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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문제를 위한 각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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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6월
김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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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문제를 위한 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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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단』5월호에 쓴 「문학시평」의 한 절을 좌익잡지에 대한 시감에 제공하면서 나는 『신계단』『대중』을 위시하여 일체의 좌익잡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을 이번 호에 약속한 바 있었다. 그러나 생각컨대 이 잡지에 대한 문제는 시평적으로 시감을 술(述)하는 데 그칠 바 문제가 아니고 보다 침중(沈重)한 입장에서 잡지에 대한 평을 고립한 상태에서가 아니라 중심적인 문화공작의 통일과 결부시켜서 시행하며 그리하여 무방침적이고 비통일적인 모든 양심적인 잡지를 일정한 방향에로 통일하는 의도가 요구되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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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나는 나의 모든 무준비와 또 전호에서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 지극히 긴급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비상한 용단성(勇斷性)을 가지고 이 각서에 붓을 들게 된 것이다. 나는 이것을 써 나가면서 나의 투철치 못한 안식과 그리고 정세에 대한 어두움과 그리고 또한 문제의 설정에 있어서의 추상적 견해와 충돌할 것을 각오하며 이 모든 그릇된 위험에 대한 비상히 날카로운 경계로 나의 몸을 단속하여야 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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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나의 새심한 주의에도 불구하고 이 각서는 수많은 소잡(素雜)과 불철저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자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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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리(2자 략)에 있어서의 진정한 문화운동의 운전수들로 하여금 아니 그 운전수를 포용하고 그것을 키워가고 있는 조직으로 하여금 그에 의하여 해결되어야 할 이 잡지문제에 대하여 창의적 의견을 발표케 하는 한 개의 기운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이 부상한 병졸의 한 사람은 한없는 만족을 느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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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필자의 쓰고자 하는 본의가 아니라 그 하나하나의 문구에 구니(拘泥)하여”그것에 대하여 날카로운 신경질을 가지고 대한다든가 또는 전체를 떠나서의 부분을 가지고 논의하려는 일체의 경향이 무엇보다도 금물(禁物)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운동의 ‘참새’와 ‘탁목조(啄木鳥)’를 제외한 모든 양심적인 동무들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기운(氣運)에 키질을 가지고 대하여야 할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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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활동을 통일하여야 한다는 결론을 얻기 위하여는 이것이 비상히 상식적인 제목인데도 불구하고 이 결론을 인출케 하는 수다한 주관적 객관적 정세의 세심하고 엄밀한 분석과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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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작을 통일하여야 하겠다는 이 과제는 몇몇 사람의 제안이 그대로 유산되어 버리고있고 또 현재에 있어서 이 통일을 위하여 가장 많은 노력을 바쳐야 할 모든 문화적인 좌익잡지들이 약속한 것같이 침묵 속에 잠겨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정당한 이해에까지 도달되어 있지 아니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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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출판활동을 ‘심심풀이’로 하고 있지는 않으면서 또한 이 가장 중요한 과제에 대하여는 이것이 마치 엄정하게 요구되는 계급적 필요가 아닌 것같이 한결같이 침묵과 무관심을 가지고 대하고 있는 수많은 동무들을 위하여 친절한 주객정세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수자 획득 앞에 놓이어 있는 문화운동의 임무에 대한 해명 그리고 타방(他方) 과중하게도 또한 과소하게도 평가하여서는 아니 될 문화반동의 통일적인 진공(進攻)에 대한 분석, 최후로 우리들 문화공작의 통일의 필요에 이르기까지의 정당한 이해를 위하여 그들이 납득하고 즉시로 그것을 위하여 전력을 다하도록 여기에 논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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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나의 투철치 못한 안식(眼識)뿐만 아니라 그 외에 이것을 해명하는 데 당연히 따라올 수많은 제한의 탓에 이 이상의 해명이 불가능한 것을 나는 여기서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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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적 교육정책, 문화적 ×압, 민족개량주의적 문화정책, 그리고 문화(과학)의 정치로부터의 무관심을 대중 속에 산포(散布)하고 있는 해외문학파에 대하여 이들이 갖고 있는 대중적 기초를 명확히 분석하는 동시에 그 속에서 진보적인 것을 천명하여 조금이라도 그 정책에 그릇됨이 없이 하기 위하여 이 모든 논술은 다만 이 글을 읽는 동무들의 비상한 상상력에 의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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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계급으로서의 감정과 안식 위에 안대를 씌운 