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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 막 ◇
카탈로그   목차 (총 : 3권)     처음◀ 1권 다음
1947.4
함세덕
1947년4월 '문학'에 발표된 3막극.
1
고목 (전3막)
 
2
• 나오는 사람들
3
박거복(朴巨福)  지주의
4
거복의 처
5
수국(水菊)    거복의 딸, 여학생
6
노 모       구 창경궁 나인
7
영 팔       거복의 처남, 전재민(戰災民)
8
영팔의 처
9
맹첨지 노복
10
초국(樵國)    벌목부
11
진 이      초국의 딸
12
곽목사      여학교 교장
13
윤이곤      군수
14
막봉이      거복의 소작인
15
하동정(河東正)
16
청년단원
17
목 수
18
옥수수 튀기는 사나이
19
곤충채집망을 든 아이
 
 
20
제 1 막
 
 
21
영 팔  누님. (대답이 없으므로 안을 향하여) 누님. (거복의 처, 흙을 털며 창고 뒤에서 나온다.)
 
22
처   영팔이 아니냐? 통 안 비기에 일본으로 도로 들어갔나 했지. (마루로 올라가며) 어서 올라오노라.
 
23
영 팔  (따라 올라가며) 그래 장마에 별일은 없었수?
 
24
처   큰 피핸 없었다. 뒷개천이 넘어서 축대가 허물어졌단다.
 
25
영 팔  그럼 정미소 기계간에두 침수했겠구려?
 
26
처   기둥 밑이 썩었던 참이라, 이번 물에 그게 부러져서 까딱하면 지붕째 주저앉을 뻔했다.
 
27
영 팔  누님넨 요행히 지대가 높았기에망정이지, 얕았더라면 몽땅 가라앉을 뻔했수.
 
28
처   읍에서 무사한 건 아마 관청, 학교 같은 벽돌집들 빼놓군 우리 집뿐일걸.
 
29
영 팔  그럴걸요. 원체가 누님네 집은 주추를 튼튼히 다져구 거기다 기둥을 통나무째 썼으니까 오다가 수문리 앞을 지나는데 참말이지 눈뜨구 못 보겠습니다.
 
30
처   거긴 몽땅 잠겼더래지?
 
31
영 팔  지붕 위루 구조선이 댕겼답디다. 사개나 들어맞게 지은 집으면 모를까, 수수깡 어이목으로 성냥갑처럼 얽어 놓은 오막이라 그 신물에 견뎌나겠소? 팔십칠 가호 중 주저앉은 게 칠십여 호랍디다.
 
32
처   찟찟, 저를 어쩌나?
 
33
영 팔  잘들 죽은 셈이지요. 늙은 부모와 어린 자식새끼들 배고파 우는 것 눈뜨구 보는 것보단 죽어서 안 보는 게 되레 복이에요. 제방에 모두들 웅크리구 앉아서 침구, 의복 나부랭이를 말리구 있는 걸 보니까 남의 일 같지 않습디다.
 
34
처   청년단들이 서전에 둑을 막었기 망정이지 그리 아니 했으면 온 읍이 몽땅 잠길 뻔했어.
 
35
영 팔  이번엔 그 사람들 공이 크지요 그 억수같이 퍼붓는 비를 뚫구 구조사업들을 나갔으니까요. 수문의 방축이 끊어졌을 땐 소방대 경관들도 좀처럼 달려들지 못하는 걸 그사람들이 결사대를 조직해 가지구 흙 처넣은 가마를 메구 그 센 물결을 헤치구 들어가 메꾸지 않았수?
 
36
처   여자들두 용감하더라. 지붕밑에서 그 무거운 세간들을 날라 내구, 감자하구 주먹밥을 나르구.......우리들 처녀 시절엔 어디 비 오는 날 외출을 해? 벼락 내리게.
 
37
영 팔  시대가 그만큼 개명된 건 사실이에요.
 
38
처   응. 여러 패루나눠 가지구 집집마다 다니나 보더라. (판장 너머를 가리키며) 진이네 집에두 한 패가 와서 개천을 수리하구 있구.
 
39
(이때 청년단원 한 사람, 뒤꼍에서 나온다.)
 
40
청년단원 아주머니, 톱 있거든 잠간 빌려주십쇼.
 
41
처   그럭허슈. (마루 밑 연장그릇에서 꺼내 주며) 톱은 뭘 하시게?
 
42
청년단원 다리 끊어진 거 일으켜 세우는데, 말뚝을 자르려구요.
 
43
처   수고들 허슈.
 
44
청년단원 원, 별 말슴을......우리 읍은 우리 청년들 손으로 이게 저희들의 표어랍니다. (톱을 들고 다시 나간다.)
 
45
영 팔  저렇게 청년들이 와서 일해주니까 매부두 여간 좋아하지 않으시겠군?
 
46
처   (소리를 낮춰) 그 청년단들이 공산당패라는구나, 글쎄.
 
47
영 팔  공산당이요?
 
48
처   응, 그래서 근로봉살 해줘두 고맙지가 않으시다는 거야.
 
49
영 팔  수행 파손죈 걸 고쳐주는데, 공산당이면 어떻구 애국당이면 어떻단 말이에요. 그것두 돈이나 받구 해주는 일이라면 모를까 순전히 무료봉사루 해주는 건데.
 
50
처   첨엔 그렇지만, 일 다 끝마치고 나선 무슨 이율 붙여서든지 돈을 청구할 거라구 그러신단다. 공산당 사람들이란 원체가 음몰 잘 하구, 넘겨잡구 뒤집어 씌우기가 일쓰구, 또 음흉해서, 겉하구 속이 늘 다르다면서?
 
51
영 팔  글쎄요 그건 난 모르겠소만 일한 값 달라구 하진 않을걸요.
 
52
처   나두 그 사람들이 품삯 달라구 할 것 같지는 않더라만, 느이 매부는 자꾸......
 
53
영 팔  그럼 매부 안에 계시우?
 
54
처   응.
 
55
영 팔  난 또 어디 나가셨다구......그럼 오늘은 기분이 좋잖으시겠군요?
 
56
처   왜, 기분이야 하늘루 날 것 같으시지.
 
57
영 팔  아, 청년단패 보기 싫어 문 닫구 들앉으셨다면서요?
 
58
처   청년단들이야 보기 싫지만, 오늘 오 각하께서 오시거든.
 
59
영 팔  오 각하께서요?
 
60
처   응. 남선 큰 고을마다 다니시면서 강연을 하시는데 오늘은 우리 읍에서 하시게 됐대.
 
61
영 팔  그래서 정거장 앞에 학생들이 쭉들 늘어섰었군.
 
62
(이때 역으로 환영가는 각 학교, 동회, 회사단체들이 행진하며 부르는 애국가의 노랫소리.)
 
63
영 팔  모두들 정거장으로 가나 보군. 누님, 그럼 지금 매부 기분 좋으시겠지?
 
