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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와왕(金蛙王) 동명성왕(東明聖王) 동부여(東扶餘) 해모수(解慕漱) 해부루(解夫婁) # 북부여 # 유화부인
【역사소설】
(2021.07.24. 14:53) 
◈ 시작 - 2
김동인의 역사소설. (1947년작) 그의 출생에 관한 전설은, 벌써 부여 숙신 일대에 널리 퍼져서 불함산(不咸山)과 우발수(優渤水) 일대의 민간 촌락에까지 모르는 이가 없을이 만치 유명하였다.
시작 2.
 
 
그의 출생에 관한 전설은, 벌써 부여 숙신 일대에 널리 퍼져서 불함산(不咸山)과 우발수(優渤水) 일대의 민간 촌락에까지 모르는 이가 없을이 만치 유명하였다.
 
그 전설에 의지하건대, 주몽의 어머니는 하백(河伯)의 딸로서 이름은 유화라 한다. 유화가 어떤 날 그의 동생들과 시내에 멱감을 때에, 천제(天帝-단군)의 아들 해모수(解慕漱)라는 이가 유화를 웅심산(態心山) 아래 오리내〔鴨緣〕 물가로 끌고 갔다.
 
그러고는 해모수는 가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유화의 아버지 되는 하백은 유화를 ‘몰래 시집갔다’ 하여 우발수(優渤水) 가로 내쫓았다. 집에서 쫓겨나서 우발수 가에서 쓸쓸한 귀양살이를 하던 유화는 임금 금와왕(金蛙王)에게 발견된 바 되어, 부여 궁실에 거두이었다. 그때는 유화는 잠깐 본 해모수와의 인연으로 임신한 몸이었다.
 
부여 궁실에 거두이어 있는 유화의 몸 위에는 언제든 햇빛이 비취었다. 유화가 몸을 일으켜 피하면, 볕은 그냥 유화를 따라와 비취었다.
 
천제(天帝) 단군(檀君)의 씨요 해의 정기의 화(化)인 유화의 뱃속 물건은 점점 자라서 열 달이 차매 유화는 해산을 하였다. 그런데 사람의 어린애가 아니요, 닷 되(五升)만한 커다란 알을 낳았다.
 
유화를 보호하고 거두던 임금 금와왕은 사람이 알을 낳단 성서롭지 못하다 하여 그 알을 짐승에게 내주었다. 그러나, 개 도야지도 먹지 않고, 소 말은 밟기를 피하므로, 드을에 버렸더니, 새 짐승이 도로혀 덮어주고 보호 해주므로, 이것을 깨뜨려 버리려 하나, 깨지지도 않고 하므로, 마지막에는 왕은 다시 그 알을 어머니 유화에게 돌려주었다.
 
자기가 낳은 바의 알을 도로 돌려받은 유화는 그 알을 고이 싸서 따뜻하게 잘 간수하니까 얼마 뒤에 그 알에서는 한 아이가 나왔다.
 
나면서 벌써 기상이며 골격이 비범하고 옹건하고, 더우기 어렸을 때, 파리〔蠅〕 들이 얼굴에 와 붙어서 성가시고 귀찮으니 활을 만들어 달라므로 어머니 유화가 요구하는 대로 만들어 주었더니, 바늘을 활촉 삼아 그 활로 파리를 쏘아서 하도 잘 맞히므로,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일컫는 방언(方言)에 따라서 그 아이의 이름을 주몽(朱蒙)이라 하였다.
 
이 부여의 임금 금와왕의 전 임금은 해부루(解夫婁)왕이었다.
 
해부루왕의 아버지도 해모수(解慕漱)라 전한다.
 
천제(天帝-단군이라 범칭(汎稱)한다) 왕검(王儉)이 온 동방의 인종을 한 날개 아래 모아서, 하늘과 해와 산천을 숭앙하고 제(祭)하는 신앙 밑에 통합 해서, 자손이 그 업을 누려 내려오기를 이천여 년, 지금 ‘단군 해모수’까지 이르렀다.
 