노력대중을 문화적으로 계몽하기 위한 사업은 지극히 곤란한 사업일 뿐만 아니라 가장 세밀한 탄력성 있고 신굴자재(伸屈自在)한 정책의 설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므로 현금과 같은 미약한 출판활동의 비통제적 비통일적 고립활동을 가지고는 절대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헛되이 대중을 분산시키는 해독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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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으로 단순히 생각한다 하여도 진정한 동무들의 마음에는 얼마나 우리들의 출판활동의 통일이 요망되고 있는가는 명확하게 인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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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로 잡지를 작란(作亂)하고 있지 않는 동무, 개인적인 영웅심에 떠서 자기의 위대한 학설을 발표하겠다는 인테리적 에고이즘을 가지고 잡지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동무, 그리고 계급적 사업에 헛된 미련을 느끼고 ‘그대로 놀 수도 없으니 이것이라도’하는 생각으로 문화수단을 선택하지 않는 동무 - 통틀어 진실로 정당한 사업의 전진을 위하여 출판활동에 참가하고 있는 동무들은 다수자 획득의 임무 앞에 문화공작의 -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출판공작의 통일을 가지고 대답하여야 할 절대적인 의무를 가지고 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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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문화공작의 통일을 위하여 잡지문제를 생각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잡지를 우리의 염두에 넣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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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문학건설』『영화부대』『연극운동』『신계단』『대중』『이러타』『휴식장』『전선』『비판』『신흥』『문학타임스』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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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잡지만을 우리들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우리들의 문화운동의 일 구성부분인 출판활동에 대하여 아무것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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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잡지가 단순한 영리적 의도 밑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을 발간하고 있는 조직 내지는 그룹에 혹은 출판사에 대한 총검열과 그의 통일이 없이는 이 잡지문제는 완전한 해결에 도달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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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서 당연히 카프, 조선지광사, 대중과학연구소, 사조(社調), 적벽사(赤壁社), 비판사, 사회사정연구사, 문학타임스사 등을 문제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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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는 조선에 있어서 단 하나의 문화적인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극히 우심(尤甚)한 조직적 침체 속에 질식을 계속하고 있다. 폭풍우와 같이 휘몰아치는 객관적 정세의 불리와 주관적 역량의 상대적 미약은 수많은 동지들의 희생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가 해결하여야 할 수다한 문제의 산적 속에서 의연(依然)‘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확정한 일반적 방임조차 규정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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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카프는 수많은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대중의 면전에 엄격한 자기비판이 강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하여 의연 침묵을 지켜왔다거나 또는 구체적인 진실한 자기비판이 적었다는 점에 있어서 적지 않은 과오를 범하여 왔다. 더구나 전통적인 정치적 종파성에 대하여서는 극히 조그만 부분의 자기비판에 그쳐있을 따름이다. 이러한 모든 조직적 결함(현실의 원시적인 조직과 그 중앙부를 휩싸고 도는 문화주의적 경향과 실천에 있어서의 비상한 완만성을 보라!)과 과오를 내포한 채 논의되는 창작방법에 관한 토론과 운동과 활동의 타개책이 하등 진정한 성과를 얻지 못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카프의 앞에는 다수자획득의 임무에 해답하기 위하여 이러한 모든 문제에 있어서의 결정적인 전향의 필요가 제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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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카프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모든 과오와 결함은 카프가 현재 문화운동의 중심적인 세력이 됨을 조금이라도 부정할 원인이 될 것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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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한 모든 결함과 과오에도 불구하고 카프가 문학운동의 계급적 통일을 위하여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다하여야 하며 따라서 잡지문제에 대하여서도 그의 통일을 위하여 창의성을 발휘하여야 한다는 것은 물론 예술의 우위성을 주장함에 인함도 아니며 오직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대오 속에서 카프가 가장 장구한 경험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단순한 이유에 기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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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문화분야의 출판활동은 카프와의 긴밀한 협동 밑에 통일된 세력을 가지고 세상에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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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이 성질상 카프의 직접 통제를 받을 것이 아니며 또한 사실상에 있어서도 그러하였으나 집단사가 카프와 긴밀한 조직적 협동 밑에 있었다는 것은 절대로 정당한 것이었다.