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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후(邂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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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
채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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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邂 逅[해후]
 
 
 

1

 
 
3
마지막으로 라디오의 지하선을 비끄러매놓고 나니, 그럭저럭 대강 다 정돈은 된 것 같았다.
 
4
책장과 책상과 이불 봇짐에, 트렁크니 행담 등속을 말고도, 양복장이야 사진틀이야 족자야 라디오 세트야, 하숙 홀아비의 세간 치고는 꽤 부푼 세간이었다. 그것을 주섬주섬 뒤범벅으로 떠싣고 와서는, 전대로 다시 챙긴다, 적당히 벌여놓는다 하느라니, 언제나 이사를 할 적이면 그러하듯이, 한동안 매달려서 골몰해야 했다.
 
5
잠착하여 시간과 더불어 오래도록 잊었던 담배를 비로소 푸욱신 붙여 물고 맛있이 내뿜으면서, 방 한가운데에 가 우뚝 선 채, 휘휘 한 바퀴 돌아보았다.
 
6
칸반이라지만 집 칸살이 커서 웬만한 이칸보다도 나았다. 웃목으로 책장과 양복장을 들여세우고, 머리맡으로 책상을 놓고, 뒷벽 중간쯤다가 행담과 트렁크를 포개서 이부자리를 올려놓고 했어도, 홀몸 거처엔 별반 옹색치 않을 만큼 방은 넓었다.
 
7
반자, 도배, 장판 일습이 집주름 영감과 주인집 마나님 말따나 파리똥 한 점 앉지 않고 정갈 했다. 여름을 치른 벽이라도, 빈대피는 물론 곰팡이 슨 자죽도 없었다.
 
8
십상 잘 되었다고 다시금 혼자서 고개를 끄덕거리는데, 그러자 방안이 별안간 화안히 밝아졌다. 돌려다보니, 서향인 듯싶은 앞 쌍창으로 마침 끄물거리던 구름이 벗어진 모양, 햇볕이 가득 들여쬐었다. 장차 명년이나 가면 여름이 더울는지는 몰라도, 당장 이 가을과 겨울 동안 해가 잘 들겠어서 또한 신통하고 반가왔다.
 
9
해는 잘 들고, 방은 넓고 깨끗하고, 보매 집안도 안팎이 정사하고 겸해서 조용하고, 아무려나 모처럼(그도 우연한 기회에) 좋은 하숙을 얻은 것이 재삼 만족했다.
 
10
그새까지 유하고 있던 원동의 하숙을 불시로 옮아야 할 사정이 생겨서 두루 물색을 했으나, 우환중에 방이 귀한 이 당철이라, 조만하여 마차운 자리가 눈에 뜨이질 않았었다. 그러다가 어제는 저 앞 큰거리를 지나던 길에 허실삼아 복덕방 영감더러 문의를 했더니, 선뜻 데리고 와서 보여준 것이 이 집 이 방이었다.
 
11
마침 한 동네 이웃간이요 해서 내정을 익히 아는데, 서른두엇은 된 젊은 여인과 육십 넘은 친정어머니와 모녀 단둘이 살고, 영감은 그 여자를 첩으로 얻어 두고서 며칠만큼씩 밤이면 다녀가곤 하여, 참 절간같이 조용하니라고, 또 방 널찍하고 사람들 쌩패스럽지 않고 음식 솜씨 좋고, 무어 점잫은 하숙으로는 깍아마췄느니라고. 한갓 흠이, 식가를 오십 원씩이나 내라고 해서 좀 안되었지만, 그 대신 그 값이 거기 있느니라고.
 
12
앞을 서서 아기족거리고 걸어가면서 집주름 영감이 연해 이렇게 주워섬기며 추어 넘기며 하던 것이었었다.
 
13
아직 송진 냄새도 가시지 않은 새 집이었다.
 
14
대문 기둥에는 김영애라고, 거기 어디 아무데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여자 이름으로 여자의 문패가 붙었고, 그 밖에 번지패를 비롯하여 애국부인증이며 라디오, 전기, 전수용도 따위의 금속 패쪽이 좌우 기둥으로 군데군데 불규칙하게 박혀 있고 했다. 외등도 있고.
 
15
대문을 지나 유리창으로 한 안대문을 들어서자, 좁다란 마당을 그들먹하게 차지한 장독대가, 바른편으로 이웃집과 사이를 막은 벽돌담 밑에 가서 건넌방 바로 놓여 있고, 건넌방 다음이(왼편으로) 마루, 고패지면서 안방과 부엌과 아랫방, 그리고는 다시 바른편으로 고패가 져서 광과 대문간이고, 이런 ㄷ자집이었다.
 
16
앞은 건넌방 퇴까지 싸잡아서 분합을 둘렀고, 마루에는 뒤주와 찬장이 크고, 마루 밑으로는 지하실 찬광이 보이고, 장독대는 벽돌과 세멘트로 쌓았고, 기둥에는 주련, 문 머리에는 사슴이 불로초를 먹는 채색 그림이 붙고. 역시 거기 어디서 흔히 볼 수 있는 중류 그 어림의 집 차림새였다.
 
17
집만은 우선 그만하면 무던했다.
 
18
며느리를 여럿째 얻은 시어머니 같아서, 근 이십 년 하숙생활만 하고 다닌 버릇이라 새로 방을 구하게 되면 부지중 그렇게 집을 비롯하여 방이며 주인집 사람 등 범백에 세심한 관찰이 가지고 하던 것이다.
 
19
집주름 영감이 찾는 소리에 응하여, 주인 여자의 친정어머니라던 노인인 듯싶은 마나님이 건너방에서 툇마루로 나섰다. 수수하니 시골 태가 벗지 않고 퍽 선량해 보이는 노인이었다.
 
20
집주름 영감이, 온 뜻을 말하자 노인은 흔연히 그러냐면서 혼잣말같이
 
21
“우리 아인 시굴을 다니러 가구 없는데……”
 
22
하고 잠깐 망설일 듯하다가
 
23
“쯧! 그애야 있으나 없으나……”
 
24
그리고는 토방으로 내려오더니, 이 방이라면서 아랫방 쌍창을 좌악 열어 보여주었다.
 
25
훤하니 넓고, 정하게 수리를 해논 방이 첫눈에 마음에 들었다.
 
26
“그럼, 저어……”
 
27
나는 방문을 도로 닫고 돌아서면서 노인더러 말을 했다.
 
28
“……절 좀, 와서 있두룩 해주시지요?”
 
29
“그렇게 허서유. 우리야 누가 됐든, 손님을 두잔 노릇이니……”
 
30
“그럼 …… 으음…… 낼 즘심때쯤 해서, 짐을 가지구 오겠읍니다. 그리구 저어……”
 
31
“좋두룩 허시유만…… 게, 출입은 어디 출입을 허시오?
 
