 氣分[기분]이 沈滯[침제]되여지는 것같애서 걱정스러운 일일세 대관절 우리 生活[생활]은 어데로 發展[발전]되여 갈 것인고 나는 本性[본성] 좀 樂觀的[낙관적]이 되어서 意識[의식]치 않는 中[중]에서도 環境[환경]이 어대로 갔던지 意志[의지]로 生活[생활]을 끌고 가리라고 믿었던 모양이더니 지나온 길이 차차 멀어지는 탓인지 環境[환경]이 더 壓迫的勢力[압박적세력]을 가진 것 같고 運命的勢力[운명적세력]에서 헤여날 수가 없는 것 같애서 我[아]は今[금] 墓穴[묘혈]の底[저]にありて 隻手[척수]に搖[요]らるゝ搖籃[요람]なり 이 暗黑[암흑]에서 벗어나려면 生活意慾[생활의욕]의 陽轉[양전]이 있을 뿐일터인데 힘! 이 없다니 有島[유도]의 或[혹]る女[여]에 女主人公[여주인공]이 前[전]남편 말을 强大[강대]한 性的慾望[성적욕망]을 알맞지않게 貧弱[빈약]한 肉體的勢力[육체적세력]으로 채우려 허덕대는みじめな 存在[존재]라고 한데가 마음에 백혀있네.
297
우리가 現狀[현상]에서 아무런 快心[쾌심]을 못 얻는다는것은 觀火[관화]같이만 밝을 것인가 또 그것이 사랑까지 될 것은 없을지 몰라도 부끄러울것까지도 없는 일이나 대가리만 커다란 한 怪物[괴물]이라고 나쁘게 말할 수는 있을 것이고 階級的[계급적] 觀察[관찰]을 利用[이용]한다면 沒落[몰락]하여 가는 階級[계급]에 屬[속]하므로 써라고 批評[비평]하겠지 내 어제부터 열이 좀 있어서 누어 있네 대닪지는 않고
299
이대로 간단들 못간다 하랴마는 (마는을 안고도는 마음이여!)
308
돌아가서 어떻게 지나시는가 때아닌 비가 こともなくわけもなく 오는데 후줄근한 느낌이 있거든 Sentimentalism을 가림없이 좀 發揮[발휘]해 보는게 어떠리오.
309
아버지 어머니 강녕하시고 애로 현욱이 엄마 다 일없으시든가 너무 くさ하지 말고 일 좀 많이 하게.
310
樹州[수주]에게 편지를 쓰면서 酷使[혹사]하고 搾取[착취]를 하겠다고 宣言[선언]을 하였네 麗水[여수]에게도 오늘 아침에야 띄였네 다른데는 쓰지도 못하고 집에 와서는 아모래도 좀 더 먹게되니까 피곤한 기운이 더하네 어제 저녁에 「비소리」를 二十餘行[이십여행]을 쓰고 오늘아침에「새악시」를 쓰고 미리 생각지 못해본 놈을 이리 썼으니 나로서는 大勞役[대노역]이지 그래 그런지 오늘은 나릿하네 「새악시」가 더나흔것같네 題材[제재]의 性質上[성질상] 百[백]퍼 ― 센트를 가지는못할지언정 三十或五十[삼십혹오십]퍼 ― 센트야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311
「비소리」는 難物[난물]이데 그러나 비를 바랏고 비를 듣고 곱박 앉어 쓴 것이지 音樂[음악]을 詩[시]로 맨든 셈이지 내게도 이렇게 느리는재주가 있는가 하고 기뻐하였네 素雲[소운]을 檢討[검토]하듯이 트집을 酷毒[혹독]히 잡어보게
312
副産物[부산물]부터 紹介[소개]하지 時調[시조]バリ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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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록 조록 세염없이 하로를 내리는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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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이야 금아 남아 빛나든날의 동모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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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行[야행]에 愛着[애착]을 가졌을뿐이지 物[물]にならん
