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도깨비 방망이 1
옛날 옛적에 착한 심성을 가진 이가 장에 다녀오다가 술에 취해 그대로 길에 누워 잠을 잤다. 그 때 도깨비들이 그 사람을 보고는
“야, 여기 사람 하나 죽어 있구나. 우리가 묻고 가자.”
고 말했다.
그러더니 막대기를 꺾어다가 들것을 만들어 거기에 사람을 태우고는 한참을 들고 갔다.
쉬다 걷고 쉬다 걷기를 반복하여 한참을 가더니 한 곳에 이르렀다.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들어서 땅에 대고 들썩대어 커다란 구덩이를 파놓고는 사람을 묻으려고 하였다.
그 순간 그 사람이 벌떡 일어나니 깜짝 놀란 도깨비들은 방망이를 팽개쳐 두고 모두 도망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은 금방망이를 가져가서 큰 부자가 되었다.
같은 마을에 살고 있던 욕심쟁이가 하루는 그에게 와서
“자네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하고 물었다.
심성이 고운 그는 아무런 거짓없이 도깨비 만난 내력을 죄다 이야기 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욕심쟁이는 도깨비가 잡아가기만을 기다리며 일부러 길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과연 도깨비들이 오는 것이었다.
도깨비들은 욕심쟁이를 들것에 태워서 한참을 걸었다. 그런데 욕심쟁이는 급한 마음에 도중에 그만 벌떡 일어나면서 ‘악’하고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도깨비들은 들고 있던 사람을 땅에 팽개치고 달아나 버렸다. 그래서 욕심쟁이는 허리가 부러져 금방망이도 못 얻고 고생만 하며 살았다.
결국 사람은 마음씨를 착하게 써야 한다. 예전에 도깨비 덕을 입어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 모두가 착하고 바르게 산 사람들이었다.
< 허훈, 69세, 남, 창수면 추동리, 1998. 9. 2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