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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영화의 제작경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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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5.6
윤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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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영화의 제작경향
 
2
- 일반 제작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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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가 얼마만큼 사회적 영향과 사회적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은 여기에 새삼스럽게 논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첨단을 뚫고 지나가는 1930년도에 처한 현대적 청년 계급적 사회인으로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며, 누구나 사회적 효과, 대중적 효과, 아지 프로의 효과를 부르짖는 바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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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당연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영화제작자가 사회적 임무를 망각하면서 계급적 행동을 모반하면서 다만 개인의 영리만을 위하여 한 개의 영화가 사회적으로 다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한다면 우리들은 계급적 의분에 의하여 어디까지 절대적 항쟁을 하지 아니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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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에 최근 몇몇 동지의 영화에 대한 계급적 비판이 있었던 것이며 앞으로도 적극적 투쟁을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비판만이 우리들의 임무는 아니다. 우리들은 모든 예술의 형식적 가능을 어디까지 될 수 있는 대로 이용할 임무를 등에 지지 않았는가. 더구나 가장 대중적이요 가장 효과적인 영화예술을 아지 프로와 조직에 있어서 무기로서 사용하지 않고 견디겠는가. 우리들의 앞에는 실천행동인, 우리들의 영화라고 인정할 만한, 과연 우리들의 영화라고 부를 만한 영화제작이 가로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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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제일은 영화제작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제작하겠느냐가 최대의 관심을 요하는 것이며 다음은 현하 제도에 있어서 어떻게 기묘하게 표현하겠느냐 하는 곳에 우리들 제작자의 용의가 집중될 것이다. 그리하여 과연 우리들의 영화가 대중 앞에 나타나게 하기를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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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앞에는 실천문제가 가로놓여있다. 새로운 경향의 영화제작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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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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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있어서 조선 사람의 손으로 되는 영화가 어떠한 경향을 보여주며 소위 일반제작자의 태도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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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경향을 본다면 내가 여기에 구명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중의 정당한 눈과 거기에 좇아 일어나는 일반의 여론이 이미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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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영리만을 생각하고 제작하는 소위 흥행 본위의 작품이 현하 조선 사회에서 일부의 지지와 한걸음 , 더 나아가 환영을 받는다면 이것은 확실히 부르주아 근본성에서 나오는 향락이 아니면 악착한 현실고(現實苦)를 잊어버리려는, 안가(安價)의 오락을 맛보고자 하는 무의식분자의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무정부상태의 얼크러짐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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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의 향락군(享樂群)을 제외하고 이 현실에서 부대끼는 생활고에 쪼들리는 그들에게 다시 말하면 무의식 대중에게 현실을 여실히 표현한 작품을 보여준다면 그들은 소리치며 환영할 것이다. 영사막(映寫幕)을 뚫고 들어갈 의기가 그들에게 복받칠 것이다. 그렇다고 아리랑 후편 상영시에 나운규군이 영사막을 힘 있고 기운차게 뚫고 나와서는 결국 사오인의 기생과 휩쓸려서 야속하고 ○○하게 엉덩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의미로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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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금년에 들어서 조선 영화의 제작경향을 본다면 확실히 영리 본위요 흥행본위였다. 그만치 빈약한 내용을 가지고 무리로 꾸며놓은 기형적 작품인 「아리랑 후편」을 보라. 「아리랑」(전편)에 비하여 다대한 손색(遜色)이 있고 수준 이하요 문제 이외인 스토리를 가지고 또한 나군 자신도 이 점을 어느 정도까지 인식하면서 대담하게 제작하였던 것은 다만 「아리랑 후편」이란 제목을 팔아 대중을 기만하면서라도 영리만을 생각한 데 지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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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아리랑 후편」에 대하여 얼마만치 큰 기대를 가졌었던가. 「아리랑」이 우리들의 작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계급적 대립을 표현한 점이라든지 다소의 암시적 의도가 존재하였던 까닭에 「아리랑 후편」이 「아리랑」이상의 향상, 진보적 작품이 될 줄로 믿었던 것이다. 과연 기대가 컸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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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후편」이 「아리랑」이상의 작품이 될 줄 믿었던 것이 오히려 영화 「아리랑」이 「아리랑 후편」때문에 이름을 더럽히고 말았으니 조선영화의 발전을 위하여 슬퍼할 일이며 나운규군 자신을 위여 크게 반성할 일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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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영화의 제작경향은 영영 삐뚤어져 가고 말 것인지?
 
