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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論介(논개)의 還生(환생) ◈
◇ 還生篇(환생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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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 5∼8
김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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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介(논개)의 還生(환생)
2
還生篇(환생편)
 
 
3
유명계 거기는 빛이 ― 없었다. 그렇다고 온전히 어둡지도 않았다. 어두컴컴, 퍼러둥둥, 지극히 미약한 푸른빛이 유명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오는지는 모를 빛이었지만 컴컴하니 사면을 골고루 비추이고 있었다.
 
4
그러한 가운데를 많은 유령이 흐느적거리며 헤매고 있었다. 극락과 지부 ―그 가운데 갈 곳을 잃어버린 많은 유령들은 지향 없이 너울너울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 요행히 인간 세계에 다시 환생할 기회를 기두르고 있었다. 많은 제왕, 많은 장수, 많은 병졸, 많은 옥사장이, 많은 선생. 많은 웃어른 ― 사람은 많이 학대하였지만 그 동기가 결코 나쁜 데서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극락에 갔다가는 ‘사람을 죽이거나 학대하였다는 죄’로 쫓기어 나고 지부로 갔다가도 ‘의’라는 그물에 걸리어서 못 들어가고 하릴없이 이 유명계에서 헤매는 것이었다.
 
5
“상제여. 다시 인간 세계에 환생케 해줍시사. 내세에 지부로 간다 할지라도 아무 탓도 안하겠읍니다. 이 퍼러둥둥한 유명계는 딱 싫습니다. ― 비록 칼산지옥이라도 좋으니, 이곳서만 면케 해줍시사.”
 
6
사면에서 이런 비통한 부르짖음이 들렸다. 땅에 내려앉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어디 매달려 있지도 않은 이 유령들은, 발 짚을 곳을 구하며 흐느적거리고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7
논개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8
처음 한동안은 유명계도 자미가 괜찮았다. 우글우글하는 많은 유령들이 서로 남의 존재는 알지도 못하는 듯이 무관심히 씽씽 지나가는 그 무간섭주의가 자미스러웠다. 거기는 남의 일을 참견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휙하니 지나가다가 서로 마주칠지라도 그냥 좀 빗서서 갈 뿐 말썽을 부리는 사람(?)이 없었다. 이런 무관심이 온갖 남의 일을 간섭하고야 마는 인간 세계에서 갓 온 논개에게는 유쾌하였다.
 
9
그러나 일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고 백 년이 지날 동안 차차 이 무관심이 너무도 쓸쓸하였다. 누구와 마주치면 한 마디의 꾸중이라도 듣고 싶었다. 좀더 나가서는 따귀 한 대라도 얻어맞고 싶었다. 공복의 노곤한 맛도 다시 한번 맛보고 싶었다. 성욕이라는 것은 느끼지 않은 유명계였지만 굳센 팔에 한 번 붙안겨 보고 싶은 욕망도 꽤 강렬히 일어났다. 병고의 쓰린 맛도 다시 한번 맛보고 싶었다. 졸음오는 눈을 부비어 가면서 밤 깊도록 바느질도 다시 한번 하여보고 싶었다. 말하자면 인간 세계에 살 때의 가장 쓰리고 괴롭던 일일지라도 다시 한번 (다만 한 번뿐이라도) 맛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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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유명계에 살 동안 차차 가장 참기 힘들도록 역하여진 것은 끝없는 비행이었다.
 
11
“날개가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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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같이 날아 보고 싶다는 것이 사람의 세상의 가장 커다란 욕망의 하나였지만 유명계의 끝없는 비행에는 과연 진저리가 났다. 꿋꿋한 대지(大地) ― 걸음걸음마다 그 반향이 머리에까지 울리도록 굳고 든든한 대지 ― 거기 다만 한 발이라도 짚어 보고 싶었다. 아무리 상하 동서남북으로 헤맬지라도(유령들과 마주치는 밖에는) 한 군데도 몸에 닿는 곳이 없는 이 유명계는 인젠 한없이 진저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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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황상제께 비옵니다. 죄없는 소녀올시다. 인간 세계에 환생케 해줍소서. 그렇지 않으면 이곳서 온전히 죽여 줍소서. 이곳은 딱 싫습니다. 캄캄한 어두움, 그렇지 않으면 밝은 빛을 보게 해줍소서. 저도 유령이거니와 만나는 유령들이 차차 무서워 옵니다. 이 유령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 어떤 곳이든지 저를 보내 줍소서. 비옵니다.”
 
