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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엽전(黃葉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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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10.31
이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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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葉 箋[황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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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陸 史[이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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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름알보다 더冷淡[냉담]하고 注射針[주사침]가티 촉발라도 그래도 제대로는 人情[인정]도잇고 눈물도잇서 親[친]한사람들 사이에는 못보면 보고저하고 보면 빨아먹을듯이도 形形色色[형형색색]의 表情[표정]을비저내며 季節[계절]에 따라서는 눈물겨울만큼 간절한모양이나 『내』라는 爲人[위인]은 資質[자질]도 素朴[소박]하고 敎養[교양]도 高遇[고우]하지못한데 요즘은 엇전지 神經[신경]이 차돌보다 단단해저서 압흐고 슲은것도 못견듸게늣겨지지도 안커니와 보지못해 못견딀사람도없고 消息[소식]이라도 못알려 탈이 될, 더親[친]하고 덜親[친]한이가업다. 그러나 幸[행]혀이世上[세상]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잇다고하면 나는 義務[의무]로라도그대에게 나의소식을 알려야하지만은 지금의 나에게는 그러한 美德[미덕]을 遂行[수행]할 野望[야망]조차업다. 다만 野望[야망]을 容恕[용서]한 사람이잇거든 가을바람에 無限[무한]히 흘러가는 黃葉[황엽]의 쪼각쪼각이 모두 나의 편지라고 생각을 해라그리고 그어느한쪼각이라도 주어다가 그대들의冊床[책상]우에 꼬처두고 그黃葉[황엽]이 바람에 나붓기며 울며부르짓는 서러운傳記[전기]를 들어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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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거리를 말할것도업고 저는何如[하여]튼 街路樹[가로수]에서 떨어저 왓습니다. 그래서 거리에 서잇는동안 形形色色[형형색색]의 人間[인간]들을 다보앗습니다. 그러나大槪[대개]는 모다비슷비슷한 人間[인간]들이엿고 별다른 놈은 못보앗습니다 그것은 十年前[십년전]일이라고생각됩니다. 어느날午後[오후] 내발밋흘지나가는 少年[소년]이 잇섯습니다. 미친놈가티 중얼대는 말을 가만히듯자니 『루나 ─ ㄹ』의 日記[일기]를 외이는겐지 『불상한놈 ! 불상한놈 !』고거즛말하엿습니다. 그뒤로는 每日[매일]가티 아침에도 내발밋흘지나고 저녁에도 내발미틀 지나는동안에 나는어느사이에 그만그녀석하고 親[친]해젓습니다. 그래서 그녀석의 正體[정체]를 알수가 잇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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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석은 어느시골에서 出家[출가]를해서 서울을왓다는데 그出家[출가]한 理由[이유]가 어린녀석하고는 맹랑햇습니다. 그녀석의 집은어느海岸[해안]이든가봐요 아침으로 潮水[조수]가 밀려나가면 끗업시 널려잇는 白[백]모래바티 너무도 虛無[허무]해서 오기는 왓스나 섬들을 건너간 갈메기가 몹시그립다고 하는것을보면 그래도 어린 鄕愁[향수]가 머리를 글거가는모양이겟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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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後[후]나는 우리들이 늘만나는 時間[시간]이되면 그녀석이 하마나 오나하고 기달리기도햇습니다 그럴때 멀리에 발자욱 소리가나고 그녀석이 『하이네』니 『꾀 - 테』니의 詩[시]를외이고 올때도잇섯습니다 그리고 몇해가 지난 어느해봄날 내가긴 冬眠[동면]으로부터 玲瓏[영롱]한 첫눈을텃슬때 또 그녀석을 만낫습니다 그때는벌서 그녀석은 십부게볼 少年[소년]이아니라 依例[의례]히 그相對者[상대자]를 다리고 어둑어둑한 黃昏[황혼]에 내엽헤와서 간즈려울만큼 종알대며 幸福[행복]의 『메뉴 ─』를 展覽會[전람회]의 『프로그람』보다 華麗[화려]하게꾸미는것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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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한여름을 