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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서사속(覺書四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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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10.12
권구현
1
覺書四束[각서사속]
 
 
2
思索[사색]
 
 
3
우리는 사색하여야 한다. 남의 서적을 읽거나 학자의 논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도 먼저 자기의 가슴을 파헤치며 사색하여야 한다.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기의 원하는바가 무엇인가? 이것을 냉정히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4
우리의 가슴속에는 요구가 하나 있는 것이다. 자기의 생명과도 바꾸지 아니하려하는 최고 최후의 위대한 요구가 하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긴밀 침통한 사색이 아니고는 용이히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니 이것을 발견키 위하여 우리는 깊이 사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요구를 참으로 발견할 때에 알게 될 때에 우리는 비로소 노예적 경역(境域)을 완전히 벗어나는 자유인의 첫걸음을 시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당당한 역사의 창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5
우리는 사색하자. 모래(沙) 한 알 이라도 범연히 보지 않는 사색의 인(人)이 되자.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소위 중우(衆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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妥協[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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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은 언제든지 타협이다. 천백 번을 반복할지라도 그것은 그 원(遠)히 타협만을 지속하는 타협에 그칠 뿐이다. 여기에 만일 타협에 그치지 않는 타협이 있다 하면 그것은 결국 어용화하고 말 색소를 가진 타협인 것뿐이다. 이것은 타협 그 자체의 본질을 생각할 때에 더욱 명백한 사실이다.
 
8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하여 둘 것은 경우의 여하를 불문하고 남의 세력적 범위 내에서 공공연한 행동을 취한다하면 그것은 반드시 타협이 아니고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누가 이것을 거부할 것이냐? 타협 아니라고 거부할 자가 누구이냐?
 
9
그러므로 우리는 현대자본주의 제도 슬하에서 소위 양적으로 활보 증대한다는 공연한 운동을 의심할 여지없이 일언으로써 부정 배척하는 바이다. 자본가 계급의 기둥(柱)뿌리를 파내 던지려 하는 급진적 ××적 운동이라 하면 그것을 표면적으로 성장증대토록 버려 둘리가 만무한 것이다. 자본가 계급도 그다지 우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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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서 저 소위 전면적 운동의 본질적 가치는 여지없이 폭로되고 만다.
 
11
언제나 타협은 자멸이다. 아니 자살이다. 자살을 자초하는 것이 곧 타협이다.
 
 
12
機會[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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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기다려서 오는 것이 아니니만치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곧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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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발끝에 채이는 사실과 사실을 그대로 직관하며 다시 그 위에다 대담한 판단을 하려할 때 이것은 곧 기회가 되는 것이며 다시 행동이 되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하면 우리의 행동의식은 기회를 낳는 것이며 이 기회는 다시 행동을 낳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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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언제나 우리의 행위는 기회의 모태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우리는 기회를 기다리기 전에 기회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이에서 우리는 용감진실한 일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16
그렇지 않고서 기회를 기다리는 자는 그야말로 어떠한 기회를 이용하여서 자기의 사복(私腹)을 만족하려는 야심가이다. 대중의 혈전을 기회로 하여서 그 배후에서 어리(漁利)를 기하는 도배(徒輩)다. 소위 유상무상(有像無像)의 비겁한 혁명가들이다.
 
17
비겁한자는 가라. 용감한 자는 나오라. 기회는 언제든지 있는 것이다. 우리의 목전에, 우리의 장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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徹底[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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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구멍에 들어가려면 제 몸이 먼저 둥글어야한다” 이 말은 극히 평이한 듯하면서도 무한한 진리를 가진 말인 줄 안다.
 
20
그러나 세상에는 제 몸이 ‘모’나면서도 둥근 구멍에 들어갈 것처럼 날뛰는 무리들이 있으니 애닯은 노릇이다.
 
21
제 몸이 모났거든 모난 그대로 모난 구멍이나 차졌으면 차라리 제 자신을 위하여서는 떳떳한 일이냐.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거든 제 자신이 먼저 둥글게 되던지.
 
22
물론 이러한 무리에게 기만당할 우치(愚痴)도 없을 것이다만 어쨌든 사람이란 자기에게 충실하여야한다. 저의 본 바, 저의 생각한 바를 그대로 똑똑하게 미련하게 고집하며 나아가야한다. 관철하여야한다. 꿰뚫고 나아가는 안에 돌부리가 있다고 그것을 피하여 열백 곱 휘돌아서는 안 된다. 구구한 방편과 정책에 취하여 저의 마음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23
아무리 외형상 조그마한 문제일지라도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이상에 더 큰 문제는 없는 것이다. 이것을 망각하고서 한갓 유행성 모조병에만 걸리어서는 안 된다.
 
24
미친 놈이 미치지 않은 채 한다는 것도 거짓말이거니와 미치지 않은 놈이 미친 체한다는 것도 거짓말이 아니냐?
 
25
그저 철저하라. 자기를 위하여 철저하라. 약한자는 약한 그대로 강한자는 강한 그대로 철저하라, 철저하라.
 
 
26
천마령 달 밝은 밤에----
【원문】각서사속(覺書四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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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구현(權九玄) [저자]
 
  1927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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