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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두각시놀음 (대본) ◈
◇ 박첨지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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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꼭두각시놀음
2
1. 박첨지마당
 
 
 

첫째, 박첨지 유람 거리

 
4
대잡이    (안에서) 어허허 아헤헤
 
5
산받이    어허허 아헤헤
 
6
박첨지    (창) 떼이루 떼이루 띠어라 따 떼이루 떼이루 떼이루 야하
 
7
산받이    (창) 떼이루 떼이루 띠어라 따 떼이루 떼이루 떼이루 야하
 
8
박첨지    떼이루 떼이루 떼이루 야하, 떠어히 띠어라 따 떼이루 떼이루 떼이루 야하
 
9
대잡이    (안에서 구음 무용곡) 나이니 나이니 나이니 나이나, 나이나 나이나 나이나. (박첨지의 춤)
 
10
박첨지    (춤 멈추며) 에이헤헤 아헤헤
 
11
산받이    에이헤헤 아헤헤
 
12
박첨지    어흠 어흠, 아다 아닌 밤중 가운데 사람이 많이 모였구나.
 
13
산받이    아닌 밤중 가운데 사람이야 많건 적건 웬 영감이 남의 놀음처에 난가히 떠드시오.
 
14
박첨지    날더러 웬 영감이 난가히 떠드냐구.
 
15
산받이    그려.
 
16
박첨지    허 허 허 내가 웬 영감이 아니라. 내가 살기는 저 웃녁에 산다.
 
17
산받이    저 웃녁에 산다는 걸 보니 한양 근처에 사는가 보네.
 
18
박첨지    아따 그사람 알기는 오뉴월 똥파리처럼 무던히 아는 척하는 구려.
 
19
산받이    알만하지. 한양으로 일러도 팔문 안에 억만 가구가 다 영감네 집이란 말이여.
 
20
박첨지    아하 여보게 한양으로 일러도 팔문 안에 억만 가구가 다 내집 일리 있겠는가. 내 사는 곳을 저저히 일러줄 터이니 들어 보게. 저 남대문 안을 썩 들어 갔것다. 일 관헌 이 목골 삼청동 사직골 오관헌 육조앞 칠관헌 팔각재 구리개 십자가 갱병들이 만리재 낙양장터 이 화장터 호리제 골목을 다 제쳐놓고 아랙 벽동 웃 벽동 다 제쳐놓고 가운데 벽동 사는 박한량 박주사라면 세상에 모르는 사람 빼놓고는 다 안다.
 
21
산받이    여보 영감. 아렛 벽동 웃 벽동 다 제쳐놓고 가운데 벽동 사는 박한량 박주사라면 세상에 모르는 사람 빼놓고는 다 안단 말이요. 여보 영감 그게 다 입으로 일르는 말이요.
 
22
박첨지    그럼 너는 똥구멍으로 말했나.
 
23
산받이    그럼 여긴 무슨 사(일)로 왔오?
 
24
박첨지    여보게 내가 무슨 사가 아니여. 나는 부모 슬하에서 글자나 배우고 호의호식하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셔 선산발치 뫼셔 놓고 고사당에 하직하고 신사당에 허례하고 발뒷굼치로 문을 닫고 마당 가운데 시기를 두고 팔도강산 유람차 나왔네.
 
25
산받이    팔도강산 유람차 나왔으면 어디어디 다녔단 말씀이오.
 
26
박첨지    아 어디어디 다닌 걸 일러 달라고.
 
27
산받이    그려
 
28
박첨지    아따 그 사람 똑똑히는 알려구 하네.
 
29
산받이    알랴면 똑똑히 알아야지.
 
30
박첨지    내 그럼 다닌 곳을 똑똑히 일러줄게 들어봐라. 남대문 밖을 으쓱 나섰구나. 칠패 팔패 청패 배달이 애우개고개 신방뜰 남태령을 썩 넘어서니 갈 곳이 망연쿠나.
 
31
(창) 죽장 짚고 망혜 신어라 천리강산을 구경가자. 강원도라 금강산이면 일만이천봉 구경하고, 함경도라 백두산이면 두만강수를 구경하고, 평안도라 묘향산이면 청천강수를 구경하고, 황해도라 구월산이면 성지불상을 구경하고, 충청도라 계룡산이면 공주 금강을 구경하고,
 
32
(창) 경기도라 삼각산이면 파주 임진강 구경하고, 그런 구경을 모두 다 할려면 몇날이 될 줄을 모르겠네.
 
33
산받이    아 여보 영감 뭐 어디 다녔나 일러보라고 했지 누가 소리하라고 했나.
 
