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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현실(超現實)에의 가만족(假滿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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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11.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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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現實[초현실]에의 假滿足[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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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幕府燕閒錄[막부연한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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池州[지주] 땅의 進士[진사] 鄒閬(추랑)이 구차하나 操守[조수]가 있더니, 하루는 시골길을 떠나려 하여 첫새벽에 곁문을 열고 보니, 조그만 채롱 하나가 거기 있어 열어 보니, 은 대접 수십 개 금 백 근되는 것이 들었는데, 날이 밝아도 와서 찾는 이가 없으므로 그대로 집에 들여다 놓고 그 아내 더러 말하기를, 「이 물건이 다리 없이 걸어왔으니, 아마 하늘이 주시는 것인가 보오」 하더니, 금새 그 左股下(좌고하)에 무엇인지 굼실거리는 것이 있으므로, 바지를 끄르고 본즉 금색이 찬란한 누에 한 마린데 징그러워서 얼른 떼어 버리나 손이 미처 돌아오지 아니하여서 벌써 본래 있던 곳에 돌아와서 있으며, 발로써 짓밟아서 곧 일그러지는 듯하고도 어느덧 도로 閬[랑]의 胸腹上[흉복상]에 와서 있으며, 볼에 넣어도 無可奈何[무가내하], 물에 던져도 어쩔 수 없고, 자면 자리 속과 깨서 밥 먹을 때에도 잠시도 떨어지지를 아니하니, 閬[랑]이 견디다 못하여 유식한 친구를 찾아가 의논한대, 그가 말하기를, 「자네가 누구에게 속았네 그려, 그것은 金蠶[금잠]이란 것으로 자네뿐 아니라 우리 온 시골에 큰 걱정이 났네. 능히 사람의 속으로 들어가서 腸胃[장위]를 다 쏠아 먹고, 다시 곱다랗게 나올 놈일세」 하거늘, 閬[랑]이 더욱 무서워서 처음에 銀器[은기] 든 채롱 줍던 이야기를 한대, 그 친구의 말이, 「그런 줄 알았네. 자네가 곱게 기르면 곧 졸부가 되기는 하되, 이 버러지는 하루에 蜀錦[촉금] 四寸[사촌]씩을 먹는데, 그 똥을 거두어 말려서 가루를 하여 조금만이라도 음식에 넣으면 먹는 이가 곧 죽느니. 그리고 그 버러지는 저 하고자 하는 바를 얻으면 날마다 남의 재물을 끌어다가 주인에게 갚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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閬[랑]이 웃어 가로되, 「사람이 어찌 그 노릇을 하겠나」, 「음, 자네가 그 짓은 못하지. 그러면 어쩌려는가?」 閬[랑]이 가로되, 「다시 이 벌레와 그 때 얻은 물건을 아울러서 籠[롱] 속에 넣어 내어버리면 그만이겠지」 친구의 말이, 「누구든지 이 벌레를 길러서 부자가 된 뒤에는 곧 수배의 이식과 元物[원물]을 아울러서 내놓음을 「嫁金蠶[가금잠]」이라 하는데, 이렇게 해야 그 벌레가 떨어져 가느니. 아마 元物[원물]만으로 가지 않을 것이요, 자네가 구차하니 변리 붙여줄 것은 없을 터이니, 저 노릇을 어찌 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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閬[랑]이 이에 仰天太息[앙천태식]하여 가로되, 「내가 평생에 청백으로 자처하다가, 한때 실수로 오늘날 이 지경을 당했으니 누구를 원망하겠나」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 처더러 일러 가로되, 「우리가 이것을 섬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떼어 보내는 수도 없으니, 이왕 죽기는 마찬가지일 바에 남의 걱정이나 만들지 맒이 옳다」 하고 얼른 그 벌레를 집어서 입으로 던져 삼킨대, 집안 식구들이 달려들어 말리나 이미 미치지 못하고 처자들이 호통하여 「이제는 꼭 죽으리라」 하니, 수 일이 지나도 아무 괴로움도 없고 음식하기를 여전히 하여 달포 되어도 아무 일이 없다가, 마침내 천명으로 죽고, 그 때 은 그릇으로 하여 밥 걱정도 면하였다. 아마 지성을 써서 하늘이 해를 주지 아니하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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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 같음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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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써 귀신 異類[이류]를 말미암아 금은 보화를 얻는 이야기의 여러가지 투를 대강 소개하였읍니다. 그러면 이러한 이야기는 왜 생겨나느냐 하는 것을 설명할 순서올시다마는, 이미 그리할 여유가 없으며, 다만 지하에 보화가 있다 하는 부분은, 얼마만큼 사실적 배경에 인하여 차차 과장도 되고 변화도 되었을 것임과, 금은 보화가 귀신이나 동물로 변화해 나오기도 하고, 귀신이나 동물이 금은 보화 를 소개해 준다고도 하는 부분은 무론 상상적 창작으로서, 인류의 재물에 대한 현실상 불만족이 초현실의 방면에 假滿足[가만족]을 얻고자 함에 나옴일 것만을 말씀해 두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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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九三八年[일구삼팔년] 十一月[십일월] 十七[십칠] ∼ 十一月二九日[십일월이구일] 每日申報[매일신보]>
【원문】초현실(超現實)에의 가만족(假滿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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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崔南善) [저자]
 
  매일 신보(每日申報) [출처]
 
  1938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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