20
보라「철인도(鐵人都)」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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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후편」에 이르러 막다른 골목을 당하였던 나군이 영화계를 은퇴한다면 모르거니와 그렇지 않고 계속하여 영화를 제작한다면 반드시 신국면을 타개하려는 부단의 노력이 있어야 당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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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함에 불구하고 비현실적 반계급적 반동의 영화을 제작하였다는 것은 우리들이 지적하여 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중이 증오의 화살을 겨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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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가서 세밀히 구체적으로 논의하겠지마는 「철인도」로 말하면 철저한 개인주의에 입각한 전형적 영웅심의 발로이다. 이처럼 조선영화의 제작 경향이 개인적이요, 순 영리적으로 기울어진다면 한 부분의 사회적 현상으로 보아서 그대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사회적 제재(制裁)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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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영화제작의 근본적 경향이 오락본위의 작품을 제작하지 않으려는 것은 일반 작가, 영화계의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나 입으로서는 따르면서, 깊이가 있고 무게가 있고 암시가 있는 현실적 작품을 왜 만들지 못하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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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운규군으로 말하면 조선영화계에 한 큰 존재이다. 조선 영화제작에 있어서 작품을 가장 많이 제작 - 금년 이래 3개중 2개가 나군의 제작 - 하고 앞으로도 만난(萬難)을 불고(不顧)하고 꾸준한 노력이 있을 것을 믿기 때문에 우리는 나군의 영화행동을 주목하는 것이며 나군을 문제 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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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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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진 장님아 욕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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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눈이 어두워 못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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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은 나무래 무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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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점은 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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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아무리 호의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을 회피하려는 것밖에 더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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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은 눈 먼 것만 한탄하고 역경에서 헤매는 무리들은 국운만을 믿고 없는 놈은 생활이 참담할수록 운명으로만 돌리라는 말이지 --- 처지와 환경이 그렇게 된 이상에 반역은 해서 무얼 하며 반항은 해 무얼 하느냐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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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불합리한 현실에 대해서는 보고도 못 본 체하고 듣고도 못들은 체 하면서 노래나 부르고 춤이나 추며 개인 향락이나 하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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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후편」에 있어서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나군이 생각한 바를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여 결국 영사막을 찢고 무엇을 호소하려고 나군 자신이 무대 위로 뛰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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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나군 자신이 관중 앞으로 힘있게 뛰어나온 보람이 어디 있는가? 내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나군은 두어 마디의 독백이 있은 후 아리랑 노래를 부르는 사오인의 기생 앞으로 뛰어올라 가서 그들과 휩쓸려 입으로는 합창을 하며 조금도 진실미가 없는 어깨춤을 추는 정경은 추태폭로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레도 나군은 그와 같이 한데에 만족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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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군은 이렇게 말할는지 모른다. 확실히 이렇게 말하리라. 자기가 뛰어 올라간 곳은 아리랑 고개요 이 땅덩어리에 살아가는 온 백성의 희망의 고개요 때는 동경의 날, 희망의 날이 와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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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을 무식하고 저속이어서, 상징적 표현을 이해치 못하였다고 하리라. 또한 노래를 들으라고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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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야 설운 꿈 어서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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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고개로 붉은 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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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을 벌리고 날라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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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에 대하여 두 가지 해석을 갖는다. 하나는 투쟁이 없는 곳에 승리의 날, 희망과 동경의 날, 노래 부르고 춤출 날이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님이 눈멀었다고 개천을 나무래 무엇 하리” 하듯이 우리가 요렇게 된 이상에 떠들어대면 무엇 하리 하고 현상유지에 인종(忍從) 내지 굴종한다면 이것은 확실히 투쟁 회피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러므로 무엇을 암시하고 상징하였다는 아리랑 고개가 대중을 기만하는 수단과 정○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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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가지 해석은 나군이 무대로 뛰어나왔다면 붉은 해가 솟아오르는 소위 희망의 고개 - 투쟁이 없으면 아리랑 고개는 결국 계룡산 등극과 정도령의 출현을 믿는 것과 방불하지만 - 를 최종까지 응시하면서 “우리들은 하루바삐 저 고개를 어서 가자고 부르짖으며 막을 내렸다면 다소간 상징적 암시로 보였겠으나 나군 자신이 기생 틈에 뛰어들어 그런 저열한 추태 연출을 하고만 것은 소위 영리적 흥행가치를 생각하였기 때문이며 달리 해석하면 장님이 허방을 빠지고도 개천을 나무라지 말고 제 눈먼 것만 한탄하듯이 기위(旣爲) 이 처지로 되었으니 이러니 저러니 떠들지 말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개인 향락이나 실컷 하라고 한 것이나 아닌지? 근본 의도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장면을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 보았다면 누가 근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며 누가 타락하지 않았다고 하겠는가. 그리고 군의 영화제장 태도를 다시금 생각하지 않고 견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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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군 그 장면을 예술영화로 촬영하여 영화막에 비친 것은 나군 자신이 본다면 그대도 반드시 실망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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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일 게재한 본 기사 이전에 이하 기사가 누락되었으므로 이데 보충하오니 독자 제씨는 문맥을 취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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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에서 조선영화의 제작 경향을 간단히 말하였음으로 지금부터 제작자의 태도를 검토하여 그들의 근본적 의도를 대중 앞에 구명 폭로하는 동시에 일반 제작자의 고려와 반성이 있기를 절실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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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영화제작자는 현실을 도피하려고 하지는 않을 터이지 --- 그렇다면 불합리한 현실에 대하여 왜 눈을 가리느냐는 말이다. 