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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詩情)과 낙엽(落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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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3
이해문
1
詩情[시정]과 落葉[낙엽]
 
 
2
人生[인생]은 한 바다에 날리는 적은 泡沫[포말]과도 같거니와 또한 가을 동산에 소리 없이 지는 한낱 落葉[낙엽]과도 같다할가 ─
 
3
가을이 되면 누구나 새삼스리 人生[인생]을 생각해보고 無常[무상]을 느끼고 지나가는 季節[계절]의 觸手[촉수]에 문득 놀래이기도 하는 것이다.
 
4
梧桐[오동] 한잎새 지는 소리에 가을을 안다함은 蕭蕭[소소]한 가을의 庭園[정원]을 거닐며 느낀 古人[고인]의 情懷[정회]어니와 또한 累巨萬年[누거만년]을 가도 變[변]할수 없는 상추의 感覺[감각]인 것이다.
 
 
5
잎은 웨 지느뇨 인생은 웨 가느뇨 달밝은 가을밤 홀로 落葉[낙엽]지는 뜰을 거닐면 마음은 한갓 외로워지고 가슴은 어쩐지 설레어지는듯 발은 이끌면 제 발소리에 놀래고 입을열어 「가을이고나…」 가만히 뇌어보면 그소리 無限[무한]에서 永遠[영원]으로 연다은듯 그러고 오직 「無[무]」만이 나요 人間[인간]이요 宇宙[우주]인듯 갑작히 佇立[저립]하여 내 목소리의 무슨 餘韻[여운]이 들려 오나 하고 四方[사방]으로 귀를 기우리기도 하는 것이다.
 
6
덧없이 저버린 落葉[낙엽]을 밟으면 애전하여 다시 그 붉고 누르게 물돈 몇잎을 줏어들고 흙발 자취를 딱고 코에 가까이하여 그 나무잎의 냄새를 맡어본다. 그리고는 다시 그 잎으로써 내 양쪽볼을 문질러본다.
 
7
落葉[낙엽]아 너는 나로고나 나 또한 너와 같고나 뉘 너를 不幸[불행]하다 하느냐 또한 나를 幸福[행복]되다 하랴.
 
8
너는 저도 큰 덩쿨은 남고 누르고 붉게 익은 열매는 여물저, 저자에 시렁에 혹은 倉庫[창고]속에 너의 새로운 生命[생명]을 장식할 많은 遺産[유산]이 이저리 번쳐지지 않는냐.
 
9
나는 간다, 아니, 將次[장차]는 어느때고 덧없이 가리라. 그러나 宇宙[우주]는 남고 人間[인간]은 滅[멸]하지 않고 나와 비슷한 얼골 모습과 내 목소리에 가까운 지꺼림을 하는 원숭이 아닌 사람들이 남어 있어 나의 모든 모양과 비젓한 모양을 계속해 倦怠[권태]하지 않으리니, 내 무엇에 그리 恨[한]한고 傷[상]하고 외로워 하랴!
 
10
落葉[낙엽]아 진정 너는 나로고나 나는 너로구나. 이리 愀然[초연]히 그러나 自重[자중]할 무렵 ─ 어디서 찌르… 찌르르… 가을버레 우는소리 들리면 이내 추창한 마음 더욱 새로워 마치 넋 잃은 사람처럼 멍하니 서있게 된다.
 
11
한참을 서 있노라면 내 생각은 내 생각속으로 들고 그 생각은 다시 또 그 깊은 속으로 파고 들어 나종에는 끝내 생각을 잃고 나를 잃고 宇宙[우주]를 잃는다.
 
12
이리해 고만 落葉[낙엽]도 나도 없게 된다.
 
13
[방]에 들어 書案[서안]에 의지하면 달빛은 窓[창]틈으로 새여들고 落葉[낙엽]은 이내 戀人[연인]처럼 내뒤를 따라 書案[서안]우에 날러든다.
 
14
다시 버릇처럼 落葉[낙엽]을 집어 코에 맡어보니 무슨 향긋한 내음새 풍기는듯 마음에 限[한]없이 즐거웁다.
 
15
나는 남포에 불을 돋구고 이내 젊은날의 내詩集[시집]을 꺼내어 읽어본다.
 
16
落葉[낙엽]을 을픈 나의詩[시], 꿈속에 살고 꿈속에서 죽으려던 情熱[정열]! 나의 귀여운 마음의 불꽃이 한창 피엿을 때의 노래다.
 
 
17
落葉[낙엽]누이에게 ─ 詩題[시제] 「思索[사색]의密林[밀림]
18
가을바람 바스락이는 길우의 落葉[낙엽]
19
외로운 당신 思索[사색]의 都城[도성]인가요
20
며는 내 그 길우에 따스한 봄의 씨를 뿌리오리.
21
서리아침 새빨간 단풍잎 당신 情熱[정열]이라면
22
긴 나그네 고달푼 누이머리를
23
가만 가만이 쓰다음겠소.
24
단풍은 날러날러 가을 동산에
25
思索[사색]의 깊은 密林[밀림]을 찾어가고
26
苦難[고난]의길 지난 추억은 푸르른 꿈 고달픔에 울때,
27
落葉[낙엽], 누이는 가을 깊은동산에
28
思索[사색]의 머언寂寥[적요]를 씹고 계시면 나는 現實[현실]의 가시冠[관]을 쓰고서
29
발길 조심히 찾으로리다 누이를…
 
 
30
─ 이런 애띄고 稚氣[치기]흐르는 것도 있고
 
 
31
아아 가을
32
[양]떼를 잃어버린 牧者[목자] 기맥힌 歎息[탄식]속에
33
내主[주]여 내主[주]여 부르며 헤매는 무리의 슬픔속에
34
묻히인 이江山[강산] 가을의 깊어감이어
35
(中略[중략])
36
아아 가을은 이내 깊고 말도다
37
물들은 나무잎 아이들 작난감되고
38
먼山[산] 붉은 단풍 가을 꽃노래 이루울제
39
曲調[곡조]가벼히 노래부르는 樵童[초동]의 멜로디
40
그 멜로디를 따라,
41
그 멜로디를 따라 ─.
 
42
― 詩[시] 「가을」의 一部[일부]
 
 
43
이렇게 情限[정한]에 가득찬 詩句[시구]도 있었다.
 
44
나는 다시 冊張[책장]을 덮고 눈을 감고 書案[서안]의 落葉[낙엽]을 집어 얼골에 문지르다간 또 다시 그 香[향]긋한 내음새를 맡어보군 하였다. ─ 끝─
 
 
45
출전: 『白民[백민]』 1950. 3.
【원문】시정(詩情)과 낙엽(落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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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정과 낙엽 [제목]
 
  이해문(李海文) [저자]
 
  1950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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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
 
  # 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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