64
처   그러게 하늘루 날 것 같다구 안 그러니. 오늘은 일아나시던 맡으루 애국가를 부르시구.......느이 매부 창가하시는 건 시집온 후 오늘 첨 들었다.
 
65
영 팔  (한걸음 그의 앞으로 다가앉으며) 누님, 오늘은 일 년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좋은 기회요. 이런 기횔랑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요.
 
66
처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닷다가 기회라니?
 
67
영 팔  저 행자나무, 나한테 꼭 파시두룩 누님이 좀 얘기해 주슈.
 
68
처   저 고목나물?
 
69
영 팔  네. 매부 기분 좋으실 때 후딱후딱 결말을 지어버려야겠수. 요전부터 몇 번이나 부탁했지만 막무가내 듣질 않으십디다. 오늘 누님이 절 좀 얘기해 주슈.
 
70
처   (당혹한 듯이) 내가?
 
71
영 팔  네. 이 자재난 불경기시대에 저런 귀한 나무를 그대루 세워둔다는 건 너무두 아까워요.
 
72
처   허지만 저 행자나문 도아가신 할아버님게서......
 
73
영 팔  (말을 막으며) 누님두, 지금은 그때하구 시세가 달러요, 시세가. 할아버님은 전쟁이 일어날 줄이야 꿈에나 생각하셨겠수? 일본놈들이 괴나리봇짐을 싸가지구 현해탄을 다시 건너가구 조선이 해방이 될 줄이야 생각이나 하셨겠냐 말이우.
 
74
영 팔  그러니 매부가 이십 년 전에 하신 할아버님 유언을 꼭 이행하셔야만 할 이유는 없어요. 세상 일이란 그때그때 형편 따라서 처리해 나가야지 않겠소? 나두 엔간만 해두 이런 소리 안 하겠소 허지만 자식새끼들 데리구 목구멍에 풀칠이라두 허구 살려니까 체면 불구하고 하는 거요 그렇다구 난 뭐 저 나물 거저 달라는 건 아니에요 삼천 원 현금으루 드리리다.
 
75
처   (약간 놀라며) 삼천원?
 
76
영 팔  네. 지하에 계신 할아버님께섣 삼천 원이면 잘 부른 값이라구 하실거예요.
 
77
처   허지만 아무리 닶이 좋다기루 베어 팔려구야 하시겠니?
 
78
영 팔  그러니까 오늘같이 기분 좋으신 기회에 누님이 좀 얘기해 주시란 말이오.
 
79
처   내가 얘기했다구 그 고집 센 양반이 들을라구...... (안을 향하여) 여보, 여보.
 
80
거복의 소리 뭐야? 지금 바뻐. 손 뗄 수 없어.
 
81
처   손님 왔어요.
 
82
거복의 소리 없다구 그래.
 
83
처   없다구 하긴......영팔이가 왓어요.
 
84
거복의 소리 뭐, 영팔이가?
 
85
처   네.
 
86
(거복, 색실과 바늘을 들고 안마당을 거쳐 마루로 올라온다 .사십대. 목에는 혹이 하나 호박처럼 늘어져 있다.)
 
87
영 팔  매부, 안녕하셨어요?
 
88
거 복  너 참 오래간만이다. 그래 언제 왔니?
 
89
영 팔  지그 막 오는 길이에요 그런데 웬 실하구 바늘은?
 
90
처   매부가 수를 놓으신단다.
 
91
영 팔  수를요?
 
92
거 복  하하하하. (하고 돌연 통쾌하게 웃는다. 웃을 땐 혹이 흔들리므로 한손으로 받쳐 들어야 한다.)
 
93
영 팔  매부가 수를 놓으신다니, 가마 타구 시집을 가실 작정이세요?
 
94
거 복  하하하하.
 
95
처   오 각하 환영회장에 깔 방석에 놓신다구 한 달 전부터 저 야단이시란다.
 
96
거 복  하하하하. 거 바느질이란 것이 남 보긴 쉬워두 막상 들구 보니 용이치 않더라. 수국이가 가르쳐 주는 대루 떠 가는데 통 맞질 않는단 말이야. 그해 옆에서 바늘귀에 실이나 꿰어주구 있다.
 
97
(이때 멀리 역전에서 군중들의 애국가 합창소리와 악대소리.)
 
98
영 팔  그런데 배분 정거장에 안 나가세요?
 
99
거 복  응, 난 좀 볼일이 있어서......그 대신 할머니께서 나가셧으니까......,그리구 수가 끝나는 대루 수국이가 갈 테니까. 넌 안 나가볼래?
 
100
영 팔  나가보구두 싶지만......단장 생활이 급하니까 통 마음에 여유가......
 
101
거 복  그래 요샌 어떻게 지내니?
 
102
영 팔  그저 수용소서 복째구 있지요. 교사가 좁아서 모두들 운동장에다 거적 깔구 있었는데 이번 장마에 물바다가 돼서 뒷산으루 쫓겨들 올라갔지요.
 
103
거 복  그럼 아직껏 벌이자리두 못 들어갔겠구나?
 
104
영 팔  네. 배운 게 도둑질이라구, 해먹을 건 가구장수밖에 없는데...... (하고 머리를 긁는다.)
 
105
거 복  왜놈들이 팔구 간 게 원체 흔해서 좀체 비싼 돈 들여서 맞추려구들 안할걸?
 
106
처   돈 있는 집에서야 누가 일본것들 쓰던 걸 쓰려구 하겠소?
 
107
거 복  그럼 만들어서 팔아 보지?
 
108
처   재료가 없어 못 만든다는 구려.
 
109
거 복  재료가 없다니? 흔한 게 베니안데?
 
110
처   그걸루 양가구를 만들 수 있답디까?
 
111
영 팔  흑단, 자단, 티크, 나왕 등은 외국에서 들와야만 하는데, 아직 무역 허가가 안 나와서 재목상들이 수입을 못 하구 있어요.
 
112
거 복  (돈 얘기가 나오기 전에 미리 가려고) 그럼, 난 좀 바빠서 들어가니 누님하구 놀다 가거라. (하고 일어선다.)
 
113
처   (눈치를 채고 붙들며) 돈 얘기 하러 온게 아니라우.
 
114
거 복  (무안하여) 누가 돈 얘기 할까봐 그래? 바쁘니까 그러지. (하고 마지못해 다시 앉는다.)
 
115
처   (사실은 저 행자나무에 관해서 당신한테 의논할 게 있어 왔다구 하우.
 
116
거 복  의논? (하고 경계룰 눚추지 않는다.)
 
117
영 팔  매부, 얘기란 딴 게 아니라 나하구 대판에 같이 들어갔던 돌쇠 말입니다. 그 사람 맏딸이 이번에 서울 대갓집으로 시집을 가게 됐대요.
 
118
거 복  돌쇠라니?
 
119
처   왜, 서양집 보이루 있다가 조선 나와서 통역 바람에 출세했다는 강 건너 오서방 둘째아들이지 누구요?
 
120
거 복  (그제서야 생각난 듯이) 으음, 그 곰보?
 
