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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민담(朝鮮民譚)의 양대장격(兩大將格)인 범과 도깨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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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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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民譚[조선민담]의 兩大將格[양대장격]인 범과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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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이야기로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예를 말씀하고 싶습니다. 조선에는 민담의 주인공의 兩大將[양대장]이라 할 것이, 한편의 도깨비와 또 한편의 범입니다. 특별히 동물 관계의 설화에는 그 九○[구공]퍼센트까지가 범의 이야기임은 누구나 다 잘 아는 바와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著名[저명]한 것을 말하자면 아마 이런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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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할머니가 콩밭에서 일을 하고 있노라니까, 범 한 마리가 와서 잡아먹으려 하므로, 할머니가 「이렇게 말라 빠진 것을 먹는대야 신신치 못하리니, 내가 콩을 따다가 粥[죽]을 쑤어 먹어 살이 좀 윤택해진 다음에 먹겠으면 먹어라」하여 범도 그러자고 하였다. 그래서 할머니가 집으로 와서 粥[죽]을 쑤면서 엉엉 운즉, 곁에 있던 맷돌(시골 말로 망짝)이란 놈이 우는 곡절을 듣고 「걱정 마오. 나를 粥[죽] 한 그릇만 주면 일을 펴이게 하리라」하였다. 이렇게 달걀 · 멍석 · 지게 · 자라 · 개똥 · 동아줄 · 호미 · 송곳들이 차례차례 粥[죽]을 한 그릇씩 얻어먹고는, 제각기 나는 여기 너는 어디 하면서 목쟁이 목쟁이를 지키고, 할머니는 몸을 피하여 어디로 숨었었다. 이리하자 범이 장난 겸 아궁이의 불을 헤친즉, 달걀이 툭 튀어나와서 눈을 때리고, 「에쿠!」하고 뒤로 물러앉은즉, 송곳이 밑구멍을 찌르고, 「아야!」하고 일어서다가 개똥에 미끄러져서 넘어지고, 「엄마야!」하고 개숫물 그릇에 발을 넣고 씻으려 한즉, 자라가 손가락을 물고, 「얘, 아서라!」하고 허둥거리는 중에 시렁에서 맷돌이 떨어져서 골통을 깨뜨리고, 그러자마자 멍석은 와서 둘둘 말고 동아줄은 덤벼서 친친 동이고 지게는 달려들어 그 시체를 짊어지고 나가매, 호미가 따라 나가서 땅을 파고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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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이야기. 아이들이 들으면 마디마디 고소해 하는 이야기가 이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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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투식도 〈그림의 동화집〉중에 주섬주섬 여러 편을 주워낼 수 있읍니다. 우선 第三○[삼공]番[번] 브레멘의 音樂隊[음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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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農軍[농군]이 당나귀를 한 마리 부리다가 늙어서 일을 못하매, 먹을 것을 주지 않을 생각을 하니, 당나귀가 알아차리고 지레 몸을 빼어 나와서 브레멘 ── 독일의 유명한 종교적 도시를 바라고 도망질을 하였다. 그리 가면 시청 전속의 樂手[악수]로 취직될지도 모르리라고 당나귀는 생각함이었다. 가는 中路[중로]에 늙은 사냥개·구박맞은 고양이·잡아먹게 된 닭을 만나서 서로 신세타령을 하고, 우리 죄다 함께 브레멘으로 가서 樂手[악수]들이 되자 하고 네 마리가 동행을 하였다. 가다가 날이 저물매 山中[산중]에 불 켠 큰 집 하나를 얻어서 가까이 가서 엿본즉, 强盜[강도]의 집인데 음식을 차려 놓고 한창 먹으려는 판이라, 넷이 공론을 하고, 당나귀가 앞발로 그 집 들창을 짚고 서서 당나귀 등에 개가 올라앉고, 개 위에 고양이가 앉고, 고양이 이마에 닭이 올라 앉아서, 마침 軍號[군호]를 해 두었다가 일제히 흥흥 · 멍멍 · 야옹 · 꼬끼요 하고 떠드니, 도적놈들이「이크 도깨비다!」하고는 그만 뛰어나가 도망질을 하므로, 네 놈이 들어가서 시장한 김에 배불리 먹고, 곤한지라 불을 끄고 제각기 잘 자리를 찾아서, 당나귀는 거름 두엄 위에, 개는 부엌문 뒤에, 고양이는 부뚜막의 따뜻한 재 속에 가서 다들 드러눕고, 닭은 들보 위에 가서 홰를 타고 잠들이 깊이 들었다. 도적놈들이 숲속에서 한참 겁을 삼키고 있다가 괴괴해진 모양을 보고 한 놈을 내어 망을 보고 오라고 하였다. 집 속으로 들어가 보니, 아무 기척도 없으므로, 우선 불을 좀 켤 양으로 부엌으로 들어갔다가 벌겋게 환한 고양이 눈알을 불 있는 숯으로 알고 성냥불을 붙이려고 성냥개비를 쿡 찌르니, 고양이가 놀라서 와락 달려들어서 그 놈의 얼굴을 할퀴었다. 그 놈이 깜짝 놀라 문 밖으로 뛰어 나가는 것을 개가 덥석 덤벼서 다리를 물고, 뜰 밖에 거름 두엄 앞으로 지나는 놈을 당나귀가 뒷발로 눈에서 불이 나게 냅다 걷어차고, 이 야단통에 들보에서 자는 닭도 잠을 깨어 「꼬끼요」 소리를 청승스럽게 질렀다. 망보러 왔던 놈이 그만 혼이 나서, 단걸음에 두목에게로 달려와서 한다는 소리가 「예, 말씀 마십시오. 부엌 안에는 암상스러운 女[여] 도깨비가 있어서 내 얼굴에 입김을 뿜고 기다란 손톱으로 막 할퀴구요, 문에는 창칼 가진 머슴놈이 대령했다가 내 다리를 찌르구요, 그러나 그뿐입니까, 뜰에는 시커먼 무엇인지 모르는 괴물이 드러누웠다가 나무 몽치로 죽어라 하는 듯 후려갈기구요, 그만이면 좋게요, 들보 위에는 재판하는 영감장이가 있어서 그것이 호령호령 하기를 네 이 애들아 냉큼 도적들을 잡아 대령하라고 합디다요, 예, 엎어지며 거꾸러지며, 이마가 맞닿도록 도망해 왔읍니다.」하였다. 도적들이 듣고 보니 기가 막혀서 그 집으로 도로 들어갈 생각을 못하고, 그만 뺑소니를 쳤다. 그리고 브레멘의 音樂隊[음악대] 네 마리는 그 집이 마음에 들어서 이내 눌러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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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이야기입니다.
【원문】조선민담(朝鮮民譚)의 양대장격(兩大將格)인 범과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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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7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