『집단』과 및 집단사는 모든 불충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또한 수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조직과 출판사업과의 통일에 대하여 훌륭한 이해를 가졌다는 데 대하여는 다분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카프는 집단사의 구성에 십분의 주의를 경주하지는 못하였다. 그 결과는 편집국과 서기국의 권리의 혼돈, 그리고 엄격한 계급적 출판사로서 수다한 결함을 - 취중(就中) 재정관계의 혼란이라는 중요한 결함을 초래하였다. 집단사와 및 그것과의 협동의 책임을 갖는 카프는 여기에 대하여 엄격한 자기비판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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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문학건설』은 카프문학부의, 『영화부대』는 카프영화부의, 『연극운동』은 카프연극부의 기관지였으므로 일정한 편집방침은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것은 단순히 이들이 조직사업과 출판활동과를 이해한 결과라고 지적하기 위하여서이지 결코 편집상의 소잡(素雜)과 불충분으로부터 그것을 옹호하기 위하여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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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건설』은 그가 단 한 호가 나왔을 뿐이라는 사정을 뒷쳐놓고 또는 그가 대중 속에 기초를 둘 사이도 없었다는 것도 간과하고 다만 그의 내용만에 있어서도 그가 당연히 내용하여야 할 문제를 다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더구나 비양심적인 인간을 법규상 편집 겸 발행인을 시켰다는 과오는 아무리 그것이 재정상 또는 대외적인 정책이라 할지라도 군기사 사건을 되풀이하는 결과를 내는 데 불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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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부대』와 『연극운동』의 불충분과 소잡(素雜)은 다시금 더 말할 여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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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든 결함은 카프의 조직과 관계되는 것이다. 카프의 조직의 원시적 형태와 그의 운동력의 미약, 그의 일반적 방침의 설정과 그의 설정을 위한 논의의 부족 - 이러한 모든 것의 결과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카프가 이러한 모든 협동적인 내지는 기관적인 잡지에 대하여 그의 영향력이 조직화되지 못하였음을 말하고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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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지광사 그리고 그가 발행하고 있는 『신계단』에 대하여도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안될 많은 불충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역사있는 조선지광사와 및 그의 ×××××××에 대한 전통적인 정신과 또 『조광』이 정간(停刊)되고 『신계단』이 출현하게 된 일체의 내용에 대하여 상식적인 이성의 지식을 갖지 못하므로 여기서는 오직 현재의 『신계단』과 조선지광사에 대하여서만 말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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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신계단』의 편집을 위하여 사내에 편집부가 있으며 그 부원 중에는 카프원도 참가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잡지는 카프원과의 개인적인 협동에 의하여 편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든지 개인적인 협동이지 조직적 협동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카프가 『신계단』에 미치는 조직적 영향은 전무하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미약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나는 이 잘못을 결코 조선지광사에만 돌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카프원과 『신계단』과의 협동에 대한 진정한 비판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며 이 문제에 대하여서의 카프의 태도와 행동을 자기비판으로부터 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카프는 확실히 불활발하였다. 그리고 편집부 내의 카프원의 태도는 엄연한 조직의 영향을 그 위에 반영하기에 비상히 소극적이었으며 불활발하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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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단』은 그의 창간호에 있어서의 의도와 같이 대중적인 과학잡지를 만들기에 그의 방침을 세워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하여 카프원과의 협동이 보다 조직화되어야 할 것이다. 편집부원의 모임을 활발하게 하여 게재할 원고의 엄밀한 검열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수결의 제도에 의하여 편집 방침이 세워지며 간혹 다부분의 정당(正當)에도 불구하고 일부분의 오류를 가지고 있는 원고에는 편집부의 부전(附箋)을 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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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방향이 『신계단』앞에 열린 정당한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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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대중』은 『신계단』에서 지적한 것과 다분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즉 그것이 카프원과의 . 개인적 협동에 의하여 출판된다는 것. 또는 그 협동의 형태도 『신계단』의 그것과 동일한 결점으로서 지적할 수 있다는 것 등등. 그러나 그 외에도 몇 가지 나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다. 