121
영 팔  네. 그 친구가 해방 후 미국 사람한테 잘 뵈서 일본 육군 창고물품을 불하받어 가지구 한 오백만 원 모았다는군요. 그래서 자기 딸 혼사엔 돈을 한번 흠뻑 쓸 모양이에요.
 
122
거 복  그런데?
 
123
영 팔  그 사람 딸이 성미가 까다로와서, 보통 가게에서 파는 양복장 의걸인안 가져가겠다구 한다는군요.
 
124
거 복  원, 건방진 년. 낫 놓구 기역 자두 모르는 년이 해방되었다니까 마구 날뛰는 꼴이란, 쩟쩟
 
125
영 팔  넓은 통나무를 잘라서 대패질 않구, 베껴낸 후 한시와 난초를 파서 문딱을 단 양복장만 사달라구 조른대요. 그래 즈 아버지가 나한테 어떻게 짜볼수 없냐구 하는군요. 돈은 요구대루 내겠다구 하면서......
 
126
처   그런 좋은 주문을 받구두 재료가 없어 못 한다는구려, 글쎄
 
127
거 복  그러니 간단히 말하면 저 행자나물 베어줄 수 없냐 말이지?
 
128
영 팔  ......
 
129
처   그 대신 우리한텐 나무 값으루 삼천 원 내놓겠다구 하우.
 
130
거 복  뭐, 삼천 원?
 
131
영 팔  (그 이상 얘기하기 난처하여 주저하고 있더니 결심한 듯 줄줄 얘기해 버린다.) 네. 삼천 원이면 저 행자나무루선 과히 싼 값은 아닐 줄 알어요. 만사엔 물때가 있는 법이에요 이런 좋은 기회에 팔아버리시는 게?
 
132
거 복  (날카롭게) 영팔이 너 나한테 의논이란 건 고작 그거냐?
 
133
영 팔  (기세에 질려) ......네, 네.
 
134
거 복  영사관 곰보 고쓰가이〔 〕를 위해서 날더러 할아버님부터 삼대째 내려오는 저 행자나물 베란 말이냐?
 
135
영 팔  ......
 
136
거 복  으응? 그 모리배 딸년 혼인 장롱을 만들기 위래서 날더러 대중정미소의 목숨보다도 귀한 저 나무를 베란 말이냐?
 
137
처   그러게 영팔이가 어디 억지루 베자는 거요? 의논하는 게지......
 
138
거 복  돌아가신 할아버님께서 나한테 뭐라구 유언하셨는지 너두 느이 누님한테 들어서 잘 알겠지?
 
139
영 팔  ......
 
140
거 복  그걸 날더러 삼천 원에 팔라구? 그야 나두 돈은 탐나. 돈을 저 철궤에 다 모으느 것, 그리구 그 돈을 위해 선조의 유지를 꺾을 순 없어.
 
141
영 팔  허지만 매부, 저 한 그루 나무로 전재민 일가족이 갱생할 수 있다면, 돌아가신 할아버님께서두 지하에서 만족하시지 않겠어요?
 
142
거 복  듣그럽다. 그게 고인에 대한 손주로소의 예법이냐?
 
143
처   여보
 
144
거 복  (씹는 듯이) 가 다우, 오늘은.
 
145
처   아니 여보, 몇 달 만에 온 사람을...... (동생에게) 언짢게 생각 말어라.
 
146
영 팔  (일어서며) 누님, 그만 가보겠수.
 
147
처   너두 어린애처럼, 가리구 했다구 금세 일어서니? 느이 매분 원체가 그런 분 아니냐?
 
148
영 팔  또 가봐야 할 곳두 있으니까...... (마루에서 내려와) 매부, 난들 어찌 할아버님의 유언 말슴을 모르겠소? 허지만 소문에 들으니까 매부가 저 나물 이번에 베신답디다. 이왕 베실 바에야 날 주시라구 한 거예요. 고향 떠난 지십 년, 한땡 걸치구 자전거 끌구 다니며 장만한 세간 나부랭이들 전쟁통에다 뺏기구, 그래두 해방되구 독립됐다구 고향이라구 찾어오니까 몸 붙일 집두 없구, 배급쌀두 없구, 일자리두 없군요. 어린 새끼놈은 강냉일 잘못 먹구 맹장염에 걸려 널부러졌지만 약 한봉 사먹일 돈이 없어요. 여편넨 못 먹어 부황병이 걸렸구......몇번익 망설이다가 매불 찾어와 사정 얘길 한 거예요 (눈물이 쏟아져 나오므로) 누님, 그만 가보겠수. 안녕히 계슈.
 
149
(영팔, 자전거를 끌고 소연히 나간다. 멀리 역에선 군중의 애국가와 악대소리 점차로 고조되어 간다.)
 
150
처   (후문까지 동생을 바래다주고 돌아오며) 당신두, 아무리 행자나무가 중하기루 그렇게 야박스럽게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수? 할아버님 유언두 유언이지만 사람부터 살구 봐야 할 게 아니오
 
151
거 복  (호통을 친다.) 당신은 가만 있어. 설사 내가 이 나물 베려구 하더래두, 매부, 그건 돌아가신 할아버님의 의사에 어그러진 일이오 하구 말리는게 손주로서의 의리가 아니야? (하고 신발을 끌고 행자나무 밑으로 간다. 감개 깊은 듯이 꼭대기를 쳐다보구 섰더니 돌연 규한한다.) 이거봐! 저, 저기 거미줄이 쳐있어.
 
152
처   사람 목구멍에두 칠 지경인데, 나무에 안 치겠수?
 
153
거 복  그 장대 이리 집어 (처가 움직이지 않으니까 자기가 가서 집어들고 와 허공을 치며) 거미란 놈은 사람이 내던지구 돌보지 않는구나 생각하면 곧 똥구녕에서 실을 뽑기 시작하는 법이야. 저기다 저렇게 많이 쳐놓은 게 당신이 이 나무를 건사하지 않는 중거야. 할머님께서 생존하셨을 땐 일 년 열두 달 거미줄이라군 찾어볼래야 볼 수가 없었어. (하고 연성 거미줄을 걷는다.)
 
154
(이때 거복의 딸 수국〔십팔 세, 여학교 졸업〕안에서 나와 마루로 상처를 디민 채 말을 건넨다.)
 
155
수 국  아버지, 아까 그 색실하구 바늘 어떡했어요?
 
156
거 복  (장대를 멈추고) 실? 응, 참 깜박 잊었더랬구나. (처에게) 그 방석 옆에 있어 집어줘. (하고 다시 휘두른다.)
 
157
처   (화가 나서 동치 않는다.)
 
158
수 국  어머니, 얼른 집어. 시간 없이 세 시에 도착하실 텐데, 빨리 해다가 회장에 깔아 놔야지.
 
159
처   (집어서 팽개치듯 던져준다.)
 
160
(역전의 애국가와 악대소리 점점 더 고조되어 간다.)
 