32
“별루 다니는 덴 없읍니다. 없구, 거저 집에 조용히 들앉어서……”
 
33
호구조사를 나온 순사도 더러 본다치면, 저술업이니 소설 쓰는 사람이니 하는 것을 외국어처럼 이상히 여기거든, 황차 이런 노인이 그런 어휘를 알아들으며, 더우기 직업으로 인정을 해줄 이치가 없는 것이었다. 또, 가난한 것이 제일가는 특색인 조선문단이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른 문우들과는 달라 여지껏 원고료 하나로 생활을 도모하지는 않아도 무방할 호강스런 팔자가 되어, 그러므로 수입을 의미하는 직업을 구태여 저술업이나 작가 등 속으로 내세울 필요는 없었다. 그러하기 때문에 항용 나는, 순사 앞에서는 地主(지주)로 버티고, 하숙집에다는 무직으로 행세를 한다.
 
34
하숙집에서는 그러나, 무직이라면 아주 질끔이다. 그래서, 이 집 노인만 하더라도, 내가 별로 다니는 데가 없노란 대답에 벌써
 
35
“네에, 그래요오!”
 
36
하고, 약간의 난색을 보이는 것이었었다.
 
37
한두 번 당하는 일이 아닌지라, 나는 거기 대한 충분한 대책이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38
“무어, 글랑은 아무 염려 마셔두 좋습니다. 월급으루 생화가 없다구, 사관 식가 낼 돈두 없으란 법은 없으니깐요, 허허……”
 
39
“그야 무슨……”
 
40
“그러니깐, 정히 뭣하시면 석 달 치든 넉 달 치든, 식갈 미리서 넉넉히 받으시구?”
 
41
“걸 어디, 박절하게스리 그런 법이야 있수? 하루를 같이 지나두 주객은 주객이요, 피차에 점잖은 이면에…… 거저, 남 하는 일례루, 날 한달 치나 미리 좀 주시우, 쯧!”
 
42
“점잖으신 말씀입니다……”
 
43
치하를 하면서, 십원짜리 다섯 장을 노인에게 내주었다.
 
44
노인은 손끝에 침을 묻혀가면서, 눈을 찌그리고 두 번이나 돈을 세어 보더니
 
45
“이천오백 냥, 맞소……”
 
46
그리고는, 치마를 걷고 귀주머니를 더듬으면서
 
47
“……이천오백 냥이면 좀 과한 듯해두, 요새 백사가 모두 비싸서…… 그렇다구 손님을 치믄서 찬을 으설푸게 대접할 순 없구.”
 
48
“괜찮습니다! 독방이면 요새 항용 그 가량은 내야 하니깐요.”
 
49
“우리 아인, 것두 즈이 영감이 마땅찮어할까 버서 못하게 하는 걸, 그 양반이 날 담뱃값이래두 뜯어 쓰라구, 기왕 비여 두는 방이구 허니…… 츰엔 삭을셀 내줄까 했지만서두, 그래 놓면 집안이 구질구질하구 번잡해서!…… 쯧, 손님 치기야 전에 시굴서두 내 손으루 해보던 노릇이겠다……”
 
50
이렇게 해서 작정이 되어, 오늘 아까 오정만 하여 짐을 옮겨온 참이었다.
 
51
원 주인이라는 젊은 여인과는 아직도 대면을 못했다. 며칠만큼씩 밤이면 다녀가곤 한다는 주인영감도 물론 만났을 턱이 없었다. 한갓 노인만은 살뜰스런 것 같았고 첫인상이 좋았으나, 그 한가지로 이 집의 전체 인심을 판단할 재료는 되지 못했다. 또, 음식 범절도 미처 한번도 식사를 하기 전이니, 역시 어떻다고 할 말이 없고, 그뿐더러 오십 원이라는 식가가 노상 태과하지 않음도 아니었다.
 
52
그러나, 그런 것은 오히려 둘째 문제고, 제일 안된 것이 ‘늙은 영감의 젊은 첩과, 독신의 하숙 손님……’이라는 사실이었다.
 
53
처음부터 이 컨디션이 나의 결벽을 불쾌하게 했다. 번연히 사람이 정갈스럽지가 못한 것 같은, 산뜻하지가 못한 것 같은, 향그럽지가 못한 것 같은, 그래서 아예 마음에 떳떳하지가 못한 것 같은 컨디션이었다.
 
54
이것이 가장 흠이었다.
 
55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방 그것만은 역시 좋았다. 이만큼 마차운 방을 얻어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고, 근년에 드문 행운이었다.
 
56
따라서, 한편 생각하면 그만한 흠은 옥에 티로 여겨도 상관이 없었다. 사실 또, 괘념할 나름이지 대범히 보기로 든다면 막상 흠이 아닐 수도 없는 게 아니었다.
 
57
그러고서 그 밖에 주인집 사람들의 인심이랄지, 음식 솜씨랄지 또는 식가가 좀 과한 것이랄지, 이런 것은 어느 한도까지는 참고 견딜 수가 있는 불편이었다.
 
 
 

2

 
 
59
팔목의 시계를 들여다보니 마침 네시.
 
60
정돈은 다 되었겠다, 인제는 나가서 목간이나 우선 푸근히 한탕 하고. 그리고 들어와서 오늘 저녁부터는 오래간만에 조용히 앉아, 그동안 방 때문에 여러 날 번졌던 집필을 다시 계속하고, 하느니라고, 그래 마악 목간주머니를 챙기다가, 마침 밖에서 대문 소리에 연달아 젊은 여자의 음성이 들려서, 무심코 귀를 기울였다.
 
61
“어머니?”
 
62
이렇게 부르고, 건넌방에서는 노인이
 
63
“오냐. 인제 오느냐?”
 
64
하면서 문을 열고 나서는 기척이고. 시골 다니러 갔다던 이 집의 젊은 안주인일시 분명했고, 그가 지금 돌아오는 길인 듯싶었다.
 
65
“게, 혼산 어떻게나 지내드냐?”
 
66
“네에, 그럭저럭, 다아……”
 
67
“신랑은 어떻게 생기구?”
 
68
“무어, 시굴 농사꾼이 그렇죠……”
 
69
그러다가 비로소 토방에 놓인 내 신발을 보았던지
 
70
“저 방에 손님 들었어요?”
 
71
“응…… 그렇잖어두 시방……”
 
72
“언제?”
 
73
“아까, 방금……”
 
74
그 다음부터서는 이야기 소리가 소곤소곤 적어졌다.
 
75
나는 처음, 여자 주인의 음성이, 어딘지 귀에 익은 것 같았으나 깊이 유념은 않고, 방문을 열고 나섰다.
 
76
호릿한 몸매에 하얀 옥양목 두루마기를 입고, 은비녀 등으로 쪽을 찧고, 이런 뒷맵시를 하고 토방에 가 섰다가 해끗 돌려다보는 얼굴과 마주쳤다. 그 얼굴이 그런데, 방안에서 듣던 음성과 한가지로, 퍽도 낯이 익었다. 갸름하니 하관이 빨고, 코허리가 높고도 크고, 눈썹이 짙고, 어디선가 보던 얼굴이었다. 보아도 범연히 본 것이 아니고, 어느 기회엔지 심상치 않은 사건적인 관련이 있었던 듯싶은 인상이었다.
 