지나며 비가오나 바람이부나 繼續[계속]이 되엿습니다 그러나 人間[인간]들에게잇서서는 幸福[행복]의 絶頂[절정]은 最大[최대]의 悲劇[비극]과 서로通[통]해 잇나봐요 그해의 첫가을 어느으스름달밤에 나는 이悲劇[비극]을 바로 내눈압헤서 보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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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우리두사람이 서로사랑하면 그만이지 사랑을 父母[부모]에 對[대]한 孝行[효행]으로 하는데가 어데잇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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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케 그녀석은 말하는것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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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고이치안흔게 그때쯤은 그녀석의 氣分[기분]이란 불꼿치타오를듯도 하얏거니와 제애비말을 안듯기로 有名[유명]하야 집을 나선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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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치만은 엇절수가 잇서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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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녀석의 말에갑허진 보수이엿습니다. 그뒤나는 十年[십년]이란 긴 동안 이사람들의 속삭임을 들을수는 업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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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그것이 그들의 悲劇[비극]의始初[시초]인同時[동시]에 나의 『로 ─맨틔시슴』도 終焉[종언]이엿든 것입니다 나는 그날부터 새로운 生活[생활]을 經驗[경험]하지안으면 안되엇읍니다 이때까지는 그들가운데에 엇던한두사람의 生活[생활]을 말로서 들엇으나 인제는 어느特定[특정]한 사람의 사랑이라든지 그런달착지근 한것이아니라 그저그놈도 그놈갓고 그놈도 그놈갓흔 뭇사람의 生活全體[생활전체]가 내풋입새의 거울보다 반드라운 쪼각쪼각에 빗치는 것이엇읍니다 이전갓흐면멀리서 삽분삽분 발자욱 소리가 들려오고 그발자욱 소리가갓가워 지는데따라 쟁반에 구슬을 굴리는듯한 목소리도 들엇건만은 또그럴때면 나도 잎사귀를 흔들어서 입김가티 보드러운바람을 부러도 주엇건만은 이때는 내가 바람을 불기는커녕 그들의지나가는 威風[위풍]에 나는 戰慓[전표]하지 안을수 업섯읍니다. 구슬을 굴리는 듯한 목소린들 어데가 듯겟읍니까? 뭇사람의 咆哮[포효]하는 소리란 아주바다에서 이러나는 怒濤[노도]의 交響樂[교향악]가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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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알기를 人間[인간]이란 偉大[위대]한 作亂[작란]군이라고 하엿습니다. 어떠케 그들의 얼골이 크게보이고 힘차게 늣겨젓든것인가 지금은 생각만하여도 왼몸이 으슬으슬합니다. 그러는中[중]에 그들의 行列[행렬]은 大江[대강]가티 흘러가고 나는 또다시 노랏게 단풍이들어 한닙두닙 떨어지는것입니다. 얼마나 蕭條[소조]하고 적막한 거리겟습니까? 내엽헤는 怪獸[괴수]가티 늘어선 삘딍들의 거믄그림자가 『아스팔트』에 얼어부튼 거지들의 싸늘한꿈을 죽엄가티 덥허논때문입니다. 밤도三更[삼경]은 지난때이지요 더벅더벅 거러오는 무거운 발자욱 소리와 함께 나는고요한 『그림자』 하나를 發見[발견]햇습니다. 안개에 촉촉히 저진 차림차리와 힘업시 옴겨지는발자욱이 아주무슨 敗殘兵[패잔병]의 幽靈[유령]이엇슬지도 모릅니다. 나는지금 그幽靈[유령]을 따라 굴러 갑니다. 그러나 그幽靈[유령]은 내가尾行[미행]을 한다는것은 모르고 또는알엇다해도 아무抵抗[저항]도 할必要[필요]가업다는듯이 方向[방향]도업시것는것이엿습니다. 때로는 시내도건너고 들판도 지나 힘이지치고 밤이 깁프면 山[산]기슭 나무등걸 밋에 누어서 하늘에 數[수]업시만은 별들을 헤아려도 보는것이겟지요 그러나 그어느별도그에게 幸運[행운]을 점제한별은 업섯나봐요 그러다간 그는그만 흑흑늣기고 울며울다가는 자는것이엿습니다. 아마도 奇蹟[기적]을 이즌 瞬間[순간]이 그에게는 가장幸福[행복]된瞬間[순간]이든가봐요. 