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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의 밤 ◈
◇ 제 2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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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
김동환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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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8장

2
멀구 광주리 이고 산기슭을 다니는
3
마을 처녀떼 속에,
4
순이라는 금년 열여섯 살 먹은 재가승(在家僧)의 따님이 있었다.
5
멀구알같이 까만 눈과 노루 눈썹 같은 빛나는 눈초리,
6
게다가 웃울 때마다 방싯 열리는 입술,
7
백두산 천지 속의 선녀같이 몹시도 어여뻤다.
8
마을 나무꾼들은
9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을 썼다.
10
될 수 있으면 장가까지라도! 하고
11
총각들은 산에 가서 '콩쌀금'하여서는 남몰래 색시를 갖다주었다.
12
노인들은 보리가 설 때 새알이 밭고랑에 있으면 고이고이 갖다주었다.
13
마을서는 귀여운 색시라고 누구나 칭찬하였다.
 
 

2. 29장

15
가을이 다 가는 어느 날 순이는
16
멀구 광주리 맥없이 내려놓으며 아버지더러,
17
"아버지, 우리를 중놈이라고 해요, 중놈이란 무엇인데"
18
"중? 중은 웬 중! 장삼입고 고깔 쓰고 목탁 두다리면서 나무아미타불 불러야 중이지, 너 안 보았디? 일전에 왔던 동냥벌이 중을"
19
그러나 어쩐지 그 말소리는 비었다.
20
"그래도 남들이 중놈이라던데"하고,
21
아까 산에서 나뭇꾼들에게 몰리우던 일을 생각하였다.
22
노인은 분한 듯이 낫자루를 휙 집어 뿌리며,
23
"중이면 어때? - 중은 사람이 아니라든? 다른 백성하고 혼사도 못하고 마음대로 옮겨 살지도 못하고"
24
하며, 입을 다물었다가
25
"잘들 한다. 어디 봐! 내 딸에야 손가락 하나 대게 하는가고"
26
하면서 말없이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27
낯에는 눈물이 두루루 어울리고,
28
순이도 그저 슬픈 것 같아서 함께 울었다, 얼마를.
 
 

3. 30장

30
재가승(在家僧)이란 - 그 유래는
31
함경도 윤관이 들어오기 전,
32
북관의 육진 벌을 유목(遊牧)하고 다니던 일족이었다.
33
갑옷 입고 풀투구 쓰고 돌로 깎은 도끼를 메고,
34
해 잘 드는 양지볕을 따라 노루와 사슴잡이하면서
35
동으로 서로 푸른 하늘 아래를
36
수초를 따라 아무데나 다녔다, 이리저리.
37
부인들은
38
해 뜨면 천막밖에 기어나와,
39
산 과일을 따 먹으며 노래를 부르다가
40
저녁이면 고기를 끓이며 술을 만들어,
41
사내와 같이 먹으며 입맞추며 놀며 지냈다.
42
그러다가 청산을 두고 구름만 가는 아침이면
43
산령에 올라 꽃도 따고, 풀도 꺾고 -
 
 

4. 31장

45
말은 한가히 풀을 뜯고 개는 꿩을 따르고,
46
하늘은 맑았고, 푸르고
47
이 속에서 날마다 날마다 이 일족이
48
잡아서 먹고서, 먹고서 잡아가지고 -
49
그래서 술을 먹고 계집질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싸움하고 영지를 빼앗고, 암살이 일어나고 -
50
추장, 무사, 처, 모, 아이,석부(石釜), 초의(草衣) -
51
이것이 서로 죽고, 빼앗고 없어지고 하는 대상
52
평화스럽고 살벌한 세대를 오래 보내었다.
 
 

5. 32장

54
새벽이면 추장이
55
"얘들아 일어나거라!"하는 소리에,
56
천막 속 한자리에서 잠자던 부부와 부모와 처자와 모든 것들이
57
이슬을 툭툭 털고 일어나서,
58
장정은 활을 메고 들에 나가고
59
처녀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몸을 쪼인다.
60
추장은 연해 싸움할 계획을 하고서 -
61
일족은 복잡한 것을 모르고 그날 그날을 보내었다.
 
