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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임업인의 날(11월 1일)
서울 홍릉 숲 외국수목원에는 수령 백 년이 넘은 로부르참나무 여러 그루가 있다. 2019년 9월 태풍 링링에 의해 높이 25m 지름 1m의 미국산 로부르참나무 거목 한 그루가 쓰러져 직원들은 껍질만 벗겨내는 우드슬랩 작업을 하여 7개의 탁자와 의자 2개로 재탄생시켰다.
국가산림문화자산 제1호(2014년 지정)인 천장산(天藏山) 홍릉 숲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자생수목 2,035종 총 20만 본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홍릉은 1897년 명성황후의 능으로 지정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914년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 1891~1931)가 근무하고, 김이만(金二萬, 1901~1985) 등이 전국 각지로부터 종자 및 묘목을 수집하면서 수목원의 체계가 세워지고 1922년에 임업시험장이 창설되면서 면면이 이어져 온 1세대 수목원이다.
김이만 나무 할아버지는 1922년부터 64년 동안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전국을 다니며 수목 표본 수집과 종자 시험에 몸을 바쳐 우리나라 각 지역에 알맞은 나무를 골라 심을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공로로 광릉 국립수목원 ‘숲과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아사카와 다쿠미는 17년 동안 조선에 살면서 ‘잣나무 씨앗 발아법’을 창안하고, 1919년 조선거수노수명목지(朝鮮巨樹老樹名木誌) 발간에 헌신하고, 홍릉 및 광릉수목원의 기틀을 다졌다. 그는 헐벗은 조선 산야에 심을 나무를 열정적으로 가꾸었다. 일본인이지만 조선말로 말하고 한복을 입고 일을 했다.
1931년 식목일을 준비하는 과정에 과로와 급성 폐렴으로 순직하여 이문동 고개 공동묘지에 묻혔다가 1942년 망우리 공원묘지에 이장되었다. 2021년 4월 2일 망우리 묘역에서 〈탄신 130주년, 서거 90주년 아사카와 다쿠미 公 한·일 합동 추모행사〉를 가졌다. 2023년 4월 5일 식목일에는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과 한·일 양국의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추모행사에서 장사익 선생이 요령을 흔들며 ‘봄날은 간다’ 추모곡을 헌정하고, 정옥희 시인이 헌시를 낭독했다.
서거 92주년 아사카와 다쿠미公 한·일 합동 추모행사(사진:중랑신문, 2023.4.5.)
사이토 오토사쿠(齊藤音作, 1866~1936)는 일본 니가타 출신으로 1890년 도쿄고등농림학교를 졸업하고 농상무성 산림관리가 되었다. 그는 타이완에서 근무하다 1898년 말라리아에 걸려 일본에 귀국하여 이시카와현, 야마니시현 임업과장, 홋카이도청 임정과장 등을 지냈다. 대한제국 정부 초빙을 받아 1909년 말에 농상공부 기사로 부임했다.
미루나무와 아카시아나무 식재를 시작하고, 1918년까지 조선총독부 산림과장, 영림창장(산림청장) 등을 지내면서 일제강점기 산림정책의 근간이 된 <삼림령>(1911) 입안을 주도하고, 조선 임적(林籍) 조사를 지휘했다. 사이토는 식목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1910년 순종의 선농단 친경(親耕) 행사 때 친수(親樹)도 같이 기획하며, 매년 ‘나무 심는 날’을 제정하려고 애썼다. 의미 있는 날을 고르다가 일본의 첫 번째 천황인 진무천황(神武天皇)의 기일 날짜에 맞추어 식목일을 4월 3일로 제정했다.
그는 산림학자이며 임업가였다. 산림과 임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글로 신문에 발표했다. 관에서 물러나 농지 개간, 수리사업 관련 회사인 황해사(黃海社)의 임업부 고문으로 산림개발업에 직접 참여했다. 일본의 산림자본을 조선에 유치하고자 노력했다. 한성에서 별세하여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식목일에 많은 나무 관계자들이 고인을 추모한다.
광릉국립수목원 「숲과 명예의 전당」
산림청은 2023년 4월 5일 식목일에 산림녹화에 공헌한 2분을 광릉국립수목원 「숲과 명에의 전당」에 헌정했다. 故 손수익(1932~2022) 제3대 산림청장은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6년 만에 전국 34,000개 마을과 국민이 참여한 1백만ha에 21억 4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도록 지도하였다.
故 진재량(1923~2021) 독림가는 수입 목재를 대체하기 위하여 1950년대부터 전남 화순 담양 임야 667ha에 60년간 편백나무와 삼나무 100백만 그루를 심었다. 이후 외국에서 값싼 수입목이 대거 들어오자 관광 및 자연 휴양림으로 전환하여 ‘무등산 편백 자연휴양림’을 탄생시켰다. 광주 무등산 권역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편백 자연휴양림은 환경부로 편입되었다.
자연휴양림 지역은 임진왜란 때 의병들의 주둔지였던 둔병재(屯兵峙)가 있어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며, 광주광역시에서 30분 떨어져 있어 시민들이 자주 찾는다. 광릉 국립수목원 「숲과 명에의 전당」에는 대한민국 국토녹화와 임업 발전에 큰 공을 세운 故 박정희 대통령, 故 현신규(1911~1986) 박사, 故 임종국 조림가, 故 김이만 나무할아버지, 故 민병갈 천리포수목원장, 故 최종현 SK그룹회장, 故 손수익 산림청장, 故 진재량 독림가(篤林家) 8분이 헌정되어 있다.
원목 국별 수입실적(사진: 한국목재신문)
국립산림과학원은 세계적 명목인 로부르참나무의 국내 보급을 위해 197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의 참나무를 들여다 국내 적응성을 시험했다. 그 결과 북미지역에 분포하는 로부르참나무가 유럽이 원산지인 로부르참나무보다 적응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냈다. 1990년대부터 미국과 캐나다의 23개 원산지에서 종자를 들여와 본격적인 적응성 실험을 거쳐 뉴욕 산지의 종자가 가장 우수한 생장과 적응력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뉴욕 산(産) 종자는 수간 통직성(곧은 줄기 생장)이 우수하고 목재 부피 생장량도 국내 참나무보다 2.2배 더 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여러 시험을 거쳐 2013년에 뉴욕, 미네소타, 미시간, 뉴햄프셔 4개 지역에서 우수한 종자를 선발해 양묘한 묘목으로 2014년부터 전국 7개 지역에 있는 강원 평창과 삼척, 경북 구미, 충북 충주, 경기 양평과 화성, 전북 김제 시험림 20ha에 미국산 로부르참나무 3만 본을 심었다. 미국산 로부르참나무를 조림하는 목적은 외국에서 수입하는 나무를 줄이고, 국내에서 고급 목재를 생산하기 위한 산림청의 정책이다.
임업인의 날 (사진: 산림청)
매년 11월 1일은 ‘임업인의 날’이다. 2019년 황주홍 의원의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한 발의에 따라 2020년 11월 1일은 법정기념일이 되었다. 이 날에는 국민에게 임업·산촌의 소중함을 알리고 임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여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고, 우리 주변의 숲을 가꾸는 임업인의 노고를 위로하고 산림명문가를 선정하여 격려 및 포상하고 있다.
故 목양(牧陽) 진재량(陳載良, 1923~2021)
2023년 11월 1일, 4회째 임업인의 날에 전남 화순군 〈목양(牧陽) 진재량 가문〉이 모범독림가로 선정되었다.
생활문화아카데미 궁인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