77
저편에서는, 그도 역시 나를 아리송하여 하는 얼굴이더니 순간 후
 
78
“난 누구시라구우!”
 
79
하고 반겨 웃으면서, 조르르 가까이 오는 것이었다.
 
80
종시 나는 깨우치지 못하고, 서서 두릿두릿했고.
 
81
“절 모르시겠어요?”
 
82
재그르르 웃으려는 것을 참고, 방긋방긋하면서 조금도 낯설어하지 않는 표정이었으나, 볼수록 그의 약간 아래로 눈초리가 처지는 눈웃음이 더욱, 알 듯 알 듯 하기는 하는 것이나, 그래도 생각은 나지 않았다.
 
83
“박상근 씨 아니세요? 그러시죠?”
 
84
“네에, 지가……”
 
85
“저, 김영애예요!”
 
86
“글쎄올시다, 문패서두 보긴 했는데……”
 
87
말을 해놓고 생각하니, 내가 생각해도 싱거운 수작이어서 뒤통수가 절로 만져졌다.
 
88
“호호호오!……”
 
89
여자는 필경 이렇게 자지러져 웃고 나서는
 
90
“……허긴 여자 이름이니깐, 이름으룬 더 모르실 테지만…… 저어, 송필훈……”
 
91
“아아!……”
 
92
송필훈의 필자 훈자까지 다 듣기 전에, 송자 하나로 선뜻 나는 깨달을 수가 있었다.
 
93
나는 너풋 절이라도 해야 할 것같이 그만 당황했다.
 
94
송필훈 씨……그는 나의 고향 선배였다. 선배로되 정분이 자별한 사이였었다. 이 여인은 그의 미망인이었다.
 
95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는, 사이가 자별하던 고향 선배의 미망인을 못 알아보았다든가, 그를 만나서 반갑다든가, 또는 어떤 돈냥이나 있는 영감장이의 첩데기가 된 그를 대하기가 점직하다든가, 그런데다가 우연히 그의 집에 하숙을 하게 된 인연이 기이하다든가, 이런 것 말고도 달리 한가지, 얼굴이 화틋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기억이 솟아올랐고, 내가 당황해함도 일변 그 때문이었다.
 
96
정녕코 내 얼굴은 화틋했었다.
 
97
저편은 그러나 천연스러웠다.
 
98
“인제 아시겠어요? 호호호오!”
 
99
“이건 원, 너무 참!…… 그렇게 몰라뵈었담!”
 
100
“무얼요! 어떡하다 그러시기두 예사지. 그러나저러나, 이렇게, 우리 집 손님으루 뵙게 될 줄은……”
 
101
“글쎄올시다, 저두 참……”
 
102
당연히 내가 먼저, 그리고 다른 말보다도 먼저, 송필훈 씨에 대한 인사를 먼저 했어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이 여인의 현재의 처지를 알고 있는 터라, 혹시 어찌 여길까 싶어, 불쑥 입을 열기가 주저로왔다.
 
103
잠깐 그리하여, 어색한 침묵이 있은 뒤에, 요행 여자가 먼저
 
104
“그인 참, 돌아가셨죠!”
 
105
하고 개두를 해서, 나도 그제서야
 
106
“그때 참, 부곤 받구서두, 내려가서 문상두 못 드리구, 이내……”
 
107
“생전에 가끔 말씀을 하시구 했어요. 만나구 싶다구……”
 
108
“병환은 그래, 무슨 병환으루?……”
 
109
“골병이죠!…… 그때두 웨 참, 보시잖었어요?”
 
110
이, 그때도…… 소리에 나는 다시금 얼굴이 화끈 달았다.
 
111
“사람이 그 지경으루 골병이 들어가지구서야 어디 오래 지탕을 하나요? 밤낮 거저, 고올골하다가 그에 그만……”
 
112
“………”
 
113
나는 여러 장면을 여러 가지로 머리속에 두서없이 떠오르는 송필훈 씨의 가지가지 면모를 푸뜩푸뜩 회상하면서, 무연히 한눈을 팔았다.
 
114
괄괄스런 얼굴, 장대한 기골로 단상에 올라서서는 주먹을 부르쥐고 탁자를 땅땅, 그 큰 눈방울을 끊일 새 없이 굴리며, 불을 뿜는 듯 열변을 토하던 양은 하여커나 일면 거물다운 늠름함이 없지 않았다.
 
115
한낱 자유주의자로서, 순전한 학문적인 욕망으로 좌익서적을 보고 있었을 뿐인 나는 그러므로, 그의 사상에 공명을 하거나, 거기에 따르는 존경은 아니었다.
 
116
또 그의, 그 사상에 대한 학문적 역량이랄지 이론적 근거란 심히 빈약한 것이었었다. 더러 강연이나 좌담을 들을라치면 참으로 분반할 무지와 탈선이 많았었다. 그러한 부족을 그는, 정열과 뱃심과 타고난 웅변의 힘으로 곧 잘 덮어나가고 버티며 지나고 했었다.
 
117
나를 만나기만 하면, 그 빈약한 이론을 가지고서 토론을 하자고 대들었다. 나는 사양치 않고 대응을 했다. 일껏 그렇게 싸우고 나서 본다치면 나는 그의 억지와 웅변을 당해내지 못하고, 그는 나의 학문을 당해내지 못하고, 결국 싸움은 피장파장이 되고 말곤 했었다.
 
118
또 어떤 때에는, 지성으로 나더러
 
119
“상근아? 그, 잉여가치 학설, 걸 썩 요령 있구 알어듣기 쉽게, 날 좀 가르쳐 줘, 응?”
 
120
하고, 청을 할 적도 있었다.
 
121
그럴라치면 나는
 
122
“××주이자가 ××주이 학설을 반××주이자한테 물으세요?”
 
123
“허어허허허!…… 아, 넌 알구, 난 모르니, 널더러 묻는 거 아니냐?”
 
124
“모르는 ××주일 뭣허러 하세요? 생 엉터리 아녜요?…… 그런 걸 무어라구 하는지 아세요? 사상 뿌로카아……”
 
125
“너 인석, 이럴 테냐?”
 
126
“그런다구 저 큰 눈에다가 절 잡어 넣시겠어요?”
 
127
“허어허허허!…… 자아, 그러지 말구, 좀 가르쳐 주렴? 학불염이 교불권아니냐? 학문을 가지구 인색한 건, 돈 인색한 거보다두 더 못쓰는 법야!”
 
128
적실히 나에게는 아픈 한마디였다.
 
129
“자아, 것보다두, 어떠세요, 한잔?”
 
130
“조오치! 하, 내 언제 술을 마대드냐? 술 먹자! 술 먹으면서, 또 우겨보자쿠나!”
 