 

6. 33장

63
그네들은 탐탐한 공기를 모르고 성가신 도덕과 예의를 모르고
64
아름다운 말씨와 표정을 몰랐었다
65
그저 아름다운 색시를 만나면 아내를 삼고
66
그래서 어여쁜 자녀를 내어 기르고
67
밤이면, 달이 떠 적막할 때,
68
모닥불 옆에서 고기를 구워서는
69
술안주하여 먹으며, 타령을 하면서
70
짧은 세상을 즐겁게 보내었다
71
몇백 년을 두고 똑같이.
 
 

7. 34장

73
그러나 일이 났다.
74
앞마을에 고구려 군사가 쳐들어왔다고 떠들 때,
75
천막에다 여러 곳에서 나많은 장정들이 모조리
76
석부를 차고 활을 메고
77
여러 대 누려 먹은 제 땅을 안 뺏기려,
78
싸움터로 나갔다.
79
나갈 때면 울며불며 매여달 리는 아내를 물리치면서
80
처음으로 대의를 위한 눈물을 흘려보면서.
81
남은 식구들은 떠난 날부터
82
냇가에 칠성단을 묻고 밤마다 빌었다, 하늘에
83
무사히 살아오라고! 싸움에 이기라고!
84
그러나 그 이듬해 가을엔 슬픈 기별이 왔었다,
85
싸움에 나갔던 군사는 모조리 패해서 모두는 죽고
86
더러는 강을 건너 오랑캐령으로 달아나고,
87
- 사랑하던 여자와 말과 서부와, 석퉁소를 내 버리고서.
88
즉시 고구려 관원들이 왔었다 이 천막촌에
89
그래서 죽이리 살리리 공론하다가
90
종으로 쓰기로 하고 그대로 육진에 살게 하였다,
91
모두 머리를 깎이고 -
 
 

8. 35장

93
몇 백 년이 지났는지 모른다.
94
고구려 관원들도 갈리고
95
그 일족도 이리저리 흩어져
96
어떻게 두루 복잡하여질 때,
97
그네는 혹 둘도, 모여서 일정한 부락을 짓고 살았다.
98
머리를 깎고 동무를 표하느라고 남들은
99
집중이라 부르든 말든 -
100
재가승(在家僧)이란 그 여진의 유족.
 
101
그래서 백정들이 인간 예찬하듯이
102
이 일족은 세상을 그리워하며 원망하며 지냈다.
 
103
순이란 함경도의 변경에 뿌리운 재가승의 따님.
104
불쌍하게 피어난 운명의 꽃,
105
놀아도 집중과 시집가도 집중이라는 정칙받은 자!
106
그러나 누구나 이 중을 모른다, 집주이란 뜻을
107
그저 집중 집중 하고 욕하는 말로 나뭇꾼들이 써왔다.
 
 

9. 36장

109
마을 색시들은
110
해 지기까지 하여서 물터에 물 길러 나섰다,
111
국사당 있는 조그마한 샘터에로,
112
그곳에는 수양버들 아래,
113
오래 묵은 돌부처 구월 볕에 땀을 씻으면서
114
육감을 외우고 앉아 있었다.
115
지나던 길손이 낮잠 자는 터전도 되고 -
116
그 아래는 바로 우물, 바가지로 풀 수 있는 우물,
117
여러 길에 쓰는 샘물터가 있었다.
118
또 그 곁에는 치재(致齋) 붙이던 베 조각이 드리웠고,
119
나무꾼이 원두 씨름아여 먹고 간 꺼-먼 자취가 남았고
120
샘물 우엔 벌레 먹은 버들잎 두어 개 띄웠고 -
 
 

10. 37장

122
"순이는 벌써 머리를 얹었다네,
123
으아, 우습다 시집간다더라, 청혼왔다구."
124
"부잣집 며느리 된다고, 어떤 애는 좋겠다"
125
하며 여럿은 순이를 놀려대이며
126
버들잎을 가려가며 물을 퍼 담았다.
127
"밭도 두 맥 소쉬 있고 소도 세 마리나 있고 흥!"
128
"더구나 새신랑은 글을 안다더라, 언문을"
129
빈정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부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며
130
마을 처녀들은 순이를 놀려대었다.
 
