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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 3. 9
고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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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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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을 생각하노라면 어느덧 시와 산문이란 두 가지 연한 줄기가 피빛으로 아른거린다. 웬지 그 까닭은 나도 모를 일이나 이는 낮과 밤을 한사코 갈라 기억해야만 할 때의 공포감에 흡사하다.
 
3
나에겐 시와 산문이 무슨 접간용 형태를 입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어느 것이 더 가혹하며 또 어느 것이 더 안과(安過)하다곤 우길 수가 없다. 하나를 얻고 하나를 버리면 시인 또는 소설가란 간판이 걸린다.
 
4
낮을 환락한 사람은 밤에 이르러 낙망할 것이며 밤을 엿보는 사람은 눈부신 대낮에 발자취가 드물다. 이율배반 속에 세월이 가고 역사가 가듯…… 지금 내 머리 속을 대립한 채로 명인하는 이 곡조를 나는 무엇이라고 말하겠는가. 다시보면 그것은 내 머리 속에 아니 전신 중에 침묵하려는 것과 발설하려는 것, 또는 낭만하려는 것과 사실하려는 두 개 경향의 대립인지도 모르겠다.
 
5
햄레트와 폴스탶, 한 인간은 독백하는 비극 속에 쓰러졌고 한 인간은 대화하는 희극 속에서 살아갔다.
 
6
추상적 운명과 한 극작가의 머리 속에서 얼마나 평안하였을까? 생각하면 눈물겨운 일이다. 이 비애를 씻기 위해 산문극을 시극으로 번져쓰는 고전적 현대인도 있긴 하지만…….
 
7
어쩐지 감정과 논리의 합성에 실패하듯 시와 산문의 아니 시정신과 산문정신의 대립에 얼마나 많은 출혈을 결속해야 옳겠는가. 음양을 이어가는 「인간극」이 두려운 것이다. 벌써 시는 산문이 가졌던 괴로움을 줍고 산문은 시가 품었던 뼈저림을 나눌 때가 아닐까? 의식류, 심리실험이란 두고 보는 명명에 불과하다. 원컨데 나의 에세이 는 이러한 시와 산문의 시뻘건 감전에서 조금이라도 사양치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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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 3. 9. 부산일보》
【원문】시와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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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규(高錫圭) [저자]
 
  # 부산일보 [출처]
 
  195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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