34
박첨지    어허 참 그렇군. 늙으면 죽기 마련 잘했지. 아하 여보게 팔도강산을 낱낱이 다니다 가 청산은 조비절이요 만경은 인적멸하니 늙은 사람이 눈 어둡고 다리 아프고 길 갈 수가 있던가. 아 그래 저 건너 여인숙에 들어가 진지 힌 상 차려 잡숫고 목침을 돋우베고 가래침을 곤돌리고 길다란 담뱃대 불 다려 물고 가만히 누웠노라니까, 어디서 뚱뚱 소리가 나고 그저 어린아이들은 이리가도 수군수군 저리가도 재깔재깔하여 그래 내 한번 아이들한테 물어 봤지.
 
35
산받이    여보 영감 남의 애를 물어 봤으면 아프다고 하지 않어.
 
36
박첨지    야야 이 미련한 사람아, 내가 남의 애기를 아 하고 입으로 문게 아니여. 말로 물어 봤단 말이여.
 
37
산받이    난 또 입으로 물었다는 줄 알았지.
 
38
박첨지    그러니까 그 애들 하는 말 좀 들어보게. 늙은 영감이 종일 길이나 오셨으면 잠이나 처자빠져 잘 것이지, 다급에도 참여 서급에도 참여, 에이 심한 개 영감이라고 하잖나. 그래 내가 노염이 더럭 났지. 그래 내 한번 나무랬지.
 
39
산받이    뭐라고 나무랬나?
 
40
박첨지    유식하게 나무랬네.
 
41
산받이    어덯게?
 
42
박첨지    아 나도 한강수 거슬러 떠 먹는 박한량 박영감으로 남의 애를 욕할 때 유식하게 했겠지 어디 무식하게 했겠나.
 
43
산받이    그래 어찌 어찌 나무랬나?
 
44
박첨지    얘 얘 이놈들아, 네 애비 똥구멍하고 니 에미 똥구멍하고 딱 붙이면 양 장구통이 될 놈아, 그랬지, 허허허.
 
45
산받이    거 첨 젊잖게 나무랬네.
 
46
박첨지    허허 그랬더니 어린애들 하는 말 좀 들어봐. 영감이 노여워 하실 줄 알았으면 진작 알려드릴 걸 그랬습니다 그려, 하잖나.
 
47
산받이    그래서.
 
48
박첨지    그 무얼 그러느냐구 하니까, 아 저 서울 꼭두패가 와 노는데 구경이 좋으니 갈려면 가십시다, 아 그래서 내 구경을 나왔네.
 
49
산받이    아 영감, 구경을 나왔으면 그냥 나오진 않았을 거고 돈 갖고 나왔겠지요.
 
50
박첨지    여보게, 거 무슨 소리여. 항차 시골에 계신 양반도 뒷간 출입을 할려면 엽전 칠푼은 가지고 가는데,
 
51
박첨지    적어도 한강물 거슬러 떠 먹는 박영감으로 남의 놀음처에 나올 때 돈 안가지고 나왔겄나.
 
52
산받이    그런 얼마나 가지고 나왔나?
 
53
박첨지    얼마?
 
54
산받이    얼마.
 
55
박첨지    (창) 얼마 얼마 얼마 얼마, 돈을 얼마 사지고 왔느냐고? 잔뜩 칠푼 가지고 나왔네.
 
56
산받이    돈 칠푼을 가져다 어디 어디다 썼나.
 
57
박첨지    돈 칠푼을 가져다 굿마당에 부닥티려 놓고 율속을 내려다 보니 어여쁜 미동 애들은 장장군복에 소란쾌자 남전대 띠를 띠고 오락가락 하는구나. 아 그래 겉은 내가 늙었어도 마음 조차 늙었겠느냐. 아까 장구 치는 사람 돈 만냥 주고 꿩매기치는 사람 만냥 주고 친구 만나 술잔 먹고 흙 쓰듯 불 쓰듯 창창 용지에 다 쓰고 오줌이 마려워 한족 구텡이에 가서 오줌을 누려니까 한쪽 주머니가 묵지근하여, 누엇인가 하고 꺼내어 헤어 보니 본전 돈은 칠푼인데 얼 마나 놀았나 보니 삼칠은 이십일 이십일만냥이 늘었구나.
 
58
산받이    아 여보 영감 본전은 칠푼인데 웬 돈이 그렇게 늘어.
 
59
산받이    영감 돈 쓰러 나온 게 아니라 이곳 손님들 주머니 털러 나온 게 아니여.
 
60
박첨지    뭐뭐, 아 이놈아 그걸 말이라고 해. 이사람이 늙은이 오라를 씨울려는구나.
 
61
산받이    아 그러면 웬 돈이 그렇게 늘었오?
 
62
박첨지    이게 무슨 소리여, 지금 밤이 낮같은 세상에 늙은 영감을 어떻게 못 죽여서 옥죄수 잠을 재울려고 그 따위 말을 하나.
 
63
산받이    그러면 돈 칠푼이 어떻게 그헐게 늘었오?
 
64
박첨지    여보게, 자네가 미련하여 돈 늘고 주는 속을 몰라. 천지하강하고 지지생진하여 나는 짐승 알을 낳고 기는 짐승 새끼 치고 이화도화 만발할 제 자네나 내나 돈이 늘어야 먹고 살지 한푼이 한푼대로 있으면 무얼 먹고 살겠어.
 
