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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수문학의 제태(諸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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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6
김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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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문학의 제태(諸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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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문학 예술가들의 정치 관여가 문제가 되면서 이에 불만을 가졌다는 일부 청년 작가들이 ‘문학의 자율성’이라, ‘문학의 순수성’이라 하는 것을 그릇되게 잘못 인식하고 문학의 순수성의 옹호를 구호로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였다는데 그들의 권위나 권력이나 금력이나 반동파에 궤배(跪拜)나 귀의에서 문학의 순수성을 옹호하는 것이라면 정당할 뿐만 아니라 문학의 사도로서 옳은 전통 위에 선 것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왜 그런가 하면 36년동안 왜정 기간중 명맥이나마 민족 문학의 길을 이어온 것은 이에 종사한 문학 예술가들의 권력과 금력에 대한 아첨의 거부의 정신이 가져온 덕분이 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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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주의 민족문학의 수립은 민주주의 자주 독립 국가의 건립을 선행 조건으로 한다는 정치의 우위성의 인정은 결코 문학의 순수성이나 문화의 자율성의 문제와 모순되는 관념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제 이것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신문학이 수입되어 40년 그동안 순수 문학이 불리워지기 무릇 세 차례 그것을 문학이 당면했던 당시의 과제와 연결시켜 그 구체적인 양태를 살펴보기로 한다. 신문학 수입 초기에 당시 계몽 운동에 종사한 문학가들이 문학의 순수성을 부르짖은 것은 신문학 수립을 위한 진보적인 약진을 천명하는 하나의 전투적 구호이었다. 왜 그런가 하면 신문학은 봉건 세력과의 투쟁에 있어서 여태껏 봉건 상층 계급의 독점적인 애완물이요, 또 반동적 정치 이념의 직접 도구였던 문학을 근대적으로 해방하기 위하여 문학의 순수성을 부르짖었던 것이니 이 구호의 구체적 내용은 반봉건의 옳은 사상이였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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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1925년대‘카프’의 결성 전후로부터 약 20년 동안 문단의 일부, 주로 시민 문학의 대변자들이 정치와 문학을 분리하여 문학은 재주니 문학은 자율성에 의하여 움직이느니 하여 문학 예술가의 정치 관여를 반대한 것은 옳지 못하였고 반역사적이요 반문학적이였다. 왜 그런가 하면 이들은 민족 문학의 기본 과제가 반일 문학이요 일제 타도 없이 민족 문학의 수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고, 반일본 제국주의 투재으이 일익으로서만 문학 운동이 가증하고 옳다는 것일 인식치 못하고, 도리어 반제 투쟁을 바르게 나가려는 문학 운동을 비방하고 정치와 문학을 분리하는데서 실상은 일본 제국주의와의 타협과 그에 대한 항복을 합리화한 것으로 문학의 순수성이 주장되었던 것이니 이 시기의 순수 문학의 구호의 구체적 내용은 일본 제국주의적 문화 억압 정책과의 타협ㆍ항복이 그 사상이었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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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번 1936, 7년경으로부터 8ㆍ15 전까지 다시 말하면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을 거쳐서 문단이 문학의 순수성, 문화의 자율성, 문학과 정치의 분리와 양립을 고창(高唱)한 것은 일제와 정명으로 항쟁은 못하면서 문학을 그들의 악정과 군국주의의 도구화로부터 방어하려는 최후의 방책으로 나온 것이니 이것은 옳았고 또 그들의 침략으로부터 문학을 옹호하는 데 성공한 거의 유일의 비타협적 사상이였다. 왜냐하면 이 기간은 총독 정치가 헌병 정치와 야합하여 문학 예술을 침략 도구로 직접 사용하고 언어 정책과 아울러 정면으로 문학에 대해서 공세로 나왔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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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학사 40년의 구체적 사실과 그때 그때의 문학이 당면한 사태를 망각하고 주로 이 최종 기간중에 문단에 나온 청년 작가들이 해방 뒤 정치와 문학의 관계를 단절한 구체적 역사적 내용을 인식치 못하고 한낱 자신이 문단에 나오던 시절의 습관대로 이론상으로 문학의 순수성을 지껄이며 행동에 있어서는 반동 권력 앞에 궤배(跪拜)하고 있는 사태는 문학 정신의 전통과 예술가의 성실을 위하여 슬픈 현상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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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1946년 6월 30일)
【원문】순수문학의 제태(諸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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