그것은 『대중』을 발간한 대중과학연구사에 대하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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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수 씨의 창간사를 보면 『대중』의 임무에 약간 정치적 향기를 뛴 것이 없지 않았으나 아무러한 정치적 조직과의 관련 없이 발간되는 정치적 잡지란 있을 수 없다는 것으로 보든지 또는 그것이 대중과학연구사에서 편집된다는 것으로 보아 그것은 대중적 과학잡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대중과학연구사란 한 개의 문화적인 조직이며 또한 조선의 양심적인 과학인(문화인)을 망라한 집단인가?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우의적인 단체가 될 카프와 어떤 종류의 조직적 관련 밑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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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부에 대하여 나는 의심을 가지고 대답치 않을 수 없다. 첫째로 그것은 아직 대중 앞에 정체를 명확히 나타내지 않았으며 또한 그것은 과학인(문화인)을 포용하고 그리하여 프롤레타리아과학을 연구해 나갈려는 조직체인 듯싶지도 않다! 조단(早斷)에 흐르는 말일지는 모르되 나로서는 수명의 동무가 모여서 잡지를 내는데 월간잡지 대중사(차간 3행 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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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중』은 진실한 과학잡지로 본다면 그 편집방침의 불통일과 소잡(素雜)에 있어서 『신계단』보다 수층(數層) 더 심한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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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과학잡지로서의 임무를 『신계단』에 맡기고 문화적인 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정당한 뱡향은 아닐까? 이것도 과학잡지 저것도 과학잡지 - 이렇게 혼란한 상태 밑에서 두루뭉수리 같은 편집내용을 가지고 외친다면 개척할 수다의 분야를 그대로 방기할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인하여 출판활동이 그룹화하고 독자가 분산되며 드디어는 문화운동은 통일되는 반대로 분열, 파괴되는 결과에 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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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떠한 문화적인 분야를 『대중』은 맡아야 할까? 이것은 여기서 지시할 수도 없는 일이며 또한 지시하였대야 아무 소용도 없을 것이다. 기성(旣成)된 문화적인 조직과의 협의와 조직적 협동을 긴밀히 갖는 데 의하여 그것은 정당한 진로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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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이야기할 순서는 사회실정조사소와 및 『이러타』에 대한 비판이다. 『이러타』제3권 제2호 122항 상단 중간을 보며 “『이러타』는 사조의 기관지가 아님. 다만 사조의 편집에 재(在)할 뿐”이라는 글이 있다. 나는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사조에서 편집만 할 따름이지 사조의 기관지는 아니다 라는 의미인가? 그렇다면 사조는 『이러타 를 편집할 때에 사조의 』목적과는 다른 어떤 딴 조직의 목적에 의하여 편집한다는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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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생각은 결코 조직과 그의 기관지에 대한 정당한 이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타』는 엄연한 사조의 기관지이다. 그렇게 하여서만 그의 의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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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실정조사소의 여태껏의 활동방향은 일체로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조가 대중잡지를 발간한 범오(犯誤)와 천도교정체폭로비판회에 대한 표명문에 있어서의 과오와 그리고 전체로 보아 사조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종파적 그룹적 경향을 용인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타』지 위에는 이 사조의 그룹적 경향의 회색이 나타나 있다. 또한 대중적 문화 계몽잡지가 사조 독단의 통제에 의하여 간행된다는 것은 이 조직적 종파경향의 가장 명료한 물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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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의 정당한 전진을 위하여 우리는 『이러타』의 개제(改題)와 및 『정보자』『사회실정연보』를 발행하는 데 찬성과 원조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이러는 일방 그의 오류의 극복과 악질의 섹트주의의 청소를 위하여 최후까지 다투어야 할 것이다. 사조는 모름지기 대중잡지『휴식장』발간 등의 맹동(盲動)을 버려야 하며 표명문에 대한 오류도 급속한 시일 안에 그의 청산을 대중 앞에 공포하여야 할 것인 동시에 전통적인 섹트주의를 청산하고 카프와의 협동 밑에 문화공작의 통일을 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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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전선』과 적벽사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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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번호의 문학시평에는 『전선』을 동반자 잡지로 계산하였었다. 그러나 엄밀한 검열을 지내서 보매 이렇게 간단하게 처치하기에 곤란을 느끼게 한다. 그는 명백히 좌익잡지라고 대중에게 호소하고 있으며 편집에 일정한 방침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모두 양심적으로 움직이려는 방향이 엿보인다. 그러나 이 잡지에는 애매한 이론이 소집하게 잡거하고 있으며 더욱 문예란에는 가장 악질의 것만을 선택하여 게재하는 경향이 보인다. 이것은 이리하여 반동적인 위험 앞에 그의 문을 열고 있다. 애매한 두루무수리 같은 내용을 버리고 조직과의 협동 밑에 그의 분야를 담당하는 데 의하여서만 그는 장래성 있는 걸음을 걸을 수가 있을 것이다. 원고의 무비판적인 게재는 대중에게 막대한 해독을 주는 것을 알아야 하며 이것을 하기 위하여는 동반자뿐으로의 편집부를 카프와의 협동 하에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대하여 적벽사와 및 『전선』은 절대적인 이해를 가져야 할 것이다.
 