65
산받이    거 입으로 하는 말이여.
 
66
박첨지    허 자넨 동구멍으로 말하나?
 
67
산받이    난 동구멍으로 말한다.
 
68
박첨지    아하 여보게 이건 모두 놀음판 몬지담이렸다.
 
69
산받이    허 재담이란 말이지.
 
70
박첨지    내 잠간 들어갔다 오겠네.
 
71
산받이    그러시오.
 
 

 
 

둘째, 피조리 거리.

 
73
박첨지    아하 여보게 내 집에 들어갔더니 우리 두 살반 먹은 달 애기와 세살반 먹은 며늘애기 있지 않은가, 아 요것들이 꽃바구니를 사달라네 그려.
 
74
산받이    여보 영감 두 살이면 두 살이고 세살이면 세살이지 반살이 웬거요.
 
75
박첨지    거 모르는 소리 그건 윤달이 껴서 그러네.
 
76
산받이    그래서.
 
77
박첨지    꽃바구니는 무얼 할래, 그러니까 나물 듣어다 아버님 진지상에 놓아 드릴 겁니다, 그러더니 요것들이 뒷산 상좌중하고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아 부시럼이 났다네 그려.
 
78
산받이    아 정이 들었단 말이지요. 그래서.
 
79
박첨지    요것들이 춤추러 나온다네.
 
80
산받이    나오라고 그러게.
 
81
(박첨지 들어가고 피조리, 상좌 나와 춤춘다)
 
82
박첨지    (안에서) 니나니 날실 나니네 난실, 니나니 난실 나니네 난실
 
83
(홍동지 나와 모두 내쫒고 홍동지도 들어가면 박첨지 다시 나와)
 
84
박첨지    아 여보게 우리 두 살반 먹은 딸하고 세살반 먹은 며늘애기하고 뒷절 상좌중하고 춤 잘 추던가.
 
85
산받이    춤은 잘 추데만 웬 발가벗은 놈이 나와서 휘휘 둘르니 다 쫒겨 들어갔네.
 
86
박첨지    뭐 뭐 그 망할 자식이 또 나왔나 보네.
 
87
산받이    그게 누구여.
 
88
박첨지    우리 사촌 조카여.
 
89
산받이    저런 망할 영감, 사촌 동생이면 동생이지 사촌 조카가 어디 있어.
 
90
박첨지    아 사촌 조카는 없나, 아 누님의 아들이 누구여.
 
91
산받이    누님의 아들이면 생질 조카지 누구여.
 
92
박첨지    생질 조카, 난 사촌 조카라구, 허 허 허 그놈 들어가서 좀 때려줘야 겠네.
 
93
(박첨지, 들어갔다 나와서)
 
94
박첨지    여보게 아 그놈을 내 들어가서 종아리를 때렸더니 아이고 할아버지 다시는 안 그럴래요, 하고 빌지 않어.
 
95
산받이    아 저런 망할 영감 생질 조카는 뭐고 할아버지는 뭐여.
 
96
박첨지    아 참 그러네 그려, 내 잠간 들어갔다 오겠네.
 
 

 
 

셋째, 꼭두각시 거리

 
98
박첨지    아 여보게 한 상 놀세.
 
99
산받이    그러세.
 
100
박첨지    자네 우리 마누라 못 봤나?
 
101
산받이    봤지, 며칠전에 맨발로 옷도 남루하게 입고 가는 것을 보았오.
 
102
박첨지    그게 정말인가.
 
103
산받이    정말이고 말고, 저 산모퉁이 울면서 가는 것을 보았네. 불쌍해서 못 보겠데.
 
104
박첨지    여보게 내가 우리 마누라 나간지가 수십년이 되어 우리 마누라를 찾으려고 방방곡곡 면면촌촌 참빗 새새 다 찾아 다녀도 마누라를 못 보겠네, 혹시 이런데 없나 한번 불러 보겠네.
 
105
산받이    어디 불러보게.
 
106
박첨지    그럼 불러 보겠네. (창) 요보 할멈 할멈.
 
107
꼭두각시   (창) 여보 영감 영감.
 
108
(꼭두각시 나와서)
 
109
(창) 영감을 찾으려고 일원산 가 하루 찾고, 이강경에 이틀 찾고, 삼포주에 가 사흘 찾고, 사법성에 가 나흘 찾고, 오강화에 닷새를 찾아도 영감 소식을 몰랐는데 어디서 영감 소리가 나는 듯 나는 듯 하구려, 여보 영감 영감.
 
110
박첨지    (창) 저리저리 절시구 지화자 절시구 거기 누가 날 찾나 거기 누가 날 찾나 날 찾을 이 없건마는 거기 누가 날 찾나
 
111
박첨지    지경성지 이태백이 술을 먹자고 날 찾나 거기 누가 날 찾나 거기 누가 날 찾나 상상봉 네 노인이 바둑을 두자고 날 찾나 날 찾을 이 없건마는 거기 누가 날 찾나, 여보게 할멈 할멈.
 