131
그는 젊어서부터도, 입 걸고, 반죽 좋고, 상하와 귀천 구별 없이 아무하고나 섭쓸려 놀고 술타령하고, 이렇게 사람 털털하기로 고향에서도 아주 호가난 특수한 인물이었다. 일부에서는 그래서, 천하 잡놈이라고 그를 돌려놓기까지 했다. 말하자면 그는, 사람 됨이 그만큼 소탈하고 야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송필훈 씨를 나는 좋아했다. 김삿갓을 상상케 하는 파격적인 인간미.
 
132
그 송필훈 씨를 마지막 대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 ××온천의 어떤 여관이었다. 그때에 나는 심히 거북하고도 마음 께림칙한 기억을 남긴 채, 작별도 없이 갈려버린 것이 그와의 영결이었다.
 
 
 

3

 
 
134
시방이나 그때나 쓸쓸히 즐기기는 온천과 여행이었다. 또 시방이나 그때나, 가정적인 계루가 없이 객지에서(서울서) 독신으로 지나던 터.
 
135
적적한 설을 이왕이니 온천에서라도 쇠는 게 차라리 적적함을 더하는 한 흥일까 싶어, 불시로 간단한 행구를 차려가지고 ××온천엘 내려간 것이 바로 섣달 그믐날이었다.
 
136
오정이 조금 지나서, 단골 여관인 B 관에 당도하여, 우선 단젱을 갈아 입고는 탕엘 다녀나오다가, 복도에서 주쩍 송필훈 씨를 만났다.
 
137
깜박 서로 반가왔다. 그해 봄, 그가 만 일 년 만에 사바에 나오던 날, 서대문 형무소 앞에서 잠깐 만나고는 처음이었다. 그는 그 뒤로 고향으로 내려갔었고, 그 뒤부터 건강이 더럭 좋지 못하다는 것이며, 그러면서도 무슨 망녕에, 새파란 젊은 여자와 결혼을 했다는 것이며, 풍편에 소식은 종종 들었으나,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138
“아, 상근이가 이게 웬일인고?”
 
139
빙긋이 웃으면서 마주 악수를 하는 나더러 건네는 인사였다.
 
140
“저야 뿌르조아니깐 온천 여행쯤 당연하지만, 장씨야말루 웬일이세요?”
 
141
“허어허허허! 여전하구나, 인석.”
 
142
전과는 다름 없이 걸걸히 웃고, 쾌활하기는 하던 것이나, 그 훌쭉 깎인 볼과 앙상한 손길이, 듣던 바와 일반으로 건강은 지난 봄 그때보다도 말이 아니게 쇠한 것 같았다.
 
143
“신관이 많이 못 되섰군요?”
 
144
“늙어노니, 늙어노니 속절없드구나. 오십이 넘은걸. 게다가 병이 있어, 또오……”
 
145
“참! 신혼하신 재민? …… 축하가 늦었읍니다.”
 
146
“허어허허허!…… 건 우리, 막설하자쿠나. 허어허허허!”
 
147
이렇게 웃는 그의 얼굴에서 나는, 숨길 수 없는 일말의 암영이 어른거림을 느끼지 않지 못했다.
 
148
“아무턴 반갑다!…… 며칠 예서 유하렷다?”
 
149
“설이나 조용히 쇨까 했더니, 생철통한테 들켜놔서, 뜨윽합니다.”
 
150
“워너니 모초름 좀 다끼워 바라.”
 
151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내 방으로 들어갔다.
 
152
장비는 만나면 싸우드라고, 술상을 청해다 놓고는 권커니잣거니 연방잔을 기울이면서 이야기도 하고, 서로 공박도 하고 했다.
 
153
그러고는, 이야기도 우김질도 한물이 지나고, 술이 차차로 거나했을 무렵이었다.
 
154
“너 인석, 상근아?”
 
155
하면서 새 채비로 나를 따잡는 것이었다.
 
156
“응? 상근아?”
 
157
“말씀하세요?”
 
158
“너 인석, 날 숭보지?”
 
159
그러면서, 마시려던 술을 멈추고, 잔 너머로 빙그레, 나를 눈 흘기듯 건너다보더니, 다시
 
160
“날 잔뜩 시방 숭보지? 속으루……”
 
161
“속으루……?”
 
162
“그래.”
 
163
“무엇이 겁할 게 있다구 속으루 숭을 보아요?”
 
164
“아니, 그럴 일이 있어!”
 
165
“비밀한 죌 지신 게죠?”
 
166
“내가 젊은 색시허구 결혼한거, 속으루 웃잖어?”
 
167
“대관절 참, 무슨 생각으루다 결혼을 하섰나요? 다아 늙게…… 노망으룬 좀 일르구.”
 
168
“허어허허허! 노망일는지두 모르지!…… 무슨 생각으루다 결혼을 했느냐구?”
 
169
“………”
 
170
“그거야말루, 네 領域(영역)일다.”
 
171
“?……”
 
172
“인간을 연구하구, 인간을 발견한다는 게, 네 전문 아니냐?”
 
173
“그런데요?”
 
174
“그 잔 마시구, 내 이야기 들어.”
 
175
내가 비우는 잔에다 술을 쳐주더니 이윽고 그는 목을 가다듬어, 곰곰이
 
176
“일 년 동안 내가 제서 지났겠다.”
 
177
“………”
 
178
“그 일 년 동안에 제일 핍절하게 느낀 것이 무언고오 하면, 말이지이.”
 
179
“………”
 
180
“제일 그리운 게 무어더냐 하면, 말야. 사파의 자유보다두, 응?”
 
181
“………”
 
182
“또오, 일이나, 자식새끼보다두……”
 
183
“………”
 
184
“술이나, 담배나, 맛있는 음식이나 그런 것보다두, 응?”
 
185
“섹스 그것이드라……?”
 
186
“응!”
 
187
“그래서 나오시던 멀루 결혼을 하섰단 말씀이죠?”
 
188
“응!…… 결심을 했드니라. 나가면 우선 무엇보담두 결혼을 하려니……”
 
189
“………”
 
190
“그래, 결혼을 했겠다……”
 
191
“………”
 
192
“그런데 말이다!……허어! 진리는 항상 그와 반대되는 걸 낫는다더니 과연 옳은 말이드구나?”
 
193
“………”
 
194
“내 발견이 진리는 진리겠다? 응?”
 
195
“예사지요!”
 
196
“흐응!”
 
197
“새삼스럽게!……”
 
198
“진리는 행동을 요구하겠다?”
 
199
“………”
 
200
“결혼을 했지! 했더니이, 모순과 갈등이 생기드구나.”
 
201
“………”
 
202
“내가 너무 늙었드란 말야!…… 늙은 영감에, 새파랗게 젊은 마누라!”
 
203
“………”
 
204
“상근아?”
 
205
“………”
 
206
“내가 무어 그리 팔자가 두드러졌다구, 온천으루 휴양을 다닐 사람이디?…… 마누랄 데리구 왔다.”
 
207
“………”
 
208
“늙은 영감에 젊은 마누라한테 온천이 약이라드구나.”
 
209
“장씨?”
 
210
“불쌍하드라! 인제 젊우나젊은 것이 낙이란 걸 모르구!”
 
211
“회심이 드섰군요?”
 
