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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襄之仁[송양지인]〉 이라는 데 대하여 가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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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宋襄公與楚[송양공영초]. 公子目夷[공자목이], 諸皮某未陳擊之[제피모미진격지], 公曰君子不固人於阨[공왈군자불고인어액], 途[도]. 楚所破[초소파], 世笑以爲宋襄之仁[세소이위송양지인], 云云[운운] 十八史略[십팔사략]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어서 宋襄公[송양공]의 寬大心[관대심]을 한낱 비웃을 일로 一蹴[일축]하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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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小學修身書[소학수신서]에서 이와 반대되는 가리킴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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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곤란한 경우를 타서 그 사람을 내리누르는 것은 비열한 것이다. 상대자가 〈상대할 만한〉 준비가 다 된 뒤에 정정당당히 맞설 것이다.
6
이렇게 修身書[수신서]는 우리에게 가르쳤다.
9
處世術[처세술]과 道德[도덕]이 서로 꼭 相合[상합]될 때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宋襄[송양]의 경우와 같이 處世術[처세술]과 道德術[도덕술]이 서로 어긋날 때는 우리는 어느 편 길을 취해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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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런 경우를 만난다. 만날 때마다 생각한다. 생각하고 주저한다. 어떤 때는 前者[전자]의 길을 취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後者[후자]의 길을 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때마다 자기가 취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애석의 염이 마음속에 무겁게 내려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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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襄公[송양공]의 취한 길은 자기 스스로 損[손]을 볼 일이고 그 위에 남에게까지 비웃음을 살 길이다. 그 길을 취한 때마다 언제든 스스로 자기의 손해를 자각하며 남에게까지 웃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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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러는 일면으로는 스스로 느끼는 英雄感[영웅감]과 기쁨과 만족은 宋襄[송양]의 길을 취한 뒤에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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襄公[양공]의 한 일과 반대되는 길을 취한 때는 자기에게는 괴로운 결과를 본다. 그러나 일종의 自嘲感[자조감] 부끄러움을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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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만나고 만날 때마다 생각하지만 아직 똑똑한 해결을 짓지 못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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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十[사십]에 不惑[불혹]이라 하였으니 四十[사십]이나 되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하여간 사람의 예상이란 귀찮고 시끄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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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九三四年 五月 九日[일구삼사년 오월 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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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中央日報[조선중앙일보]》 所載[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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