161
거 복  (장대를 치우고 나무 뿌리 노출된 곳을 괭이로 흙을 긁어서 덮으며) 당신, 오 장군 오시는데 안 나가볼 테야?
 
162
처   동생 식구가 굶어죽게 됐다는데 한가하게 정거장에 나가구 있겠소? (하고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163
(이때 옆집 뚫어진 판장 사이로 흙이 날아와 거복의 혹을 때린 후 전신에 흩어진다.)
 
164
거 복  (혹을 붙든 채 악을 쓴다.) 어떤 놈이야, 남의 집에다 흙을 던지는 놈이?
 
165
여자목소리 아저씨, 미안 합니다.
 
166
거 복  살인을 하구두 미안하다문 그만이야?
 
167
여자목소리 잘못했어요. 판장 미틍로 던진다는 게 앞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168
거 복  (흙을 털고 판장 구멍을 들여다보며) 너, 진이 아니냐? 뭘 파구 있니, 거기서?
 
169
진이의 소리 밭 좀 만들려구.
 
170
거 복  밭?
 
171
진이의 소리 네.
 
172
거 복  (펄쩍 뛰며 머리를 구멍으로 틀어 넣고) 거기다 밭을 만들면 어떡허니? 행자나무 뿌럭지가 온통 상하지 않냐?
 
173
진이의 소리 뿌럭지만 건드리지 않으면 되지 않아요?
 
174
거 복  건드리지 않는다니, 거길 파는 데 어떻게 안 건드리구 팔수 있단 말이냐? 안 된다 거긴, 절대로 안 된다.
 
175
진이의 소리 어째서요? (하고 말이 뚝 끊어진다.)
 
176
(이윽고 후문으로 초국의 딸 진이〔십팔 세, 수국의 동급생〕삽을 들고 달려온다.)
 
177
진 이  아저씨, 너무해요
 
178
거 복  누가 할 말인데? 도대체 거기다 밭을 만들어서 어쩌자는 거냐?
 
179
진 이  배추하고 무하구 심을래요
 
180
거 복  무, 배출? 김장씬 팔월 지나구 뿌려두 늦지 않다. 뒀다 해라.
 
181
진 이  지그 파구 거름을 줘놔야 썩지요. 빈터에 밭 만드는데 아저씨가 무슨 상관이세요?
 
182
거 복  빈터라니? 거긴 빈터가 아니야.
 
183
진 이  어째서 빈터가 아니에요?
 
184
거 복  어째서라니? 이 행자나무가 이렇게 우뚝 서 있는데, 거기가 어떻게 빈터란 말이냐?
 
185
진 이  나무 서 있는 덴 빈터가 아니지만, 뿌럭지 주위는 텅 비었으니까 빈터지 뭐예요?
 
186
거 복  지금 와서 빈터니 아니니 언쟁했댔자 소용 없는 일이구......무, 배출 심는 것두 좋지만 그것 때문에 이런 유서 깊은 고목이 죽는다는 건 동리나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이 아니야. 그러니 뿌럭진 털 하나라두 건드리지 말어라.
 
187
진 이  그건 억지의 말이에요. 한두 가닥도 아니구, 우리 집 부엌을 뚫구 대문 밖까지 뻗지 않았어요? 우리 마당 치군 어딜 파더래두 괭이 끝에 모근이 걸리게 돼요.
 
188
거 복  (경천하며) 그럼 안 된다. 한 가닥 모근에두 목숨이 들어 있어.
 
189
진 이  한 가닥 두 가닥에 끄떡이나 할 나무예요? 아저씬 정말 파쇼야.
 
190
거 복  뭐, 뭐?
 
191
진 이  독재란 말이에요. 남의 의사는 전연 무시하구 자기 주장만 관철시키려는 게 독재가 아니구 뭐예요? 쌀값은 자꾸 올라가구, 물간 비싸구, 아버지 버시는 걸론 밀가루 강냉이두 먹기 어려우니 손바닥만한 빈터라두 일궈서 김칫거리라두 뽑아 먹두룩 해야지 않겠어요?
 
192
거 복  그건 너희집 사정이지. 흔한 게 논밭인데 하필 거기다 심어야만 맛이냐?
 
193
진 이  아저씨 같은 지주댁엔 흔한 게 논밭일지 모르지만 우리같이 삼팔 이북에서 넘어와서 그날 벌어 그날 먹는 빈민한테 한 뼘 땅두 귀해요.
 
194
거 복  진이가 뒤꼍을 갈아서 김치 깍두길 만들어드리는 것보다. 하루바삐 학교 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게 아버지한텐 효도구 또 고생을 덜어드리는 길이야.
 
195
진 이  우리 학원이 민주화되기까지는 절대루 나갈 수 없어요. 신도들한테 하나님보다 천황이 높다구 연설하구, 우리들 아버지와 오빠를 징용으로 몰아 넣은 악질 친일파 목사가 어떻게 신성한 학원의 교장이 될 수 있으며 그 밑에 무슨 진정한 학문의 길이 열리겠어요?
 
196
거 복  곽 목사는 신앙가야. 그리고 인격자야.
 
197
진 이  그래서 독실하구 실력 있는 교수들을 모조리 몰아내구, 자기한테 알랑알랑 하는 텅 빈 대가리들만 데리구 있군요. 그래서 이번 스트라이크의 주모잘 뒷구멍으로 경찰에 밀고하고 학생들을 협박해서 강제 등교를 시켰군요 조선이 현재 이렇게 혼란돼 있고 통일이 지연되는 건 이들 친일파, 파쇼 분자들 때문이에요. 민주주의란 구호뿐이고 일체가 독재자의 손 아래 운영되어 나가구 있구 때문이에요.
 
198
거 복  건방지다 야. 우리 수국이 본받을까 무섭다. 조선이 독립이 안 되는 건 너 같은 공산당패들 때문이라구 오 각하께서두 말씀하셨다. 교장하구 선생을 가랑이 밑네다 깔구 앉으려는 너 같은 적색분자들 때문에 미국 사람들이 독립을 시켜줄래두 시켜줄 수가 없다는 거야. 독재구 민주주의구 간에 그나무 밑은 손톱 하나 대지 말어라. 거기까진 재판소 등기에두 우리 소유루 적혀 있으니까......
 
199
진 이  (뭐라구 답변하려다가) 그만두세요 그 잘난 땅 안 파먹을 테니. (하고 후문을 닫고 나간다.)
 
200
(엇갈리며 처, 들어오다 진이와 마주친다.)
 
201
처   (진이가 나가구 나자) 당신 진이더러 뭐라구 그랬소?
 
202
거 복  아 글쎄, 나무 밑둥을 파지 말래니까, 날더러 파쇼분자라는 거야. 그리구 조선이 독립이 안 되는 건 곽 교장하구 나 같은 독재자들 때문이라는 거야. 건방진 기집애 같으니.
 
203
처   아, 비싼 푸성귀 사먹을 수 없어, 한 포기라두 심어 먹으려는데 못 하게 했으니 그런 소리 않겟소?
 
