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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적 성격의 반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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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 1.
이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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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적 성격의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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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두송(年頭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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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민, 혹은 민족의 보편적 품성을 추상함이 곤란한 일이기는 하나 필요할 때가 있다. 반드시 사학가나 교육가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다. 한 족속의 각 개인이 한번쯤은 다 생각해 보고 반성해 봄이 마땅한 일일 것이요, 특히 문예가에게는 임무의 성질상 이 문제의 고찰은 대단히 소중한 것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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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예를 들면 흔히 불국(佛國) 사람은 명랑하느니 독일 사람은 견실하느니 하여 간단한 용어로 한 국민성을 명호유별(命號類別)함이 위험하고 당치않은 때도 많은 것이나,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 상식적 개괄적 자긍이 요구되는 때가 있다. 이 예를 본받아 조선적 품성을 추상 명명한다면 대체 무엇이라고 함이 옳을까. 나는 장구한 시간을 두고 생각해 오나 아직 바른 명항(名項)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온화’라고 불러 볼까 하다가도 일방적인 성격 같아서 지워 보고 ‘우수(憂愁)’라고 해볼까 하다가 이 역 편벽된 품질인 듯해서 고쳐 생각하곤 한다. 그렇다고 또 굳이 명랑성이니 다혈성이니 견실성이니 적극성이니 하고 터무니없이 들쳐 봄도 무의미한 일이다. 요컨대 이 모든 품성의 가지가지를 다 갖추고 있는 것이 경우를 따라서 그 표현적 주면(主面)이 다를 뿐이다. 이 외 백조(百條)의 미덕과 백목(百目)의 악덕을 본다고 해도 그 선악의 각 덕목에 스스로 해당할 것이요, 다만 시대적 현실을 따라 미분(微分)의 표현의 차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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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두루마기를 쭉 뽑아 입고 모자 쓰고 단정하게 나선 조선적 용자(容姿)에서 받은 인상이 아마도 온화와 애상(愛想)에서 그다지 어그러질 듯싶지는 않다. 이 두 가지는 다 함께 품있고 높고 깊은 품격이다. 온화 속에는 불을 감추어야 하고 수모(愁貌) 속에는 그윽한 태도가 드러나 보인다. 이는 물론 내 유의 단정인 것이나 각 개인이 또 무어라고 추상해 보든지 간에 이러한 노력은 반성의 한 가지 재료가 되고 품격 도야의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누구보다도 문예가는 이런 고찰반성(顧察反省)의 여가를 많이 가짐으로써 하나의 기준적 성격을 창조해서 뭇사람에게 수양의 귀감을 드리우는 것도 문학의 한 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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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1940. 1. 9
【원문】조선적 성격의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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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석(李孝石) [저자]
 
  동아 일보(東亞日報) [출처]
 
  1940년 [발표]
 
  평론(評論)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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