212
“내가 결혼한 보람은 났지, 그야…… 그렇지만 그 사람은 시집을 온 것이 하나두 의의가 없으니.”
 
213
진작부터 농은 없어지고 말과 표정은 자못 침통함이 있었다. 그것이 동정스럽기도 했지만, 일변 밉광스럽기도 했다.
 
214
“그러니깐 말씀예요, 장씨.”
 
215
“오냐.”
 
216
“어서어서, 황천으루 가세요.”
 
217
“날더러, 어서 죽으라구?”
 
218
“왜, 살아 기서가지굴랑 그 온갖 주접이세요?”
 
219
“아, 너 인석, 이럴 테냐?”
 
220
“살어 기서서 무얼 하시겠어요? 그 소위 투쟁두 못하시구, 그러군 주접이나 피우시면서……”
 
221
“이노음! 인전 날, 맞대놓구 죽으라구까지 하는구나? 허어허허허!”
 
222
“제에발, 돌아가세요!”
 
223
“안 죽지! 내 비록, 늙구 병은 들었다마는, 팔십까진 살구래야 죽을걸, 허어허허허!…… 자아, 우리 마누라 소개하지.”
 
224
송필훈 씨는 그러면서 시중 드는 하녀에게 전갈을 주어보낸 후
 
225
“면추는 했느니라. 방년 이십삼 세에, 응?…… 쯧! 보통학굔 마쳤구 ……”
 
226
“그러나저러나, 어디서 그렇게 용히 젊은 부인을.”
 
227
“첩경이지!…… 동지 한 사람더러, 불가불 내가 결혼을 해야 하겠노라구 했더니 제 누일 선뜻 주드구나.”
 
228
“장하십니다, 들!…… 인백장이 달리 있는 게 아냐!”
 
229
“너 그렇게 동정해쌓다가, 우리 마누라허구 연애 얼릴라!”
 
230
“어름어름하다가 뺏기십니다, 참.”
 
231
“아따 대수냐? 난 얼마던지 또 있자면 있단다!”
 
232
머리를 틀고, 통치마에 긴 양말을 신은, 송필훈 씨의 부인이(김영애 여사가) 데리러 갔던 하녀의 뒤를 따라, 문지방에 나타났다.
 
233
“어어, 우리 마누라!”
 
234
송필훈 씨는 너스레를 떨면서 쫓아가더니, 머뭇거리고 섰는 부인의 손목을 끌어다가 옆에 앉히고는
 
235
“자아 박군, 이 사람이 우리 마누랄세. 그리구 저 사람은, 내가 늘 이야기 하던 우리 박상근 군…… 한 고향 친구에 원수지간이요, 아삼륙이요 한 그 박군……”
 
236
나는 가볍게 허리를 굽히면서, 내 성명을 말했다.
 
237
저편에서도 입안엣 소리로 인사를 하는 것이나, 들리지는 않았다.
 
238
얼굴은, 송필훈 씨가 말하던, 면추 정도가 아니라 잘하면 미인 축에라도 들 만했다. 그러나 그의 기색은 쓸쓸하니 풀기가 없고 한껏 수심겨워 보였다. 혹시 지나친 선입주견의 소치인지는 모르나, 낯선 남자의 앞이라서 젊은 여자답게, 항용 수줍어하는 그것 말고도, 정녕 그는 경황과 즐거움을 잃어버린 마음 같아 보였다.
 
239
“술을 좀 권해야 않나?”
 
240
송필훈 씨가 술병을 집어 손을 들려 주어서야, 부인은 마지못해 내 잔에다가 서투른 솜씨로 술을 붓는 시늉을 했다.
 
241
나는 답례로 잔을 보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242
“자아, 나두 한잔……”
 
243
송필훈 씨는 내미는 잔에, 종시 마지못해 붓는 술을 주욱 마시고는, 부인의 등을 뚝뚜욱 치면서
 
244
“나이 늙으면, 젊은 마누라가 다아 이렇게 귀여운 법야, 허어허허허!”
 
245
“그렇잖으냐, 상근아?”
 
246
“걸 제가 어떻게 아나요?”
 
247
“그러니깐 너두 어서 장갈 들란 말야. 이뿌구 얌전하구 그런 색시한테루, 응?”
 
248
그 말에 부인은 곁눈으로 언뜻 나를 보다가, 마침 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249
그 눈이 어쩐지 이상히 맑고 은근하게 빛남을 나는 보지 아니치 못했다. 얼른 외면을 했으나, 아예 그 순간의 눈매는 머리속에서 스러지질 않았다.
 
250
이윽고 부인이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을 송필훈 씨는 도로 붙잡아 앉혔다. 그러면서 연신, 자리의 흥을 돋구려고 수선을 피우고 하는 것이나, 세
 
251
사람에서 둘이가 조심을 하는데야 좌석이 용이히 어울릴 수가 없었다.
 
252
송필훈 씨는 부인을 술을 먹이려고 갖은 소리를 다 해도 소용이 없었다.
 
253
나는 나대로, 그를 위하여 과실을 가져오게 했으나, 그것도 잘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다.
 
254
얼마를 그러다가, 송필훈 씨가 소변을 가느라고 잠깐 자리를 비웠다.
 
255
그동안 이삼차나 일어서려다간 도로 붙잡히고 붙잡히고 했으니, 마침 좋은 기회이건만, 부인은 아무런 동정이 없이 곱다시 앉아 있었다.
 
256
이내 송필훈 씨는 좌석으로 돌아왔다.
 
257
“어어 우리 마누라 착한지구! 그새 만일 뺑소닐 쳤으면 내 당장 불러다가, 크게 한바탕 꾸중을 할랬더니, 허어허허허!”
 
258
그러면서 부인의 옆에 가 주저앉으려다가 말고, 문득 무엇을
 
259
“아! 가만 있자!”
 
260
엉거주춤하고 서서, 고개를 깨웃, 잠깐 생각을 하더니, 부리나케 되짚어나 가고 있었다.
 
261
한 오 분은 지나서, 쿵당거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서는 송필훈씨는 여태 걸쳤던 단젱 대신, 양복에 외투에 모자에 이렇게 출입할 채비를 차렸다.
 
262
나는 앉은 채, 부인은 일어서면서, 다같이 뻐언히 바라다보는 둘이더러, 송필훈 씨는 침착치 못한 말씨로 황망이 이르는 것이었었다.
 
263
“내가 그만 깜박 잊구 있었어…… 내 지금, 서울 좀 다녀오께.”
 
264
“………”
 
265
“………”
 
266
“가면 아무래두, 낼, 으음 모오리, 모오리 낮이나 회정을 할 테니깐.”
 
267
“아니, 별안간 무슨 일이세요?”
 
268
그제서야, 내가 탓하듯이 묻는 것을, 송필훈 씨는 어물쩍하면서
 
269
“응! 저 거시키, 긴히 저어, 볼일이.”
 
270
“그렇드래두 원, 이런 법이 어딨어요?”
 