112
꼭두각시   (창) 여보 영감 영감.
 
113
박첨지    (창) 만나보세 만나를 보세.
 
114
꼭두각시   (창) 만나봅시다 만나봅시다.
 
115
박첨지    아고 할멈이오.
 
116
꼭두각시   아이고 영감이오, 여러 해포만이구려. (창) 잘 되었오 잘 되고도 잘 되었오 영감 골이 잘 되었오, 정주 탕관은 어디다 두고 개가죽 감투가 웬말이요.
 
117
박첨지    거 다 할멈 없는 탓이오.
 
118
꼭두각시   (창) 잘 되고도 잘 되었오 영감 꼴이 잘 되었오, 청사 도포는 어디다 두고 광목 장삼이 웬말이오.
 
119
박첨지    그도 다 할멈 없는 탓이오.
 
120
꼭두각시   여보 영감, 젊어 소싯적에는 어여쁘고 어여쁘던 얼굴이, 네에미 부엉이가 마빡을 때렸나 웬 털이 그렇게 수북하오.
 
121
박첨지    야 야 이 이거봐, 사내대장부라 하는 것이 위엄주세가 우긋해야 오복이 두리두리한거여
 
122
꼭두각시   오복, 육복이라 하시오.
 
123
박첨지    육복 칠복은 어떻고.
 
124
꼭두각시   칠복보다 팔복이라 하시오.
 
125
박첨지    야 야 이년 목타령 하러 나왔냐, 야 야 이년아 너도 젊어 소싯적에 어여쁘고 어여쁘던 얼굴이 율묵이가 마빡을 때렸나, 우둘투둘하고 땜쟁이 발등같고 보리 먹은 삼잎같고 비트러지고 찌그러지고 왜 그렇게 못 생겼나.
 
126
꼭두각시   여보 영감 그런 말 마소. 영감을 찾으려고 방방곡곡 얼개빗 참빗 새새 다니다가 먹을 것이 없어서 저 강원도 괴미탄에 들어가서 도토리 밥을 먹었더니 얼굴이 요렇게 되었오.
 
127
박첨지    아따 그년 능글능글 하기도 하다. 야 야 이년아 내 말 들어봐라. 너는 빤들빤들 도토리 밥을 묵어서 그러냐, 나는 이 앞들에 세모나고 네모만 메밀로 국수만 눌러 먹어도 얼굴만 매끌매끌하다.
 
128
꼭두각시   여보 영감 오랜만에 만나서 싸우지만 말고 같이 들어갑시다.
 
129
박첨지    야 야 이리와, 자네가 나간 지 수 십 년이 되어서 늙은 내가 혼자 살 수 있던가, 그래 내 작은 집을 하나 얻었네.
 
130
꼭두각시   옳지 옳지 내 알았오. 영감이 나간 뒤로 알뜰살뜰 모아가지고 작은 집을 한칸 샀단 말이지요.
 
131
박첨지    왜 기와집은 안사고, 이 늑대가 할켜갈 년아.
 
132
꼭두각시   그럼 뭐 말이요.
 
133
박첨지    그런 게 아니라 작은 마누라를 하나 얻었단 말이다.
 
134
꼭두각시   옳지 옳지 내 알았오. 내가 갔다 돌아오면 김장 할려고 마늘을 몇접 샀단 말이죠.
 
135
박첨지    왜 후추 생강은 어떻고 이 우라질 년아.
 
136
꼭두각시   그럼 뭐 말이오.
 
137
박첨지    자 자 이리와, 작은 여편네는 아느냐.
 
138
꼭두각시   옳지 옳지 내 알았오. 내가 가면 영영 안 올 줄 알고 작은 여편네를 하나 얻었단 말이죠.
 
139
박첨지    아따 그년 이제 삼일 강아지 눈 뜨듯 하느냐.
 
140
꼭두각시   여보 여보 기왕지사 그렇게 되었으면 작은 마누라 생면이나 시켜 주시오. 인사는 시켜 줘야죠.
 
141
박첨지    아하 이 골에 생면을 시켜 달라네.
 
142
꼭두각시   암요, 시켜주셔야죠. 개천에 나도 용은 용이요 짚으로 만들어도 신주는 신부법대로 잇지 않소.
 
143
박첨지    그럼 생면을 시켜 줘야 하나.
 
144
산받이    시켜 줘야지.
 
145
박첨지    그럼 생면을 시켜 줄테니 저리 돌아섰거라.
 
146
꼭두각시   왜 돌아서라 그러우.
 
147
박첨지    옮는다 옮아.
 
148
꼭두각시   뭐가 옮아.
 
149
박첨지    얼굴 옮는단 말이여, 저리 돌아서. 이 쪽을 돌아보면 안돼. 생면을 시켜줄테니 정신 차려 받어라.
 