320
芝溶[지용]의 白鳥三行[백조삼행]バリ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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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가느냐고 요새 몸은 별로 좋지 못하지만 工夫[공부]가 되니 곧 갈 생각은 없네 누이의 졸업식을 보러 갈가 했더니 四月[사월] 바로 初[초]에나 가 볼가 준비는 별로 없지 덮어놓고 가는 게 일이지 三月[삼월]안에 좀 빨리 오게 그려 誌名[지명] 香爐[향로] 나는 永郞詩[영랑시]를 흙이나 풀에서 살기어 오르는 김갈이 녀기네 언제도 말한 듯 하지만 그래 자네 詩集名[시집명]에 마침일 듯해서 玉香爐[옥향로]라면 더 좋을듯하지만 音[음]이 나뻐 出版誌銘[출판지명]으로는 너무 線香臭[선향취]い 순수예술이고 아니고 대관절 標榜[표방]은 無用[무용] 어느 運動[운동]을 이르키는 건 아니니까 푸로 藝[예] 組織部[조직부]에 八陽[팔양]이가 되였다고 머 별일이야 있나 푸로 藝[예]가 무얼 實地行動[실지행동]을 해야 말이지 特別[특별]한 理論[이론]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고 많이 八峯[팔봉]을 따르지 마음 弱[약]한 사람인 까닭이겠지 일없는 일이야 誌名[지명]은 東方詩人[동방시인]도 좋아 너무 民主主義式[민주주의식]이야 어쩐지 whitman, 알지도 못하고, 어떻든 서울 가서 卞[변]맛나고 爲堂[위당]과도 의논해서 定[정]하지 생각나는 대로 腹案[복안]감으로 적어 보게 美學[미학](阿部[아부]) 보고 많이 배호네 矢野[시야]의 詩學[시학]도 좋데 美[미]의 硏究[연구]만은 下[하]ラナイ 보다 말었네 어떻든 三月內[삼월내]에 오게나 방구경도 하고.
327
불이야 불이야 벳긴게 다 되었어 靑寫[청사]는 힘드는 일이나 疎忽[소홀]히 한 罪[죄]인가.
328
兄[형]아 그간 잘 있느냐 내 편지는 그쳤거니와 어찌 그대조차 이리 消息[소식]이 멀가 편지를 오래동안 쓰지않는 것은 그 사람으로 보아서 좋지않은 동안에 일이 아닌가 하네 가령 무슨 일을 할랴고 하며 날마다 미루어 가는 것 같은 혹시는 날마다 하는 생활이 내 마음에 맞지는 않고 글을 쓴다면 그것을 그려야 할게고 이러트면 이러한 궁경에 있을 제는 글이 한사코 안 쓰여지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자네 일도 내 일도 아니고 말일세 봄에 이야기할 때 정희가 義州[의주] 무슨 색시가 있다고 그리지 않았나 거기를 정희가 편지를 해도 이내 답장이 없더니 요새 시집간다고 請牒[청첩]이 왔데 내가 보고 싶어 했든 것과 서운했든 것을 자네나 알아두게 그래 자네는 편지쓰기 싫을 만한 재미롭지않은 일은 없을거고 자네 좋와하는 요새 아닌가 무슨 좋은 일이 있다면 가령 있다야 詩[시]가 마음에 드는 것이 한편이 되었다거나 그런 일 밖에 자네 따위가 무슨 시원한 일이 있겠나마는 있으면 가슴이 조근 해서 내게 편지를 쓸 터인데 어떻게 지내시는 모양인가 몸이나 대단 건강해젔는가 나는 아모래도 기운을 타날 수가 없네 溫泉[온천]서도 아모 자미없고 해서 바로 왔었지 그래 아모리 달아 보아도 十二貫[십이관]이야 그래 설만들 이대로 가랴마는이 읊어지네 