271
“법이라? 허어허허허. …… 우리 마누란 자네가 그동안 잘 좀 보홀하게 시종무관일세! 허어허허허……”
 
272
그리고는 부인의 어깨를 다독다독
 
273
“내 곧 다녀오께, 응?”
 
274
“전 그럼, 집으루.”
 
275
“아암! 예서 기두루구 있어요.”
 
276
가기는 가려면서도 차마 난감한 눈치 같았다. (좀더 내가 유심히 관찰을 했더라면, 그의 얼굴에서 어떤 절대의 암투와 고민의 흔적을 발견 했을 것이었었다.)
 
277
“박군이 있는 이상, 금강역사가 보호하는 것보다두 더 드은든하니깐, 허어허허허! 자아, 그럼……”
 
278
그러면서 돌아서려다가 말고 다시
 
279
“그리구 참, 혼자서 심심할 테니깐 박군한테두 와서, 같이 놀구, 응?”
 
280
“………”
 
281
“자아 그럼…… 박군, 내 다녀오믄세. 부탁하네. 모오리 오믄세.”
 
282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이렇게 설레발이를 떨고는, 마침내 횡하니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이었었다.
 
283
배웅을 하리라고, 부인도 그 뒤를 따라나가고,
 
284
하릴없이 나는 우두커니 앉았다가, 이윽고, 영감이 늙어갈수록 느는 거라곤 수선뿐일레라고, 피슥 고소를 하면서, 그러나 당장껏은
 
285
‘쯧! 자기 말대루, 갑재기, 잊었던 소간이 생각이 났던 게지!’
 
286
이쯤 치지하고서, 별로이 괘념을 하지 않았다.
 
287
오후 세시, 저물기 쉬운 겨울날이라 거진 석양이었다. 나는 낭자한 배반을 치우게 한 후, 술이 취해 오르는 대로 자리에 비낀 것이 내처 잠이 들었던 모양, 갈증에 못이겨 다시 깼을 때에는, 밤이 벌써 여덟시가 지났었다.
 
288
하녀가 길어다 주는 냉수를 몇 컵 거듭 들이켜고는, 탕엘 다녀나올 테니 그동안 준비를 해달라고 저녁식사를 분별시켰다. 그 말 끝에 하녀가 저도 마침 생각이 나서, 걱정삼아, 귀띔을 한다는 것이.
 
289
참, 아까 그 부인네 손님은 저녁도 자시지 않고, 혼자서 실심해서 있더라고, 자꾸만 아마 우나 보더라고, 민망해 어떡하느냐고, 손님은 그이 사랑어른하고 친구끼리시고, 하니, 가서 위로라도 좀 해 드려야 않냐고, 그런데 참, 그이네 양주분은 어쩌면 나이 그렇게도 층이 지느냐고,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랑어른은 아씨를 무척 귀여하시는데, 아씨는 그렇질 않나 보더라고, 밤이나 낮이나 시치름하고 있고, 아무 흥도 없어 보이더라고,
 
290
이렇게 객적은 소리까지 쌔와려대는 것이었었다.
 
291
나는 새수빠진 소리를 한다고 하녀더러 지청구는 하였으나, 그들 송필훈 씨네 부부의, 너무 늙은 남편에 대한 너무 젊은 안해의, 그 소위 모순과 갈등이라는 게 요외로 심각하고도 핍절한 바가 있음을 깨닫지 아니치 못하였다.
 
292
그러나저러나, 이 억지엣 시종무관의 입장이 자못 난처했다.
 
293
위로를 한다고서, 친숙치도 않은 터에, 젊은 여자가 혼자 있는 처소엘 불쑥 찾아간다는 것은, 비록 의사가 결백하고 일변 친지를 위하는 노릇이라고 할지라도, 심히 온당치 못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294
차라리 내 처소로 그를 청해 온다면 좀은 덜 혐의스럽다 하겠지만, 그역 일반이었다.
 
295
그러나, 그렇다고 모른 척하고 그대로 민두름히 있는대서야 너무도 농통스럽고 범연한 짓이었다.
 
296
‘그럼, 어떡한다?’
 
297
나는 탕에 들어가자던 것도 잊고 앉아서 두루 궁리와 생각이었다.
 
298
벽창호가 아닌 다음에야, 역시, 그냥 내버려두고 말 수는 없는 것.
 
299
마음에 흐린 구석이 없는 것이니, 그럼 가보기로 할까.
 
300
하녀를 보내서 이리로 청해 올까.
 
301
옳아. 송필훈 씨가 이르기까지 했겠다. 내 방으로 와서 같이 놀고 하라고. 그 말에 좇아, 내가 청하지 않아도 제풀에 올는지도 몰라.
 
302
그래, 아뭏든 그가 와서든지 내가 가서든지. 저녁도 먹지 않았다니 밥상을 같이 가져오게 해서, 함께 먹도록 권을 해. 병이 아니거든 구태여 식사를 궐하러 들 며리는 없을 테니.
 
303
식사가 끝나거들랑, 과실이라도 벗겨가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이야기 하고 앉아서 놀아. 그도 자연 기분이 섭쓸려 말문이 터지지 않을 것. 어울려서 담화가 오고가고 해.
 
304
그러는 동안에 수심과 번뇌를 잊어버리고, 즐거운 시간이 지나가.
 
305
밤이 이윽하니 깊어. 밤이 깊어.
 
306
깊은 겨울밤. 온천여관의 단출한 한방. 방 하나가 각기 한 세계씩인 그 온천여관의 방. 젊은 두 남녀. 나이 늙은 남편으로 하여 오뇌와 수심에 잦아진 젊은 여인. 밉지 않게 생긴 젊은 여인. 추파에 가깝던 아까의 그 눈. 건드리기가 무섭게 꼭지가 떨어질 듯 무르익은 한 덩이의 과실. 그러고 불구자 아닌, 싱싱한 젊은 사나이.
 
307
‘아뿔사!’
 
308
나는, 가슴이 제풀에 연해 두근거려 오다가, 마침내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별안간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뛰쳐일어서면서 부지중 소리가 커졌다.
 
309
‘짐짓 그런 기회가 생기게 해주느라고, 늙˙은˙남˙편˙은˙ 잠시 피신을 한 것이 아닌가?’
 
310
다음 순간 이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를 스치면서, 등골이 서늑했다.
 
311
나는 일각도 지체함이 없이. 그대로, 단젱을 벗어던지고는 허둥지둥 양복을 갈아 입기 시작하였다.
 
312
그러면서 퍼뜩퍼뜩 깨우쳤다. 송필훈 씨가 실상은 시방 와서는, 완전한 한인(閑人)이라는 것. 따라서 결코 그와 같이 바삐 납뛸 소간이 있을 내력이 없다는 것. 그러므로 일은 적실코 그 순간에, 이 목적을 위해 고안한 연극이었다는 것.
 
313
마지막, 트렁크를 집어들면서야 나는 약간 침착을 회복해서, 스스로에게 반문할 정신이 났다.
 
314
‘그렇기로소니, 내가 이다지도 질겁을 하여 날뛸 까닭이야 없지 않은가?’
 
