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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인(文化人)의 총궐기(總蹶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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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12.
김동인
1
文化人[문화인]의 總蹶起[총궐기]
 
 
2
‘만들자 보내자 이기자’
 
3
하는 표어가 붙지 않은 데가 없다. 그러나 이 표어는
 
4
‘만들자 보내자 그러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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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이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이기자는 희망으로‘만들고’‘보내’는 것보다 ‘이긴다’는 신념으로 만들고 보내어야 할 것이다.
 
6
우리 동양의 속담에
 
7
‘人事[인사]를 다하고 천명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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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말이 있지만 이것 亦[역] 철저치 못한 말로서
 
9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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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말에 비기어 褪色[퇴색]이 있다. 인사를 다하고는 천명이나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인사를 다하면 운명이라도 뒤집을 수 있다는 굳은 신념으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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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인류가 아직 겪어 보지 못한 큰 전쟁을 하는 중이다. 광의 절구공이까지라도 선반의 인형까지라도 모두 칼을 들고 혹은 마치를 잡고 이 싸움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그런 처지에서 칼을 두를 줄을 모르고 마치를 들 기력이 없는 우리‘문화인’들은, 나는 감당치 못할 일이라고 방관만 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12
자고로 인류의 역사를 뒤적이어 보면 폭력과 완력이 인류 사회를 지배하던 원시시대에서 지력의 힘을 진전하여 귀족 계급을 산출케 한 것도 ‘문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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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계급이 승리하자 승리자의 횡포가 차차 가중될 때에 산업혁명을 일으켜서 귀족을 몰락시킨 것도‘문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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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에 승리하여 편민 사회가 성립되자 평민 사회에 자연 부유층과 노동자가 생기게 되고 둘 사이의 분쟁이 일어날 때에 이를 지적한 자도‘문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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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생긴 이래 인류의 역사를 지배한 자는 실로 귀족도 아니요 부유층도 아니요 노동자도 아니요 다만 문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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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은 제각기 스스로의 지식과 지혜를 믿느니만치 모두가 독선적이요 남의 구속을 받기 싫어하는지라 따라서 단결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문화인이라는 층이 인류의 오늘까지의 역사를 지배해 온 점은 과거의 역사가 충분히 설명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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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있어서 문화인은 직접 총을 잡을 줄 모르고 마치를 두를 줄 모르지만, 총을 만들어 군인에게 제공하고 마치를 만들어 工人[공인]에게 제공하고 국민의 사기를 진흥케 하고 ─ 나아가서는 국민에게 필승의 신념을 부어주는 것은 모두 역시 문화인의 힘을 빌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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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총을 잡지 못하고 직접 마치를 두르지 못한다고 스스로 겸손치말고 우리는 우리 문화인이 인류 사회에 가지는 무형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자각하고 오늘날의 우리의 전쟁을 이기기 위하여 우리의 힘의 있는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아야 할 것이다. 선전에 지도에 사상 진작에 애국심 흥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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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아전쟁도 벌써 제4년을 맞이하는 오늘 국민 사상을 꽉 붙들고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인의 궐기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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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每日新報[매일신보]>, 1944.12.10~11)
【원문】문화인(文化人)의 총궐기(總蹶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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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인의 총궐기 [제목]
 
  김동인(金東仁) [저자]
 
  매일 신보(每日申報) [출처]
 
  1944년 [발표]
 
  평론(評論)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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