204
거 복  사실 그렇다면 나두 두말 안 해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난 초국이네 아닌가? 밭 한 장 기름진 걸루 내줘두 아깝지 않아 허지만 그 기집애 거기다가 무, 배출 심으려는 건 아니야. 말하자면 이 행자나무가 보기 싫다는 거야. 오십리 밖에서 우리 동리 문표가 되는 이 행자나무가 미워 죽겠다는 거야. 하늘을 덮구 있는 저 가장구 때문에 갑갑하구 숨이 막혀 죽겠다는 거야. (점점 격해진다.) 도끼루 쿡쿡 찍어버리구 싶구, 톱으로 쓱싹쓱싹 켜버리구 싶구, 미나리 뽑듯 뿌리째 뽑아서 멀찌감치 팽개쳐버리구 싶다는 거야. 차마 그럴 수가 없으니까 밭을 만드네 하구, 이렇게 뿌럭지들을 짓뫄서 제풀에 말라비틀어 죽두룩 하자는 거야. 흥, 허지만 그렇게 녹녹히 죽진 않을걸. 밭고랑에 아무렇게나 자란 댑싸리가 아니야. 오백 년이나 풍우에 겪어 왔어. 그렇게 호락호락 죽을 상싶어? (하고 부들부들 떤다.)
 
205
처   당신두, 그 애가 무슨 원수가 졌기에 우리 나물 못 먹어 한단 말이오?
 
206
거 복  (처의 말은 귀담지 않고) 흥, 사람을 우스꽝스럽게 봐두 유만부동이지. 우리집 행자나무가 즈이들한테 돈을 달라나, 밭을 달라나? 뭣 때문에 이 나무가 동네 녀석들 눈에 가시란 말이야? 이게 모두가 청년단 하 선생 농간이야.
 
207
처   그런 터무니없는 소린?
 
208
거 복  (역사하는 곳을 흘겨보며) 그 사람이 동네젊은 녀석들한테 우리 나무 악선전을 하구 뒤에서 부채질을 해서 진이 같은 풋내나는 기집애까지가 덩달아 그러는 거야 아까 영팔이가 삼천 원에 베어 팔라구 한 것두 분명코 그 사람이 뒤에서 충동질시켰을 거야.
 
209
처   (애가 타며) 그이가 우리하구 무슨 사감이 있어 저 나무 악선전을 하겠소?
 
210
거 복  저 나무가 봉건잔재라는 거야. 그리 구일제잔재라는 거야. (경악하며) 그리구 날더러 봉건주의지구 친일파, 민족반역자라는 거야.
 
211
처   그럴 리가 있소? 그이가 그렇다면 저렇게 단원들을 데리구 와서 우리집 일을 해주고 있겠소? 남의 은혜를 고깝게 받었다간 죄받는다구...... (사람 기척이 나므로 뚝 그친다.)
 
212
(청년단위원장 하동정, 곡간 뒤에서 나온다. 뒤따라 단원 한 사람.)
 
213
청년단원 톱. (하고 처에게 돌려준다.)
 
214
동 정  대강 먼저 형대루 복구됮 듯싶습니다. 삽하구 괭인 씻어서 곡간에 들여놨습니다.
 
215
거 복  (겸연쩍은 듯) 수고들 하셨소.
 
216
처   (대야에다 물을 떠다 주며) 손을 씻으시지요.
 
217
청년단원 (수첩을 넘기더니) 소부리 이십구 전지 정우삼 씨 집으로부터 그 뒤루 쭉 연달아섭니다.
 
218
처   여러분들 애써 주셨는데 점심두 못 대접해서.
 
219
동 정  원 별 말씀을.
 
220
거 복  (마지못해) 섭섭해서 쓰겠소? 올라가서 댐배라두 한 대 피우구 가시지
 
221
처   손 씻구 올라가시오.
 
222
동 정  그런 잠깐 앉었다 갈까요. (손을 씻으며) 단원들 데리고 먼저 가 있게.
 
223
청년단원 네. (하고 주인 부처에게 인사한 후 곡간 사이로 나간다.)
 
224
처   (방석과 담배를 권하며) 이번 장마에 큰 욕 보셨지요?
 
225
동 정  이것두 건국에의 조그만 봉사니까요.
 
226
처   그럼 앉어 노십쇼. (주렴을 친 후 안으로 들어간다.)
 
227
동 정  이번 비가 우량으로 삼십 년래 초유라는군요. 수문리하고 정거장 레일 너머 구월산 공동묘지 토막들만 해두 침수 가호가 이백 호가 넘은걸요.
 
228
거 복  그저 집만은 튼튼하게 사개 맞게 짓구 볼 게야. 산 밑에다 성냥갑 엎어논 듯 뚝닥거려 놨으니 이런 비에 좀 잘 무너지겠나?
 
229
동 정  그야, 누구나 댁처럼 이런 크고 튼튼한 기와집에서 살고 싶지 그런 토막에서 살고 싶겠어요? 다 세상 뜻대구 안 되니까 그렇지요.
 
230
거 복  허지만, 이번 장마루 읍은 깨끗이 됐어. 차 타구 지날 적마다 그몸의 우증충한 잘 청소됐어 호열자만 하더래두 그렇지, 구월리하구 수문통서 발생햇거든.
 
231
동 정  동정은 못 하실망정 그렇게 말씀하실 거야......
 
232
거 복  ......
 
233
(무거운 침묵이 상당히 긴 동안 계속.)
 
234
동 정  (이윽고 입을 연다.) 사실은 수국의 아버님께 도장 하나 찍어 주십사구 할 수 있습니다.
 
235
거 복  (경계하며) 새삼스럽게 도장이라니요?
 
236
동 정  근로봉살 해드리구 그 자리에서 찍어 주시라는 건 교환조건 같습니다만......그래 오늘은 이대루 돌아가구 내일 다시 찾어뵈려구 했지만, 기왕 얘기가 나은 김에......
 
237
거 복  (하여) 수해구제금 말이오?
 
238
동 정  네, 네......허지만 그렇게 앞질러 말하시면 저희가 되레...... (하고 겸연쩍은 듯이 기부대장을 꺼낸다.)
 
239
거 복  그제금 얘기라면 말씀 말어주시오 (하고 딱 잘라 거절해 버린다.)
 
240
동 정  새삼스럽게 제가 말씀 여쭙지 않어두, 더 잘 아시겠지만 이번 우리읍을 위시해서 남조선 일대에 걸친 수해는......
 
241
거 복  하 선생, 그 사람들이 집을 잃구 침구와 의복을 잃구 노두에서 방황하구 있는 건 나두 잘 압니다.
 
242
동 정  그들의 생사문제는 현재 시각을 다투게 됐습니다. 물론 군정청을 비롯하여 도와 군에서도 여기에 대해서 대책을 강구중에 있을 것이지만, 수해구 제가 당면 정치의 전부가 아닌 이상 여기다 시간과 재정을 경주할 수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 저희들 청년단으로선 독자적으로 의연금 모집운동을 일으키기루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동정과 따뜻한 구원의 손이 없이는, 그들의 앞에 오직 기아와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43
거 복  하 선생, 나는 이번 수해에 관해선 다소 견해가 다르오.
 