315
그러나 뒤미처, 손을 대기가 무섭게 꼭지가 떨어질 듯 무르익은 한덩이의 과실을 짯짯이 바라보고 섰는 나 자신의 환영이 눈앞에 얼찐하면서 다시금 나는 한축을 느꼈다.
 
316
트렁크를 들고 마악 문치로 나가는데, 뜻밖에도 그때
 
317
“계세요?”
 
318
하고 찾는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319
얼결에 그만
 
320
“네에.”
 
321
하고 대답이 나와졌고. 몸둘 곳을 몰라 쩔매겠는데, 문은 방싯이 열렸다 송필훈 씨의 부인임을 물론이었다.
 
322
생후에, 그렇게도 무렴한 경우를 당해 본 적이라곤 없었다. 참으로 쥐구멍이 있으면 숨든지, 보자기로 얼굴을 덮든지 하고 싶었다.
 
323
무심코, 수줍어하는 미소를 드리우고 문을 열다가 깜짝 놀라는 그 얼굴.
 
324
대담히 그는 내색을 숨기려고도 않고, 정면하여 나를 바라다보는 것이었었다.
 
325
다음 순간, 그이 눈은 함빡 원망스러우면서, 가볍게 떨리는 목소리로
 
326
“떠나세요?”
 
327
기다렸던 것처럼 얼른 받아서
 
328
“네에.”
 
329
그러고는 부득부득, 그가 막아섰는 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330
진땀에 등을 적시면서 복도로 나와서야 고개를 돌려
 
331
“저어, 장씨 오시거든, 지가 졸지에 급한 볼일이 있어서, 이내 바루 떠났읍니다구, 그 말씀이나, 좀.”
 
332
하고, 부탁이랄까 변명이랄까, 인사를 남기기를 가까스로 잊어버리지 않았다.
 
333
층계를 내려가면서는, 생각했다. 늙은이는 늙었다고 도망을 빼고. 젊은 놈은 젊었다고 도망을 빼고. 세상엔 싱겁게 서글픈 웃음거리도 있는 거라고.
 
334
송필훈 씨의 부고를 받기는, 그러고서, 그 다음해 가을(공교로이도) 만주 사변이 인 직후였었다. 나는 눈물이 한 줄기 흐름을 어찌하지 못하였다.
 
 
 

4

 
 
336
십 년이 지나서, 우연히 그의 집 하숙손님으로서의 나를 환대하기 위하여, 밥상머리에 앉아서 한잔의 반주를 권하는 김영애 여사는, 십 년 전 송필훈 씨의 젊고 수심겨운 아낙이던 그 김영애 여사와는 많이 같으면서도 일변 많이 다른 바가 있었다.
 
337
목간을 하고 돌아오자 미구하여 노인이 저녁 밥상을 내왔고.
 
338
그 뒤를 따라 김영애 여사가, 쟁반에 주전자와 잔을 받쳐들고 나오고.
 
339
서슴지 않고 방으로 들어오면서, 혼잣말같이
 
340
“시방두 약줄 질겨하시나아?”
 
341
이런 소리를 하고는, 밥상머리로 앉아 손수 마악 복개를 벗겨 주는 참이었다.
 
342
“무어 찬이 있어예죠!”
 
343
“온, 별말씀을……”
 
344
오히려 지나친 성찬이었다. 그 지나친 성찬이 나는 불안했다.
 
345
“솜씨가 없어 놔서, 음식이 아무 맛도 없답니다.”
 
346
“이렇게 와서, 펠 끼쳐 어떡헙니까?”
 
347
“괜히 자꾸만 그리셔!…… 자아, 드세요.”
 
348
며칠만큼씩 밤이면 다녀가곤 한다는 이 집 영감님이, 그 며칠만큼씩 밤이면 와서는 자시곤 하는 비장의 술인 모양, 빛깔이 벌써 이 당철에 얻어보기 어려운 상품의 일본주였다.
 
349
“이렇게 글쎄, 혼자 객지루만 다니시서 어떡허세요?”
 
350
두 잔째 술을 부어주면서, 아까 처음 만나서도 그런 의미의 말이 오고가고 하던 걱정을, 다시금 내는 것이었다.
 
351
“오죽 비편허구 고생이세요.”
 
352
“편해 좋든데요.”
 
353
“어쩌나아!…… 영 그래, 장간 안 드실 작정이세요?”
 
354
“꼭이 작정투룩은 없지요만.”
 
355
“아마 여잘 싫여하시나 보죠.”
 
356
“그런 것두 아니지만, 난 안해니 가정이니 살림살이니 하는 게 무서워요. 몸이 그런데 가 남이 꼼짝을 못하구 사는 걸 보면, 그만 무서워요!”
 
357
“어쩌믄!…… 그래, 한평생 두구 혼자 사실 테예요?”
 
358
“모르죠.”
 
359
“그리지 마시구, 장갈 가세요. 시방 세상에 좋은 색시가 조옴 많아요? 내라두 중맬 서 드리께시니.”
 
360
“고맙습니다.”
 
361
“사람사람이 다아, 남녀가 만나서 살구, 자손 나아서 기르구, 살림살이하구, 그리는 게 한세상 낙인데.”
 
362
“인전 그런 재밀 볼 때두 늦었답니다. 서른다섯인데…… 낼 모리가 마흔.”
 
363
“남자 서른다섯이 무어 많은가요? 시방 한참이신데.”
 
364
이야기를 하는 동안 김영애 여사의 태도는, 오랫동안 사귀어 온 친지 이상으로, 정도 이상으로 수스럼이 없고 곡진했다. 그리고, 거기 섭쓸려 나도 천연히 응대를 하기는 하던 것이나 마음은 차차로 불안하고 께름해 못했다.
 
365
‘늙은 영감의 젊은 첩과, 독신의 하숙 손님…… 그런데 일찌기, 어떤 고패에서 잠깐일망정 그 여자의 마음을 설레어 준 그 남자.’
 
366
몇 잔을 혼자만 받아 마시고, 마시고, 하다가 생각하니 대접이 아닌 것 같아서, 한잔을 부어 여자에게 권했다.
 
367
“술을 어디 먹을 줄 아나요?”
 
368
그러면서도, 잔을 받아서 쭉 다 마시고는
 
369
“숭보시겠네, 여편네가 술먹는다구, 호호오.”
 
370
잔이 내게로 돌아왔다.
 
371
“과한데요.”
 
372
“무얼!…… 잘 잡수시믄서.”
 
373
“질견 해두 전처럼 많인 못한답니다.”
 
374
“그래두, 고거 몇잔야!……”
 
375
나는 두 잔째 그에게 권해보았다.
 
376
그는 사양치 않고 받아 마시면서
 
377
“취하믄 어떡허구!…… 통이 먹을 줄 몰라요. 먹지두 않구…… 참, 이런 반간 으런이나 만났으니깐, 맘이 괜히 질거서……”
 
378
먼저의 한잔에 그새 벌써 얼굴로 불크레니 오르는 것이, 지금 하던 발명이 노상 빈말은 아닌 것 같았다.
 
