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월의 '차안서선생삼수갑산운(次岸曙先生三水甲山韻)'는 자신의 감옥을 노래한 시이지만 제목에서 보듯 소월을 문단에 소개하고 스승이기도 한 안서(김억)의 시 '삼수갑산(三水甲山)'을 읽고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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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三水甲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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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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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가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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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어디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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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산 첩첩엔 흰구름만 쌔고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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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보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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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아득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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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촉도난(蜀道難)이 이보다야 더할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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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어디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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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내 못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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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새드라면 날아날아 가련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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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가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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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보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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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원수로다 외론 꿈만 오락가락
6. 제이, 앰, 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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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나신 인격의 그 당신님 제이, 엠, 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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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없는 나를 미워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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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 있던 나를 사랑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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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五山)계시던 제이, 엠, 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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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봄만에 오늘아침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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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년 처음 꿈없이 자고 일어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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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은 얼굴에 자그만 키와 여윈 몸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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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쇠끝같은 지조가 튀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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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듯 하는 눈동자만이 유난히 빛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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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을 위하여는 더도 모르시는 열정의 그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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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풍채, 인자하신 옛날의 그 모양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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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 술과 계집과 이욕에 헝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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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년에 허주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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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로 그 당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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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속으로 찾으시오 ? 오늘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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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큰 사랑은 죽는 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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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어 항상 내 가슴속에 숨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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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거스르는 내 양심을 잠 재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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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괴로운 이 세상 떠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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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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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월이 존경하는 조만식 선생을 생각하며 쓴 시. 어느 한 인물을 대상으로 하여 이렇게 시편으로 남긴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조만식 선생에게 대비해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 이채롭다. 자신은 '술과 계집과 이욕에' 헝클어 졌지만 조만식 선생은 큰 사랑으로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