150
꼭두각시   무슨 인산데 정신차려 받으라오.
 
151
박첨지    벼락 인사다. 벼락인가, 용산 삼개 덜머리집네 거드럭거리고 나오는구나. 아이구요 걸 깨물어 먹을까 요걸 꼬여 찰까. 그저 그저, 야 야 이거봐 저기 큰마누라가 돌아왔네, 인사 해야지. 응 그렇게 돌아서면 되나 어서 가서 인사 해여.
 
152
(덜머리집 꼭두각시 서로 받으며 싸우면 박첨지 말린다)
 
153
꼭두각시   아이구 아이구 여보 무슨 인사가 이런 인사가 있소, 인사 두 번만 하면 대가리가 빠개지겠오.
 
154
박첨지    그러기에 정신차려 받으라고 했지, 그 인사가 바로 벼락 인사다.
 
155
꼭두각시   이러고 저러고 내사 싫소. 이골 저골 다 보기 싫소, 세간이나 잘라 주오.
 
156
박첨지    니가 뭘 해서 세간을 잘라 달라느냐 응.
 
157
꼭두각시   내가 젊어 소싯적에 방아품 팔고 바느질품 팔어 이 많은 재산 장만한 게 아니요.
 
158
박첨지    아하 여보게 야 이년이 세간을 갈러 달라네.
 
159
산받이    그럼 갈러 줘야지, 은행 저울로 단 듯이 똑같이 갈러 줘야지.
 
160
박첨지    그럼 갈러 주지.
 
161
(창) 세간을 논는다 온갖 세간을 논는다, 오동장롱 반다지 자개합롱 귀다지 그건 모두 작은 마누라 갖고, 큰마누라는 뭘 줄까 큰 마누라는 뭘 줄까, 큰 마누라 줄게 있다, 부엌으로 들어가서 부러진 소반 깨진 바가지 뒤곁으로 돌아가서 깨진 매운독 부적거리 그건 모두 큰 마누라 갖고, 온갖 전답을 논는다, 온갖 전답을 논는다, 앞 뜰 논도 천석지기 뒷 뜰 논도 천석지기 개 똥밭 사흘가리 그건 모두 다 작은 마누라 갖고 큰마누라는 뭘 줄까 큰마무라 줄게 있다, 저 건너 상상봉에 묵은 밭 서되지기 그건 모두 큰마누라 가지고, 갈테면 가고 말테면 말어라.
 
162
꼭두각시   여보 여보 이꼴 조골 다 모기 싫소, 난 강원도 금강으로 중이나 되러 갈라오. 노자돈이나 좀 주시요.
 
163
박첨지    뭐 뭐 어덯게 해, 아 여보게.
 
164
산받이    왜 그러나.
 
165
박첨지    저년이 강원도로 중 되러 간다고 노자돈을 달라네.
 
166
산받이    줘야지.
 
167
박첨지    아 줘야하나, 얼마나 주랴.
 
168
꼭두각시   주면 주고 말면 말지 돈 천냥이야 안 주겠오.
 
169
박첨지    하, 이년 탈도 안난 것이 말은 푸짐하구나. 이년아 어지 가서 아무도 모르게 삼천 냥을 가지고 오면 내가 이천냥은 뚝 떼어 쓰고 돈 천냥은 광고 써 붙여서 보낼 테니 갈려면 가고 말테면 말어라.
 
170
꼭두각시   난 이꼴 저꼴 다 보기 싫소. (창) 나 돌아가오 나 돌아가오 나는 싫소 나는 싫소 나 돌아가네 나 돌아가네.
 
171
박첨지    잘 돌아가거라 잘 돌아가거라. 가다가 개똥에 미끄러져 쇠똥에다 코나 박고 뒈져라. (꼭두각시 돌아가면 덜머리집에게) 야 야 이것봐, 이젠 큰마누라도 갔으니 너하고 나하고 둘뿐이여. 자 자 들어가자. 손님들 손탄다 손타. (둘 퇴장 했다가 박첨지만 나와서)
 
172
박첨지    아하 여보게 자네 우리 큰마누라 어디로 가는지 보았나.
 
173
산받이    보았네, 저 강원도 금강산으로 중 되러 간다면서 울면서 가데.
 
174
박첨지    거 정말인가.
 
175
산받이    정말이고 말고.
 
176
박첨지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177
산받이    여보 영감, 내쫒을 때는 언제고 찾을 때는 언제여, 울기는 왜 울어.
 
178
박첨지    아 내가 울고 싶어서 우는가. 우는 것이 아니여. 속이 시원해서 우네.
 
179
산받이    에이 망할 영감.
 
180
박첨지    허 허 그런가. 나 잠깐 들어갔다 오겠네.
 
181
산받이    그러게.
 
 

 
 

넷째, 이시미 거리.

