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오월(五月)의 마음 ◈
카탈로그   본문  
1940.5
이병각
1
五月[오월]의 마음
 
 
2
날과 달이 덧없이 흐르며 이루어놓은 일 없이 내 靑春[청춘]이 저물어 버림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루를 분주히 돌아다니다가 每樣[매양] 자리에 누어서는 그날을 헛되이 보낸 것을 뉘우치고 來日[내일]부터는 무었을 어떻게 하리라고 마음에 간직하면서 잔다. 그러나 날이 밝으면 온갖 俗務[속무]와 또는 그날그날의 必要[필요]한 여러 가지 볼 일 - 實相[실상]은 남의 일을 하는지 내 일을 하는지 모르는 일에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그날도 저물어 자리에 돌아오면 견디지 못할 마음의 空虛[공허]가 찾아온다. 이러하여 하고한 날을 뜻 없이 보내이면서 季節[계절]이 어느때 어떻게 바꾸어저버리는지도 모르다가 문득 거리에 쏘다니는 남들의 옷빛이 變[변]하여짐을 보고 비로소 철이 바꾸어지는 것을 알아차린다.
 
3
季節[계절]이 바꾸어질 때마다 지난날의 일이 모다 새로워져서 나는 늙는구나 하는 안타까움과 갈수록 괴로움만 더해지는 現實[현실] 속에서 그래도 지난날의 꽃답고 즐거웁던 여러 가지 追憶[추억]을 더듬어보기로 한다.
 
4
하늘이 샛파랗게 개여지는 것은 五月[오월]의 마음이다. 시골을 떠난지 오래되어 田園[전원]의 五月[오월]을 맛본지가 아득막함으로 여기에는 그저 즐거웠다는 생각만 가졌을 뿐 내가 몸소 田園[전원]의 五月[오월]에 파묻혀 볼 可望[가망]이 없으니 덮어두고 都會[도회]의 참된 五月[오월]이라고도 그리웁다. 높다란 삘딍과 삘딍 사이로 좁다랗게 터진 푸른 하늘 그 하늘에 높이 떠있는 아드밸룬. 어린아이가 아니건만 나의 마음은 늘 아드밸룬 附近[부근]에 떠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아드밸룬마저 요즈음의 몇 해 동안은 우리의 하늘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리고 五月[오월]은 마음을 잃은 채 자꾸만 바꾸어 닥쳐오고 있다.
 
5
아드밸룬이 없는 五月[오월]은 五月[오월]의 하늘 빛깔로 맞추어 입은 내 洋服[양복]처럼 어쩐지 褪色[퇴색]되어가는 것 같이 생각든다.
 
 
6
그러고 또 하나는 新綠[신록]이 우거진 街路樹[가로수], 사람이 그다지 번거롭게 다니지 않은 아늑한 골목, 지난날 靑春[청춘]을 노래하던 때 사랑하는 사람과 거닐던 푸로프나아드에도 아름다운 五月[오월]의 마음이 깔리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이가 한 살씩 더 먹어감에 따라 정말 어른이 되느라 그런지 살기에 쪼들리고 雜[잡]된 볼일에 心身[심신]을 맡겨서 번잡한 都心[도심]으로만 쏘다니고 도모지 한 時間[시간]이라도 틈을 타서 이러한 안옥한 散步路[산보로]를 걸어보려는 마음의 餘裕[여유]가 생기지 않는다.
 
7
하늘이 五月[오월]의 마음을 잃어버리였음을 앞으로 다시 찾을 수 있거니와 내 마음 속에서 五月[오월]의 자취가 사라지는 것은 돌아올 길 없는 하직일 것이라 생각하니 슬프다. 나는 뺨이 새빨갛게 젊은이가 아닌가. 무엇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 없는 靑春[청춘], 아름다운 五月[오월]을 저버리고 무엇을 찾어 헤매이는가. 나는 나를 늙지 않게 해야 하겠다. 사라져 버리려는 五月[오월]의 마음을 찾아야겠다고 외쳐도 보나 날카로운 現實[현실]의 채죽에 마저 살과 뼈가 깎이여지고 마음이 흐리여가는 나로서는 그때 그때 무서운 채찍을 避[피]하기가 삶의 全部[전부]인 듯 도모지 돌이켜볼 수 없이 휩쓸리기만 한다.
 
8
自然[자연]은 늙지 않고 내만 늙을 것, 내 늙은 뒤, 마음의 餘裕[여유]를 얻어 五月[오월]을 찾으면 그때는 五月[오월]은 아름다운 季節[계절]이며 푸른 하늘에 떠있는 아드밸룬, 新綠[신록] 속에 널려있는 안욱한 푸로므나아드가 즐거울 것인지 이는 누구나 保證[보증]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니 원통하기 짝 없다.
【원문】오월(五月)의 마음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수필〕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10
- 전체 순위 : 4333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851 위 / 1803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4) 오월 소식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오월의 마음 [제목]
 
  이병각(李秉珏) [저자]
 
  문장(文章) [출처]
 
  1940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 참조
  5월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오월(五月)의 마음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8월 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