‘단군’(혹은 천제)이라 하는 일컬음은 동방 민족의 거룩한 신앙의 대상이다. 지금의 단군인 해모수는 북부여땅에 자리를 정하고 아들 되는 해부루를 부여 임금으로 삼았다.
 
그런데 해부루왕은 불행 아들(嗣子)를 보지 못하여 조상 때부터의 전통 관습으로, 산천에 제사하여 아들을 보려 했는데 어떤 날 왕의 탄 말이 곤연(鯤淵) 큰 바위 앞에 서서 무엇을 암시한다. 그래서 그 바위를 굴리고 보니, 거기는 금빛〔金色〕 머구리 형상〔蛙形〕의 어린애가 하나 있다.
 
임금은 ‘이것이 하늘이 주신 사자(嗣子)라’하여, 이 아이를 거두어 태자로 봉하였다.
 
뒤에 해부루왕 세상 떠나고, 금와〔금빛 머구리 형상의 아이라 하여 이름을 금와(金蛙)라 하였었다〕가 임금이 되었다.
 
하백의 딸 유화를 우발수 가에서 거둔 것이 즉 이 금와왕이었다.
 
금와왕의 의부(義父)인 해부루는 단군 해모수의 아들이었다.
 
해모수의 나라이매 해모수의 아들 해부루가 임금 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그 해부루가 또한 아들이 없을 때는?
 
해부루는 혈자(血子)가 없기 때문에 한 딴 아이(금와)를. 구해 태자로 삼고, 뒤에 나라까지 물려주었다. 그러나 그 금와가 임금이 된 뒤에, 해모수의 아들이 또 하나 생겨났다 하면?
 
고주몽은 천제(단군) 해모수와 유화와의 새에 생긴 아들이다. 이 나라는 해모수가 조상 왕검부터 대대로 물려받아 내려온 나라이다. 지금의 이 땅의 임금인 금와왕은 전 임금 부루가 곤연(鯤淵)가에서 주워온 아이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얽힌 관계로 하여, 고주몽의 출생 전설은 이 지역의 이야깃거리요 옛 말거리로 민간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이었다.
 
고주몽을 노인으로 아는 이도 있는 반면에 아직 동자로 아는 사람도 있고, 지금의 임금 금와왕은 이 땅의 주인인 성조 단군과는 아무 혈통적 관계가 없는 사람이니까 장차 물러앉고, 단군 해모수의 아들 고주몽이 임금이 될 것이라는 것은 백성들 새에 거진 신앙으로까지 되어 있었다.
 
그런 여러 가지의 말썽은 있건 말건, 고주몽은 부여 왕실에서 금와왕의 보호 하는 아래 현명한 어머니 유화의 양육 가운데서 고이고이 자라고 있었다.
 
주몽의 어머니 유화는 현명한 부인이었다. 그는 아들 주몽의 인품과 인격과 역량을 알아보고, ‘너는 하늘 아래 제일인이다. 아래는 천하와 만인이 있지만, 위에는 오직 하늘이 계실 뿐이라’는 생각을 어려서부터 깊이 뿌리박아 주었다. 그리고, 네가 장차 자라서는 조업(祖業)인 임금의 자리는 으레 차지할 것이지만, 이 곳 동부여는 부루왕〔금와의 전 왕이며 주몽의 의형〕이 본시 북부여서 서울 하고있다가 아버지 되는 단군 해모수의 분부로 이리로 옮긴 것이니, 이곳은 아예 탐내지 말고, 금와왕으로 하여금 안주(安住)케 하여, 금와왕에게 받은 신세를 원수로 갚지 말고, 더 기름지고 좋은 땅을 골라 잡아, 그곳에 왕검 성조부터의 거룩한 업을 잇(繼)고 겸해 배달 억조창생의 보금자리를 꾸미라고 강보적부터 가르치었다.
 