그리고 생할고로 악바리같이 아우성치는 소리를 왜 듣지 않으려고 귀를 틀어 막느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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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계급적 입장에서 나온 정당한 평을 왜 부정하며 개인주의 의식을 양기하고 인류의 공통된 행복의 날을 가져오기 위하여 줄달음치는 투사인 평가(評家), 자신을 희생하면서라고 대중을 위하여 싸우는 영화인을 왜 사갈시(蛇蝎視) 하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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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현하 조선영화 제작자의 비할 데 없는 여러 가지 고민을 잘 알며 일반 ○○○의 말할 수 없이 비참한 생활을 체험도 하였고 목도도 하였으며 경제적 정치적(중요하게 검열)기타 무수한 난관을 모르는 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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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처럼 고민이 있고 어려움이 있고 난관에 있기 때문에 단 한 개의 작품이라도 소홀히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좀더 의의가 있고 가치가 있는, 보람이 있고 대중에게 이익이 있는 작품을 내놓자는 말이며 제작자로서는 좀 더 깊은 생각에서 나온 진지한 태도로서 제작에 임하라는 말이다. 조선영화는 절대적 오락본위에서는 안된다. 현실적 대중적 계급적 요구에 의하여 사회적 의의가 있고 계급투쟁에 적극적 내지 소극적 도움이라도 있는 작품이 아니어서는 존재가치를 절대로 인증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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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하 조선영화 제작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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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의 제작태도가 과연 현실을 망각한 작품이 아니었으며 그대들의 제작 태도가 과연 진지하였던가? 털끝만치라도 양심이 있거든 마음 깊이 굽이치도록 생각해보라. 어느 한 구석에 찔림이 있을 것이요 뉘우침이 있을 것이다. 둔감이어서 깨닫지 못하고 우리들의 비판을 내내 사감으로만 간과한다면 우리들의 평을 그릇된 것이라고 오인한다면 나는 이 아래에 몇 가지 사정을 지적해서 대중에게 호소하여 엄정한 대중적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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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후편」에 있어서 노래와 나군의 개인태도가 불미, 불순하였고 내용이 「아리랑」에 비하여 말할 수 없는 각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철인도」역시 촬영만은 다시 눈에 띠는 진전을 보였으나 원작, 각색, ○○에 있어서는 조금도 진전이 없다. 더구나 원작에는 다대한 불만과 반 계급적 행동에는 오히려 계급적 증오가 복받침을 억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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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이 반계급적 행위라고 반문하리라. 나는 이 아래 뚜렷한 사실을 지적하여「철인도」가 가진 바 반동적 내용과 나군의 에둘러저가는 제작태도, 그것은 변명하려는 상상(尙尙)한 「제작자로서 일언」을 중요한 부분만 검토하겠다.(동지 서광제군이 비평한 부분만은 될 수 있는 대로 중복을 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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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군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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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현실을 망각하였다든지 발전하여가는 사회에 있어서 과정을 부인하는 작품이라는 그런 의미의 불구가 아니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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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제작한다. 그럼으로 어떤 작품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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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철인도」는 나군의 역설을 배반하지 않는 작품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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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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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의를 늦추지 말라. 개고기(介古器)라는 무뢰한이 광산에 들어가서 ○칠이와 합력하여 광산노동자 수십 명을 이삼 인의 힘으로 싸워서 승리하는 장면이 있다. 광산노동자는 그처럼 약자만 모인 집단이던가?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광산노동자라고 하면 다른 어떠한 노동자보다도 강대한 힘을 가졌다. 누가 이 사실을 부인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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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은 확실히 의식적으로 노동자의 힘을 약하게 만들었고 집단을 무시하였다. 이것이 반계급적 행동이 아니고 무엇이냐 ---- 이것이 개인행동의 영웅심리 발로이다. 확실한 반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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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도 현실을 망각하지 한앗다고 주장하려는가. 나군이여! 광산 노동자는 그처럼 제웅만 모인 줄 알았는가? 수십 명 수백 명이 단 두 세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약자들만 모인줄 알았는가? 군이 털끝만치라도 계급적 양심이 잇다면 「제작자로서 일언」이니 하고 호기스럽게 구차한 변명을 안할 것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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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군은 「철인도」속에 위대한 내용이나 숨어 흐르는 듯이 과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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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도」의 이여기가 조선 현실에는 없는 이야기라고 하자. 그러나 작자는 조선현실에 이런 작품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러냐 하면 관객 대중이 평가(評家) 서군과 같이 「철인도」를 껍질만 보고 있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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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철인도」는 과연 내용을 자랑할만한 작품이었던가? 속 깊이 숨어 흐르는 굵다란 힘이 있는, 나군의 입을 빌면, 소위 풍자극을 서군이 수박 겉핥듯 겉만 핥고 말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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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처럼 「철인도」란 작품이 소리쳐 과대평가할 만큼 훌륭한 영화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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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을 설교하는 목사의 존재가 내세울만한 내용은 못되겠지 --- 그리고 목사의 종교적 감화가 우리로서 긍정할 점은 못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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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아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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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군! 이런 부르짖음에 귀를 가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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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군이 운위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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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풍자극이다. 더욱이 작품 첫 막에 그것을 명백히 말하는 것이다. 전체를 통하여 한 마디로 말한다면 갑과 을은 같은 사정이 있으면서도 모르고 싸운다. 그것 때문에 병은 그것을 이용한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병은 공통의 적인 줄 알았을 때에 갑을은 악수하지 아니 할 수 없으리라. 그 악수한 힘은 병을 이기고도 남는다. 그러나 악수하기 전에 갑을의 싸움은 병에게 이익을 줄 수 있었으리란 이야기다”
 