 
183
박첨지    아하 여보게 우리 한상 놀세. 저 청국땅 청노란 새가 우리 곳은 풍년들고 저희 곳은 흉년들었다고 양식 됫박이나 축내려 나온다네.
 
184
산받이    그럼 나오라고 그러게.
 
185
(새소리, 청노새가 나와서 까불면, 미리 나와 있던 용강 이시미가 잡아 먹는다)
 
186
박첨지손자  우여 우여
 
187
산받이    넌 누구여.
 
188
박첨지손자  내가 박영감 손자다.
 
189
산받이    왜 그리 오종종하게 생겼나.
 
190
박첨지손자  내가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
 
191
산받이    너 나이가 몇인데.
 
192
박첨지손자  내 나이 여든두살.
 
193
산받이    그럼 니 할애비는.
 
194
박첨지손자  우리 할아버지는 열두살, 우리 아버지는 일곱 살 우리 어머니는 두 살.
 
195
산받이    이 망할 자식
 
196
박첨지손자  우여 우여 애개개개.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197
피조리    우이여 우이여.
 
198
산받이    이건 누구여.
 
199
피조리    내가 비생이여.
 
200
산받이    야 기생이면 기생이지 비생은 뭐여.
 
201
피조리    참 기생이여.
 
202
산받이    너 그간 어디 갔다 왔니?
 
203
피조리    나 거울 갔다 왔어요.
 
204
산받이    서울이면 서울이지 거울이 뭐여, 그래 뭣하러 갔었나?
 
205
피조리    권반에 갔다 왔어요.
 
206
산받이    고럼 너 소리 잘하겠다. 한번 해 봐라.
 
207
피조리    내가 소리하면 당신 똥구녁 쳐.
 
208
산받이    허허 미친단 말이지. 그럼 한번 해 봐라.
 
209
피조리    그럼 할께요. (창) 날좀 보소 날좀 보소 날좀 보소, 동지 섣달 꽃본 듯이 날좀 보소,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 보내주, 우이여 우이여 아이구구....
 
210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211
작은박첨지  우이여 우이여.
 
212
산받이    건 누구여.
 
213
작은박첨지  내가 박첨지 동생이여.
 
214
산받이    그래 뭣하러 나왔나.
 
215
작은박첨지  오조밭에 새 보러 나왔네.
 
216
산받이    그럼 보게나.
 
217
작은박첨지  우이여 우이여 애구구...
 
218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219
꼭두각시   우이여 우이여.
 
220
산받이    건 또 누구여. 왜 그리 못생이고 비틀어지고 찌그러졌나.
 
221
꼭두각시   왜 내 얼굴이 어때서요. 이래뵈도 내 궁둥이에 건달만 졸졸 따라 다닙니다.
 
222
산받이    아이구 그 꼴에 건달들이 따라 다녀.
 
223
꼭두각시   내가 소리를 잘 하거든요.
 
224
산받이    그럼 어디 소리 한번 해 봐라.
 
225
꼭두각시   한번 해 볼까요. (창) 시내 강변에 고깔집을 짓고요 너하고 나하고 단 둘이만 살잔다. 어랑 어랑 어허이야 어허이야 데헤이야 모두다 연이로구나, 애개개개...
 
226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227
홍백가    우여 우여
 
228
산받이    이건 또 누구여.
 
229
홍백가    내가 외상 술값 잘 떼먹는 사람이다.
 
230
산받이    외상 술값을 어떻게 떼먹어?
 
231
홍백가    술집에 가 술을 잔뜩 먹거든. (홱 돌아서며) 내 언제 술 먹었나.
 
232
산받이    아참 그렇군. 그래 그 붉은 놈은?
 
233
홍백가    남원 홍생원.
 
234
산받이    흰 놈은?
 
235
홍백가    수원 백생원.
 
236
산받이    아 그럼 홍백가란 말이지.
 
237
홍백가    그렇지 수수 팥단이지.
 
238
산받이    그럼 애비가 둘이겠네?
 
239
홍백가    옛기 이사람아 그랄 수야 있나.
 
240
산받이    그럼 여긴 뭣 하러 나왔나?
 
241
홍백가    뭣 하러 나왔느냐고? 새 보러 왔네.
 
242
산받이    그럼 새나 보게.
 
243
홍백가    (창) 청천강수 흐리고 나리는 물에 서상상 타고서 에루하 뱃노래 가잔다, 어허허 어허야 얼싸 암마 띠어라, 아이고....
 
244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245
영 노    비비골골 비비골골
 
246
산받이    이건 또 누구여? 뭣이 이런 것이 있어.
 
247
영 노    내가 배가 고파서 나왔다.
 
248
산받이    대관절 네 이름이 뭐냐?
 
249
영 노    물 건너 온 영노다.
 
250
산받이    그래 배가 고프면 뭘 먹으러 나왔나.
 
251
영 노    밥도 먹고 흙도 먹고 땅도 먹고 하늘도 먹고 너도 먹고 무엇이든지 먹는다.
 