山[산]속은 찬기운만 가득하고 벌레소리는 靜寂[정적]을 森林[삼림]가티茂盛[무성]하게하는것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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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날도 아츰햇발이 속새입을 흔들면 그는일어나 것는것이엿습니다. 이러는 동안에 나는이幽靈[유령]에게서 무엇을 보앗스리라고 생각하심니가? 어느큰江[강]가이엿습니다. 여울이 목노아 울고가는 江[강]가이엿습니다. 그는 이江[강]가에 안저서 무엇을 생각하엿는지 눈을감은채로 하늘을 치어다보는 것이엇고 초생달을驕慢[교만]한 계집의눈자위처름 그를흘겨보는것은 한층더蒼白[창백]한 비우슴갓햇습니다. 그러치만은 그는 그光芒[광망]을 피하려고도 안엇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내생각에 따른다면 그래도 못잇처지는날근記憶[기억]을 모조리 물소리에 씻처흘려보내려는 努力[노력]이엿슬지도모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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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먼데마을에는 개짓는소리가 어즈러히 들여오고 새바람도 유달리 옷깃을 새여드는데 그는 일어서 한발한발 물가으로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때 나는 그의 運命[운명]을 거의들여다 보는것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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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殺[자살]이란 光景[광경]이 내머리속에 번개가티 일어낫습니다. 그리고 그는물가의 널직한 磐石[반석]우에올라안저서 물속에비친 自己[자기]의얼골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엿습니다. 그러나 그물속에는自己[자기]의 얼골은 차저볼수가 업섯든것이겟지요. 憎惡[증오]를 참지못하는 그는그만 뼈만 남은 두손으로 물결을 흣치고는 돌우에업더저 우는것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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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다시 일어나 모든것을 이저버린듯이 걸어가는 것이엿습니다. 日氣[일기]는점점 흐려지고 原色[원색]으로 물드린 天空[천공]은 그의最後[최후]의 希望[희망]까지라도 빼서바릴듯이 싸늘한 壓迫[압박]을 더하는 것이엿습니다. 그러타고해서 그에게는 아무런 激情[격정]도 反撥[반발]도잇는것 갓지는 안엇습니다 만은 주먹을 쥐여서는 주머니속에 너은채로 간간히 머리를 흔드는 것은 過去[과거]에對[대]한 悔恨[회한]이라든지 그런것들이 머리속을 할터가는것이겟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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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어느洞里[동리]압이엇습니다 만흔사람들이 모엿다가는 다들 도라가고 큰버드나무에 『사지오리』를 부친색기를 걸처맨밋에는 기름종지에 빤─ 한심지불이 타고잇섯스며 아해들 몃사람이 그것을 직히고 잇섯습니다. 그는아해들에게 무엇을 하는것이냐고 물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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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해들의 대답이란 너무나 妙[묘]한것이 안이겟습니가? 그洞里[동리]에는 十年[십년]만에 한번식은 幽靈[유령]이 난다는 傳說[전설]이 잇섯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洞里[동리]사람들이정성을 다하야 한데모혀서 祈禱[기도]를 올리고 告祀[고사]를 지내는것이엿는데 그날이마츰 十年[십년]에 該當[해당]한날이며 방금 儀式[의식]을 맛친때라고 말을마친 아해들은 그를 한참동안 자세히 보다가는 그만 人家[인가]를 向[향]하야 다어나는 것이엿습니다. 아마도 그것은참으로 이洞里[동리]에 幽靈[유령]이 나타낫다는것을 알리기 때문일런지도 모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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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번 크게우섯습니다나는 그가 웃는것을 보는것은처음이엿습니다. 그래나 그우슴이란 곳변해저서 무슨쓰듸쓴 약물을 먹은뒤의 입모습가티 변해지며 얼골전체가 크다란 幻想[환상]에 사로잡히는것 갓햇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그언덕 미테서 잠이들어 자면서 꿈을 꾸는것이엿습니다. 그꿈이란 이러햇습니다. 몹시더운 여름날 몃칠을 두고 비가따루엇습니다. 