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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밤 아버지는 퍼렁이불을 덮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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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3
임화
1
오늘밤 아버지는 퍼렁이불을 덮고
 
 
2
오늘밤 아버지는 퍼렁이불을 덮고,
3
노들강 건너편 그 조그만 오막살이 속에 잠자는 네 등을 두드리고 있다.
4
그리고 지금 나는 네가 일에 충성된 것을 생각하며 대님을 묶은 길다란 바지가 툭 터지는 줄도 모르고
5
첩첩이 닫힌 창살문 밖에 밝아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두 다리를 쭉 뻗고 있다.
6
아직도 내가 동무들과 같이
7
오도바이에 실려 「불」로 「×××」로 끌려다녔을 때 너는 어린 개미처럼
8
「사시이레」 보퉁이 끼고 귀를 에이는 바람이 노들강 우이를 불어나리고
9
있는 집 자식들이 털에 묻혀 스케트 타는 얼음판을 건너
10
하루같이 영등포에서 서울로 아버지를 찾아왔다.
11
나는 네가 착한 아이라고 칭찬한다.
12
그러나 만일 네가 그것 때문에 조금치라도 일을 게을렀다면은
13
네가 정성을 다하여 빨아오는 그 양말짝이나마
14
어떻게 아버지는 마음놓고 발에 신을 수가 있었겠느냐 벌써 섣달!
15
동무들과 같이 아버지가 한데 묶여 ×무소로 넘어올 때
16
그때도 너는 울지 않고 너는 손을 흔들며 자동차를 따라왔다.
17
그러나 만일 네가 만일 네가
18
아버지 자식의 사이를 잡아제친 온 동무들과 우리들 사이를 잡아제친
19
이 일을 네가 새로운 사업을 위하여 생각하지 않았다면은
20
너를 잊어버리지 않고 너를 한껏 사랑하는 아버지는 마음놓고 ×밥을 입에다 넣지를 못하였을 것이다.
21
그러나 아버지는 안다.
22
너는 언제나 일에 충실하고 지금도 또한 충실한 것을
23
오늘도 그전에 아버지가 건너다니던 노들강 얼음판 우를
24
영등포에서 용산으로 용산에서 영등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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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귀중한 명맥을 버선목 깊이 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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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혼자서 탕탕 얼음을 구르며 건넜으리라
27
그러고 또 밝는 새벽일을 잊지 않고
28
풋솜같이 깊이 자는 네 등을 두드리며 아버지는 조그만 네 가슴에 손을 얹어보고
29
네 가슴이 시계처럼 똑똑히 맥치는 것을 한껏 칭찬한다.
30
빠르지도 않게 느리지도 않게 언제나 틀림없지
31
아버지나 너는 언제나 일에 한결같아야 한다
32
그것 하나만을 가슴속 깊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33
한번 폭풍에 짓밟힌 우리들의 사업은 언제 또 어그러질지도 모를 것이다.
34
그러나 언제이고 다 우리들이 맘이 한결같으면은 언제나 틀림없이 맥차는 염통이 가슴속에서 움직이면
35
우리들 모두 다 가슴에 파묻힌 염통을 괭이로 한목에 푹 파내이기 전에는
36
아무 때이고 아무 ×에게이고 우리들의 가슴을 만져보라고 내밀어보자
37
무엇이 감히 우리들의 자라는 나무를 뿌리째 뽑을 수가 있겠는가
38
영리하고 귀여웁고 사랑스러운 아들아 아버지는 요전에도 네 연필로 쓴 편지를 생각하고
39
네 가슴이 똑똑히 뛰고 있는 것을 칭찬하고
40
퍼렁이불 자락을 끄을어 어깨를 덮고 있다 일에 충실한 착한 너를 생각하며
【원문】오늘밤 아버지는 퍼렁이불을 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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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화(林和) [저자]
 
  1933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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