252
산받이    늙은 것도 먹나?
 
253
영 노    먹지.
 
254
산받이    늙은 건 어떻게 먹어?
 
255
영 노    늙은 건 맛이 더 좋아.
 
256
산받이    그럼 네 애비 애미도 먹니?
 
257
영 노    에이 이 사람, 건 못 먹어.
 
258
산받이    왜 못 먹나?
 
259
영 노    삼강오륜이 껴서 못 먹는다.
 
260
산받이    그럼 너 먹고 싶은거 다 먹어라.
 
261
영 노    비비골골 애고고....
 
262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263
표생원    우이여 우이여.
 
264
산받이    그건 또 누구여.
 
265
표생원    내가 해남 관머리 사는 표생원이다.
 
266
산받이    그럼 여진 뭣하러 나왓나?
 
267
표생원    오조밭에 새가 많아서 새 보러 나왔다.
 
268
산받이    그러무새나 보게.
 
269
표생원    우여 우여 아구구...
 
270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271
동방석이   어흠 어흠.
 
272
산받이    건 누구요?
 
273
동방석이   내가 삼천년을 산 삼천갑자 동방석이다.
 
274
산받이    아 그럼 당신이 삼천갑자 동장석이란 말이지?
 
275
동방석이   그렇지요.
 
276
산받이    그럼 왜 나왔소.
 
277
동방석이   이리 저리 다니다 보니 이곳에 사람이 많아서 한번 나와봤지. 나 시조나 한 수 할까. (시조) 이나마 늙었으니 다시 젊어지지는 못하리로다.... 아야야...
 
278
(이시미에게 잡혀 먹힌다)
 
279
묵대사    어흠 어흠.
 
280
산받이    아 당신은 뭣하는 사람인데 눈을 딱 감고 나왔소.
 
281
묵대사    내가 뭣하는 사람이 아니라 저 깊은 산에서 내려온 계명이 묵대사다.
 
282
산받이    그래 어쩐 일로 눈을 딱 감고 나왔오.
 
283
묵대사    내 눈을 딱 감고 다니는 것은 세상에 모두 고약한 것만 보여서 이렇게 감고 다니네.
 
284
산받이    여보시오 대사님, 여기는 신성한 곳이고 좋은 사람만 모였으니 한번 떠 보시오.
 
285
묵대사    그럼 당신 말이 좋아 한번 떠 보겠오. 뜬다 뜬다 떴다.
 
286
산받이    어디 떴오.
 
287
묵대사    아 그런가. 그럼 뜬다 뜬다 떴다.
 
288
산받이    하 그렇게 좋은 눈을 가지고 왜 감고 다니셨오.
 
289
묵대사    아하 여기는 좋은 분들만 계시니 내 눈을 뜨고 있어야겠오.
 
290
산받이    대사님 기왕 눈을 뜨신 바에야 춤이나 한상 추시오.
 
291
묵대사    허 내 회심가(때로는 염불)나 한 자락 부르지요.
 
292
(회심가 또는 염불을 하는 중 이시미에게 잡혀 먹히기도 하나 때로는 살아 돌아가기도 한다)
 
293
박첨지    우 우우 우여 우여, 아 여보게 우리 딸, 조카, 머슴, 손자, 새보러 나왔는데 다 어디 갔나?
 
294
산받이    영감에 식구 새 보라 나오는 족족 저 용강 이시미가 다 잡아먹고 영감 나오면 마저 잡아 먹는다고 외뚝에 넙죽 엎드려 있오
 
295
박첨지    뭐 뭐 뭐, 우리 식구 나오는 대로 다 잡아먹고 나 나오면 마저 잡아먹는다고 외뚝 에 넙죽 엎드려 있다고, 아이고 어디로 가나.
 
296
산받이    이쪽으로.
 
297
박첨지    저 물을 건너야 하나, 옷 좀 벗고, 엇차 벗었다.
 
298
산받이    어디 벗었어?
 
299
박첨지    내 마음으로 벗었지. 어 차거워 어차 거 워어리여.
 
300
(박첨지 이시미를 보고 깜짝 놀라)
 
301
산받이    봤나?
 
302
박첨지    봤다.
 
303
산받이    얼마나 커?
 
304
박첨지    어찌 큰지 어찌 큰지 대단하더라.
 
305
산받이    얼마나 커?
 
306
박첨지    커다란 아주 커다란 미꾸라지 새끼만 하더라.
 
307
산받이    여보 미꾸라지 새끼만한 걸 보고 그래 놀래.
 
308
박첨지    내가 놀랬나 겁이 나서 그랬지.
 
309
산받이    겁난 건 뭐고 놀랜 건 뭐여?
 
310
박첨지    그거 다 한 글자로 먹나?
 
311
산받이    한 글자로 먹지.
 
312
박첨지    그럼 저걸 어떻게 해야 하나.
 
313
산받이    나 시키는 대로 하게.
 
314
박첨지    어떻게?
 
