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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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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靑卷[신청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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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水山[김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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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著者) 말 ─ 이 제목은 스트린드벨히의 만년 생활의 총결산을 한 책 제목에서 온 것임니다. 나는 총결산 대신에 총출반점에 안져서 이 제목을 땃슴니다. 물론 그 내용이야 상반될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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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지하면 됴흘가. (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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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부정할 수 업는 사실이 한 가지 잇다. 즉 영원에서 부러오는 바람이다. 세상 사람이 이것을 현실이라고도 말한다. 어졔의 챰된 속을 알 수도 업는 것과 갓히 내일의 챰된 마음도 알 수 업다. 다만 오늘의 이 쟈리에서 제군이 알고 생각하고 늣기는 것 외에 무슨 챰됨이 잇스며 엇던 발은 것이 잇스랴. 사람은 어졔나 내일을 모르는 것 갓히 오늘도 모르고 잇느니가 잇슬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심장의 맥박만은 그럿치 안타고 할 이가 업슬 것이다. 희랍 철학자가 사람은 영구히 같은 유수(流水) 중에 발을 쟘굴 수는 업다고 햇다. 제군의 발을 한번 젹신 그 물결은 영원히 가버린다. 장차 젹실 물을 그러면 또 누가 기약하랴. 제군의 늣김에 물인 쥴을, 물의 연하고도 시연한 결인 쥴을, 알기는 이때뿐이다. 이때만 제군은 물 속에 서 잇는 것이다. 불란서의 의회가(疑懷家)는 모든 것을 부정하면서도 자아(自我)는 못 이졋다. 제군은 갓흔 궤로(軌路)에 서서 어제와 내일을 이져버려도 오늘을 이즐 수가 업다. 이때 이 순간을 이즐 수 업다. 만일 잇다면 그것은 쥭은 것과 마챤가지다. 살고 잇스면서도 쥭은 것과 한가지다. 살고 잇스면서 쥭은 화석이란 이런 종류의 생물을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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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엇던 인식력이 풍부한 이는 이것을 경험론으로써 이약이햇고, 시인의 엇던 통찰력이 깁흐니는 이것을 영원성으로 노래햇다. 경험론과 영원성 새이에 확실히 생명을 알지 못하니는 아무 소용업다. 특별히 오늘은 소용이 업다. 오늘은 어졔도 아니고 하물며 내일도 아닌 까닭이다. 사람은 영원을 위해 산다고 한다. 또는 영원성에 살지 아느면 헛것이라고도 말한다. 이것이 무슨 쟘고대냐. 살아서 영원성을 어드려는 것은 잇지만 영원성을 어더서 산다는 것은 천당에서나 하는 소리다. 그런대 제군은 천당 속에서 살고 잇는 것이 아니지 안는가. 제군이 보는, 늣기는, 생각하는 주위와 처지를 보아라. 천당인 무엇이 잇스며 하누님인 무엇이 낫하낫느냐. 제군이 천당으로 생각하는 동시에 지옥과는 대창(竹膜) 한 겹 새이인 쥴을 몰으는가. 그러나 우리 사는 곳이 지옥도 아닌 것은 사실이다. 꼿도 피고 하눌도 맑고 내가 흘으고 여성이 어엽부고 사랑이 잇고 성공이 잇고 안락이 잇는 것을 보면 이것이 지옥도 아닌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영원에서 부러오는 그 어는 것도 쟙을 수 업는 현실의 바람결이다. 우리는 그 젼날을 모르거든 하물며 내일을 엇더케 알냐. 어느 구석에서 이러나고 그 언졔붓허 불기 시작하엿는지 다만 영원에서 불어오는 이 현실의 바람을 엇지하면 죠을가. 또 언졔 몃칠 후에 어느 곳에 가 달 바람인지도 몰을 이 현실의 바람을 엇더케 쬿쳐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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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당 새이에 잇는 이 현실, 영원에셔 영원으로 불어가는 이 바람! 이 바람, 이 현실의 결이 어늬 때에는 순하기도 하엿지만 오늘은 매우 악하고 것칠고 세고 씨리다. 어늬 때에란 것보다도 더 자세히 보면 순한 겨를이 업다고 해도 둇타. 쾌락은 순간이고 고뇌는 영원타고 한다. 더 말 것 업다. 이 바람이 순한 것 갓흐면 바람이 아니고 정밀(靜謐)한 허공에 불과할 것이다. 바람이기 때문에 바람이라고 한다. 바람 안인 곳에 무슨 것치럽고, 세고, 씨린 것이 잇스랴. 그러기에 현실의 바람이라면 곳 고생과 고통을 의미한 것으로 통용되지 안는가. 이것은 사실이다. 할 수 업는 그야말로 왼 우주를 밧구고도 변할 수 업는 인간의 비법이다. 육합(六合) 안 모든 생물 중에 이런 현실을 의식하는 생활을 가진 것은 오직 인간이다. 이 의식이 세일수록 영장(靈長)의 동물에 갓가와 오는 것이다. 