 

11. 38장

132
순이는 혼자 속으로
133
가만히 '시집' '신부'하고 불러보았다.
134
어여쁜 이름이다 함에 저절로 낯이 붉어진다,
135
"나도 그렇게 된담! 더구나 그 '선비'하고"
136
그러다가 문득 아까 아버지 하던 말을 생각하고
137
나는 집중 집중으로 시집가야 되는 몸이다 함에
138
제 신세 가엾은 것 같아서 퍽 슬펐다.
139
"어찌 그 선비는 집중이 아닌고? 언문 아는 선비가, 에그 그 부잣집은 집중 가문이 아닌고? 가엾어라"
140
그는 그저 울고 싶었다 가슴이 답답하여지면서
141
멀리 해는 산마루를 넘고요 -
 
 

12. 39장

143
얼마나 있었는지 멀리 방축 건너로
144
"노자- 노자 젊어 노자 늙어……"하는 나무꾼의 목가가 들릴 때,
145
순이는 깜짝 놀라 얼른 물동이에 물을 퍼 담았다
146
가을바람이 버들잎 한 쌍을 물동이에 쥐어넣고 -
 
 

13. 40장

148
동무들은 다 가고
149
범나비 저녁바람 쏘이려 나왔을 때,
150
하늘이 부르는 저녁 노래가 고요히 떠돌아
151
향기로운 땅의 냄새에 아울려
152
순이를 때릴 때, 그는 저절로 가슴이 뛰었다 -
153
성장한 처녀의 가슴에 인생의 노래가 떠돌아 못 견디게 기쁘었다,
154
그때 어디서 갈잎이 째지며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155
그러자, 새알 만한 돌멩이 발충에 와 떨어진다.
 
 

14. 41장

157
순이는 무엇을 깨달았는지 모로 돌아섰다.
158
귓볼이 빨개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159
소년은 뛰어나왔다. 갈 밖으로 벙글벙글 웃으면서
160
"응, 순이로구나!" 하면서 앞에 와 마주섰다,
161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콩쌀금'을 내어 슬며시 쥐어준다.
162
순이는 오늘따라 부끄러워
163
낯을 들지 못하였다 늘 하던 해죽 웃기를 잊고 -
164
"너 멀구밭으로 갔던? 어째 혼자 갔나?"
165
"나허구 같이 가자구 하지 않았나? 누가 꼬이든?"
166
"……"
167
"어째 너 나를 싫어하나? 응"
168
순이는 그러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169
소년은 빨개진 소녀의 귓볼을 들여다보며
170
"왜 울었니? 누구에게 맞았니?"
171
"누가 맞았다니!"
172
"그럼 어째 말을 아니 하니?"
173
그래도 순이는 잠잠하다.
174
소년은 손뼉을 치며 하하하 웃으면서
175
"옳지 알았다 너 부끄러워 우니? 우리 아버지 너 집으로 혼사말 갔다더니 옳지 그게 부끄럽구 우냐!"
176
"……"
177
"얘 너는 우리 집에 시집온단다, 권마성(勸馬聲) 소리에 가마에 앉아서 응"
178
순이는 한 걸음 물러서며
179
"듣기 싫다 나는 그런 소리 듣기 싫다!"
180
그리고는 물동이 앞에 와 선다.
181
아무 말도 없이 고요히 - 수정(水精)같이
182
소년은 웃다가 이 눈치를 차리고 얼른 달려들어
183
물동이를 이워주었다.
184
그리고는 뒷맵시와 불그레한 뺨빛을
185
또 한 가지 여왕같이 걸어가는 거룩한 그 자태를 탐내보면서
186
마치 원광 두른 성녀를 보내는 듯이 한껏 아까워서 -
 
 

15. 42장

188
조선의 시골에는
189
백일에 짓는 사랑의 궁전은 없으랴.
190
종이 무서워 무서워 상전을 바라보듯
191
거지가 금덩이 안아보듯
192
두려움과 경이가 큐-피트의 화살이 되었다.
 
