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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의 문단이 어찌 될까. 해가 바뀌는 이 때에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그러나 아모리 머리를 짜서 생각해 본다 할지라도 뜻대로 아니 되느니 세상일이어니, 예상이 틀림없이 들어맞을 것을 누가 보증하랴. 그러므로 나는 예상을 늘어놓느니보담 차라리 희망을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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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장소를 떠나서는 아모 것도 존재치 못하는 것이다. 달나라의 소요(逍遙)도 그만둘 일이다. 구름 바다의 유희로 그칠 일이다. 조선문학인 다음에야 조선의 땅을 든든히 디디고 서야 될 줄 안다. 현대문학인 다음에야 현대의 정신을 힘있게 호흡해야 될 줄 안다. 남구(南歐)의 쪽으로 그린 듯 하다는 하늘에 동경의 한숨을 보내도 쓸데없는 일이다. 금강의 흰 멧부리에 부신 햇발이 백금으로 번쩍이지 않느냐. 까마득한 미래의 낙원에 상상의 나래를 펼침도 소용없는 노릇이다. 손을 벌이면 잡을 수 있는 눈앞에 쌀쌀하게 핀 한 떨기 개나리가 봄소식을 전하지 않느냐. 로만티시즘도 좋다. 리얼리즘도 좋다. 상징주의도 나쁜 것 아니요, 표현주의도 버릴 것 아니다. 오즉 조선혼과 현대정신의 파악! 이것이야말로 다른 아모의 것도 아닌 우리 문학의 생명이요, 특색일 것이다. 달뜬 기염(氣焰)에서 고지식한 개념에서 수고로운 모방에서 한 걸음 뛰어나와 차근차근하게 제 주위를 관조하고 고요하게 제 심장의 고동하는 소리를 들을 제 이것이야말로 우리 문학의 운명인 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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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다운 우리 작품이 금년부터 많이 생기기를 희망하고 고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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