허지만 詩[시]란 貧弱[빈약]한 健康[건강]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야 무엇을 붓잡고 있드라도 머리서 꼬리까지 一氣呵成[일기가성]으로 가질 않아서는 좋은 것이 統一[통일]된 것이 못 되네 그려 짜내다 싶이 맨들어 낸 것은 ゴタ 틈이 벌고 또 重複[중복]된 데가 있고 이렇게 되는 건가바 詩文學[시문학] 탈 났네 芝溶[지용]은 詩[시]가 못 나오네 어떻든 三號[삼호]는 쉽게 マトメテ 내놔버리고 明年[명년]부터나 陣容[진용]을 달리 하지 玄鳩兄[현구형] 어떻게 지나시는가 佳作[가작]이 많이 밀렸을 듯 싶네 나 같은 말라붙은 腦[뇌]와 달라 정말나는 봄 以後[이후] 한편 없네 묵은 것도 하나 내고 싶지는 않네 三日詩人[삼일시인]이라는 말도 있을까 Poetic talent의 문젤세 三號[삼호]를 얽을 셈을 잡으니 두루 빠지네 자네 四行[사행]을 두었더보내게 다른 것과 바꾸더라도 玄鳩兄[현구형]은 黃昏[황혼]의 感覺[감각]에 “풀우에누어”를 配[배]하고 四行[사행]이란 이름없이 四行一二[사행일이]를 加[가]하면 더 어울리지않을까 會心[회심]의 新作[신작]이 있으면 勸[권]해서 보내주게 Pago를 느려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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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옛적같은 四行[사행]이나 八行[팔행]이 아니 나오나 그런 美詩形[미시형]을 완성한 사람이 朝鮮[조선]안서 자네 내놓고 누구 있나 傾向[경향]을 달리 하지아니한 놈으로 詩集[시집] 한 卷[권]쯤! 나 요새 佛蘭西美展[불란서미전]을 보았네 生前[생전] 처음 자네다려 무슨 새삼스런 說敎[설교]야 되겠나마는 나는 이제껏 朝鮮[조선]서 所爲風景畵[소위풍경화]라는 것을 보고 사실 아름답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네 그리고 생각같은 風景畵[풍경화]라는 것은 그렇게 밖에 못 그리는것인가 하였네 그랬더니 고은 風景畵[풍경화]가 있데 가슴이 폭 가라앉을 만큼 海景三點[해경삼점] 何[하]とキレイな 色使[색사]ひだたらう 風景[풍경]의 美[미]를 體得[체득]한 듯 싶었네 詩[시]·畵[화] かく美[미]しくあるべきぢやないか バルザツク의 조각つ이 조그만 대가리 셋이 왔데마는 모르면 맛이 않나는 것인가 보네 아름다운 詩[시]는! 네의 모든 아름다운 詩[시]에 祝福[축복]있으라 그대의 Nightingale은 다시 보아도 ダレル하는데가 있는 것 같네 그렇게 긴 詩[시]일사록 정말 散文化[산문화]를시킨다면 몰라도 形[형]의 整化[정화]를 求[구]하지 않을가 하네.
330
녀름에 草[초] 잡어가지고 못 이룬 것이 하나 있네 내 머리를 ノロフ 芝溶[지용]이에게 보였더니 잘 모르겠다네 적어보내네.
351
새로워진 행복에 부시는 그대눈을 맞어안으려니.
356
고달핌 괴로움이 밤쉬임에 가셨(消[소])고나
361
昨朝[작조] 그 애들 방에서 即興[즉흥]의 轉化[전화]일세 나는 모도 어쩐 줄을 모르겠네 자네 말을 기다리네 다음 說明[설명], 即[즉] 辯明[변명]이 있으니 미리 보지는 말고 批評[비평]을 잘 하고 보소 첫번 것은 今夏[금하]에 비슷한 경험에서 轉化[전화]된 것 일세 situation이 잘 나타나지 않았을가 하야 사랑하는 사람과 어찌 좀 서운해서 캄캄한 뒤산 우에를 혼자 갔다 하세 거기서 뉘우침과 용서, ヨリヨキ愛[애]ヘノ 여러생각이 한참나는데 저산기슭으로 지나가는 등불 그는 갑작이 뛰어나려왔네.
