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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 받은 요코하마의 부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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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9
임화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 문학부’에서 다섯 사람의 카프 시인들이 쓴 시 20편을 모아 펴낸 앤솔로지로, 경성 집단사에서 1931년 11월 27일 초판 발행된 『카프 시인집』의 수록 시
1
우산받은 요꼬하마의 부두
 
 
2
항구의 계집애야! 異國[이국]의 계집애야!
3
「독크」를 뛰어오지 말아라 「독크」는 비에 젖었고
4
내 가슴은 떠나가는 서러움과 내어쫓기는 분함에 불이타는데
5
오오 사랑하는 항구「요꼬하마」의 계집애야!
6
「독크」를 뛰어오지 말아라 난간은 비에 젖어 있다
 
7
「그나마도 天氣[천기]가 좋은 날이었더라면?」······
8
아니다 아니다 그것은 소용없는 너만의 불쌍한 말이다
9
너의 나라는 비가 와서 이 「독크」가 떠나가거나
10
불쌍한 네가 울고 울어서 좁다란 목이 미어지거나
11
異國[이국]의 반역 청년인 나를 머물러두지 않으리라
12
불쌍한 항구의 계집애야 ─ 울지도 말아라
 
13
추방이란 標[표]를 등에다 지고 크나큰 이 부두를 나오는 너의 사나이도 모르지는 않는다
14
네가 지금 이 길로 돌아가면
15
용감한 사나이들의 웃음과 아지 못할 정열 속에서 그 날마다를 보내이던 조그만 그 집이
16
인제는 구둣발이 들어나간 흙자욱밖에는 아무것도 너를 맞을 것이 없는 것을
17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생각하고 있다
 
18
그러나 항구의 계집애야! ─ 너 모르진 않으리라
19
지금은 「새장 속」에 자는 그 사람들이 다 ─ 너의 나라의사랑 속에 살았던 것도 아니었으며
20
귀여운 너의 마음속에 살았던 것도 아니었었다.
 
21
그렇지만 ─
22
나는 너를 위하고 너는 나를 위하여
23
그리고 그 사람들은 너를 위하고 너는 그 사람들을 위하여
24
어째서 목숨을 맹서하였으며
25
어째서 눈 오는 밤을 몇 번이나 街里[가리]에 새웠던가
26
거기에는 아무 까닭도 없었으며
27
우리는 아무 인연도 없었다
28
더구나 너는 異國[이국]의 계집애 나는 식민지의 사나이
29
그러나 ─ 오직 한 가지 이유는
30
너와 나 ─ 우리들은 한낱 근로하는 형제이었던 때문이다
31
그리하여 우리는 다만 한 일을 위하여
32
두 개 다른 나라의 목숨이 한가지 밥을 먹었던 것이며
33
너와 나는 사랑에 살아왔던 것이다
34
35
오오 사랑하는「요꼬하마」의 계집애야
36
비는 바다 우에 나리며 물결은 바람에 이는데
37
나는 지금 이 땅에 남은 것을 다 두고
38
나의 어머니 아버지 나라로 돌아가려고
39
태평양 바다 우에 떠서 있다
40
바다에는 긴 날개의 갈매기도 올은 볼 수가 없으며
41
내 가슴엔 날던「요꼬하마」의 너도 오늘로 없어진다
42
43
그러나「요꼬하마」의 새야 ─
44
너는 쓸쓸하여서는 아니 된다 바람이 불지를 않느냐
45
하나뿐인 너의 종이우산이 부서지면 어쩌느냐
46
어서 들어가거라
47
이제는 너의「게다」소리도 빗소리 파도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48
가보아라 가보아라
49
내야 쫓기어나가지마는 그 젊은 용감한 녀석들은
50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쇠창살 밑에 앉아 있지를 않을 게며
51
네가 있는 공장엔 어머니 누나가 그리워 우는 北陸[북륙]의 幼年工[유년공]이 있지 않으냐
52
너는 그 녀석들의 옷을 빨아야 하고
53
너는 그 어린것들을 네 가슴에 안아주어야 하지를 않겠느냐 ─
54
「가요」야!「가요」야! 너는 들어가야 한다
55
벌써 「싸이렌」은 세번이나 울고
56
검정옷은 내 손을 몇 번이나 잡아다녔다
57
이제는 가야 한다 너도 가야 하고 나도 가야 한다
 
58
異國[이국]의 계집애야!
59
눈물은 흘리지 말아라
60
街里[가리]를 흘러가는 「데모」속에 내가 없고 그 녀석들이 빠졌다고 ─
61
섭섭해하지도 말아라
62
네가 공장을 나왔을 때 電柱[전주] 뒤에 기다리던 내가 없다고 ─
63
거기엔 또다시 젊은 노동자들의 물결로 네 마음을 굳세게 할 것이 있을 것이며
64
사랑의 주린 幼年工[유년공]들의 손이 너를 기다릴 것이다 ─
 
65
그리고 다시 젊은 사람들의 입으로 하는 연설은
66
근로하는 사람들의 머리에 불같이 쏟아질 것이다
 
67
들어가거라! 어서 들어가거라
68
비는 「독크」에 나리우고 바람은 「덱기」에 부딪친다
69
우산이 부서질라 ─
70
오늘 ─ 쫓겨나는 異國[이국]의 청년을 보내주던 그 우산으로 내일은 내일은 나오는 그 녀석들을 맞으러
71
「게다」소리 높게 京濱街道[경빈가도]를 걸어야 하지 않겠느냐
 
72
오오 그러면 사랑하는 항구의 계집애야
73
너는 그냥 나를 떠나보내는 서러움
74
사랑하는 사나이를 이별하는 작은 생각에 주저앉을 네가 아니다
75
네 사랑하는 나는 이 땅에서 쫓겨나지를 않는가
76
그 녀석들은 그것도 모르고 갇혀 있지를 않은가 이 생각으로 이 분한 사실로
77
비둘기 같은 네 가슴에 발갛게 물들어라
78
그리하여 하얀 네 살이 뜨거서 못 견딜 때
79
그것을 그대로 그 얼굴에다 그 대가리에다 마음껏 메다쳐버리어라
 
80
그러면 그때면 지금은 가는 나도 벌써 부산, 동경을 거쳐 동무와 같이 「요꼬하마」를 왔을 때다
81
그리하여 오랫동안 서러웁던 생각 분한 생각에
82
피곤한 네 귀여운 머리를
 
83
내 가슴에 파묻고 울어도 보아라 웃어도 보아라
84
항구의 나의 계집애야!
85
그만「독크」를 뛰어오지 말아라
86
비는 연한 네 등에 나리우고 바람은 네 우산에 불고 있다
【원문】우산 받은 요코하마의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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