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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1.20
최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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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 談[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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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싫은 글을 억지로 쓰는 것도 못할 일이지만 쓰고 싶은 글을 억지로 잘라 가면서 쓰는 것은 더구나 못할 일이다.
 
3
작년 가을까지도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싶은 때에 씌어지는 대로 써 보았지만 금년 봄부터는 쓰고 싶지 않은 글을 억지로 써서 쓰기도 하고 삼십 장이나 사십 장이라야 될 글을 억지로 이십 장이나 삼십 장에 줄여도 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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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세계는 창작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이만치 그처럼 전 생명을 부어 가면서 쓰는 창작이나마 구속을 받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미상불 가슴이 아픈 일이다.
 
5
그러나 작년은 나의 생활을 다른 방면이 보장하여 주었지만 금년에는 나의 생활 보장을 나의 ‘작품’ 이 하게 된 까닭이었다. 이렇게 생활 보장문제도 있거니와 정실 관계도 없지 않아 있는 일이다. 눈을 붉히고 와서 조르고 조르는 때면 그것은 무어라 하여 모면하면 좋을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이것은 친하다는 위세나 있고 하는 일이니 울면서 겨자 먹기로 만부득이 하지만 ‘원고료’ 라는 위세를 믿고 와서 조르는 데는 미상불 이마를 찡그리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6
물론 돈 때문에 허락하고 쓰는 일이다. 돈을 주어야 할 일인데 돈을 준다는 말은 바로 크게 하고 한번 원고를 가져만 가면 ‘네까짓놈 상관없다’ 하는 태도를 취하니 쓰는 사람으로서는 그처럼 불쾌한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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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외상으로 얻어 갈 때에는 ‘아저씨 아저씨’ 하다가 한번 가져 가면 ‘내 아들 내 아들’ 하는 격이 되니 이쪽에서도 안심하고 원고라는 상품을 줄 수 없다.
【원문】잡담(雜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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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해(崔曙海)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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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7년 [발표]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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