244
동 정  다르시다니요?
 
245
거 복  이번 수해는 그 사람들에게 좋은 시련이었다구 생각하오 그렇게 산에 나무를 이발하듯 베어다 땠으니 수해가 안 날래야 안 날수가 있겠소? 이번에 뼈아픈 경험을 경험을 해야만 또다시 나무를 베지 않을 거요 그러니 반성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두 당분간 구조는 안 하는 게 좋을 듯싶소.
 
246
동 정  나무를 많이 벤 거싱 이번 재해의 크나큰 원인의 하나이긴 하지만, 나무를 우리가 안 벨래야 안 벨 수 있었습니까? 일 년에 우리 군에 할당된 송탄유 공출량이 몇 석이었습니까? 가뜩 없는 산에서 대동아전쟁 기간 중 사년을 두구 그 군용재와 송탄유재를 베어냈으니, 탓을 하신다면 공출을 강압한 일제와 그의 앞잡이 군수, 서기들을 하셔야지, 무고한 이재민들한테 하실건 아니라구 생각합니다.
 
247
거 복  거지는 나라두 못 구한다구 했소.
 
248
동 정  그야 젖적으루 구할 수는 없겠지요. 허지만 당자의 연명을 하는 동안 앞이 또 트일 게 아닙니까? 그리구 이번 수해 동포들이란 거지와는 전연 성능이 다를 것입니다. 이 고경만 넘겨주면 그 다음부터는 자력으로 생계를 이어나갈 거예요.
 
249
거 복  하 선생, 나는. 돈이 아깝거나 또는 내놓기 싫어서 이러는 건 아니오 털어놓구 얘기하면 돈이 없소 돈이 없는 게 아니라 현금이 없소.
 
250
동 정  현금이 아니라두 괜찮습니다. 동정을 표시하시면 그만이니까, 헌옷이나 이블, 셔츠 같은 거라두......
 
251
거 복  내 생활이 근검절약주의라, 뭐 한 가지 여벌이라군 우리 집에 없소
 
252
동 정  정 그러시다면, 저 행자나무라두......
 
253
거 복  (펄쩍 뛰며 기성에 가까운 소리를 말한다.) 해, 행자나무를요?
 
254
동 정  (태연히) 네. 저 나무는 작년 이맘 때 수국 아버지께서 자진해서 해군에 공출하기루 하셨던 게 아닙니까? 그것 때문에 서울 해군 무관부에서 소위가 내려왔구, 역장, 군수, 경찰서장을 위시해서 군관민이 전부 나와 이 나무의 장행(壯行)을 축하했던 것입니다. 막 베려구 하던 참에 역사적인 일황의 정전방송이 있어 군함재료의 공출을 면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때 공출하신 셈 치구 기부해 주십쇼. 새로운 시대에 온갖 장애물인 일제의 잔재를 뿌리뽑아 버리는 거두 될 겸, 일석이조일 것입니다.
 
255
거 복  하 선생, 저 나무는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실 때 나라를 위해서 유익히 쓰두룩 하라고 아버님께 유언하신 나무요.
 
256
동 정  그 유언을 아버님께서 수국 아버지 한테 계승시키고 돌아가신 건 아마 이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허지만 수국 아버니께선 작년 공출을 자진 신청하실 때두 군수와 서장한테 나라를 위해 써달라구 하시지 않았습니까?
 
257
거 복  그, 땐 어떤 게 내 나란지 사릴 분긴을 못 했었소 허지만 이렇게 해방이 돼서 내선일체란 새빨간 거짓말이구, 우리는 결코 일본놈의 황국신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소 그러니 이번에야말루 우리 대한 나라를 위해서 쓸 작정이오.
 
258
동 정  영팔씨가 저 나무로 가구를 만들어 갱생할 수 있고, 천여 명 수해동포가 그 돈으로 구원될 수 있다면 그야말루 할아버님 유언 말씀을 충실히 이행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259
거 복  하 선생은 동포 하시지만, 동포엔 전재민과 수재민만 있답디까? 공장 주인고 있구, 상인두 있구, 곽 교장 같은 목사두 있구. 순사 형사두 있구, 또 나 같은 지주도 있소 나는 이 사람들, 즉 다시 말하면 조선 삼천만 동포들을 다같이 위해서 쓰구 싶단 말이오 (점점 흥분하여진다.) 목전에서 잠깐 고생하는 전재민 수재민들만이 아니라, 삼천리 우리 금수강산에 사는 삼천만 대한민족 전부를 위해서 쓰구 싶단 말이오 (하고 라루를 친다.)
 
260
동 정  (얼떨떨하여) 삼천만 전부를요?
 
261
거 복  그렇소 (자기 웅변에 스스로 감격하여) 삼천만 전부를 위하는 길이란 뭐겠소? 독립이오 자주독립이오 이 독립을 완성시킬 수 있는 분은 오직 우리들의 오 각하 한 분뿐이오. 그래 나는 오늘 오 각하의 내임을 기회로 할아버님의 유언을 따라 이 행자나무를 갈하께 바치기루 했소 (하고 진땀을 씻는다.)
 
262
동 정  저걸 갖다 뭘 하시게?
 
263
거 복  (더 한층 듣양헤지며) 이번 각하께서 서울 시외에다 별장을 지으신다 하오. 난 저 나무를 삼분해서 밑동은 화로를 만들구, 가운데는 바둑판을 만들구, 윗머리하구 가장군 장기를 만들어서 각하의 사랑에다 헌납할 작정이오.
 
264
동 정  각하께선 그런 기분 조금두 반가워하시지 않을 겁니다.
 
265
거 복  (긍지를 꺽여) 어째서 반가워하시지 않는단 말이오?
 
266
동 정  각하께선 그런 가구 등속보단 오히려 기금을 필요로 하고 계실 겁니다.
 
267
거 복  더런 소리 마오. 각하껜 오직 나라를 생각하시는 일편단심뿐, 그런 추잡한 물질적 욕망은 털끝만치두 없으시오.
 
268
동 정  허지만 요전 신문 보면 외국을 떠나실 때 이미 조선의 광산권을 일개 외국 상인에게 매각할 것을 약속하셨다구 하지 않습니까?
 
269
거 복  그건 신문사 놈들이 각할 증상할려구 만들어낸 소리오
 
270
동 정  풍설에 들으면 각하께선 근자에두 측근자의 눈을 찌푸리게 할 만큼 매일같이 고급상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으시다구 합니다.
 
271
거 복  당신두 그럼 각하께서 경제회살 중심으루 불하품들을 알선하구 있으시다는 항간의 낭설을 곧이 듣구 있으시오?
 
272
동 정  낭설이 아니라 사실인 것 같습니다.
 
