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남이 장군 1
장군터 고개라는 이름의 고개가 있다. 그 곳은 옛날에 남이 장군이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남이장군은 커다란 구렁이의 기운을 받아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포수 한 명이 금악산으로 사냥을 가서 산 위로 한참을 올라가다가 큰 바위가 있어서 그 곳에서 쉬어가려고 앉았다. 조금 쉬다가 담배를 펴 물고는 바위에 담뱃대를 털자 그 바위가 꿈틀대더니 움직였다.
실은 그것은 바위가 아니라 큰 구렁이였는데, 담뱃대를 터니 당연히 구렁이가 뜨거워서 뜨끔해 가지고 움질거리다가 그 포수를 잡아 먹었다.
그 포수의 아들이 자라서 또한 포수가 되었다. 아버지가 금악산에서 구렁이에게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자란 아들은 아버지의 원수를 꼭 갚으리라 결심을 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금악산으로 떠나려 하는데, 그 어머니가 말리시는 것이었다.
왜 그러시냐고 여쭈어 봤더니 어머니 말씀이
“너의 아버지의 활 솜씨가 어느 정도로 유명했는지 아느냐? 물동이를 이고 걸어가는 아주머니의 물동이를 맞추고 그 다음 화살로 그 구멍을 맞추어서 새는 물을 막을 정도였단다.”
라고 하며 아들의 실력은 그 정도가 아니니 절대로 못간다고 했다.
그래서 아들은 더욱더 열심히 하여 활 쏘는 실력, 칼 쓰는 실력을 키웠다. 드디어 어느 정도의 실력이 갖추어진 다음 아들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금악산으로 떠났다. 하지만 아들 역시 그 구렁이에게 잡아 먹혀 버렸다.
다음 번에는 포수의 손주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결심을 하고 자라게 되었다. 손주의 실력은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뛰어났다.
드디어 손주는 원수를 갚으러 금악산으로 갔다. 산으로 올라가다가 힘들어서 바위에 앉아서 쉬면서 담배를 피웠는데, 담뱃대를 바위에 털자 바위가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 바위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잡아먹은 바로 그 구렁이였다. 구렁이가 입을 벌리고 덤비니까 손주가 활로 눈을 먼저 쏘고 칼로 입을 베어버렸다.
구렁이는 피를 흘리며 산 아래로 도망을 쳤다. 계속 도망을 가다가, 언덕에 있는 어느 집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손주가 헐떡거리며 쫓아와서 보니까 그 집은 조그만 초가삼간인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주인에게 구렁이 한 마리를 못 보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 내외는 낮에 비가 와서 동침을 하다 나온 것이었다. 손주가 이제까지의 일을 그 사람들에게 다 얘기를 하면서
“당신네 집에 큰 경사가 날 것이오.”
라고 말을 했다. 그 날 그 할머니에게 태기가 있었는데, 태어난 아이가 남이 장군이고 남이 장군의 집이 있는 언덕이 장군터 고개였다. 남이 장군은 후에 요동 칠백 리를 쳐들어간 사람으로 이 고장의 자랑거리이다.
< 이예손, 63세, 남, 관인면 냉정2리, 1997. 4.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