그래서 큰물이나고 하루밤사이에 왼洞里[동리]가 물에쓸려 갓읍니다 왼여름 피땀을 흘려 지은農事[농사]도 한포기업시 사람마다 두주먹과한개의 목숨박게는 남지 안엇음니다 주림과 치위가 매운챗죽갓치 그들을 휘갈겻읍니다 그래서 洞里[동리]사람들은 제각기 이故鄕[고향]을 떠나지안흐면 안되엇읍니다 勿論[물론]녯날에야 父母[부모]의 품속갓치 포근하고 사랑스런 땅이엿지만은 지금은 慘憺[참담]과 苦痛[고통]의 回億以外[회억이외]에 아무것도 그들의 愛着[애착]을 붓잡어 두지는 못하였읍니다. 그들은 지금 한個村落[개촌락]에서 다른村落[촌락]으로 한城市[성시]에서 또다른城市[성시]에 漂迫[표박]의 길을 가는것이엿지만은 그어느한곳도 그들이발을 부칠곳은 업섯읍니다 모든집들이 그들 압에는 문들을 잠것읍니다 그리고 오즉 그들에게는 한오리 끗업는 길이엿음니다 어느때나 걸어갈수 잇는 길이었읍니다 하루에또하루 한달에또한달 꼭가티 그들은 하늘을 치여다보고 길을갓읍니다. 벌서草木[초목]도 다丹風[단풍]이 들고 落葉[낙엽]이 나리나 그들이발길을 머므를수는 업섯습니다 어느마을이나 城市[성시]에서 그들에게 一週日[일주일]이나 留[유]할수가잇고한오리의 希望[희망]을 주엇다면 다시 그瞬間[순간]이 지나면 그들에게는 서름以外[이외]에 아무것도 남는것은 업섯습니다. 그러나 이 서름과 주름과 치위는 그들늙은이와 어린이와 男子女子[남자여자]를 모다 한마음에 얼거맬수가 잇섯습니다 바람과비에 바래인 그들의마음에 한개의 希望[희망]이란 오즉 일거리와 生活[생활]이엿습니다 이것이 그들을 鼓舞[고무]하고 推進[추진]하는 힘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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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한떼의 漂流[표류]하는 『집시』와가티 마을을지내나 山[산]을너무나 마른풀을 뜨더 그것을 덥고 깔고 或[혹]은落葉[낙엽]을 쓰러다가 褥[욕]와 이불을삼어 寒冷[한랭]을 지나는 하루밤 더욱이 비오는밤…… 밤은 永遠[영원]히 차운것이며 뜨신것은 다만 그들의 『마음』뿐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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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과밤은 그넷줄처럼 밧구엿습니다. 해도점점 쩔러지고 물들이 어러부트며 첫눈이 나린것도 발서 열흘전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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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즉까지도 발부칠땅과한가지의 일거리도 갓지는못하엿스며 끗간데를모를 길만을 보고 걸어가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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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라도 좀쉬여갓스면』 모다들이러케 마음으로 부르지젓습니다. 그러나 또몃사람은 말하는 것이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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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압흐로 더가보자』 이것도모든사람의 말이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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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여전히 傾斜[경사]진 山[산]빗탈을걸어가며 길다란 曲線[곡선]의行列[행렬]이 繼續[계속]되는 것입니다. 그때는 바람도 조금 잔잔해지고 햇발도구름밧글나와 열븐光線[광선]이 뭇사람의 얼골을 多少明朗[다소명랑]하게 하엿스나 一行[일행]이바로 山[산]마루턱에 올너다 엇슬때는 情勢[정세]는 너무도 急[급]히變[변]하야 눈이퍼붓기 始作[시작]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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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또나린다』 이러케 부르짓고는모다들 놀나는 것이엇습니다. 눈송이는 木花[목화]를 뜨더뿌리는듯이왼空中[공중]에 瀰漫[미만]하야지척을 가릴수가 업섯습니다. 바람에 몰려오는 눈송이가 얼굴에 부닥치면 낫살을 어이는듯하고 손이 빠질듯이 스린것입니다. 