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길의 집에서는 한 달 전에 검둥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두 마리는 어미 개를 닮은 검둥이요, 한 마리는 얼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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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길은 기뻐하여 날마다 이 강아지들을 안아주기도 하였고, 그 보드라운 몸을 쓰다듬어주기도 하였습니다.
4
어떠한 때에는 어미 검둥이에게 물릴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미 검둥이 생각에는 영길이가 제 새끼를 빼앗아 가지나 아니할까 염려하여 이빨을 내놓고 응그린 것입니다.
5
어버이 검둥이가 이렇게 사랑하던 새끼 검둥이들은 난 지 한 달 되는 날에 다른 곳으로 어미 모르게 가져가버렸습니다. 한 마리는 영길의 사촌 집에서 가져가고, 또 한 마리는 영길의 이웃집에서 키우려고 얻어 갔습니다. 남은 것은 다만 얼룩이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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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길은 대단 섭섭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하루는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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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왜 우리 집에서 다 키우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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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길은 그 대답이 더욱 섭섭하였습니다.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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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영애 누님 집에는 개가 다섯 마리나 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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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 누이의 집에 가게 되면 여러 개들이 악착스럽게 짓고 덤비던 일을 생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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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영길의 말을 듣고 힘없이 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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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의 집은 부자이니까 개를 여러 마리라도 키울 수 있지만은, 우리 집은 어떻게 그러할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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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러면 내 밥을 조금씩 덜어서 주고라도 강아지를 키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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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머니는 그 말을 우스운 말로 돌리고, 그대로 아무 말도 안 하였습니다.
20
영길은 어미 떨어진 강아지들이 어떻게 슬플까 그것을 생각하고는, 밥도 잘 먹지 못하고, 잠도 잘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어미 검둥이를 일 년 전에 자기 집으로 가져왔을 때의 일을 생각하였습니다. 집으로 갖다 놓은 사오 일 동안은 저녁에는 조금도 잠을 자지 않고 어미를 찾으며 끙끙거리었습니다. 이것을 생각하매, 지금은 새끼 검둥이 둘이 어디서 끙끙거리며 애를 태우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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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검둥이가 작년에 끙끙대는 것처럼 새끼 검둥이도 지금 다른 곳에서 끙끙거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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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예사로 여기는 듯이 대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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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길은 자기의 집도 영애 집처럼 부자였다면 검둥이가 그대로 있을 수 있을 것을…… 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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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며칠 뒤에 다만 한 마리 남았던 얼룩이조차 다른 일가 집에서 가져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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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길은 새끼를 다 잃어버린 검둥이를 볼 때마다 가이없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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