14
유명계에 들어간 지 백 년쯤 뒤부터는 논개도 늘 이렇게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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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계를 면케 하여달라는 기원 ― 이러한 가운데서 제이백년도 어언간 지났다. 제삼백년도 또한 어언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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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유명계를 지향없이 헤매면서, 논개의 혼은 상제께 빌고 또 빌었다. 어떻게든 유명계만 면케 하여달라고, 이전 인간 세계에 있을 때에 부르던 노래의 청으로써 잠시도 쉬지 않고 빌었다. 빌고 또 빌고 또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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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원 가운데서 논개의 혼은 유명계에서 삼백유여 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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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역시 퍼러둥둥한 가운데를 지향없이 헤매면서 인간 세계에 환생케 해달라고 육자배기 청으로 기원을 드리고 있던 논개의 혼은. 문득 무슨 강대한 힘에 빨리어서, 어딘지 모를 곳으로 끌리어갔다.
 
19
펄덕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옥황상제의 어전에 서 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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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의 혼은 황급히 꿇어 엎디었다. 그리고 상제의 어전에서 다시 억지를 써 보려 하였다. 그러나 논개의 혼이 입을 열기 전에, 상제가 먼저 입을 열었다.
 
21
“너지? 만날 야 ― ㅇ 양, 인간 세계에 환생케 해달라고 조르는 계집애는?”
 
22
“네, 저올시다. 저는 정유년 왜란 ―.”
 
23
일장의 설명을 하려고 차부를 댈 때에 상제가 눈을 부릅뜨며 논개의 말을 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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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 ― 여러 말 말아! 이즈음 네 소리에 귀가 아파서 못 견디겠다.
 
25
밤에 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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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 너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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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봉해라. 그렇게 환생하고 싶으면 왜 죽었느냐 말이다. 계집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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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 아뢰겠읍니다. 그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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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대두 그냥? 이보, 태백성(太白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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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제는 오른편에 있는 태백성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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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집애를 인간 세계에다 내다버리라고 좀 그래 주. 만날 양양 조르는 소리에 귀찮아 못 견디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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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정유년에 촉석루에서 남강에 몸을 던진 이래 삼백유여 년을 유명계에서 헤매던 논개는 다시 이십세기의 조선땅에 환생하게가 되었다.
 
33
태백성에게 끌리어가서, 논개는 일장의 훈화를 들었다. 조야(粗野)한 옥황상제와 달리 태백성은 저으기 온화하였다. 그는 늙은 머리를 연하여 끄덕이며, 논개에게 향하여 여러가지의 훈화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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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유명계에 삼백여 년을 있을 동안 인간 세계도 퍽 변했을 줄 짐작은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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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 살아 있는 십 년간에도 형언할 수 없도록 변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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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테지. 상투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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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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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럼 땋아 늘이었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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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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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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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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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 ―.”
 
43
유야장이 있읍니까고 물으려다가 논개는 입을 닫치었다. 탕건 뒤에서 커다란 상투가 춤을 추던 당년의 유야장들을 생각할 때에 중같이 머리를 반반히 깎은 지금의 유야장은 살풍경키가 짝이 없을 것같이 생각되었다. 중 같은 인물들이 술잔을 들고 노래를 하는 광경을 머리에 그려 보고 논개의 혼은 뜻하지 않고 미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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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말을 할 줄 알아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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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몇 마디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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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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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는 신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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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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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는 고뭉고, 술은 슈리, 먹어라는 모고라 ― 다 비슷비슷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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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태백성이 놀랐다 ―.
 
51
“너 일본 말은 언제 배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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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에서 뱄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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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래도 할 줄 알아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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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한 마디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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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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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세이 슈꾸슈꾸, 요루 가와오 와따루.”(鞭聲肅肅夜川を 渡る) (말 모는 소리는 끝나고 채찍소리만 휙휙 내며 밤중에 강을 건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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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한 마디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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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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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께와 나미다까(酒は淚か ― 술은 눈물이냐 : 일본의 가장 오래되고 많이 불린 유행가의 일절)는 모르지?”
 
60
“네? 사끼마?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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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따시노 고꼬로와 호가라까요(私の心は 朗らかよ ― 나의 마음은 즐거워 일본 유행가의 일절)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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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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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게야. 한동안은 땀을 빼리라. 좌우간 ―.”
 
