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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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記錄[기록]의 魔力[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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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어늬 미개한 촌에서는 의사가 쥰 처방전을 깁히 너어 두고 그 처방전에 씨여 잇는 의약을 먹을 생각은 아니하면서 병의 쾌유를 기다리고만 잇단다. 즉 그이들은 “기록되여 잇다”는 것이 큰 마력을 가진 것으로 밋는다. 엇던 행위든지 기록된 것에 의빙(依憑)한 것이 아니면 곳 신의(神意)에 버서나고, 주저(呪咀)밧는 것이고, 진리의 적(敵)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야만인이나 미개인의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개명인(開明人), 소위 문화인의게도 크게 지배되여 잇는 인류 공통의 본능이다. 자기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우월한 이의 생각이나 행동이면 곳 거의 본능적으로 모방하게 된다. 모방하는 동시에 신임하고 숭배하고 예찬한다. 다만 문자상으로 기록된 것에 대해서 이럴 뿐 아니라 엇던 사상, 엇던 창견(創見), 엇던 행동에 대해서 모도 그럿다. 미개인일수록 감각상에 낫하난 타인의 사고나 행동을 모방하는 동시에 그것에 위대한 신임을 두게 되지만, 소위 문명이 되면 될수록 그 문명인이라는 퇴화인(退化人)은 감각상으로뿐 아니라 정신상으로까지 이 미신적 행위를 힘잇게 굿세게 철저하게 하는 버릇이 잇다. 공자교(孔子敎)의 장구한 독연에 마비된 민족의게 더욱이 이런 고난이 심하다. 오눌 우리들 주위에 쌔여 잇는 모든 동물 중에 이 독연기에 졋지 아니한 것이 태무(殆無)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오늘 사오십 이상 된, 며칠 안 남으면 관(棺) 속으로 드러갈 노인이나 중노(中老)들은 말할 것도 업다. 우리 딴에는 새 사고방식을 배웟고 새 의식과 새 생활에 대한 목표를 가졋다는 소위 신청년, 신여성들의게 우리는 실망을 아니할 수가 업다. “생활 과정이 의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수백년간 골수에 백히기까지 져져온 생활 과정이 그이들의 두뇌의 맨 밋구녕에 쳐져 잇다. 지금은 최상부의 것물만 거더낸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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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모든 이상을 의지에 두지 안엇다. 요새 중국 신인들이 공자의 하우대(夏虞代)를 무계(無稽)한 날조로 단언하고 잇다. 사적(史的) 근거를 판명식힐 필요는 업다. 다만, 공자의 상고적(尙古的) 사상의 견지로 그 하우시대란 것만 기록된 대로 우리들 지금까지의 의식을 정한 것만 알면 고만이다. “비선왕지법 면불감면 비선왕지법 언불감언(非先王之法眠不敢眠, 非先王之法言不敢言)” 여긔서 공자교의 강령은 연역되여온 것이다. 공자가 사러 잇슬 그 시대의 의식이야 오늘 우리가 엇더케 알 수 잇겟느냐. 또 알 필요도 업다. 다만 공자의 상고주의를 맨들어 낸 그 사실이 기록된 것만으로 오늘까지의 우리들은 얼마나한 미신에 홀녀 잇섯는가만 알쟛구나. 기록된 공자교의 교리 가온대 바로 선고(先古)의 기록의 숭배를 강청(强請)한 점에 공자교의 더욱 무서운 요술이 잇다. 중니조술요순(仲尼祖述堯舜)이나 술이부작(述而不作), 신이호고(信而好古)가 공자교의 제일 무서운 우상이다. 이것이 무의식으로 얼마나 조선 사람의 의식을 맨드러쥬엇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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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해서 무엇보다도 개인의 자유의지를 결박하는 교훈에 홀녀 버렷다. 공자교가 다른 종교나, 다른 제도나, 다른 선철(先哲)의 독연기보다도 더 무서운 점은 이곳에 잇다. 도시(都是) 문명인이란 것이 모두 수인 생활에 불과하다. 그도 코카사스산상에 결박된 프로메튜스의 수인생활이 아니다. 자유의지를 안 가지고 의력(意力)과 반발성이 업는 아편중독자의 생활이다. 다시 말하면 기록중독자의 생활이다. 그러다가 일대의 큰 혁명가나 사상가가 나오면 누구든지 그 당시에는 순교적 고난을 밧는다. 그이들은 결코 지기(知己)를 후재(後載)에 두리라는 마음으로 순교를 당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당시 문서와 두뇌에 기록된 날근 율법에서 버서나려는 최초의 선구자이엿든 때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 시대, 그 장소의 민중과 반대의 지위에서 잇다는 것이 반드시 천재를 결정해 쥬는 것도 아니다. 천재와 사이비 천재를 결정해쥬는 점은 어듸 잇는가. 기록에 마비되지 안는 자유의지를 갓고 안 가진데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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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1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