49
『비판』! 이 잡지와 및 그 출판사와 대하여는 그것을 정당히 이끌고 갈려는 의도보다 대중의 면전에서 그의 본질을 폭로하는 기도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50
이 잡지가 여태껏 좌익잡지로 통용해 온 것에 대하여 나는 의심을 금할수가 없다 그것이 어떠한 . 조직과 관련을 갖는 데 대하여 전혀 무이해하다는 것은 뒷쳐놓고 대체 그 편집 내용은 무엇인가? 이 잡지에서는 맑스주의적의 왜곡된 이론만이 절대 환영이며 에로·그로·넌센스적인 기사까지도 금물이 아니다. 조직에서의 타락자, 그리고 동반자작가의 허영심을 조정해 준 것은 이 잡지의 소위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또 그가 발행하는 『여인』이란 잡지를 보라! 이러한 등속의 잡자기 여태 대중 속에 독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중이 여하히 좌익적인 잡지에 궁(窮)해 있는가를 말하고 있는데 불과하다. 이 잡자의 보이코트의 방향이 강렬한 정도에 있어서 대중 속에 침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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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잡지 『신흥』과 『문학타임스』에 대하여.『신흥』은 사회사정연구소의 출판물이며 이것은 성대(成大) 1회 졸업생 그룹의 후산이다. 이 속에는 그 성질상 잡색이 서로 섞여서 친목하고 있다. 진정한 문화적인 조직인이 이 속에 있어서의 분화작용을 일으키어야 할 것이며 이렇게 하여서 양심적인 부분과 악질의 회색분자가 갈라져야 할 것이다. 이것을 위하여 문화적인 조직과 『신흥』내 양심적인 분자와의 협동에 의하여 계획적인 정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52
『문학타임스』에 있어도 동일한 공통성을 가지고 있지마는 소위 동반자적 문필가들은 누구에게도 통제 받지 않는 ‘자유’(!)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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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유’의 본질을 똑똑하게 알도록 하며 이 인식에 의하여 그들의 비약을 획책하는 의도는 카프의 신굴자재(伸屈自在)한 정책에 의하여서만 가능할 것이다.
 