64
논개의 혼이 이제 갈 곳은 어떤 기생의 시체였다. 술을 과히 먹고 어저께 심장마비로 죽은 어떤 기생(이름은 이패연이)의 몸집을 쓰고 살아나야 할 것이었다. 패연이는 영남 태생으로 가야금에 능하고 가무, 서화, 다 능하며, 일본 말 일본 소리도 꽤 하던 기생이었다. 삼백여 년 전에 촉석루에서 떨어져서, 그 뒤 삼백여 년 간을 유명계에서 헤매던 논개의 혼은, 이십세기의 한 모던 기생의 몸집을 쓰고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이었다.
 
65
지금의 인간 세계에 대한 지식의 개념을 태백성은 찬찬히 논개에게 알으켜 주었다. 관기가 없어지고 기생 권번이란 것이 생겼다는 점이며, 권번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들었다. 사인교, 가마 모두 없어지고 자동차 인력거, 전차, 기차, 더구나 비행기라는 별별 탈것들이 사람의 세상을 횡행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66
궐련이라는 담배가 있다는 것이며. 시계라는 물건이 있다는 것이며, 일본인, 양인, 청인이 모두 조선에도 우글우글한다는 것이며, 좌우간, 삼백유여 년 간에 변한 인간 세계에 대하여 태백노성이 아는 것은 논개에게 알으켜 주었다.
 
67
네 갈 곳은 진주가 “ 아니고 서울, 그리고, 네가 피어나면, 네 왼편 발치에 앉은 사람은 네 어머니, 그 다음에 앉은 사내아이는 네 오라비, 그 다음은 네 동생, 그리고 네 머리곁에 앉은 ‘양복’이라는 시꺼먼 옷을 입은 사람은 네 서방, 그 밖에는 모두 친구, 친척, 웃사람, 그만치 알고, 자, 네 소원인 인간 세계로 돌아가라.”
 
68
이리하여, 논개는 다시 패연이라 하는 기생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삼백여 년 전에 작별하였던 ‘사람의 세상’에 다시 살아났다.
 
69
패연이의 방 ― 발치에는 패연이의 어머니가 눈을 악말갛게 뜨고 앉아 있었다. 그 다음에는 패연이의 오라비동생이 눈이 꺼벅꺼벅 앉아 있었다. 또 그 다음에는 패연이의 동생 패주(역시 기생)가 눈이 뚱뚱 부어서 앉아 있었다. 패연이의 애부, 어떤 관청 관리, 양복장이는, 혼자서 화툿장을 채며 있었다. 몇몇 친척 노파들이 웃목에서 한담을 하고 있었다.
 
70
“꿈 같구료. 어제 낮까지도 싱싱하던 애가 이게 웬 일이오?”
 
71
“참, 이 승님도 쇠운에 들응기어, 사망신고는 했읍니꺼?”
 
72
“돈도 참 잘도 벌더니. 이 형님도 인전 한 팔 꺾이었지. 패주도 그만하면 얌전은 하지만. 제 형에게야 비길 수나 있겠다구.”
 
73
“주사가 알끈하시겠군.”
 
74
“그게야 다시 말할 것도 있겠소?”
 
75
“패연이한테 그저께 돈 이십 전을 취해 줬는데, 죽은 사람한테 그런 걸 받겠소? 난 받을 생각도 안해요.”
 
76
“아이구, 이 많은 세간을 놓고 죽기가 얼마나 알끈했을까?”
 
77
“자, 또 천자나 읽지, 청진동 형님, 목 채시오.”
 
78
패연이의 죽음을 앞에 놓고, 뭇 노파들은 순서없이 지껄이고 있었다. 화툿장을 채는 소리가 들리었다. 주머니를 뒤적이어 동전을 꺼내는 소리도 들렸다. 약이다. 오광이다. 홍단이다. 이 전이다. 십삼 전이다. 욱적 지껄이고 들 있었다.
 
79
그때였다. 아직껏, 뚱뚱 부은 눈으로, 제 언니의 죽음만 바라보고 있던 패 주가, 갑자기 괴상한 부르짖음을 내었다.
 
80
“아아아악.”
 
81
그리고 단걸음으로 뛰어서 , 노파들의 화투 하는 복판 가운데 펄석 주저앉았다.
 
82
화투와 투전으로 왁작하던 방 안은 갑자기 조용하여졌다. 화툿목, 동전닢을 모두 손빨리 무릎 아래로 몰아넣었다. 그런 뒤에는 앉았던 방향을 모두 고치었다. 패주의 부르짖음을 경관의 임검으로 오해한 그들은, 자기네가 화투를 하고 있던 그 형적을 감추고자 한 것이었다.
 
83
그러나, 패주의 부르짖음은 멎지 않았다. 가따가나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눈알이 쏟아질 듯이)뜨고, 그냥 밑구녕으로 담을 뚫으며, 손가락으로 아랫목을 가리키며, 부르짖음을 계속하고 있었다.
 