75
이와 같은 말이 「철인도」의 표현된 내용과 어떠한 관련이 있으며 얼마나 거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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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은 개고기요 을은 ○칠이라고 하면 병은 원 십장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 십장의 공동의 적으로 대할 만한 근거가 무엇이며 이유는 어디 있나?
 
77
대대로 싸움하던 아랫마을 윗마을 사람들이 싸움을 아니하려면 그만한 이해문제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두 마을 사람의 사활문제가 생겼다면 모른다.
 
78
그러나 문제의 발단의 마리아라는 조그마한 계집아이에서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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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공동의 적이 될만한 근거이며 두 마을이 싸움하지 않게 된 이유인가? 그리고 이것이 나군이 말하는 바 풍자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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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극이란 철저한 개인주의 사상의 표현이며 극단의 이기주의자의 행동을 묘사한 것이라면 풍자극 자체를 위하여 재삼 곡할 일이다. 그리고 풍자극은 노동계급의 위대한 집단적 힘을 무시하면서라도 개인의 영웅적 힘만을 발휘하게 만드는 극인지 나군에게 반문하고 싶다.
 
81
이처럼 계급적 양심이 없으면서도 현실을 말하고 과정을 운위할 수 있는 용기만은 가졌는가?
 
82
나군이 과연 현실을 망각하지 않고 발전하여 가는 사회의 과정을 참으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도 모든 사물을 계급적으로 관찰하는 데 있다. 게급적 이데올로기를 파악하지 않고는 참으로 대중의 이익을 위하는 영화를 제작하지 못할 것이다. 참으로 대중을 위하는 영화는 프로 영화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83
조선의 영화제작자여!
 
84
그대들은 영화제작에 있어서 진지한 태도를 가지라. 그리고 재래에 말하는 소위 영리적 흥행 가치를 제일의적으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85
「무엇이 그 여자를 그렇게 만들었느냐」이 영화는 일본 동경서 칠팔 주일간이나 장기흥행을 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일본프로영화이다. 세상은 움직인다. 재래의 영화를 압도하는 프로영화를 보라. 조선의 제작자도 이 점에 착안한다면 재래의 흥행가치와 별다른 의미의 흥행가치가 교차될 것이다.
 
 
86
나는 마지막으로 나운규군에게 나의 충심에서 나오는 간절한 부탁을 하고자 한다. 이 말은 나군 개인을 만나서라도 하겠지만 앞으로는 감독의 한 사람으로서만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만 꾸준한 노력이 있기를 바란다.
 
87
이렇게 함으로써 당분간 나군 자신으로 하여금 탈선이 없을 것이다.
 
88
1930. 5. 6
 
 
89
『중외일보』, 1930년 5월 6일 - 1930년 5월 12일
【원문】조선영화의 제작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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