 

16. 43장

194
그러는 속에도 사랑은 허화(虛火),
195
봄눈을 뒤지고 나오는 움같이
196
고려 지방족의 강득한 씨는
197
아침나절 호풍이 부는 산국(山國)에도 피기 시작하였다.
198
여성은 태양이다! 하는 소리가
199
소년의 입술을 가끔 스쳤다,
200
두 절대한 친화력에 불타지면서
201
사랑은 재가승과 언문 아는 계급을 초월하여서 붙었다.
 
 

17. 44장

203
그 뒤로부터
204
비 오는 아침이나 바람 부는 저녁이나
205
두 그림자는 늘 샘터에 모였다
206
남의 눈을 꺼리면서,
207
물 우엔 갈잎 마음속엔 '잊지 말란 풀'
 
 

18. 45장

209
뻐꾸기 우는 깊은 밤중에
210
처녀의 짓두그릇엔 웬 총각의 토수목 끼었고
211
누가 쓴 '언문본'인지 뎅굴뎅굴 굴렀다
212
순이의 맘에는 알 수 없는 영주가 즐어앉았다.
213
콩쌀금 주던 미소년이 처녀의 가슴에 아아
214
언문 아는 선비가 안기었다.
 
 

19. 46장

216
소년은 -
217
날마다 꼴단 지고 오다가 그 집 앞 돌각탑 우에 와 앉았다,
218
땀 씻을 때에 부르는 휘파람 소리는
219
어린 소녀에게 전하는 그 소리라.
220
사랑하는 이의 사랑받으면서
221
꿈나라의 왕궁을 짓는 하루 이틀
222
아침은 저녁이 멀고 저녁은 아침이 그리운
223
만리장성을 쌓을 때 -
 
 

20. 47장

225
쌓기는 왕자, 왕녀의 사랑 같은 사랑의 성을
226
두 소년이 쌓았건만,
227
헐기는 재가승의 정칙이 헐기 시작하였다.
228
꽃에는 벌레가 들기 쉽다고
229
아, 둘 사이에는 마지막 날이 왔다,
230
벌써부터 와야 할 마지막 날이
231
전통은- 사회 제도는
232
인간 불평등의 한 따님이라고,
233
재가승의 자녀는 재가승의 집으로
234
그래서 같은 씨를 십대 백대 천대를
235
순이도 재가승의 씨를 받아 전하는 기계로 가게 되었다.
 
236
죽기를 한하는 순이는
237
울고 떼쓰다가 아버지 교살된다는 말에
238
할 수 없이 그해 겨울에 동리 존위(尊位)집에 시집갔었다,
239
언문 아는 선비를 내어버리고 -
 
240
여러 마을의 총각들은 너무 분해서
241
"어디 봐라!"하고 침을 배앝으며
242
물긷기 동무들은
243
"어찌 저럴까, 언문 아는 선비는 어쩌고, 흐흥, 중은 역시 중이 좋은 게지"라고 비웃었다.
 
 

21. 48장

245
이 소문을 듣고 소년은 밤마다 밤마다 울었다.
246
그리고 단 한 번만 그 색시를 만나려 애썼다.
247
광인같이 아침 저녁 물방앗간을 뛰마니며
248
"어찌 갔을까, 어여쁜 순이가
249
맹세한 순이가 어찌 갔을까?"하면서.
 