임금 금와왕은 주몽 모자에게 매우 친절하였다. 여러가지의 연분 관계로 주몽의 존재는 금와왕에게는 꺼리우고 무시무시한 것이었고, 더우기 주몽이 자라면 자랄수록 그 인품이 더욱 위대하고 활달하여 가서, 한 개 야인(野人)으로 종시(終始)하지는 않을 품이 지금부터도 넉넉히 보이었고, 백성들의 존신도 높아 가서, 이 나라의 주인 되는 입장으로는 적지 않게 불안한 바이지만, 금와왕은 그래도 귀여웠다. 차차 엉뚱하게 위대해 가는 것이 겁나기 전에 도리어 귀엽고 기특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금와왕의 아들인 왕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주몽보다 나이가 위인 태자(太子) 대소(帶素)를 비롯하여, 아직 어린 동자에 이르기까지 합계 일곱명의 왕자는, 처음 철없을 시절에는 주몽을 단지 궁중에 기식하는 천민(賤民)쯤으로 수모에만 끊쳤지만, 약간 철이 들면서는, 주몽의 온갖 방면(활쏘기 말달리기 사냥 등)의 재주의 월등한데 투기하여 심술 내고 미워하다가, 더 철이 들면서는 그것이 모두 겁으로 변하였다.
 
더우기 태자 대소는 심하였다. 자기보다 나이 어린 주몽이, 말달리기 활쏘기 등 온갖 무술에 있어서 자기보다 훨씬 우승한 데서 출발한 증오심은, 차차 민간전설(장차 주몽이 나라의 주인이 되리라는)에서 활짝 성하여, 불안과 경계심이 나날이 더하였다.
 
그래서 태자는 여러번 아버님 금와왕께, 주몽을 제거하기를 간청했다. 그저 주몽을 멀리 내쫓는다 할지라도 역시 후환을 남겨 두는 것이니, 아주 주몽의 목숨을 끊어서, 근심을 뿌리째 없애 버리자고 주청하였다. 만약 태자가 몸소, 하다못해 암살(暗殺)로라도 주몽을 없이 할 수 있었다면, 태자는 주저 하지 않고 주몽을 암살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태자 스스로는 어쩔 도리가 없으므로 아버님께 간청하여, 왕권(王權)으로써 주몽을 처치하여 보려한 것이다.
 
그러나 주몽에게 대하여 알 수 없는 애착을 가지고 있는 금와왕은, 매번 태자를 얼러 두는데 끊치었다. 그리고 주몽을 시켜서, 왕실의 목장(牧場)에 보내서 말 기르는 감독을 하게 하였다.
 
이 날(오이 마리 들과 숲에서 처음 만난 날) 태자 대소는 뭇 왕자와 시신들을 거느리고 교외에 사냥을 나갔다. 주몽더러는 배행하기를 분부하였다.
 
그 날 종일의 사냥.
 
태자와 와앚와 시신의 일행은 합계 사십 명이었는데 종일 노력하여 겨우 사슴 단 한 마리를 잡았다. 그런데 주몽은 단 혼자, 따로 돌아다니며, 노루, 사슴, 도야지, 합하여 수십 마리를 잡았다. 본시 밉고 본시 투기하던 데, 오늘 이 모양이라 분하고 불쾌하였다. 눈에는 독과 살이 올랐다. 주몽이 스스로 잡은 많은 짐승을 묶느라고 허리를 굽히고 돌아갈 때에 태자는 그것을 곁 돕는 체 주몽의 옆에서 어름거리다가, 한(힘깨나 있는) 시신에게 눈짓 하며 주몽을 발길로 찼다.
 
태자께 눈짓 받은 시신은 지금 태자의 발길에 채어 꺼꾸러지는 주몽의 몸에 올라탔다.
 
주몽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어머니 유화의 교훈이 그러하였 고주몽 자신의 뜻 역시 그러하였다. 팔 한 번 휘두르면 사십명 태자 일행 따위는 어디로 날아갈지 모를 것이로되, 장차 자기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그 때가 이르기 전에는 무슨 일을 당하건 그저 겪고 참는 것이 주몽의 주의요 어머니의 지휘였다.
 
태자 및 그 일행도, 아직껏 주몽의 참 힘을 본 일이 없는지라, 주몽이 얼마나한 힘을 가진 사람인지 모른다. 만약 알기만 했더면, 사십 명은커녕 사백 명일지라도 주몽에게 덤벼들지 않았을 것이다.
 