54
이것이 잡자를 중심으로 한 문화운동의 현장에 대한 대략의 검열이다. 그러나 이렇게 잡지문제를 문화운동의 중심에 서서 논의할 때에 반드시 취급하여야 할 한 개의 조직이 남아 있다. 그것은 천도교정체폭로비판회이다.
 
55
이 비판회는 나의 눈으로 보건대 현금 불활동과 무방침 속에 잠자고 있는 듯 싶다. (차간 11행 략)
 
56
위선 비판회는 기관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신계단』등을 대용하여서는 그 의의를 갖지 못한다. 그것과 동시에 우의적 조직과의 협동이 긴밀하여져야 할 것이다.
 
57
이렇게 하여서만 문화운동은 통일화되며 잡지문제도 그의 선을 따라 각각 그의 분야를 담당하는 데 의하여 원만히 해결될 것이다. 이리하여 잡지를 중심으로 한 현하 (現下) 문화세력의 총검열은 끝났다. 이것을 통하여 우리가 본 것은 무엇인가?
 
58
그것은 좌익잡지가 출판활동과 조직사업의 변증법적 통일에 대하여 무관심한 결과 미약한 문화운동이 분열되어 있다는 결론이었다. 편집방침은 설정되어 있지 아니하며 악질의 원고는 무비판적으로 게재되어 있다는 결론이며 무루뭉수리 같은 편집내용을 가지고 이 잡지가 저 잡지를, 저 잡지가 이 잡지를 서로 각자의 분야를 망각하고 혼돈되고 상호침범하고 있다는 결론이었다.
 
59
이러한 모든 상태는 극복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잡지가 정렬된 세력으로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4

 
61
이 잡지문제는 이것의 해결만이 그의 유일의 목표가 아니며 출판부분의 통일을 통하여 전문화사업을 통일하는 것이 최후의 목적이므로 이 새로운 문화운동의 중앙을 건설하는 공작에 잡지문제의 해결은 종속되어야만 한다. 이 중앙건설을 위하여서만 잡지문제의 해결은 의의를 가질 것이다.
 
62
다만 문제되는 것은 위에서 우리들이 분석하고 계산한 것과 같이 문화운동의 중심 건설을 위한 전제적인 조건이 지극히 미약하고 또한 그것의 현세(現勢)는 분산되고 유리되어 있었다는 이 물질적인 주관조건에 대하여 비상히 신중한 고려를 가져야 한다는 것뿐이다.
 
63
실로 우리들의 현재를 싸고도는 주객정세의 명확한 인식이 없이 혹은 조급하게 외국의 경험을 기계적으로 실천에 옮긴다던가 또는 당연히 취하여야 할 용단성 앞에 비굴과 순순(循巡)을 가지고 대한다던가 하는 극좌적 내지 극우적인 경향과 다툼이 없이는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64
이것과 한가지로 또 한가지 중요한 인식의 필요는 잡지문제의 해결과 및 그것을 통하여서의 문화공작의 중심건설을 위하여 모든 영역에 있어서 카프가 항상 창의적인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는 문제이다.
 
65
그러므로 이 중심 건설의 공작은 위선 잡지까지를 포함한(잡지의 세력은 간과할 수 없을 만치 큰 것이며 또 가장 많이 노력할 임무가 잡지 위에 놓여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든 문화부문의 영역에 있어서 일어나는 문화 통일을 위한 사업을 카프가 항상 창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원조 협동하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66
그러나 물론 모든 임무가 카프의 앞에만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카프 외의 모든 양심적인 문화적 그룹과 갑자기 카프의 창의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이와 협동할 것을 창의적으로 제안하는 지도가 있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리하여서만 진실한 협동은 가능할 것이다.
 
67
모든 양심적인 출판물이 각각의 영역에서의 구체적인 일을 통하여 이 사업에 헌신함과 동시에 금후의 모든 악한 경향 - 이 위대한 사업을 후퇴로 이끄는 모든 경향에 대하여는 용서 없는 투쟁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1933년 5월 11일)
 
 
68
(『신계단』제9호, 193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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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천(金南天)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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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