視力[시력]조차 模湖[모호]하야 발아래길도 알어보기는 어려웟습니다 재를오를 때에 比[비]하면 山[산]을나려오는것은 조금容易[용이]하엿스나 길이질대로 질어서 업더지락 잣버지락하는 사람들도잇스며 등에업힌 어린애들은 배가몹시 곱흐다고 우는것이며 그럴때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다들 山[산]밋헤 洞里[동리]집에 나려가서 드신밥을 준다고 달래는것이엇습니다 그러나 山[산]미테 洞里[동리]집은 모다제각기 제마음에 그려보는 집들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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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조금이라두 빨리가자 불빗을 볼때까지』 그들中[중]에서 한사람이 굴근목소리로 외치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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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그래야지』 또 몃사람의 대답이 끗나면 모다들 沈默[침묵]은하면서 마음속으로는 亦是[역시] 『가자』고 대답하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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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빨을물고 잇는힘을 다하야 前進[전진]합니다 지나온길이 얼마이며 가야할길이 얼마인것도 모르면서 죽으나사나 가야한다는 것바께는 그들은 한사람도 自己[자기]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업섯습니다 그들의 同伴者[동반자]의 발소리와 呼吸[호흡]이 그들과가튼 運命[운명]을 決定[결정]한다는것은 이殘酷[잔혹]한 自然[자연]과 싸워가는 무리들의 金科玉條[금과옥조]이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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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래는 끗첫습니다. 그러나 아즉도 그들에게는 조그마한希望[희망]도 보이지는 안헛습니다. 압도캄캄하고 뒤도그랫습니다. 아득한 森林[삼림]속을 허우적이는 暗澹[암담]은 永遠[영원]한黑夜[흑야]가 새이지도안코 永遠[영원]한 迷路[미로]도 끗막지도못할것 갓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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疲勞[피로]는 그들의몸을 풀솜가티 만들엇습니다. 참다가 못참는 몃사람이 땅이라도꺼지란듯이 한숨을 쉬는것이엿습니다. 그리고는 부르짓는 사람도업고 중얼대는 사람도업스며 눈물도마르고 恐怖[공포]도 사라진 그들은 발목에 잇는 힘을 다해서 눈과 진흙우를 쉬임업시 移動[이동]하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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幽靈[유령]은 그들가운데서 제일나이만은 老人[노인]을 發見[발견]햇습니다그리고 그것은 十年前[십년전] 그가故鄕[고향]을 떠나올때 아즉도 그다지 늙지안흔 그의아버지인것도 알엇습니다 그리고 모든사람은 그의어린時節[시절]의 동무엿습니다 그는참다못해 『아버지』하고 소리를첫습니다 그러나그들은 어느한사람도 그를相對[상대]로 반겨마저주는 사람은 업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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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제각기 제갈길을 가고만 잇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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幽靈[유령]도 그때야 잠이깨엿습니다 그리고 몸서리를 치는것입니다 얼마나 支離[지리]한 꿈이며 괴로운 꿈이겟습니까? 幽靈[유령]은다시일어나 것는것입니다 캄캄暗黑[암흑]속을 永遠[영원]히차고 永遠[영원]히 새지못할듯 한밤을 제혼자가는것입니다 十年前[십년전] 내발밋을 지나단이며 사랑을 속삭이든 少年[소년]은 지금도 밤길을 제혼자 가고잇겟지요 落葉[낙엽]은 그래서 서러운 一生[일생]을 울고만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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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丑十一[정축십일], 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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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전 : 《朝鮮日報[조선일보]》(1937년 10월 31일~11월 5일)
【원문】황엽전(黃葉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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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육사(李陸史)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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