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은혜 갚은 개구리 1
어느 마을에 매우 가난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아이들은 많고, 먹을 것은 적어 끼니조차 거르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내가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에게 주면서, 그것을 장에 가지고 가서 팔아 쌀을 사오라고 하였다. 그래서 남편은 시장에서 쌀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뜻밖에도 개구리를 잡는 사람을 보았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하도 이상해서 남편이 그 개구리들을 바라보니, 꼭 울고 있는 것처럼 눈을 꿈벅거리고 있었다. 남편은 이것을 보자 개구리가 매우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사온 쌀과 그 개구리들을 바꾸어 버렸다. 그러고는 그 개구리들을 도로 놓아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내에게 잔소리들을 것을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이에 남편은 초저녁부터 어린애들 틈에 끼어 잠을 자는 척하고 있었다.
조금 있자니 밖에 나갔던 그의 아내가 방으로 들어오면서, 남편에게 사 온 쌀을 어디에다 두었느냐고 물었다. 남편은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아내는 계속 채근하였고 그 성화에 못 이겨 남편은 벽장에다 두었다고 거짓말을 찍어 붙였다. 양심이 따가웠지만, 임시변통으로 꾸며댄 거짓말이었다.
그런데 아, 이게 웬일인가? 벽장문을 연 아내가 반색을 하며, ‘진작 그럴 것이지’ 했다. 이 소리에 남편이 소스라쳐 일어나 보니, 뜻밖에도 바가지에 소복이 쌀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더더욱 신기한 일은 그 쌀을 비워도, 금방 또 그 바가지에 쌀이 가득히 채워지는 일이었다. 참으로 귀신이 탄복할 노릇이었다.
이리하여 부자가 된 농부는 행복하게 살게 되었고, 또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 抱川郡誌, 198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