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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북쪽 눈 많이 오는 나라에서는 겨울 한동안 지붕까지 눈 속에 묻혀서 지나게 되므로 눈 오시기 전에 가을부터 미리 이 집 들창에서 저 집 들창까지 새끼줄을 건너 매어 두었다가 눈이 쌓여서 한길과 지붕까지 덮혀 버리면 그 새끼줄을 잡아 휘젓는답니다. 그러면 새끼줄 매었던 데만 굴뚝 속같이 이 집 들창에서 저 집 들창까지 구멍이 펑 뚫립니다. 그래 놓고는 서로 할 말이 있으면 그 구멍으로 건너다보면서 ‘여보세요’ ‘네, 왜 그러십니까?’ 하고 이야기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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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날이라도 몹시 추운 때에는 그 말이 구멍 속으로 건너가다가 중간에서 얼어붙어 버린답니다. 그랬다가 이듬해 봄이 되어 눈이 녹아 쓰러질 때가 되면 겨울 얼어붙었던 이야기 소리도 녹아 떨어지므로 긴긴 겨울 동안에 두고 두고 얼어붙었던 ‘여보세요.’ ‘네.’ 가 한꺼번에 녹아서 아무도 없는 한길 허공에서 온종일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 ‘네 ─.’ ‘네 ─.’ 하는 소리가 온종일 요란하게 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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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5권 2호, 192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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