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도연명 죽은 후에 또 연명(淵明)이 낳닷 말이,
5
돌아와 수졸전원(守拙田園)이야 그와 내가 다르랴.
7
공명(功名)도 잊었노라 부귀(富貴)도 잊었노라
11
뒷집의 술쌀 꾸니 거친 보리 말 못차다.
13
여러 날 주렷든 입이니 달다 쓰다 가리리.
15
강산 한아(閑雅)한 풍경 다 주어 맡아 있어
17
남이야 심술궂다 여긴들 나눌 줄 있으랴.
23
어와 저 백구(白鷗)야 무슨 수고 하고있다.
25
나 같이 군마음 없이 잠만 들면 어떠리.
27
모첨(茅簷) 기나긴 해에 할 일이 아주 없어.
28
포단(蒲團)에 낮잠 들어 석양이 지나 깨니
31
삼공(三公)이 귀하다 한들 이 강산과 바꿀소냐.
32
편주(片舟)에 달을 싣고 낚싯대를 흩던질 제
33
이 몸이 이 청흥(淸興) 가지고 만호후(萬戶侯)인들 부러우랴.
35
추강(秋江) 밝은 달에 일엽주(一葉舟) 홀로 저어
36
낚싯대를 떨쳐드니 자던 백구(白鷗) 다 놀란다.
37
어디서 일성어적(一聲漁笛) 이 흥취를 돕느니.
40
필마(匹馬) 추풍(秋風)에 채를 쳐 돌아오니
41
아무리 매인 새 놓이다 이대도록 시원하랴.
43
대 막대 너를 보니 유신(有信)하고 반갑고야.
45
이제는 창(窓) 뒤에 섰다가 날 뒤세우고 다녀라.
47
세상(世上) 사람들이 모두 다 어리석다.
49
우리는 그런 줄 알아 온종일 취해 노느니라.
51
사람이 죽은 후에 다시 산 이 보았는가.
52
왔노라 하는 이 없고, 돌아와 날 본 이 없다.
53
우리는 그런 줄 알아 살았을 제 노느니라.
55
황하수(黃河水) 맑아지면 성인(聖人)이 난다더니
56
초야(草野)의 군현(群賢)들이 다 일어났단 말인가.
57
어즈버 강산풍월( 江山風月)을 누구를 주고 갈까나.
59
세(細) 버들 가지 꺾어 낚은 고기 꿰어들고
60
주가(酒家)를 찾으려 단교(斷橋)로 건너가니
61
온 골에 행화(杏花) 져 쌓이니 갈 길 몰라 하노라.
63
동풍(東風)이 건듯 불어 적설(積雪)을 다 녹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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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四面) 청산(靑山)이 옛 모습 보이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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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밑에 해묵은 서리는 녹을 줄을 모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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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행수(崔行首) 쑥달임 하세 조동갑 꽃달임 하세.
69
매일에 이렁성 지내면 무슨 시름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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