273
거 복  무근한 소리오, 각하께선 현재 정치비요에두 곤란을 겪구 계시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애국당 지부에서두 기금을 모집하기루 한 거요. 각하께선 결백하시기 눈같이 희고 수정같이 맑으신 분이오 백이숙제같이 청렴하신 분이오
 
274
동 정  허지만 각하께선 이 땅의 모든 순결한 젏은이와 애국자들을 버리시고 일부 친일파, 민족 반역자, 모리배 등에게 위효되셨기 때문에 그 청념하신 눈은 흐려지시구 말었습니다.
 
275
거 복  거짓말이오 거짓말이오 각하께선 조금두 흐려지시지 않었소 오히려 더 맑어지셨을 거요.
 
276
동 정  수국 아버님게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두 할말 없습니다. 다만 제가 한마디 여쭙구 싶은 건, 각하께 이 나무를 드리는 것이 그래두 조선 민족을 구하고 이재민을 구하는 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277
거 복  나는 자주독립과 오 각하를 따루 생각할 순 없소.
 
278
동 정  그 건, 오늘 각하의 강연을 한 번 들어보기 연후에 얘기하시지요. (일어서며) 정 각하께서 바치셔야만 하겠다면 헐 수 없지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쇼. (하고 마루를 내려와 밖으로 나간다.)
 
279
(처, 중문으로 나온다. 안에서 듣고 있었나 보다.)
 
280
처   나문 못 내주더래두, 돈이라두 얼마 내드릴걸.
 
281
거 복  그까짓 자식들 안 내주문 어때?
 
282
처   우리 수정이(長子)하구 전문학교꺼정 같이 다닌 사람을......
 
283
거 복  같이 같이 다녔으면 뭘 해? 공산당패에 어울려 다니는 자식인데......그까짓 자식들 한테 동전 한 푼 내줄 필요 없어.
 
284
처   아, 저놈들이 이 나무를 이 나무를 내주문, 그 돈으로 수해 구제할 상싶어? 어림 반푼어치도 없지 괭이 입에 쇠고기야, 쇠고기. 먹은 자국두 없어
 
285
처   그 착하구 곧으면 뭘 해? 그놈들한텐 사상밖엔 없어. 피도 눈물도 없구 인정두 없어. 애비두 에미두 없구 사상뿐이야. 오 각하두 자주독립두 없구 사상뿐이야. 사상을 위해선 나라두 삼천만 동포두 팔아먹겠다는 거야. 그놈들 대가리엔 공산주의밖엔 아무것두 없어.
 
286
처   그 사람들이라구 나랄 안 사랑하겠소?
 
287
거 복  그놈들이 나라를 사랑해? 그놈들 나란 우리 한국이 아니라 아라시야 그놈의 나란 공산주의 나라거든 아라사놈의 개가 되어두 좋구, 종이 되어두 좋으니 그저 공산두의만 하겠다는 거야. (점점 흥분해 온다.) 애비두 할애비두 모두 동무, 동무 하는 공산주의만 하겠다는 거야. 손가락에두 길구 짧은 게있구, 개똥채미에두 큰 놈이 있구 작은 놈이 있는데 모두 똑같이 나눠먹자는 그 불한당패 같은 공산주의만 하겠다는 거야.
 
288
처   그럼, 당신 말대루 빨리빨리 베엇 각하께 바치문 되지 않소? 벤다 벤다 말루만 드러구 베질 않구 있으니까 영팔이두, 진이두, 하 선생두 그러는게 아니오? 동두 보니까 취해 달란다구, 베어버리구 나면 그 사람들두 달라구들 안 그럴 게 아니오?
 
289
거 복  누군 벨 줄 몰라서 못 베? 사람이 없으니까 그렇지.
 
290
처   아, 흔한 게 사람인데?
 
291
거 복  저렇게 큰 나무를 아무나 벨 수 있을 줄 알어? 잘못 쓰러뜨려 봐, 진이네 집 지붕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테니. 저 남산 같은 나물, 어린애 기저귀 채듯 단숨에 베어낼 수 있는 사람은 조선 팔도에 진이 아범 초국이 딱힌 사람이야.
 
292
처   허지만 그인 서울 가서 언제 올지 아우?
 
293
거 복  안 오군 못 베기게 돼 있어.
 
294
처   어떻게?
 
295
거 복  요전 초국이가 집 문서 잡히구, 나한테 돈 취해 간 거 알지? 그저께 서울 가는 자기 동생한테 기한 넘어 집 문설 넘기겠다구 했어. 그러니 지금쯤 눈이 뒤집혀가지구 달려오구 있을 거야. (하고 통쾌한 듯 웃는다.)
 
296
(이때 거복의 소작인 막봉이 들어온다. 우산과 점심 꾸러미를 들었다.)
 
297
막봉이  안녕들 허세요?
 
298
처   막보이 아닌가? 어서 들오게.
 
299
거 복  어쩐 일니냐?
 
300
막봉이  오 각하께서 오신다구 해서 강연 말씀 들으러 왔지요.
 
301
거 복  그 먼 데서?
 
302
막봉이  삼십 몇 년 만에 들오신 양반을 뵙는데 구십 리 길이 멀겠어요?
 
303
처   그럼 엊저녁에 떠났겠네그려? 들어가세.시장하겠네.
 
304
막봉이  떠날 때 여편네가 점심하구 두 그릇 줘서 오다가 산에서 먹었어요.
 
305
거 복  (마루에 올라가며) 그래, 이번 비에 큰 장핸 없었냐?
 
306
막봉이  (마루 끝에 앉으며) 작년에 둑을 잘 막아서 아주 감쪽같어요.
 
307
처   댁에서 들두 다 안녕하시구?
 
308
막봉이  네.
 
309
거 복  그럼 금년 추순, 어떻게 잘 된 셈니냐?
 
310
막봉이  그럼요. 금빌 못 준 대신 죽어라구 퇴빌 줬더니 아주 키가 대발같이 무성한걸요.
 
311
거 복  애썼다. 그런데 어떻게 이번엔 그냥 왔니?
 
312
막봉이  (해득치 못하고) 그냥이라니요?
 
313
거 복  (우슴의 소리처럼) 빈손으루 왔냐 말이야. 느 아범이 올 땐 으레 씨암탉이나 계란 꾸러미 아니문 수수엿을 고아 가지구 왔었는데, 네가 논을 맡게 되구부턴 너무두 섭섭하니 말이다.
 
314
막봉이  원 쥔 어른께서두......아,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닭을 잡구 엿을 고아온단 말이에요?
 
315
거 복  (너무도 당돌한 소리에 당황했으나 다시 위엄을 갖추고) 언 세상이라니?
 
316
막봉이  삼칠제 도조두 바칠까 말까 하는 판인데, 소작료 곶감 빼듯 빼다 바치구, 그 외에 또 닭하구 엿을 고아다 바쳐요?
 
