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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호숫가에 토끼가 여러 마리 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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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떤 해에는 코끼리 떼들이 매일 이 호숫가로 물을 먹으러 옴으로 약한 토끼들은 항상 코끼리 발에 밟혀 벌써 여러 마리가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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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토끼들이 여러 가지 생각하던 끝에 그중에 제일 영리하고 꾀가 많은 토끼 한 마리를 코끼리에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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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토끼는 코끼리의 왕을 보고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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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 달님의 심부름을 온 옥토끼인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달님의 사랑하는 토끼들이 사는 호수에 왔소? 그래서 달님이 매우 노하셔서 지금 호숫가에 내려오셔서 여러 토끼들을 위로하시는 중이니 빨리 다른 데로 가시오. 만약 그래도 가지 않고 또 토끼들을 밟아 죽이는 일이 있으면 달님이 큰 벌을 내리신다고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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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말 달님이 내려오셨소. 그러면 내가 가서 뵙고 인사를 여쭙고 속히 다른 데로 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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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즉시 코끼리 왕을 데리고 호숫가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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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때는 달 밝은 보름날이었으므로 달님이 호수 속에 비춰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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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과연 달님이 호수 속에 내려오신 줄로만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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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공손히 절을 하고 그곳을 떠나가서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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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이같이 영리하고 꾀 많은 토끼가 올해에는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기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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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제5권 제 1 호 19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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