제일 간단하고 미소하고 유치한 생물일수록 이런 현실을 몰으고 잇다. 원형질, 단세포생물, 냉혈동물, 척추동물, 포유류, 이 중에셔도 견마우양(犬馬牛羊)붓허 맨끗헤 인간에 이르기까지 이 현실의 방정식이 굉장하게 똑똑해가지 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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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왼 일인가. 외 이런 고역을 맛하 가지고 생활이 나왓는가. 진화된다면서도 실상인즉 현실의 짐이 무거워질 뿐이다. 왼 일일까. 제군은 다만 행복, 쾌락이라는 꿈으로 이것을 이즈려는가. 이즐 수 잇거든 이져 봐라. 한번 취해 가지고 떼쨩 밋흐로 드려가기 전에는 여기서 피할 수 업다. 행복이나 쾌락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의 꼬리에 달린 일(一) 속성은 되겟지만 현실은 아니다. 일대(一代)의 탕아, 쾌락과 행복의 밀방(密房) 속에서 현실을 이즈려 하든 오스카 와일드가 필경은 인생을 알어채린 후 옥중(獄中)에서 인용한 시의 일절(一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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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never ate his bread in s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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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never spent the midnight h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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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ping and waiting for the 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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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knows you not, Ye heavenly p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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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품 가온대서 빵을 먹어본 젹이 업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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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두룩 울고 기대리며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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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츰 새기를 격거보지 못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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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늘의 검들이여, 그이는 몰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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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왼 일인가. 외 져런 추악을 등지고 인생이 나왓는가. 진화된다면서도 실상인즉 현실의 추악이 커질 뿐이다. 왼 일일까. 제군은 다만 현실 속에서 미와 행복과 평화를 챠지려는가. 챠즐 수 잇거든 챠져보려무나. 천하태평으로 아는 시인은 자연을 찬미한다. 그러나 가시 업는 장미, 쐑이 업는 쟌듸밧이 어듸 잇는가. 떠러지는 폭포수의 미관에 황홀만 한다고 네 뒤에 악도격랑(惡濤激浪)이 닥쳐오는 쥴을 몰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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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쇼펜하우어의 재현을 꿈구지 안는다. 그이는 스스로 쥭지도 안코 한숨만 쉬다가 수명대로 도라간 이다. 이것을 모도 알고 안졋기만 하는 것도 살고 잇서서 현명하지는 못하다. 그러면 엇더케 할가. 피할 수 업는 거름재쳐럼 신변에 딸아오는 이 현실을 엇더케 할가. 이 해답은 불필요하다. 해답 대신에 제군의 생활이 잇다. 인생 그것이 잇지 안은가. 철학자 되기 전에 시인이 되여야 한다. 하늘 속에다가 천당을 바라는 것도 지금은 헛일이겟지만 이 땅 우에다가 옛날 그네들 모양으로 낙원을 맨들어 낼 쥴 밋는 것도 헛된 수쟉이다 그러면 엇지할가. 여보 동모여, 그러면 엇지할가. 둇타. 제군의 압헤 생활이 잇고 생명이 잇다. 엇지할 수 업는 생명력이 잇다. 생명력을 결정해 쥬는 자유의지가 잇다.
【원문】신청권(新靑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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