315
산받이    마음을 독하게 먹고.
 
316
박첨지    마음을 독하게 먹고.
 
317
산받이    발길로 차고.
 
318
박첨지    발길로 차고.
 
319
산받이    주먹으로 쥐어지르고.
 
320
박첨지    주먹으로 쥐어지르고.
 
321
산받이    대갈빼기로 디려받고.
 
322
박첨지    대갈빼기로 디려받고... 뭐뭐뭐 네 애비 대가리 보고 대갈빼기라 하게, 네 집에 나 같은 늙은이 하나도 없어?
 
323
산받이    영감님 같은 늙은이 우리집 마루 밑에 우글우글하오.
 
324
박첨지    뭐 뭐 뭐 어떡해, 저놈이 날 강아지로 알아, 이놈.
 
325
산받이    잘 몰랐오. 그럼 새로 시작하세. 그러면 머리로 디려 받고.
 
326
박첨지    머리로 디려 받고.
 
327
산받이    입으로 아 물고.
 
328
박첨지    입으로 아 물고.
 
329
산받이    마음을 준치 가시 같이 먹고 아무말 말고 슬슬 가시오.
 
330
박첨지    암말도 말고 암말도 말고...
 
331
(박첨지 이시미에게 물렸다)
 
332
산받이    잘 됐다.
 
333
박첨지    아이구 여보게 우리 조카 좀 불러주게.
 
334
산받이    산넘어 진둥아.
 
335
홍동지    (안에서) 똥눈다.
 
336
산받이    야 이놈아 빨리 나오너라.
 
337
홍동지    (나오며) 어.
 
338
산받이    네 외삼촌이 저 용강 이시미에게 낯짝 복판을 물려서 다 죽어간다. 빨리 가봐라.
 
339
홍동지    뭐 우리 외삼촌이, 아따 그 망할 자식 잘 됐다.
 
340
산받이    야 이놈아 너 외삼촌을 보고 그러면 돼, 빨리 가봐라.
 
341
홍동지    이리로 가나, 이리?
 
342
산받이    이리는 전라도 이리여, 저리.
 
343
홍동지    저리?
 
344
산받이    그 쪽으로.
 
345
홍동지    이 물을 건너야 하나?
 
346
산받이    건너야지.
 
347
홍동지    옷 좀 벗고, 벗었다.
 
348
산받이    야 이눔아, 어디 무슨 옷을 벗어.
 
349
홍동지    아주머니 바지 저고리를 입어서 그렇지. 아 차거워, 어 송사리 새끼들이 불알을 문다. (이시미에게 간다) 이 이게 뭐야.
 
350
산받이    그거다 그거.
 
351
홍동지    아 거 외삼촌이요.
 
352
박첨지    낼쎄.
 
353
홍동지    어 다 파먹고 퍽퍽한다. 외삼촌 내 말 좀 들으시오. 외삼촌이 한살이오 두 살이오, 내일 모레면 팔십을 넘어 사십줄에 들어갈 분이 그저 집안에서 애나 보고 나락 멍석에 새나 보고 계시면 오뉴월 염천에 솜바지 저고리 벳길기요, 그저 잔치집이라면 오르르, 제사집이라면 쪼르르, 딸랑하면 한푼, 바싹하면 한되, 에이 심한 개 영감.
 
354
박첨지    할 말 없네, 살려 주게.
 
355
홍동지    어 할 말 없다고 살려 달라네.
 
356
산받이    암 살려주고 봐야지.
 
357
홍동지    그럼 살려 놓고 봐야 하나. 어리치 어리차. (이시미와 싸워 이긴다)
 
358
산받이    야 이놈이 죽었다.
 
359
홍동지    야 거 떨어졌구나. 야 그놈 참 대단하구나. 저놈 벗겨서 야광주 빼 가지고 인천 제물에 가 팔아가지고 옷 좀 해 입고 부자 좀 돼야겠다.
 
360
산받이    그럼 그래라.
 
361
박첨지    아하 여보게 나 살 뻔했다.
 
362
산받이    살 뻔한게 뭐여. 죽을 뻔했지.
 
363
박첨지    아참 죽을 뻔했다. 우리 조카놈 어떻게 됐나.
 
364
산받이    영감 조카는 용강 이시미를 때려잡아 야광주 빼어 팔아 인천 제물 가서 큰 부자가 되어 잘 산다네.
 
365
박첨지    아 그놈이 그걸 잡았나. 그놈 참 일곱동네 장사지, 내가 그놈 걸 죄다 뺏어야겠다.
 
366
산받이    아 여보 영감.
 
367
박첨지    왜 그려.
 
368
산받이    살려준 공으로도 뺏어서야 되나.
 
369
박첨지    아니 그놈이 살렸나. 내 명이 길어서 살았지.
 
370
산받이    이 사람아 그러면 되나, 어서 들어가서 따뜻이 막걸리나 한사발 받어 주게.
 
371
박첨지    아 그러면 내 그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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