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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원두막 정취(情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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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7
채만식
1
여름의 원두막 情趣[정취]
2
─ 묵은 일기의 一節[일절]에서
 
 
3
×월 ×일
 
 
4
폭양(暴陽)에서 온종일 정구를 했더니 몹시 피곤하다. 집에 돌아와서 목욕을 하고 나니 아직도 해가 많이 남았다.
 
5
P군과 S군이 참외를 먹으러 가자고 왔다. 마침감으로 맥주병에 소주를 넣어 들고. ─
 
6
큼직한 밀짚 벙거지에 동저고리 바람으로 풀대님을 하고 단장을 끌고 나섰다.
 
7
심은 모는 벌써 뿌리가 잡혀 제법 검은 기운이 돋는다. 석양에 산을 돌아넘는 뻐국새 소리는 언제 들어도 그윽하고 한가하다.
 
8
돌아오는 낚시질꾼을 만나 깔다구(농어새끼) 두 마리를 토색했다. S군이 고추장과 초를 가지러 뛰어가는 것을 아주 생선까지 주어 보냈다.
 
 
9
원두첨지 조서방은 막 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10
원두밭에서는 물큰히 익은 참외내가 구미 당기게 코로 솔솔 들어온다.
 
11
원두막 위는 뱃속까지 시원하게 바람이 선선하다.
 
12
김마까(gold melon)를 한 20개 따다놓고 위선 먹었다. 한 볼도 아니되게 조그마한 게 노란 껍질 벗겨내면 배쪽같이 하얗고 연하고 단 맛이란 그저 한 자리에서 한 접은 먹을 것 같다.
 
 
13
실컷 먹고 담배를 피우고 하느라니까 S군이 안주를 장만해 가지고 헐러덕 헐러덕 올라온다.
 
14
소주는 60도나 되고 독한 놈이 가슴을 훑이고 내려간다.
 
15
생선회는 혀가 짜르르하게 매우면서도 씹을수록 새 맛이 난다.
 
16
삼돌이가 나뭇짐을 지고 앞산 기슭으로 돌아나오며 초금을 분다. 청승맞고 요염하기란 부는 놈의 주둥이를 싹싹 비벼주고 싶게 가슴에 울린다. 동리가 멀고 또 젊은 과부가 없기에말이지 큰일낼 놈이다.
 
 
17
취한 김에 드러누운 것이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18
달이 벌써 한 길이나 올라오고 제법 산득거린다. P군과 S군은 세상을 모르고 잔다.
 
19
조서방은 벌써 저녁밥을 먹고 와서 모깃불을 피운다.
 
20
태고(太古)로 역려(逆旅)해온 느낌이 있다.
 
21
남이 먹은 듯한 입을 보니 속이 쓸쓸해진다.
 
22
두 친구를 깨워가지고 내려오니 이슬이 발을 적신다.
 
23
도회지에서 연애하던 애인이 있다면 데리고 와서 같이 놂직한 담백한 생활이다.
 
 
24
<別乾坤[별건곤] 1930년 7월호>
【원문】여름의 원두막 정취(情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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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만식(蔡萬植) [저자]
 
  별건곤(別乾坤) [출처]
 
  1930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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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