317
거 복  이런 망할 녀석 하는 소리 봤나! 삼칠제 도조두 바칠까 말까 하다니? 예전엔 반반씩 하던 거, 해방되구 나서 토지개혁이니 하는 바람에 삼칠제루된 것두 생각하문 억울한데, 그래 이놈아, 농사 져서 일숩씩 처먹구, 땅 임자한테 셋 주는 것두 줄까 말까야?
 
318
막봉이  누가 언제 안 드린댔어요?
 
319
거 복  그렇다문 이놈아, 그런 말 따위가 어딨어? 금년 도존 나두 배급쌀 타 먹기 귀찮구 하니까, 현물루 가져오두룩 해라, 현물루.
 
320
막봉이  쥔 어른두, 예전 꿈만 꾸구 계시는가 부군요?
 
321
거 복  뭣이 어째, 이놈, 꿈을 꾸다니?
 
322
막봉이  아, 군정청에서 금년은 금납으루 하라구 해서 군에서두 통지가 그렇게 내려왔는데 어째서 현물루 바치란 말이세요?
 
323
거 복  이놈아, 네가 내 땅 같아 먹구 있지, 신한공사 땅 같구 있니? 군정청에서 설혹 지시를 내렸더래두 금년 도존 쌀루 거져오두룩 해라.
 
324
막봉이  아, 쌀 한 되에 얼만데 현물루 가져오란 말이세요?
 
325
거 복  이놈아, 팔십오 원이지 얼마야?
 
326
막봉이  그건 공정가격이지요. 서울이나 읍에다 반출해다 자유판매하문 사백여 원씩이에요 한 되에 삼백이십 원식 차가 나는데, 아 백쉐 쌀루 가져오란 말이세요? 우리 아버진 몰라서그랬지만 전 그럭헐 수 없어요.
 
327
거 복  흥, 너 이놈 언제부터 콧대가 그렇게 세졌니?
 
328
막봉이  콧대야 세진 게 없지만 우리 아버지처럼 속지만 않을래요.
 
329
거 복  이놈아, 속다니? 남의 손꾸락을 깨물어두 유만부동이지. 땅 부쳐먹게 해줘, 돈 없다문 돈 취해 줘, 기한 기한넘으면 이자만 받아 미뤄 줘, 이게 네놈한 테 속여먹는 건냐, 응? 네놈이 그렇게 은혜를 원수루 갚으려는데야 내 구태여 인심 쓸 게 뭐냐? 금년 타작엔 이때까지 취한 빚, 다 갚두룩 해라.
 
330
막봉이  염려 마세요. 고린전 한 푼 안 남기구 깨끗이 다 갚아드릴 테니.
 
331
거 복  그리구 내년부턴 딴 사람 시켜서 갈게 할 테니, 소작권 내놓구 딴 데 가서 부쳐먹든지 말든지 해라.
 
332
막봉이  염려 마세요 도루 내드릴 테니.
 
333
거 복  (너무두 시원스런 대답에 의아하여) 그때 가서 울구불구 해두 소용 없어
 
334
막봉이  울 일두 없던가 부군요.
 
335
(거복, 아무리 생각해두 해괴한 일이다. 작인들 입에서 이런 태연하고 자신만만한 대답이 나오다니, 이때 부근의 레일을 질주하는 남행열차가 시내가도를 지나는 진동소리, 이윽고 역에 돌입하는 요란한 기적소리.)
 
336
거 복  차 들어오나 봐. (안을 향하여) 어머니, 어머니, 기차 들왔어요. (대답이 없으므로) 뭘 입때 꾸무룩거리셔. (하고 안으로 달려간다.)
 
337
처   (남편이 사라지자) 아, 무슨 말을 그렇게 생각 없이 하나? 소작권 내주구 앞으루 그 많은 식굴 데리구 어떻게 살려구?
 
338
막봉이  (일어서며) 이젠 소작 안 할래요.
 
339
처   소작 안 하다니?
 
340
막봉이  네. 내년부턴 우리두 제 땅 가지구 농사짓게 된대요.
 
341
처   (막봉이 소매를 끌고 나무 밑으로 가더니 넌지시) 그럼 그게 사실이로구먼?
 
342
막봉이  그것 때문에 우정 오 각하께서 서울서 오시는 게 아니에요? 쥔 어른은 아직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 모르시구 예전 생각만 하구 계세요 오늘 대회석상에서 재판소 판결 내리듯, 각하께서 딱 판결을 내리실 거예요,
 
343
처   그런데 그 따은 전재민이나 그런 사람한테 안 준다던가?
 
344
막봉이  전재민이건 실업자건, 농살 직접 짓는 사람한텐 다 준다나 봐요.
 
345
(각하께서 역전 광장에 내리셨나 보다. 교회당에서 종이 운다. 대지가 진동할 듯한 군중의 만세소리. 노모, 지팡이를 짚고 안에서 나온다. 고령이되 대추나무같이 정정하다. 뒤따라 거복.)
 
346
노 모  (막봉이에게) 너두 가려구 왔다지?
 
347
막봉이  안녕하셨어요?
 
348
노 모  오냐, 잘 됐다. 같이 가자.
 
349
거 복  기부하시는 거 잊어버리지 마세요.
 
350
노 모  내가 어느 새 노망한 줄 아냐? (막봉이에게) 내가 첨 나인으루 대궐에 들어가던 때가 열세 살 때던가? 오늘 운동장에 나가는 게 어째 꼭 그때 같은 생각이 든다.
 
351
막봉이  저두 밤새 오는데 가슴이 설레서 통 걸음이 안 걸리더군요.
 
352
처   (남편에게) 나두 좀 가봤으면?
 
353
거 복  누가 말려?
 
354
노 모  (추상같이) 여자가 들앉어 살림이나 할 것이지 사내들 틈엔 뭘 찾아먹으러 나간단 말이냐?
 
355
처   (습관적으로 쑥 들어간다. 막봉이에게) 그럼 모시구 댕겨오게.
 
356
막봉이  네.
 
357
(노모와 막봉,이 나간다. 비등하는 역전 군중의 환호성, 애국가, 악대소리, 노복 맹첨지 달려온다.)
 
358
맹첨지  대감께서 지금 역 앞에 내리셨어요. 자동차루 이 앞을 지나실 거예요,
 
359
거 복  (가슴이 울렁한다. 눈시울은 자꾸만 뜨끔한다.) 그럼 바루 우리 문 앞을?
 
360
맹첨지  네. 정말이지 어마어마한데요. 오늘 같은 행렬은 예전 한국시대 때 신관 사또 도임하실 때 있었군 없었어요. 참말이지 어마어마한데요.
 
361
(이때 안내 오토바이를 선두로 호의를 질주해 가는 행렬. 자동차의 소리. 릴레이식으로 전장되는 가로 양편의 병렬 군중의 만세소리. 거복, 기둥에 꽂혔던 태극기를 들고 문전으로 달려가 행렬을 향하여 목이 찢어져라고 만세, 만세, 만세를 부른다. 처도 따라 나가 같이 만세를 부른다.)
【원문】제 1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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