379
“여자가, 나 지경이 되믄, 다아 본 신세예요!”
 
380
술을 부어서 주면서, 한숨을 호르르, 푸뜩 나오는 탄식이었다. 그리고는 한참이나 잠잠하고 있다가, 다시
 
381
“내 신센, 우리 오라버니허구, 송씨허구 둘이 들어서 망쳐줬지!…… 쯧! 돌아간 이들을 탓하니 무슨 소용일꼬만.”
 
382
나는 덤덤히 잔을 마실 뿐, 막상 무어라고 대껄을 할 바를 몰랐다.
 
383
“글쎄, 그이가 딱 죽구 나니 어떡허겠읍니까? 재산이 있어요오? 내게 따른 장성한 자식이 있어요?”
 
384
“………”
 
385
“먹군 살어야 하겠구, 또 막말이지, 젊은 것이 혼자 어떻게 늙어요? 남편이나마나 무슨 그리 정이 도탑던 남편이라구!”
 
386
“헐 수 없이, 돈냥 있는 사람의 작은집으루 들어갔죠, 시굴서…… 맘이야 그렇잖지만, 헌 여편넬 누가 정실루 모셔가자구 하나요!”
 
387
주는 잔을 아무 소리 없이 연방 마시면서, 하소연은 이윽고 짙어갔다.
 
388
속절없이 나는 그것을 받고 앉았어야 했다.
 
389
“이태 만에 갈렸죠! 큰여편네 강짜 등쌀에 못 살구서 쫓겨난 셈이죠.”
 
390
“………”
 
391
“한 일 년 가량 혼자 지나다가, 어떤 영감쟁이 막지기루 들어갔더니, 그 전 자식들이 시길 하는군요. 재산이나 빼돌리려구 간 줄 알구서……”
 
392
“………”
 
393
“넉 달 만에 털구 나와선, 에이 인전 죽어두 혼자 산다구 맘을 독하게 먹었더니만!…… 꼬박 삼 년 동안 혼자 살긴 살었군요. 그러니 고생이 조음했겠어요? 견디다 견디다 못해서 마침 누가 권두 하구 하길래, 예라 내가 무얼 열녀문을 바라구서 뒤늦게야 홀몸으루 굶주리구 살까 보냐구, 또 한번 팔잘 곤쳐서, 시방 이 영감을!”
 
394
“………”
 
395
“마음은 끔직 착해요. 날 위해 줄 줄두 알구, 살림 과히 군색잖구, 그것 한가지가 다행이지, 참 남편이래야 어디 남편인가요? 한갑 진갑 다아 지난 송장인데.”
 
396
“글쎄, 그러니 말예요! 인제 겨우 서른두 살 먹은 계집이 십년지간에 네번째 아녜요?”
 
397
“………”
 
398
“그야 네 번은 말구 열 번이래두, 남처럼 호강이나 했다면 또 몰라요. 남편이 넷인데 그중 셋이 다아 늙어빠진 영감쟁이로군요. 그리구서, 송씨만 말군, 첩데기 아니면 막지기.”
 
399
“………”
 
400
“세상, 팔자 팔자 해두 날 같은 팔자가 어딨어요.”
 
401
“………”
 
402
“………”
 
403
이야기가 엔간히 끝이 난 모양,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깜박 말이 없이 앉아서 상심스런 한눈만 팔고 있는 것이었었다.
 
404
훨씬 그러다가, 얼마만에야 경우 정신이 들어가지고는
 
405
“아니, 날 좀 봐. 아무래두 내가 매쳤어! 진지두 못 잡수시게……”
 
406
이렇게 반색을 하면서
 
407
“어여 인전, 진질 좀 뜨세요…… 절 어째! 국물서껀, 찌개서껀, 죄다 식었어!”
 
408
내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모친을 불러내어, 데워서 들려오라고, 국과 찌개 그릇을 내보내더니
 
409
“그럼 국물서건 더울 동안, 한잔만 더 드시지?”
 
410
그리고는 술을 부어주면서, 신신당부가
 
411
“그리구우, 우리 집에 우래두루욱 오래두룩 계세요, 네?”
 
412
“………”
 
413
나는 속으로, 이건 정말 큰일이 나질 않았느냐고, 뜨윽 걱정스러, 술을 마시는 척하면서 짐짓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약간의 취기를 띤 얼굴로, 깨웃하고 바투 들여다보면서, 오래도록 오래도록 있으란 말을 하던 그의 눈. 그 눈.
 
414
은근함이 가득 어린 그 눈이 아니더라면, 아무 다른 뜻이 없고 단지 외로움에 겨운 담담한 마음이요, 따라서 영혼의 깨끗한 의탁으로 받아 들여도 좋을 것이었다. 미상불 또, 한 가닥 그러한 무엇이 나타나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주장은 간곡하기는 젊은 생리다운 애욕적인 그것이었다.
 
415
그렇다고서 그것이 십 년 전 그때 그 밤엣 눈의 재생이요, 그 발전이더냐하면 물론 그럴 리가 없었다. 지금 이 여자에게는 하필 박상근이란 인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직 젊은 남자가 필요한 것이었었다. 늙은 영감장이가 아닌, 젊은 사람, 씩씩한 청춘.
 
416
지극히 자연스런(인간이기 때문에) 요구일 것이었다. 조금도 나는 그것을 탓하거나 나무랄 이유도 권리도 없었다.
 
417
나는 다만, 내일부터 또다시 하숙을 구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입맛이 썼다.
 
418
하숙은 그러나, 정 다급하거든 임시로 당분간 여관이라도 잡아 들면 그만이었다. 또 그렇게라도 해서 아뭏든지 한시바삐 이 집을 뜨기는 뜨는 것이었다.
 
419
그렇지만 이 집을 뜨는 그 마당이 차마 박절하겠으니, 그게 난관이었다.
 
420
십 년 전 그날 밤, ××온천서 트렁크 하나를 집어들고 도망을 빼던 그때와도 달랐다.
 
421
떳떳이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떳떳한 이유를 백이나 천을 갖다가 대더라도, 이유는 되질 않을 것이었다.
 
422
자청해서 왔어. 피차에 한동안 있으려니 한 것. 오고 보니 괄시 못할 주객간이어. 대접이 융숭해. 오래도록 있어 달란 부탁까지 받아. 한 것을, 무엇때문에 단 사흘이 못되어서, 짐짝을 도로 꾸려가지고 나가다니, 그런 실없은, 그런 싱거운, 그런 박절한 도리라곤 없었다.
 
423
‘어떡한다?’
 
424
궁리를 해도 묘책이 없고 망신은 당해 둔 망신이었다.
 
425
속도 모르고 여자는, 데워 온 국물과 찌개를 받아놓으면서, 살뜰히 식사를 권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426
울고 싶게, 차차로 죄스러 못하겠었다. (1941. 3. 17)
 
 
427
<祭饗[제향]날, 1946>
【원문】해후(邂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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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만식(蔡萬植)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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