주몽은 잠자코 묶이었다. 또한 잠자코 묶이었는지라, 태자 일행도, ‘사십 명이면 주몽도 어쩌지 못한다’는 자신을 가지고 묶은 것이었다.
 
주몽을 묶어서는, 거기 중동 부러진 어떤 소나무에 주몽을 비끄러매었다.
 
이곳은 맹수가 출몰하는 곳이라, 주몽을 이곳에 매어 두고 가기만 하면 밤에는 굶주린 맹수의 밥이 되고 말리라, 이런 생각 아래서, 태자의 일행은 주몽을 나무그루에 결박지어 매어 놓고, 주몽의 잡은 짐승들을 자기네의 사냥의 소득인 듯 하인에게 지워 가지고, 의기양양하게 서울로 돌아갔다.
 
맹수 출몰하는 산곡에 혼자 결박지어 버리운 주몽은, 태자의 일행이 멀리사 라진 뒤에, 한 번 힘주어 발을 버티어 보았다. 힘주면 나무가 넉넉히 뽑아지겠다. 결박진 몸에 한 번 힘을 보내어 보았다. 넉넉히 뽑을 만한 자신이있었다.
 
 
자기의 결박에 대하여 이를 벗겨 버릴 자신을 얻은 뒤에는 주몽은 나무에 달린 채, 머리를 가슴에 묻었다.
 
종일의 사냥에 피곤하여 한잠 자기 위해서였다. 지금 결박을 벗어나서 가다가 불행 태자의 일행과 만나게 되면 여러가지 사정으로 따져서 태자측도 가만 있지 못할 형편이다. 반드시 무슨 불상사가 생기기 쉽다.
 
불상사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저쪽(태자 측)이 주몽을 처치 했다는 기쁨(혹은 흥분)에서 좀 삭은 뒤에 주몽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
 
한잠 자서 피곤이나 삭이고 저녁에 서울로 돌아가서, 내일이나 모레쯤 대궐에 나타나기로― 좌우간 한잠 자려 하였다.
 
풀낏 한잠 잤다.
 
무슨 기수에 깨었다.
 
저벅저벅― 이라기보다 부석부석 무슨 발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것은 나무에 결박진 주몽의 등 뒤쪽에서 나므로 무슨 소리인지는 볼 수 없었다.
 
버석버석, 그 소리는 나무를 우회하여 앞으로 돌아온다.
 
시야 한편 끝에서 나타나서, 무슨 물건이 차차 앞으로 돌아온다. 그것이 무슨 물건인지 알아보고 주몽은 몸이 오싹하였다. 하마터면 땅을 걷어차 고결 박진 나무를 뽑으며 일어설 뻔하였다.
 
호랑이였다. 꽤 커다란 한 마리의 호랑이가 꼬리를 땅에 끌며, 천천히 나무를 우회하여 주몽의 앞을 지나서, 그냥 주몽 쪽은 보지도 않고 가는 것 이었다.
 
호랑이는 앞을 지나갔다. 그러나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었다. 주몽의 뒤를 돌아서 주몽을 두고 나무를 도는 것이었다.
 
다시 주몽 앞으로 돌아오는 호랑이― 이번은 머리를 돌려 주몽을 잠깐 바라보고 다시 공손히 머리를 돌린다.
 
주몽은 비로소 알았다. 뜻하지 않고, 결박진 채 머리를 가슴에 숙였다.
 
‘오오, 하느님이시여.’
 
주몽이 땅에 떨어진 때로 비롯하여 오늘까지 이십 년, 벌써 여러 번 나타낱 하늘의 도우심이다. 호랑이는 주몽을 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다른 철없는 짐승이 달려들까 보아 주몽을 두루 돌며 주몽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철없는 이리 한 마리 표범 한 마리가 눈치없이 이 근처를 배회하다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광경을 주몽은 나무에 달린 채 구경하였다.
 
주몽은 여기서 만난 오이와 마리의 두 젊은이에게, 자기가 나무에 결박 져있던 까닭을 간단히 설명하여 주었다.
 