 

22. 49장

251
열흘이 지나도 순이는 그림자도 안 보였다
252
그래서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253
"하느님이시여! 이게 무슨 짓입니까
254
팔목에 안기어 풀싸움하던
255
단순한 옛날의 기억을 이렇게 깨뜨려좋습니까?"
256
"아, 순아, 어디 갔니 옛날의 애인을 버리고 어디 갔니?
257
너는 참새처럼 아버지 품안에서 날아오겠다더니,
258
너는 참새처럼 내 품안에서 날아오겠다더니,
259
순아, 너는 물동이 이어줄 때,
260
언문 아는 집 각시 된다고 자랑하더니만
261
언문도 내보리고 선비도 없는 어디로 갔니?"
262
"멀구알 따다 팔아 열녀전을 쌓겠다더니
263
순아, 열녀전을 버리고 어디 갔니?
264
귀여운 말하던 네가 어디 갔니?
265
귀여운 말하던 네가 어디 갔니?
266
부엉이 운다 부엉새가 운다 뒷산곡에서
267
물레젓기 타령하던 때에 듣던 부엉새가 운다 아, 순아!"
 
 

23. 50장

269
소년은 너무도 기막혀
270
새벽에 칠두성을 향하여
271
"하늘이시여, 칼을 주소서, 세상을 무찌를
272
순이가 살고 옛날의 샘터가 놓인 이 세상을 무찌를!"
 
 

24. 51장

274
에라, 나 보아라!
275
자유인에 탈이 없는 것이다,
276
"가헌(家憲)'이라거나 '율법'이라거나,
277
모두 짓밟아라
278
뜯어고쳐라 추장이란 녀석이 제 맘대로 꾸며논 타성의 도덕률을
279
집중을 사람을 만들자,
280
순이는 아버지의 따님을 만들자,
281
초인아, 절대한 힘을 빌려라.
282
이것을 고치게, 아름답게 만들 게
283
불쌍한 눈물을 흘리지 말 게.
284
큐피트의 지나간 뒤는 꿈이 쓰러지고,
285
박카스의 노래 뒤는 피가 흐르나니.
 
 

25. 52장

287
몇 날을 두고 울던 소년은 열흘이 되자
288
모든 바람이 다 끊어지고 할 때
289
산새들도 깃든 야밤중에,
290
보꾸러미 하나 둘러메고 이 마을을 떠났다
291
마지막 눈물을 흘리면서
292
다시는 이 땅을 안 디딜 작적으로 -
293
구름은 빌까 험하게 분주히 내왕하는데.
 
 

26. 53장

295
소년이 떠난 뒤
296
하늘은 잊은 듯이
297
해마다 해마다 풍년을 주었다
298
때맞춰 기름진 비를, 자갈 돌밭에
299
출가한 순이의 맘에도 안개비를
300
농부들은 여전히 호미를 쥐고 밭에 나갔다.
301
마을 소녀들은 멀리 따러 다니구요
302
언문 아는 선비 일은 차츰차츰 잊으면서.
 
 

27. 54장

304
몇 해 안 가서
305
무산령상(茂山嶺上)엔 화차통
306
검은 문명의 손이 이 마을을 다닥쳐왔다,
307
그래서 여러 사람을 전토를 팔아가지고
308
차츰 떠났다.
309
혹은 간도로 혹은 서간도로
310
그리고 아침나절 짐승 우는 소리 외에도
311
쇠 찌적 가는 소리 돌 깨는 소리,
312
차츰 요란하여갔다,
313
옷 다른 이의 그림자도 붇고,
 
 

28. 55장

315
마을 사람이 거의 떠날 때
316
출가한 순이도 남편을 따라
317
이듬해 여름 강변인 이 마을에 옮겨왔다.
318
아버지 집도 동강(東江)으로 가고요 -
 
 

29. 56장

320
멀구 따는 산곡에는 토지 조사국 기수가 다니더니,
321
웬 삼각 표주가 붙구요,
322
초가집에도 양(洋)납이 오르고 -
 
 

30. 57장

324
촌부들이 떠난 지 5년
325
언문 아는 선비 떠난 지 8년.
 
326
이것이 이 문간에서
327
서로 들추는 아름다운 옛날의 기억,
328
간첩이란 방랑자와 밀수출 마부의 아내 되는 순이의
329
아! 이것은 둘의 옛날이 기억이었다.
【원문】제 2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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