362
이런 것들이야 다 어떻던지 내 가슴 아픈 것이나 낫고 자네게서
364
마조가는 가을날을 이나왔으면 그만이겠네 プラタ ― ヌ란 어떻한 나무인지(은행비슷한가) 한번 써보았으면 散[산]りゆくプラタ ― ヌの葉[엽] 가을다운 風景[풍경] 郊外[교외]를 도모지 아니 나가니 내 가을은 槪念[개념]일세 편지 속에 향기나는 듯한 마른 닢을 따넣소 新潮社世界詩人選集[신조사세계시인선집]에서 한꺼번에 對比[대비]를 하니까 佛[불]의 上位[상위]가 더 分明[분명]치 않은가 獨[독]이 Sentimental 하기는하나 너무 單純素朴[단순소박]해서. 露[로]에는 좋은 것이 많데 내 하이네「새봄」篇[편]을 다 譯[역]하면 한 벌 벗겨 進呈[진정]하지 아모래도 않되는 놈이 몇편 있어서
365
“나는 안단다, 사랑아, 네 맘이 얼마나 가엾은 가를”
366
이렇게 悲痛[비통]한 놈으로 이번에는 한 열개 할가하네,
369
웨또 웨또 우엣 말은 빼고라도 단꿈에 취해 있어야 할 자네가「예사고요히지렴으나」는? 내가 돈많이 벌어서 자네 乞人[걸인] 않시킬게 마음놓게 내 이번에 實業的任務[실업적임무]를 가지고 집에를 오늘저녁에 가네 可笑可笑[가소가소] 가서 자네를 맞나 보게될는지 않될는지 모르겠네 四五日[사오일]에 돌아와야 하고 鍾達[종달]이를 떼어더리고가니까. 오랫만에 詩[시] 하나 맨들었으니 자네 볼가.
374
소김수많은 겨울날 하로햇빛에 고개를들거니
384
새벽도라음없는 밤을거르라 거르라 거르라
385
詩苑二號[시원이호]에 주기로 했네 創刊號[창간호]가 났었지. 體裁[체재]는 다시 없이 깨끗이 되었지마는 中味[중미]가 볼 것이 없네 싸서 붙이는 수고가 싫혀서 兄[형]께 않부쳤지 東亞日報[동아일보]에「봄을 기다리는마음」 連日隨筆[연일수필]이 나는데 내가 名作[명작]을 寄稿[기고]했네 東亞日報[동아일보] 못얻어보거든 素村[소촌] 우리집으로 편지하게 오려부칠게.
386
요새 詩歌復興[시가부흥]일세 자네 詩原稿料[시원고료]로 넉넉 먹고살리.
387
二月二十七日[이월이십칠일] 龍弟[용제]
397
下弦[하현]달 鬼氣[귀기]띠운 눈아래 부질없은 그림자야
398
遺懷三章[유회삼장]써 어떻다 하느뇨 오늘밤 車[차]로 서울가네.
401
여러날 소식 막혓네 어쩐지 분주히 끌리는 것 같이 몇일 지내였네.
402
자네의 파우스트 的事業[적사업]은 어찌 進行[진행]되나 내 從業員的事業[내종업원적사업]도 거진 끝이 났네 印刷[인쇄]는 다 되였는데 表裝[표장]이 決定[결정]되지않아서 지금 기다리고 있네 漢圖[한도]와 ゴタ가 좀 있어서 자네 詩集[시집]은 오늘이야 넘기네 페이지까지 다 指定[지정]해서 주니 校正[교정]볼 게 편하겠네 活字[활자]도 9ポ(時文學一號[시문학일호])와 5號[호](二號[이호])의 二者中[이자중]에서 取[취]할 뿐인데 그러면 9ポ가 낫지 않은가 十[십]ポ니 十二[십이]ポ니가 있다면 변통도 있겠지마는 다른 道理[도리]없네 表裝[표장]도 芝溶[지용] 것은 놀미야한 조히로 決定[결정]했네.
