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죽령의 남쪽과 영가의 북쪽 그리고 소백산의 앞에,
3
천 년을 두고 고려가 흥하고․신라가 망하는 동안 한결같이 풍류를 지닌 순정성 안에,
4
다른 데 없는 취화같이 우뚝 솟은 봉우리에는, 왕의 안태가 되므로,
5
아! 이 고을을 중흥하게끔 만들어준 광경, 그 어떠합니까?
6
청백지풍을 지닌 杜衍처럼 높은 집에 고려와 원나라의 관함을 지니매,
7
아! 산높고 물맑은 광경, 그 어떠합니까?
9
숙수사의 누각과 복전사의 누대 그리고 승림사의 정자,
10
소백산 안 초암동의 초암사와 욱금계의 비로전 그리고 부석사의 취원루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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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반쯤은 취하고 반쯤은 깨었는데, 붉고 흰 꽃이 핀 산에는 비가 내리는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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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절에서 노니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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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욱의 고양지에 노는 술꾼들처럼 춘신군의 구슬 신발을 신은 삼천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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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손잡고 서로 의좋게 지내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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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는 채봉이 날아 오르련듯․지세는 옥룡이 빙빙 돌아 서린듯, 푸른 소나무 우거진 산기슭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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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 앞 지필봉(영귀봉)과 그 앞에는 연묵지로 문방사우를 고루 갖춘 향교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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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음과 뜻은 육경에 스며들게 하고, 그들 뜻은 천고성현을 궁구하며 부자를 배우는 제자들이여,
19
아! 봄에는 가악의 편장을 읊고 여름에는 시장을 음절에 맞추어 타는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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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큰소리치며 신임자를 맞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23
초산효와 소운영이라는 기녀들과 동산 후원에서 노닐던 좋은 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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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만발하여 난만한데, 그대 위해 훤히 트인 버드나무 그늘진 골짜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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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삐 거듭 오길 기다리며 홀로 난간에 기대어, 새로 나온 꾀꼴새 울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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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떨기 꽃처럼 검은 머릿결이 구름처럼 흘러내려 끓임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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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천리 먼 곳에 두고 서로 그리워함을, 또 어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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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살구꽃이 어지러이 날리고․향긋한 풀은 푸른데, 술동이 앞에서 긴 봄 날 하루놀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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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나무가 우거진 속에 단청올린 다락은 깊고도 그윽한데, 거문고 타는 위로 불어오는 여름의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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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국화와 빨간 단풍이 청산을 비단처럼 수놓을 제, 말간 가을 밤 하늘 위로 기러기 날아간 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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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눈 위로 휘영청 달빛이 어리비치는 광경, 그 어떠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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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하는 성스러운 시대에, 길이 대평을 즐기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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