84
노파들은 패주의 손가락을 따라서 아랫목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그들의 머리칼은 모두 뻣뻣이 일섰다.
 
85
“나무아미타불.”
 
86
“나무아미타불.”
 
87
염불을 외는 노파도 있었다.
 
88
아랫목 ―. 아직 입관치 않은 패연의 몸을 덮어 두었던 이불의 한편 모퉁이가 조금씩 들먹거렸다. 손이 놓였음직한 데, 무릎이 놓였음직한 데가 조금씩 움직였다. 머리가 있음직한 데는 한 번 커다랗게 들썩 하였다.
 
89
“아아아악!”
 
90
“나무아미타불.”
 
91
방 안의 사람들은 어느덧 (자기네도 모르는 틈에)모두 웃목에 모였다. 모두들 웃목 담벽에 딱 붙었다. 그러고도 부족하여 밑으로는 벽을 더 뚫었다.
 
92
이러한 가운데서, 시체를 덮은 이불은 더욱 급히 더욱 크게 움직이었다.
 
93
하 ― 얀 뱅어와 같은 손가락이, 이불 밖으로 조금 나왔다. 그 손가락은 잠시 이불 밖에서 쥐었다 폈다 하다가 이불자락을 잡았다. 그리고, 한 번 기지개를 하듯이 펴면서 이불을 약간 벗기었다. 동시에 검은 머리털과, 하얀 이마의 일부분까지 이불 밖으로 나왔다. 세상이 꺼질 듯한 기다란 숨소리도 한 마디 들렸다.
 
94
패연이는 다시 살아났다.
 
95
심장마비로 죽은 지 열 시간 만에, 그는 다시 죽음에서 살아났다.
 
96
처음에는 다만 끝없는 공포로써 패연이의 이불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던 친척이며 이웃 노파들이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불을 땐다, 몸을 주무른다, 의사를 부른다 하는 동안, 패연이는 온전히 살아났다.
 
97
달려온 의사는 패연이의 손목을 잡을 뿐 눈이 퀭하니, 맥볼 것도 잊고, 이 기적을 바라보고 있었다 . 열 시간 전에는 패연이는 분명히 죽었다. 자기가 쓴 사망진단서는 한 푼의 에누리도 없는 것으로서, 패연이는 분명히 심장마비로 죽었던 것이었다. 그렇거늘 지금 패연이는 다시 살아났다. 의학상, 아무 점으로 보아도 지금의 패연이를 시신으로 볼 수가 없다. 여기, 의학을 무시하는 가장 기괴한 이적이 실현된 것이었다. 맥을 보느라고 패연이의 손목은 잡았지만, 이 기괴한 일 때문에 얼이 빠진 의사는 맥은 헤지도 않고 퀭하니 패연이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98
“가사(假死).”
 
99
의사는 마침내 이런 단안을 내렸다. 이런 단안 이외에는 내릴 도리가 없었다. 아까의 죽음은 전정한 죽음이 아니요, 가사 상태였으며, 지금, 그 가사 상태에서 원상에 다시 회복된 것이라, 의사는 이렇게 단정하였다.
 
100
그는 미리 받아 먹은 사망진단서의 값을 벌충키 위하여, 패연이의 팔에, 강심제의 주사를 한 대 놓고, 복약으로서 강심제와 소화제와 레모네이드를 처방한 뒤에, 혼자서 마음으로 머리를 연하여 기울이며 돌아갔다.
 
101
“인제 치료만 잘하면 완전히 다시 살아날 수 있겠소. 좌우간 참 다행한 일이오. 얼마나 기쁘시겠소.”
 
102
이러한 애교와 영업을 겸한 인사를 남기고서….
 
103
이리하여 삼백여 년 전에. 진주 촉석루에서 왜장 모곡촌육조의 몸을 쓸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져서 죽은 논개는, 그로부터 삼백여 년 뒤, 이십세기의 요란하고 번잡한 세상에, 경성 다방골 어떤 집에, 한 모던 기생으로 환생하였다. 나이는 스물하나, 키는 후리후리 크고, 흰 살결과 광채나고 큰 두 눈과 비교적 좁고도 애교가 늘 흐르는 입과, 뺨의 네 군데의 우물과 기다란 눈썹과 풍부한 성량의 주인 이패연의 몸집을 쓰고, 논개는 이 눈이 뒤집힐 듯한 세상에 뛰쳐나온 것이었다.
【원문】還生篇(환생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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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10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