403
자네 詩[시]에서 다시 둘을 빼고 넘기네 四行[사행]「脫[탈]줄」八行[팔행] 「배만또로널싸주랴」詩集[시집]을 한「줄」로 보아서 줄다리기에서 여기가 끊어질 弱點[약점]인 듯 싶어서 그것을 除去[제거]했네 恣行[자행]을 容恕[용서]하게 順序[순서]는
404
1 동백닢 호래비페지고 마조보는 페지에 印刷[인쇄]되네 2 돌담에 3 어덕에 4 뉘눈결 5 단풍 6 바람이부는대로 7 눈물에 8 쓸쓸한 9 굽어진 10 님두시고 11 허리띠 12 풀에맺어지는 13 좁은길가에 14 밤사람 15 숲향기 16 저녁때 17 문허진 18 山[산]골을, 19 그색시 20 바람에깔리는 21 뻘은 22 다정히도, 23 뗘날러가는 24 그밖에, 25 뵈지도 26 사랑은, 27 미움이란 28 눈물속, 29 밤이면 30 뷘포케트, 31 저 곡조만 32 향내 없다고, 33 언덕에누어 34 푸른향물, 35 빠른철로 36 생각하면 37 왼몸을 38 除夜[제야], 39 온꿈이 40 창낭에, 41 아퍼누어 42 43 내가슴속에 44 45 내마음아실이 46 47 물소리 48 49 모란 50 51 佛地庵[불지암] 52 53 물보면 54 55 降仙台[강선대] 56 57 사개틀린 58 59 마당앞 60 61 황홀한 62 63 64 杜[두]견 65 66 67 청명
405
除夜[제야] 杜鵑[두견]두편에는 題名[제명]이 붙고 佛地庵[불지암]에는 文學[문학] 때대로 꼬리를 부치려네 詩[시]에 番號[번호]를 붙일 뿐 페지도 매기지 않을 생각이네 詩[시] 넘버와 頁[엽]가 거진 맞먹는데서 着想[착상]이네 世界[세계]에 類例[유례]가 없으리, 첫 페이지 考案[고안]해 주게.
410
이렇게 하나 어찌나 金允植著[김윤식저]를 어대넣나 表裝[표장]은 芝溶[지용] 것 보고 決定[결정]할 것이지마는 クリ ― ム色紙[색지]에 金字[금자]는 나쁘지않을 듯 하네.
411
十月十日[십월십일] 지나서 지용 出版祝賀會[출판축하회]가 있을테니까 그때는 좀 왔다가게 자네 冊[책]도 그 안에 되리,
412
나는 十月一日[십월일일]께 집에 좀 갈 듯 하네, 海南事件[해남사건] 때문에 잘하면 結末[결말]이 날까 보네 내가 요전 말하든 詩[시]라는 것은.
421
이것이 첫 두 節[절]인데 다음 두 節[절]을 모르겠네 더 높아저라, 를 八行[팔행]으로 맨든 것과 같이. 자네게를 보냈든가 (혹 자네가 여기 왔을 제 보였든가 모르겠네) 如何間詩行[여하간시행]이 길고 해서 자미없다는 評[평]을 받었드니, 나는 未成品[미성품]을 五六個[오육개] マトメル하고 될 수 있으면 新作[신작]을 하나 얻고 해야 詩集[시집] 자미가 나겠네, 新作[신작]이 없이 어떻게 詩集[시집]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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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月二十四日[구월이십사일] 龍弟[용제]
425
彰植[창식]이 말로는 팬찬호신 듯 하더니 도로 중하신 모양일세 그려 一生[일생]의 奉仕[봉사]로 알고 看病[간병] 잘 하게 나는 二月中旬[이월중순] 大端好轉[대단호전]되였다가 藥[약]이 빗나가 極度[극도]로 惡化[악화]되였었지 물 한모금도 못생키고 꽤 고생했네 月末[월말]께 다시 好轉三月一日[호전삼월일일] 이리 옮길 때는 꽤 좋아가지고 왔네 七八日頃[칠팔일경]부터 다시 좀 나뿐 便[편]으로 옮기기시작 목은 조곰나뻐젔으나 겨우 먹을 수는 있고 約十日前[약십일전]부터 열이 더 나기 시작 그 前[전]에는 最高七度八分[최고칠도팔분]까지 못 가든게 最低七度三四[최저칠도삼사], 最高八度三[최고팔도삼], シカモ八度以上[팔도이상]이 七八時間[칠팔시간]식 持續[지속] 消耗[소모]가 甚[심]했지 요새 三日[삼일]재 열이 좀 덜해서 モトル했네 자네 上京[상경]은 急[급]히 서두실게 아니라 집안 緣故[연고] 다 갈아안진 다음 ユツクリ하게 나는 섯부른 速治[속치]의 希望[희망]은 포기 持久戰[지구전]의 覺悟[각오]를 할 밖에 없는가 보이.
426
昭和十三年三月二十四日[소화십삼년삼월이십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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