 
저런! 저런! 연하여 감탄하여 혀를 끌끌거리며, 오이와 마리는, 주몽이 굳이 사양하는데도 불구하고, 주몽의 등 뒤로 돌아서, 주몽의 살에 깊이 새겨진 결박자리를 주무르고 쓸면서,
 
"주몽님, 저희들의 소청을 하나 들어 주십시오."
 
고 하였다.
 
"오늘 여기서 우연히 만난 당신네들이 내게 소청이 무에 있겠소?"
 
"있습니다. 평생 소청이올시다. 꼭 들어 주십시오."
 
"대체 이야기나 해보시오."
 
"네, 저희는― 저는 이름이 오이라 하옵고 저 사람은 마리라 하옵고, 또 한 사람 이 자리에는 없읍니다마는 합부(陜父)라는 동무가 또 있읍니다. 저희 세 사람은 좋은 주인을 구해 만나서 저희의 일생을 의탁하고자 지금껏 천하를 찾아 돌았읍니다. 지금 천하에 나라이 꽤 많고, 우리 동방에도 중국인의 나라까지 있으되, 아직 마음맞는 주인을 못 얻었읍니다. 우리 거룩하신 조상 단군님의 갈래 나라도 여기저기 여러 군데 있지만, 원갈래 부여를 찾아 여기까지 왔읍더니, 이곳 임금님도 먼젓번 부루(夫婁)임금님의 혈자(血子)가 아니시고 딴데서 들어오신 분, 게다가 태자도 영특하시지 못하다 하와, 주인으로 섬기기 좀…."
 
잠깐 말이 끊어지는 것을, 곁에서 마리가 계속하였다.
 
"그래서 주몽님을 찾아 뵙고자 벼르던 중이옵니다. 오늘 우연히 여기서 만나 뵈옵고, 우러러 뵈오매 결코 저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와, 이분이야말로 저희들의 평생을 의탁하옵고 매달릴 분이라고 오늘 여기서 우둔한 몸이나마 맡기는 배옵니다. 받아 주시옵소서."
 
그러나 주몽은 대답 없이 머리를 가슴에 묻었다. 천고의 숲속― 높이 나무 끝에 지나가는 바람소리만 우렁찼지. 그밖에는 고요하고 조용한 가운데, 세 젊은이는 묵묵히 앉아 있었다.
 
이윽고 주몽이 머리를 들었다―.
 
"뜻은 고맙소마는, 내 아직 시하에 있고, 남의 치하(治下)에 있는 어리 고철 없는 몸이, 내 아래 또 어찌 사람을 두겠소? 내 장차 무슨 자리를 얻게 되면 그때 동무들의 도움을 빌게 되겠지요. 그때까지 좀 기다려주시오."
 
"아니옵니다. 스스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임께는 아무리 하늘의 도우심이 따른다 할지라도, 그도우심도 임이 움직이셔야 품안에 듭니다. 아직 아무 지위 없으시다 하시나, 어느 조부(祖父)가 일찌기 손주 아니던 조부가 있사오며, 어느 천자(天子)가 일찌기 소민(小民) 아니던 천자가 있읍니까. 손주자라서 할아비되고, 소민 일어서 천자도 되는 겝니다. 해모수님의 아드님이신 임 아니고서, 지금 일어서실 분이 어디 있읍니까. 어리석은 저희 입지만 저희들을 부리시와 지금이 바야흐로 일어서실 때가 아닌가, 저희는 소견 하옵니다."
 
주몽은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일찍부터 벼르던 바요, 한때 반드시 손에 휘잡아 보려는 바요, 또한 운명이 그리로 향해 진행하는 듯싶지만, 아직 어머니와 마주 의논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좌우간 밤 들기 전에 서울로 돌아갑시다."
 
"저희는 모시고 따라가겠읍니다."
 
주몽은― 주몽을 따라 두 젊은이도 몸을 일으켰다.
 
그들이 어두운 대지에 발을 내디딜 때에, 저 멀리 어디서 무슨 맹수의 부르짖음이 울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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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